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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7화

사무용 테이블 앞에 앉아있던 나이 지긋해 보이는 경찰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덮개를 덮으며 입을 열었다.

“그만들 해. 사적으로만 이야기하고 너희들끼리 알고 있으면 돼. 그 일은 그때 하 회장님이 덮으라고 했으니까,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

젊은 경찰 두 명이 입맛을 다셨다. 말하지 못하게 하니 나가서 일이나 할 수밖에.

문밖에 서 있던 사람은 진작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하정원은 유치장 안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그녀가 특별히 유명한 호텔에서 직접 배달시킨 음식이었다. 특수상황이라 경찰도 그녀가 배달시키는 걸 허용했다.

“이런 곳에서 잘도 음식이 넘어가나 보네.”

진여훈의 목소리에 그녀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녀는 머리도 들지 않고 대꾸했다.

“뭘 먹든 내 마음이야. 경찰도 괜찮다는데 당신이 뭔 상관이야.”

“상관한 적 없어.”

진여훈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당신 데리고 나오래.”

하정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진철 어르신은 확실히 그녀한테 너그럽고 잘 대해주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가 손주며느리로 들어온 후 진 씨 가문의 얼굴을 깎은 적이 한두 번이 아녔는데 할아버지는 종래로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어느새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밤안개에 휩싸인 네온사인이 몽롱하게 빛을 발했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안개를 완전히 몰아내지 못했다.

하정원이 그와 함께 경찰서에서 나왔다. 보디가드가 차를 몰고 오자 그녀가 조수석에 올라탔다.

백미러로 진여훈의 눈치를 살피던 보디가드는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제야 차를 몰기 시작했다.

강유이는 강성연과 함께 거실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정원이 집으로 들어오자, 그녀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달려갔다.

“숙모 돌아오셨어요?”

하정원이 미소 지으며 유이의 볼을 꼬집었다.

“나 걱정했어?”

유이가 답했다.

“엄청나게 걱정했어요.”

강성연은 강유이와 하정원이 가깝게 지내는 걸 개의치 않았다. 어쨌든 그녀는 아이의 숙모였으니까.

하정원은 강성연과 처음 대면하는 거라 어색하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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