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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전...”

“남은서,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수작이 통할지 몰라도 육예찬한테는 그런 수작이 통하지 않아.”

명승희는 송아영을 보고 말했다.

“육예찬이 송아영 씨랑 약혼한다고 했을 때 난 확실히 달갑지 않았어. 6년 동안 만나면서 난 계속 육예찬의 뒤만 쫓았으니까. 6년 동안 육예찬의 마음을 얻지 못했으니 내가 왜 졌는지 알고도 싶었어.”

송아영은 명승희를 바라봤고 명승희는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

“그치만 난 송아영 씨한테 진 게 억울하지 않아.”

남은서는 악다구니를 썼다.

“당신들은 그냥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것뿐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걸 가졌고, 노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죠. 난 당신들이랑 다르게 내가 원하는 건 나 스스로 쟁취해야 했어요. 난 내가 당신들 같은 부잣집 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운명이 불공평한 것뿐이죠.”

송아영은 남은서가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얼굴을 가리며 울먹이자 눈빛이 달라졌다.

“부모님이 준 거랑 자신이 스스로 쟁취한 게 어떻게 같아요? 만약 내가 뭔가를 요구할 줄만 알았다면 계속 집안에 손만 벌렸겠지, 여기 와서 당신들의 비난을 받았겠어요?”

“신분을 제외하면 우리 모두 같아요. 난 낙하산으로 음악 학원에 들어온 게 아니에요. 육예찬 씨에게 기대지도 않았어요. 당신은 당신이 우리보다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죠. 그러면 우리는 당신만큼 노력한 적이 없다는 건가요? 다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걸 쟁취해요. 단지 집안이 부유하고 생활 조건이 우월하다는 이유로 우리가 당신들처럼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양보해야 하나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중 쉽게 사는 사람이 있나요? 청소부 일은 쉬울까요? 음식 배달이나 택배 배송은 쉬울 것 같아요?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쉽겠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원망한 적이 있나요?”

남은서의 울음소리가 그쳤다.

송아영은 딴 곳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당신은 왜 부잣집 사람이라면 당신보다 노력하지 않았을 거라고 단정 짓는 거죠?”

바람이 나뭇가지에 흔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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