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우은 술병을 내려놓고 한쪽으로 밀어둔 채 고개를 들었다. “당신이 진행한 z국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재욱은 멈칫하더니 눈살을 삐푸렸다. “그 프로그램에 관심 있으신가요?” 여준우는 앞으로 몸을 약간 기울였다. “페르시아만 연안입니다. Y국과 z국을 연결하는 해역 교통지이죠. 한 선생님은 안목이 좋으시니 해역 교통이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겠죠. 이런 고급 정보라면, 저도 당연히 관심있죠.” 한재욱이 웃었다. “다들 여 선생님의 투자 안목이 뛰어나다고 하더니, 제 프로젝트가 선생님 눈에 들지는 몰랐습니다.” 여준우는 팔을 팔걸이에 얹혔다. “저도 공짜로 받고 싶지는 않아요, 10억 달러를 드리겠습니다.” 한재욱의 눈빛이 흔들렸다. 여준우가 큰 돈을 투자할 정도의 프로젝트라면, 페르시아만 연안이확실히 전망이 좋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하나와 아이의 행방을 맞바꾸는 거라면, 제가 손해 아니겠습니까.”여준우가 미소를 지었다. “공사도 5년 정도 걸리고 중간 중간 유동 자금이 필요할텐데, 한 가에서도 그런 일들이 생기니, 자금적인 문제도 결코 무시할 수 없죠.”한재욱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말이 맞았다. 한 가가 이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뒤에 있을 프로젝트에 있어 재정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그도 최근 두 달 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되었고, 동임그룹과도 계약을 맺었다. 만약 오늘 여준우가 해당 프로젝트를 인수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이다. 그는 천천히 일어섰다. “내일 계약서를 보내드릴 테니 여 선생님께서는 그 아이를 데려오시죠.” 여준우는 그를 올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마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한재욱은 멈칫하고 그를 쳐다보았다. “무슨 뜻입니까?” 여준우도 따라 일어섰다. “제가 모시고 아이를 보게 해 드리죠. 그럼 알게 되실 겁니다.” 차는 블랑 마을을 향했고 마을의 작은 요양원에 도착했다. 한재욱은 여준우와 경호원를 따라 요양원으로 들어갔다. 원장이
그녀는 한태군을 껴안고 울며 말했다. “엄마가 널 얼마나 걱정했는 지 알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한태군은 그녀에게 힘없이 안겼다. 눈빛은 공허했고 한 가와 부모님에 대한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한 부인은 무언가를 알아차리고 천천히 그를 놓아 손바닥으로 뺨을 어루만졌다. “태군아?” 한희운이 한재욱을 바라보았다. “삼촌, 태군이 왜 이래요?” 한재욱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기억을 잃었어.” 한희운이 흠칫했다. 한 부인은 눈물을 떨구었다. 떨리는 몸으로 한태군을 안아주었다. “괜찮아, 돌아왔으니 됐어. 천천히 기억이 돌아올거야.” ...... 서울시. Soul 주얼리 회사. 강성연은 주얼리 디자이너로 지원한 사람들의 이력서를 훑어보았다. 그들의 포토폴리오도 포함되어 있었다. 옆에서 이율이 그녀의 망설임을 알아차렸다. “대표님, 작품이 맘에 안드세요?”강성연은 턱을 괴고 눈살을 찌푸렸다. “확실히 만족스럽지는 못하네. 뭔가 부족한 것 같아.”글씨체를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듯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심혈을 기울인 작품에는 많은 노력이필요하고, 인내심 역시 필요하다. 그녀가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대담하고 세심하며 창의성을 가지고 자신의 개성을 녹여 낼 줄 알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색깔, 음영, 골동품 보석을 모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넘겨 받은 작품들 중에서 어느 하나도 그녀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율은 그 작품들을 집어 들고 쳐다보았다. “하지만 저는 꽤 괜찮은 것 같아요.” 강성연이 웃었다. “너가 보기에는 괜찮아도, 내가 원하는 영혼이 되기에는 부족해.”이율이 의아해했다. “영혼이요?” 강성연이 여러 장의 설계도를 바라보았다. “이 주얼리들은 모두 흔한 스타일이고, 창의성이 부족한 건 말할 것도 없어. 디자인이 거칠고 간략하고, 배색 문제도 있지. 컬러를 사용한 주얼리의 메인 컬러는 절대 다른 컬러들에게 밀리면 안돼. 그렇게 되면 전체적인 시각 밸런스가 깨지고 정신 없이 복잡해져서 디자인
