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411 - Chapter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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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1화

꽃다발을 쥐고 흔드는 직원, 휘파람을 부는 직원, 그들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강현의 취임을 소리 높게 축하하고 있었다.잠시 당황하던 강현도 결국 마지못해 미소를 지었다. 그가 고개를 푹 숙였다. 어느새 그의 눈가가 빨개져 있었다.“여러분들이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방세성 선배님이십니다. 선배님이 아니었다면 아마 전…”방세성의 이름에 순간 모든 사람들이 숙연해졌다.그들 역시 방세성의 죽음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한 남자 직원이 다가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강현 씨, 세성 선배님의 일은 저희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아무도 강현 씨 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강현 씨 잘못이 아닙니다. 죄는 그 사람들이 지었죠.”“맞아요. 그 썩을 놈들이 다 잘못 한 거죠!”강현이 피식 웃었다. 결국 그 역시 점점 그 분위기에 녹아들어 갔다.-복도를 지나던 이율은 우연히 여직원들이 유성 엔터에 관해 토론하는 걸 듣게 되었다.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지나치려던 그녀의 귓가에 강현이라는 이름이 들려왔다.“정말이에요? 그럼 현재 유성 엔터의 사장이 반지훈 대표님의 처남이라는 거예요?”“확실해요. 제 친구가 유성 엔터에서 출근하거든요. 걔 말로는 지금 유성 엔터의 사장 이름이 강현이래요. 강현은 저희 대표님 남동생 이름이잖아요. 그러니까 반지훈 대표님의 처남 맞죠.”“그분 너무 멋지지 않아요? 듣기로 혈혈단신으로 유성 엔터의 고위층 인사들과 맞서 싸웠다던데요. 얼마 전에는 뉴스에도 났었잖아요. 만약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유성 엔터의 뒷이야기를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어요!”이율이 발걸음을 늦추며 싱긋 미소 지었다. 그녀는 강현의 일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뻤다.사무실로 들어온 이율은 자신보다 먼저 사무실에 와서 소파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곽 부인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엄마?”이율이 가방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그녀한테 다가갔다.“저 보러 오실 거면 미리 말씀이라도 해주시지 그러셨어요.”곽 부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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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대화가 통하지 않자 곽 부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복도를 지나던 곽 부인이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강성연과 마주쳤다.“대표님.”강성연이 미소 띤 얼굴로 다가갔다.“사모님 이율이 보러 오셨어요?”“네. 딸아이랑 얘기 좀 하려고 왔는데 애가 이제 커서 그런지 쉽지가 않네요.”곽 부인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녀도 괴롭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신과 이율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이율도 이제 성인이니까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부모로서 걱정되는 건 당연하지만 어쨌든 자식은 크면서 자기만의 삶을 갖게 되니까요. 사모님께서 걱정이 지나치신 것 같아요.”강성연의 말에 곽 부인이 순간 멍해졌다. 곧이어 그녀가 멋쩍은 듯이 말을 건넸다.“대표님한테는 애가 셋이라고 들었는데 맞나요?”“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전 아이들의 생각을 우선으로 들어주고 있어요. 무슨 일을 하든 그게 정확한 일이라면 전 뭐든지 지지해 줄 거예요.”곽 부인이 놀라 물었다.“아직 나이도 어린 아이들인데 무슨 생각이 있겠어요.”강성연이 눈을 내리뜨며 미소 지었다.“사람이라면 다들 생각을 가지고 있죠. 아이들이긴 하지만 그들도 똑같이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니깐요.”“부모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모두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건 똑같잖아요. 어떻게 부모로서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먼저 고려하게 하겠어요. 적어도 저희가 먼저 자식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어야죠. 안 그래요?”“사실 부모는 아이의 가장 가까운 청자예요. 만약 부모조차 아이의 속마음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아예 저희와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겠죠.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희망을 아이한테 의탁하는 것 같아요.