천지현은 그녀보다 꼴이 더 심했다. 얼굴은 맞아서 팅팅 부어있었고, 머리와 옷도 다 흐트러져 있었다. 현재 그녀의 모습은 부잣집 아가씨는커녕 방금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미친 여자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누가 신고했는지 곧바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싸운 사람들은 어디 있습니까?”경찰이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는 진여훈을 알아보고 당황했다.“진여훈 도련님?”천지현이 울면서 하정원을 가리켰다.“이봐요. 여기 이 여자가 나를 때렸어요.”경찰은 천지현의 처참한 모습을 한번 본 후, 하정원을 돌아보았다.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저 사람은 분명 진여훈과 결혼한 하 씨 가문의 딸이었다.경찰은 자연스럽게 진여훈의 눈치를 보았다.진여훈이 뭐라 말하기 전에 하정원이 먼저 경찰한테 다가갔다.“저 순순히 따라갈 거고,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거예요.”조급해 난 강유이가 천지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우리 숙모가 먼저 때리지 않았다고요. 저 여자가 먼저 우리 숙모를 때렸는데!”순간 천지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잠깐 침묵하던 경찰이 부하에게 천지현도 함께 데려가도록 명령했다.강유이가 쫓아가려고 하자 진여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먼저 집으로 돌아가.”유이가 손을 뿌리쳤다.“삼촌, 분명 숙모 잘못이 아니잖아요. 삼촌은 왜 숙모 안 도와줘요!”진여훈의 얼굴이 굳어졌다.“저 여자도 손댔어.”“그럼 손대지 않고 가만히 맞고만 있어요?”강유이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삼촌은 숙모가 그렇게도 싫어요?”진여훈은 답을 하지 않았다.확실히 그는 그녀가 싫었다. 마음에도 없는 여자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으니까.하지만 그라고 모르는 게 아니었다. 하정원과 자신은 집안의 강요 때문에 결혼하게 된 것이다. 그들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그는 그녀의 명성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결혼했어도 그냥 한집에 사는 것뿐이고, 할아버지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다.그녀가 조금만 조용하게 지냈다면 그도 충분히 그녀를 존중해 줬을 것이다.하지만 결혼 후, 그녀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