“아니에요.” 안예지가 고개를 저으며 소파에 앉았다. “아빠, 사실 전 음악 학원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안지성은 당황했다. 안예지가 계속 말했다. “사실은 아영이가 음악적으로 저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대회 때 탈락할 각오가 돼 있었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이제서야 그 일로 송아영이 연루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안지성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예지는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응원해 주실 거죠?” 그는 멈칫 하다 활짝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아빠는 너를 항상 응원한다.”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울리자 그는 화면에 뜬 외국 번호를 보고 전화를 받았다. “한 선생님?” 한재욱은 그와 무슨 말을 하자 안지성이 순간 멈칫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프로젝트에서 빠지시겠다고요?” “네, 하지만 안심하세요. 여진우 씨가 이어서 맡으시기로 했으니, 프로젝트는 분명 성공할 겁니다.” 한재욱과 그가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고, 통화가 종료되었다. 그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한재욱이 페르시아만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여준우가 이어받는다? 여준우라는 이름을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y국 재정 여가의 왕자. 여러 나라에서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재력과 능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가 한재욱을 대신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줄은 몰랐다. 과연 여준우와 잘 진행 할 수 있을지… 저녁, 블루 오션 별장. 강성연은 침대에 엎드려 노트북을 보고 있었고, 발을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송아영이랑 문자를 주고 받고 있었다. [안예지가 이력서 넣었다고? 동명이인 아니야? ] [안예지 맞아. 이력서에 사진도 안예지였어]. [헐… 안예지가 주얼리 디자인 할 줄은 몰랐네.]강성연은 문뜩 생각에 잠겼다. 순간 뒤에서 나타난 검은 그림자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녀가 놀라서 몸을 돌리자 눈앞은 흐려지며 따듯한 입술의 온기가 그녀를
그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매형 입니다.” 강성연은 다급하게 물었다. “강현이가 정말 절도를 저지른 건가요? 확실하신 거예요?” 경찰관은 난감해했다. “가방에서 도난당한 사람의 귀중품 시계가 발견되었고, 자세한 내용은 현재 조사 중입니다.” 강성연이 급히 취조실로 들어갔다. 강현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시계는 내가 훔친 거 아니야.” 강성연이 그를 보았다. “나도 너가 훔쳤다고 생각 안 해. 근데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강현은 손을 꽉 쥐엇다. “편집장님 조수가 나한테 주려고 한거야.” 그는 이를 꽉 물었다. “회사에서 그 사람이 편집장 와이프 분이랑 바람피우는 걸 봤어. 시계로 날 매수하려 한거야. 어디가서 말 하지 말라고. 난 알겠다고 하지도 않았고, 시계도 받지 않았어. 근데 내 가방에서 그 시계가 나온거야.” 강성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이건 분명 계획된 함정이다. 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그니까, 너가 그 일을 본 걸 그 사람한테 들켰다고?” 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성연이 그를 바라보았다. “어쩌다 들킨건데?” 강현은 머리를 긁적였다. “난 그 여자가… 내가 들어가서 막았어.” 그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사람이 편집장 아내일줄 내가 어떻게 알겠어.” 강성연은 한숨을 참지 못했다. 그가 이런 일에 휘말린 것도 당연했다.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불륜은 모두가 쉬쉬하고 있었다. 직장인들은 이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고 일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다들 퇴근하기 바쁜데, 강현만 우직하게 굴다 휘말린 것이다. 하지만 강현을 탓할 수는 없다. 강현은 단지 의로운 일을 했을 뿐이다. 반지훈은 복도 밖에 서서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후 그가 안으로 들어왔다. “가자, 패션 잡지사의 편집장이 이 일을 알아볼거야.” 강성연이 그를 바라보았다. “회사 편집장한테 연락했어요?” 반지훈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내가 강현이 매형인데, 이정도도 못해주겠어?” 강현은 천천히 일어섰다. “정말 돌아
