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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3화

진철이 그를 바라보았다.

“정원이는 또 자기 아버지와 싸운 거냐?”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시력만큼은 젊은 사람 못지않은 그였다.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빨갛게 부어오른 그녀의 왼쪽 뺨을 정확히 보아낸 것이다.

그녀를 때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아버지밖에 없었다.

자기 손자는 아무리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녀에게 손찌검할 사람이 아니었다.

진여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철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위에서 쉬게 놔두거라.”

그리고 고용인에게 점심을 준비해서 위로 올리라고 지시했다.

강성연이 진철을 바라보았다. 진철은 하정원의 소문에 대해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이로써 소문의 진위는 뻔해졌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 강성연은 강유이와 함께 정원을 산책했다. 강유이가 그녀의 팔짱을 꼭 꼈다.

“엄마 정략결혼 하면 불행해져요?”

강성연이 당황하며 아이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

아이가 답했다.

“숙모랑 삼촌은 정략결혼 때문에 억지로 같이 있잖아요.”

“그거 누가 알려줬어?”

“서율 오빠가요.”

강유이가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

“정원 숙모가 서율 오빠 사촌 누나거든요.”

강성연이 아이의 삐친 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그건 사람마다 달라. 어떤 사람은 강제로 맺은 인연을 인정하고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지만, 또 어떤 사람은 그 운명이 싫어서 맞서기도 해.”

부잣집 가문 간의 혼인은 결국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만나, 각자의 이득을 위해 자녀의 행복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마음에도 없는 낯선 남녀가 만나 한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데, 자유 연애나 결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엄마 그럼 나중에… 저도 정략결혼 해야 하는 거 아니죠?”

강유이는 순간 덜컥 겁이 났다.

강성연이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바보야, 네 아빠는 너를 결혼시키지 않을지언정 절대 정략결혼 같은 건 시키지 않을 사람이야.”

-

진 씨 저택으로 돌아온 뒤 하정원은 줄곧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날 저녁을 먹을 때도 내려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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