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려고 하는데 그러면서 정작 아이가 정말로 뭘 원하는지는 놓지 게 되죠. 특히 아이들이 가장 혼란스러울 때에는 연장자라는 신분을 내려두고 동일한 시선과 태도로 아이와 소통하는 게 좋아요. 그러면 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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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퇴근 후 이율은 선물을 고르러 백화점으로 갔지만 어떤 선물을 골라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졌다. 결국 휴대폰을 꺼내 곽의정한테 문자를 보냈다.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전부 값비싼 명품뿐이었다. 그녀의 지갑 사정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것이었다.역시 곽의정한테 묻는 게 아니었다.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이율의 시선이 한 피규어 가게에 멈췄다.그녀는 순간 강현의 집에서 보았던 로봇 피규어가 떠올랐다. ‘수집까지 하는 걸 보면 이런 걸 좋아한다는 거겠지?’이율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둘러보았다. 점원이 열정적으로 그녀한테 피규어를 소개해 주었다. 그녀가 선물할 거라고 하자 점원이 바로 알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남자친구한테 선물하시는 거죠?”순간 당황한 이율이 급히 횡설수설하며 변명했다.“당연히 아니죠. 그저 평범한 친구 사이예요.”점원은 당황한 이율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그녀를 다른 쪽 진열대로 안내했다.“남자는 말이죠. 나이가 몇이든 다 가슴 한편에 어린아이의 마음을 갖고 있어요. 여기 있는 것들 모두 우리 가게에서 가장 잘나가는 것들이에요.”이율은 진열대에 진열된 각양각색의 피규어 모형들을 바라보았다. 그중에는 애니메이션 속 인물도 있었고 액션 피규어도 있었다.가격을 본 그녀가 깜짝 놀라 물었다.“이 장난감들이… 이렇게 비싸요?”점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장난감과 피규어는 당연히 다르죠. 다른 곳 한번 가보세요. 이런 피규어 하나 당 몇 십만 원, 아니 몇 백만 원씩 하는 것도 많아요.”“어떤 것들은 한정판이라서 비싼 것도 있고요. 또 피규어가 엄청 취약해 일정하게 점검 비용이 들어서 비싸기도 해요. 대부분의 피규어가 자외선에 민감해서 자외선 빛을 받기만 하면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하죠. 예를 들어 분해되거나 누렇게 변색될 수 있어요. 또 너무 뜨거워도 안 돼요. 뜨거우면 변형될 수 있어서 수명이 짧아지거든요.”휴대폰으로 카드에 남은 잔액을 확인한 이율이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려 물었다.“그럼 지금 여기에는 한정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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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김아린과 윤티파니가 강성연을 향해 다가왔다.“오늘 밤 주인공은 네 사촌동생이잖아. 그런데 주인공은 왜 아직도 안 나타나고 있어?”강성연이 싱긋 미소 지었다.“아마 아직 준비 중이겠지.”그 말과 동시에 강현이 등장했다. 그의 곁에는 유성의 전 매니저인 우성빈이 서있었다.유성에 있었을 때 방세성은 우성빈의 파트너였다. 방세성의 죽음과, 유성 고위층의 만행에 관해서 우성빈도 알고 있었다. 그를 유성에 다시 초청해 온 건 강현이었다.오늘 강현은 정식으로 옷을 갖추어 입고 있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3피스 슈트를 입은 그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성숙되고 점잖은 느낌을 주었다.하지만 이런 옷차림은 아직 강현한테 구속당하는 느낌을 주기만 했다.강성연이 그에게 다가가 그를 대신해 넥타이를 바로 해 주었다.“이런 옷은 처음이라 아직 익숙하지 않지?”“응 진짜 어색해.”강현 스스로도 어색함을 느끼고 있었다. 곁에 있던 우성빈이 쯧 하고 혀를 찼다.“거참 어색한 것도 많네요. 이제 어엿한 사장인데 이런 상류층의 교제에 관해서 많이 배우셔야죠.”그러더니 강현의 곁에 바짝 다가갔다.“그 성질도 좀 죽여야 돼요. 우리 이 업계는 말하는 걸 특히 조심해야 해요. 절에 가면 중인 체, 촌에 가면 속인인 체하라고, 눈치를 기르셔야 해요. 이 바닥은 눈치가 있어야 살아남아요. 사람이 가면을 오래 쓰다 보면 정말로 자신이 그런 사람인 줄 알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정신 바짝 차리고 절대 다른 사람한테 끌려가서는 안 돼요.”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명심하겠습니다.”강성연이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역시 연예계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 다워요. 모든 일을 꿰뚫어 보고 계시네요.”우성빈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유성에서 그 몇몇 사람들의 얼굴을 하도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었네요.”“그럼 수고스럽겠지만 앞으로 우리 강현이 잘 부탁드립니다. 우 매니저님.”우성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당연하죠. 