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영은 당황했다.우강인은 송아영의 앞에 서서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아영아.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하길 바라서는 안 돼. 다른 사람들이 부정할 때일수록 그들에게 증명해 보여야 하는 법이야.”막막함을 느꼈던 송아영은 우강인의 조언에 문득 깨달았다.그녀는 웃어 보였다.“알겠어요. 고마워요, 선배.”송아영은 우강인을 향해 허리를 숙인 뒤 사무실을 나섰다. 우강인은 그녀의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며칠 뒤, 송아영은 민악과 학생들을 불렀고 학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송 선생님, 저희는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송아영은 들고 있던 악보를 바라보며 웃었다.“악단을 만들려고!”한 여학생이 의아한 듯 물었다.“악단이요?”다른 여학생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리 민악이 어떻게 악단을 만들어요? 서양 음악 배우는 애들이 우리가 연습하는 걸 보면 장송곡이라도 연주하냐고 비웃어요.”“맞아요. 요즘 그것 때문에 연습할 마음이 사라졌어요.”송아영은 축 처져 있는 아이들을 보며 손뼉을 쳤다.“누가 우리 민악이 장송곡만 연주한다고 그래? 우리 조상님들이 물려준 좋은 걸 알아보지 못하는 걔들에게 문제가 있는 거야. 걔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지 않으면 계속 우리를 만만하게 볼 거야!”학생들은 당황했다.그들은 송아영이 이렇게 씩씩거리면서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 봤다.“푸흡.”입구에서 두 여선생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선생의 옆에는 서양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이 여럿 서 있었다.“송 선생님, 그런 말 하면 난처해지는 건 본인일 텐데요? 민악 이제 곧 망할 텐데 왜 쓸데없이 발버둥 치려고 해요?”송아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누가 민악이 망할 거라고 하던가요?”한 여선생이 팔짱을 두르며 거만하게 웃었다.“다들 아는 사실이잖아요. 올해 민악과에 들어온 애들이 몇이나 돼요? 백 명은 돼요? 재능 있는 학생들은 다 서양 음악을 선택해요. 피아노랑 첼로, 바이올린이 40%를 차지하고 다른 전공도 민악보다 몇 배는 더 많죠. 서양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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