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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남은서의 안색이 창백해지자 명승희는 가까이 다가갔다.

“넌 그 애들이 육예찬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육예찬 옆에 있는 여자들을 다 쫓아버리려고 했었지. 내 아버지가 엘리엇 엔터테인먼트 회장이라고 나한테 아부하지 않았으면 네게 해외에 나가 발레할 기회가 있었겠어?”

남은서는 어깨를 움찔 떨었다.

송아영은 경악한 표정으로 남은서를 바라보았다.

명승희는 남은서의 뺨을 툭툭 쳤다.

“넌 네가 순수하다고 생각해? 넌 날 아는 사람들을 이용해서 내 아버지 주변 사람들을 만났고 자기 몸까지 팔면서 그들이 네가 해외에 나가서 발레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게 했어. 발레를 몇 년 했는데 지금까지 크게 뭘 이뤄낸 것도 아니고, 넌 그냥 그 사람들이 준 돈으로 해외에서 즐기기나 하면서 몇 년 동안 그 사람들 이용했어. 만약 그들이 네 목적을 알아채고 자금을 완전히 끊지 않았더라면 네가 귀국했겠니?”

명승희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명승희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남은서의 표정은 점점 더 구겨졌고 수려한 얼굴은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마치 엄청난 모욕을 당한 사람처럼 눈물을 머금고 변명했다.

“난... 난 그런 적 없어요. 헛소리하지 마세요.”

“내가 너 대신 연락해서 물어봐 줄까?”

명승희는 휴대전화를 들더니 통화 버튼을 눌렀다.

남은서가 막으려 하자 그녀의 편을 들던 여선생들은 순간 말문이 막혀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었다.

진실 여부는 증거로 판단해야 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명승희가 연락하려는 걸 막으려 하는 건 뭔가 켕기는 게 있다는 걸 의미했다. 만약 그녀가 당당하다면, 명승희가 연락해 묻게 해서 거짓말이라는 걸 밝히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명승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물을까 봐 두려워?”

“승희 언니, 난 언니한테 뭘 잘못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왜 날 난처하게 만드는 거예요?”

정체가 탄로 나자 남은서의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명승희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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