방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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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갑작스러운 소란에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 그쪽으로 향했다. 당황한 이율이 곽 회장한테 들킬까 봐 허둥지둥 댔다.“괜찮아요. 괜찮아요.”그녀가 서둘러 밖으로 달려나갔다.바텐더가 뒤에서 그녀를 불렀으나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이율의 목소리에 강현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익숙한 누군가가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남은 현장에는 깨진 술잔을 정리하는 바텐더의 모습뿐이었다.화장실로 들어온 이율은 물로 치마에 생긴 술 얼룩을 지우려고 했다. 하지만 씻으면 씻을수록 더욱 더러워지기만 할 뿐이었다.순간 왈칵 서러움이 밀려와 당장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그때, 가방 안에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휴대폰을 꺼내니 강현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몇 초간 망설이던 그녀가 전화를 받아 귓가에 가져다 댔다.강현이 그녀에게 어디냐고 물었다.쇼핑백을 들고 화장실에서 나온 그녀는 복도에서 그녀를 찾으러 나온 강현과 마주쳤다.강현이 그녀를 발견하고 천천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의 시선이 술로 얼룩진 이율의 치마에 멈췄다.이율이 무의식적으로 쇼핑백을 뒤로 감췄다. 그녀는 서럽고 괴로웠지만 애써 미소를 지었다.“죄송해요. 제가 덤벙거리다가 옷을 더럽혔지 뭐예요. 그래서 전 안 들어가려고요.”강현이 그녀의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는 한눈에 그녀의 눈 주위가 빨개진 것을 알아보았다. 꼭 깨문 그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괜찮아요. 저랑 갈아입으러 가요.”그러더니 덥석 그녀의 팔목을 잡고 앞으로 가려고 했다. 그녀가 그런 그의 손을 슬쩍 잡더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역시 안 갈래요.”강현이 그녀를 돌아보았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저 이런 장소는 익숙하지 않아서요. 그리고 저 안에 제 의붓아버지도 계시는데, 그분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요.”강현이 되물었다.“그 사람이 무서워요?”무서운 건 아니었다…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현이 그녀의 팔을 잡았던 손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다짜고짜 그녀를 끌고 걸음을 옮겼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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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이율은 강현을 따라 연회장으로 향했다. 그가 문을 여는 순간 사람들의 주목을 피하고 싶었던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있었다. 마치 정지된 화면의 한 장면 같았다.강성연이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그녀는 두 사람을 힐끗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어디 갔다 왔어?”잔뜩 긴장한 이율이 연신 손톱만 뜯고 있었다.“대표님 저… 저 다른 사람들한테 폐를 끼친 것 같아요.”“폐는 무슨. 폐라고 할 것까지도 아니야.”술을 마시려던 강성연의 시선이 이율의 치마 위에 얹어진 꽃 장식으로 향했다.“그 꽃 예쁘네.”“강현 씨가 바느질로 제 치마에 새겨진 술 얼룩을 가려줬어요.”말을 하면 할수록 이율은 자신의 얼굴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눈부신 조명 아래 그녀의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무르익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 입 베어 물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강성연이 풋 하고 소리 내어 웃더니 고개를 돌려 강현을 바라보았다.“우리 현이는 어쩜 이렇게 대담하고도 섬세할까. 나중에 여자친구가 생기면 분명 엄청 잘해줄 거야 그치?”이율은 순간 심정이 덜컹했다.그녀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언제 왔는지 모를 김아린이 강성연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뭐야. 벌써부터 올케를 고르고 있는 거야?”그녀가 태연하게 답했다.“마음만 같았으면 내 아들 며느리도 골라주고 싶어. 아직 어려서 그렇지.”김아린이 그녀의 어깨에 올렸던 손을 내렸다.“경고하는데 우리 희나는 안 된다. 우리 희나가 결혼할 나이가 될 때면 네 아들은 너무 늙었어.”강성연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런 말도 있잖아. 남자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매력 있다고.”“제발 우리 희나는 봐줘. 우리 애는 아직 유치원도 못 갔다고.”“어떻게 내 며느리 자리 하나 예약해 줄까?”“너 도대체 몇 명이나 들이려고 이러는 거야. 이런 나쁜 시어머니 같으니라고!”