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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전 그냥 아이가 학업을 마치기 전까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불쌍한 아이에요. 저는 그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까지의 삶을 책임질 의무가 있어요. 부탁드릴게요. 아이가 성인이 되고 독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도 절대 곽 씨 가문의 그 어떤 것도 탐내지 않도록 교육할게요.”

그녀의 말을 들은 그는 무척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보통의 여자라면 당연히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아이를 받아들일 것을 희망한다. 그런데 그녀가 말한 조건은 순전히 그의 입장에서 고려한 것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확실히 그는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자신한테 시집오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사업가였고 아이를 데리고 자신과 결혼하려는 여자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을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그에게도 딸이 있었다.

그녀의 말을 듣고 그가 그녀에게 물었었다. 만약 자신이 그녀한테 그 애와 곽 씨 가문 간의 관계를 비밀로 하자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그녀는 괜찮다고 답했다.

과거 회상에서 돌아온 곽 회장이 천천히 이율을 돌아보았다.

“뭐해 어서 부르지 않고.”

이율이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본 곽의정이 자신의 팔로 그녀를 툭 밀쳤다.

“뭘 멍하니 서있어. 빨리 아빠라고 불러야지.”

이율은 목 끝까지 차오른 ‘곽’이라는 단어를 애써 삼키고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

곽 회장이 머리를 끄덕였다.

“앞으로 집에 돌아오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돌아오거라. 곽 씨 가문은 네 집이기도 하니까.”

‘곽 씨 가문은 네 집이기도 하니까.’

그 말에 이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가 곽 씨 가문에 들어간 지는 이미 오래전이지만 항상 스스로에게 그곳은 자신의 집이 아니라고, 그저 잠시 머무는 곳일 뿐이라고 되뇌었었다.

곽의정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앞으로는 당당하게 날 언니라고 불러. 알았지?”

이율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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