하지만 편집장이 그를 지켜줄 줄은 몰랐다. 설마 편집장이 뭔가를 알고 있는 걸까? 이 생각을 하니, 그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 편집장이 사람을 시켜서 CCTV를 확인하려 하자, 유 조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결…결국 오해였으니 그만 하시죠.” 옆에 있던 직원들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했다. 강현은 그를 보았다. “왜 CCTV를 확인하지 않으시려는 거죠? 저는 어제 당신 때문에 경찰서에 갔습니다. 이렇게 끝나면 저는 억울하죠. CCTV로 저의 결백을 증명해야 합니다.” “당신…” 유 조수의 눈은 분노로 타올랐고, 그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제가 오해 했습니다, 사과드리죠.” 강현이 미소를 지었다. “유 조수님이 오해하셨다고 하니, CCTV는 확인하지 않겠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유 조수는 강현을 비상 계단으로 불렀다. 그는 강현의 멱살을 잡고 이를 갈았다. “너 이새끼, 편집장님한테 일렀냐?” 강현의 표정은 침착했다. “편집장님께 뭘 일렀다는 거죠?” 그의 웃음은 유 조수를 자극했고, 유 조수는 그를 노려보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하지마. 너가 편집장한테 이르지 않고서야 왜 널 다시 회사로 불러들였을까?” 강현이 어깨를 으쓱댔다.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어쨌든 시계는 당신이 저한테 뒤집어씌운 거고, 편집장님께는 아직 말씀 안 드렸어요.” 유 조수는 손가락으로 그의 얼굴을 가리켰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경고하는데, 회사에 계속 남고 싶으면 함부로 입 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 회사 못 다니게 만들테니.” 유 조수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문을 열고 떠났다. 강현은 천천히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CCTV 영상을 단체방에 전송했다. 그의 누나인 강성연이 말했었다. 만약 유 조수의 사과하는 태도가 진실되고 깍듯하며, 더 이상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는 강현에게 빚을 하나 진 것이고 나중에 언제가는 도움이 될 거라고. 하지만 유 조수의 여전히 오만한 태도
강현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할 기회를 드렸는데, 원치 않으셨잖아요.” 유 조수는 화를 내다 못해 웃었다. “나보고 너 같은 애송이한테 사과하라고?” 그의 손에 힘이 실렸다. “너 지금 꿈꾸냐? 넌 너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강현은 그의 손을 비틀었고, 그가 허둥대는 사이 옷깃을 정리했다. 그의 행동은 유 조수를 당황하게 했다. 강현이 그에게 다가갔다. 유 조수보다 강현의 키가 훨씬 컸고, 그 기세에 압도되었다. “내가 누군지 당신은 알 필요가 없죠.” 그는 손을 들어 유 조수의 뺨을 두드렸다. “유 조수님, 저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는 건 실패하셨으니, 포기하세요. 저는 당신의 일을 알고 있으니 저와 잘 지내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비밀을 제3자가 알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너… 너가 감히 날 협박해?” 유 조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도 강현의 앞에 서니 한없이 약해졌다. 강현은 미소 지었다. “유 조수님, 신입사원이라고 해서 조수님이 협박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절 협박하기엔 한참 멀었고요.” 말을 마친 후, 그는 유 조수를 더 이상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서서 작업실로 갔다. 유 조수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고,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다. 같은 시각, soul 주얼리 회사. 강성연은 강현의 전화를 받았고, 유 조수의 약점이 확실히 그에게 잡혀있다는 걸 들었다. 그는 강성연에게 물었다. “누나, 이게 먹힐 거라고 어떻게 알았어?” 강성연은 손에 든 펜을 돌리면서 웃으며 말했다. “그 사람이 현재 직장을 지키고 싶고 너의 정체와 신분을 알기 전이라면 함부로 손쓸 수 없을거야. 어쨌든 너 같은 신입이 그 사람 머리 위에 있고 약점을 쥐고 있으니, 그 사람이 아무리 분해도 참을 수밖에 없지.” 강현은 곰곰히 생각하다 말했다. “근데 나는 그 사람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아. 그 사람은 편집장도 안중에 없는 걸.” “그 사람이 편집장을 안중에 두지 않는 건 편