두 사람의 농담 덕분에 이율과 강현 사이의 어색함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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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전 그냥 아이가 학업을 마치기 전까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불쌍한 아이에요. 저는 그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까지의 삶을 책임질 의무가 있어요. 부탁드릴게요. 아이가 성인이 되고 독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도 절대 곽 씨 가문의 그 어떤 것도 탐내지 않도록 교육할게요.”그녀의 말을 들은 그는 무척 의외라고 생각했었다.보통의 여자라면 당연히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아이를 받아들일 것을 희망한다. 그런데 그녀가 말한 조건은 순전히 그의 입장에서 고려한 것 밖에 없었다.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확실히 그는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자신한테 시집오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사업가였고 아이를 데리고 자신과 결혼하려는 여자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을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그에게도 딸이 있었다.그녀의 말을 듣고 그가 그녀에게 물었었다. 만약 자신이 그녀한테 그 애와 곽 씨 가문 간의 관계를 비밀로 하자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그녀는 괜찮다고 답했다.과거 회상에서 돌아온 곽 회장이 천천히 이율을 돌아보았다.“뭐해 어서 부르지 않고.”이율이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본 곽의정이 자신의 팔로 그녀를 툭 밀쳤다.“뭘 멍하니 서있어. 빨리 아빠라고 불러야지.”이율은 목 끝까지 차오른 ‘곽’이라는 단어를 애써 삼키고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아버지.”곽 회장이 머리를 끄덕였다.“앞으로 집에 돌아오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돌아오거라. 곽 씨 가문은 네 집이기도 하니까.”‘곽 씨 가문은 네 집이기도 하니까.’그 말에 이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가 곽 씨 가문에 들어간 지는 이미 오래전이지만 항상 스스로에게 그곳은 자신의 집이 아니라고, 그저 잠시 머무는 곳일 뿐이라고 되뇌었었다.곽의정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앞으로는 당당하게 날 언니라고 불러. 알았지?”이율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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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강현이 그녀를 바라보며 걸음을 늦추었다.순간 멈춰 선 이율이 몸을 돌리고 그와 마주 섰다. 그녀는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래도 오늘은 강현 씨한테 너무 고마워요. 뭔가 강현 씨는 제 행운의 별 같아요.”그가 당황하며 되물었다.“행운의 별이요?”“네. 사람한테 좋은 기운을 불러다 주는 행운의 별이요.”이율이 눈웃음을 지었다.강현이 피식 소리 내어 웃었다.“그래요?”그가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만약 제가 정말로 다른 사람들한테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어쨌든 방세성 선배한테는 행운을 가져다주지 못했으니까.그의 기분이 순식간에 다운되는 것을 눈치챈 이율이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대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만약 강현 씨가 모든 사람한테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면 강현 씨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었겠죠.”그가 웃었다.그때 웬 향기가 이율의 코를 간지럽혔다. 그녀가 냄새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저 꼬치구이 향을 맡은 것 같아요.”강현이 그녀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 그녀의 몸을 똑바로 돌렸다.“바로 앞에 야시장이 있잖아요.”“그러네요!”이율은 침이 꼴깍 넘어갔다. 그러다 문뜩 뭔가를 떠올리고 강현을 훑어보았다.강현이 물었다.“왜요?”그녀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렇게 정식으로 차려입고 저랑 야시장에 가서 꼬치구이를 먹으려고요?”강현히 정장 외투를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렸다.“이러면 되죠?”이율이 갑자기 그의 팔짱을 끼면서 그를 잡아끌었다.“그럼 빨리 가죠!”순간 강현이 얼어붙었다.하지만 이율은 현재 꼬치구이 생각만으로 가득 차 그의 기분 같은 건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그도 어쩔 수 없이 그녀가 이끄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깊은 밤 수민 아파트.강현이 여유롭게 차를 세우며 안전벨트를 풀었다.“집에 다 왔어요.”고개를 돌리니 이율이 이미 잠들어 있었다.