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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저녁 무렵. 주차장으로 내려온 이율은 동료 두 명이 여태 돌아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안 갔어요?”

한 여직원이 이율한테 다가오더니 그녀의 팔짱을 꼈다.

“이율 씨 제 친구가 새로 개업했거든요. 제가 살 테니까 우리랑 함께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요?”

“그래요. 같이 가요. 모처럼 이율 씨가 요 며칠간 저희한테 밥을 샀는데, 당연히 저희도 대접해야죠.”

열정적인 그녀들의 태도에 이율은 순간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는 바로 거절할 수 없어서 애써 완곡하게 말했다.

“죄송해요. 오늘은 제가 약속이 있어서 함께 가지 못할 것 같아요.”

“혹시 연애해요?”

“이율 언니 저희한테 알려주세요. 상대가 누구예요?”

“남자친구와 함께 와도 괜찮아요.”

이율이 뭐라 답을 하려던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클랙슨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그녀가 몸을 돌리더니 차에 앉은 사람의 정체를 그녀들에게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람처럼 서둘러 인사했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죄송해요. 다음에 같이 먹어요!”

두 여직원이 운전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지만 주차장 등이 너무 어두운 관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차가 주차장을 벗어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여자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무슨 연애를 저렇게까지 비밀스럽게 하는 거야. 설마 남자친구가 너무 못생겨서 보여주기 싫어서 그러나?”

다른 한 여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닐 거라 생각해요. 아마도… 비밀 연애 이런 거 아닐까요?”

“…”

차 안, 이율은 심장이 너무나 벌렁거려 함부로 주위를 살피지도 못하고 전방만 주시하고 있었다.

“오늘 퇴근이 빠르네요.”

설마 오늘 그녀가 보낸 문자 때문에…

이율은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고개를 돌려버렸다. 창문 유리에 그의 모습이 비쳤다. 핸들을 잡고 있던 그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그가 웃었다.

“빠른 것도 아니죠. 저녁 뭐 먹고 싶어요?”

이율이 웃으며 답했다.

“전 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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