강성연과 이율이 디자인 기획 부서 앞에 도착했다. 부장이 안예지를 데리고 부서를 소개하는 걸 보았다. 안예지는 부장의 뒤에 서있었다. 비록 부잣집 딸이었지만 soul 주얼리 회사로 출근한 그녀는 얌전했으며, 옷도 단정했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아니었고 어떤 비싼 악세사리도 착용하지 않았다. 부장이 그녀에게 말을 걸며 소통했고,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표정이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안예지의 인품은 매우 훌룡했다. 그것은 보통의 명문가 딸들이 가진 응석받이 같은 성격과는 달랐다. 부장은 강성연을 보고 웃으며 다가왔다. “대표님.” 안예지는 강성연을 보고 역시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강성연도 그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첫 날인데, 익숙해지셨나요?” 안예지는 잠시 멈칫 하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걱정마세요, 금방 적응 하겠습니다.”강성연은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그럼 믿고 있겠습니다.”안예지는 그녀를 병원에서 본적이 있었고, soul 주얼리 회사에서 다시 만나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이미 여러 차례 soul 주얼리 회사에 관한 모든 자료를 훑어보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강성연에게 존칭을 썼고, 송아영과의 친분이나 동임 그룹의 딸이라는 신분으로 그녀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역시 안예지는 다른 부잣집 딸들과 달랐다. 이렇게 친화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은 미움을 사기 힘들다. 안예지는 부장을 따라 떠났고, 강성연은 이율에게 물었다. “어떤 거 같아?” 이율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제 생각에 안예지 씨는 품행이 단정하시고 친절하신 것 같아요.” 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키우면 앞으로 훌륭한 주얼리 디자이너가 될지도 모르겠어.” 안예지의 뛰어난 재능이라면, 5년 안에 훌룡한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문제 없어 보였다. 이틀 후.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 식당 전체가 대절되었고 십여 명의 종업원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식당 매니저는 고개를 숙인 채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아 있
여준우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아무래도 나중에 한 인물 할 것 같다. 우리 여씨 집안이랑 엮이는 것도 나쁘진 않아보여. 언젠가 아들이나 딸 하나 낳으면 그애랑 형제를 맺게 하거나 결혼시키면 손해 볼 것은 없어보여.” 반지훈은 고개를 들지도 않고 말했다. “그럼 미리 축하해.” 여준우는 잠시 멈칫하고 한바탕 웃으며 말했다. “너네 딸이 그 녀석이랑 나이가 비슷하니, 먼저 찜해 놓는게 좋지 않겠어?” “관심 없어.” 반지훈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 딸은 평생 결혼 안 해도 내가 키울 수 있어.” 여준우가 웃었다. “그건 모르는 거지.” 웨이터가 요리를 식탁에 올렸고, 여준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화면을 보고 휴대폰을 경호원에게 건네주었다. “여자를 처리해.”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휴대전화를 받아 들고 나가 전화를 받았다. 한편, 경호원이 전화를 받자 남은서는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처음에는 여준우 먼저 그녀에게 접근하더니, 이제는 그녀가 건 전화조차 남을 시켜 받으라 하다니! 여준우가 원래 잘생기고 다정해 여자에 대한 관심이 오래가지 못한 다는 걸 알았으면 애초에 이 밀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다른 남자들은 밀당에 넘어왔다. 남자들은 자신이 함부로 못하는 여자가 끌리기마련이니까. 하지만 여준우 같은 신분의 남자에게 밀당을 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모른 그녀는 무척 후회했다, 그는 여자를 수없이 만나 봤을테니 밀당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다. 같은 수법을 그에게 쓰면 그는 더 이상 그녀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남은서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가 다음 단계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생각하던 중, 한 어린 소녀와 부딪혔고 휴대전화는 바닥에 떨어졌다. 강유이는 아픈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졌다. 남은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아이 옷이 전부 명품인 걸 보고는 꾹 참았다. 그녀는 친절한 미소로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꼬마야, 괜찮니?” 그리고 그때 송아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