강현이 손을 뻗어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이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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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장기적으로…이율은 순간 심장이 너무나 벌렁거려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강현이 다시 그녀에게 입을 맞추자 이율이 스르르 눈을 감았다. 몸속에 강한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가슴이 저릿저릿해났다.-며칠 뒤 곽 씨 저택.이율이 벨을 누르자 가정부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녀가 물었다.“엄마 집에 계세요?”가정부가 집에 있다고 답하자 이율이 거실로 들어갔다. 인기척을 듣고 내려온 곽 부인이 이율을 보고 놀라 얼어붙었다.“이율아?”이율이 입술을 살짝 깨물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엄마.”곽 부인이 이율에게 차를 따라 주었다.“엄마도 네가 이제 다 컸다는 걸 아는데 차마 내버려 둘 수가 없었어. 엄마가 성가시다고 생각해도 괜찮아. 엄마는 그저 네가 행복해지기만을 바랄 뿐이야.”“엄마를 탓하지 않아요.”곽 부인이 멈칫거렸다.그녀가 고개를 들고 이율을 바라보았다.이율이 미소 지었다.“아버지가 말씀해 주셨어요. 엄마는 항상 저를 생각하고 계시다고.”곽 부인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너… 너 방금 뭐라고 부른 거니?”“아버지요.”이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저 이제… 아버지라고 불러도 된대요.”곽 부인이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녀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그게 정말이니?”이율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곽 부인이 입을 틀어막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슬퍼서가 아니라 너무나 기뻐서 눈물이 났다.이율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를 안아주었다. 어머니의 우는 모습에 그녀의 마음 역시 고통스러웠다.“울지 마요 엄마. 엄마가 그러니까 저까지 눈물 나려 하잖아요.”“엄마는… 엄마는 너무 기뻐서 그래.”곽 부인이 눈물을 닦고 웃으며 이율의 손등을 토닥였다. 모녀가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 지었다.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이율은 조금 더 있다가 어머니와 인사하고 집에서 나왔다. 그녀가 차에 앉자 강현한테서 문자가 왔다.‘저녁에 뭐 먹고 싶어요? 갈 때 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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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저녁 무렵. 주차장으로 내려온 이율은 동료 두 명이 여태 돌아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아직 안 갔어요?”한 여직원이 이율한테 다가오더니 그녀의 팔짱을 꼈다.“이율 씨 제 친구가 새로 개업했거든요. 제가 살 테니까 우리랑 함께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요?”“그래요. 같이 가요. 모처럼 이율 씨가 요 며칠간 저희한테 밥을 샀는데, 당연히 저희도 대접해야죠.”열정적인 그녀들의 태도에 이율은 순간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는 바로 거절할 수 없어서 애써 완곡하게 말했다.“죄송해요. 오늘은 제가 약속이 있어서 함께 가지 못할 것 같아요.”“혹시 연애해요?”“이율 언니 저희한테 알려주세요. 상대가 누구예요?”“남자친구와 함께 와도 괜찮아요.”이율이 뭐라 답을 하려던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클랙슨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그녀가 몸을 돌리더니 차에 앉은 사람의 정체를 그녀들에게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람처럼 서둘러 인사했다.“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죄송해요. 다음에 같이 먹어요!”두 여직원이 운전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지만 주차장 등이 너무 어두운 관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차가 주차장을 벗어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여자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무슨 연애를 저렇게까지 비밀스럽게 하는 거야. 설마 남자친구가 너무 못생겨서 보여주기 싫어서 그러나?”다른 한 여자가 고개를 저었다.“그건 아닐 거라 생각해요. 아마도… 비밀 연애 이런 거 아닐까요?”“…”차 안, 이율은 심장이 너무나 벌렁거려 함부로 주위를 살피지도 못하고 전방만 주시하고 있었다.“오늘 퇴근이 빠르네요.”설마 오늘 그녀가 보낸 문자 때문에…이율은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고개를 돌려버렸다. 창문 유리에 그의 모습이 비쳤다. 핸들을 잡고 있던 그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그가 웃었다.“빠른 것도 아니죠. 저녁 뭐 먹고 싶어요?”이율이 웃으며 답했다.“전 다 좋아요.”신호등에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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