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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손해를 봤으니 그곳에 더 있기에는 체면이 서질 않았다. 그들은 남은서를 내버려두고 떠나려했는데 명승희가 그들을 불렀다.

“남 욕하는 건 그렇게 잘하더니, 사과하는 건 어렵나 봐요?”

송아영은 그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걸 보고 말했다.

“됐어요. 저 사람들 사과는 필요 없어요.”

“필요한지 안 한 지는 아영 씨 일이지만 잘못하면 원래 사과해야 하는 법이에요. 본인들은 사과할 줄도 모른다니, 그런 풍기가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면 어떡해요? 그러고도 교사라고 할 수 있나요? 차라리 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어요?”

여선생들은 내키지 않았지만 명승희의 강한 기세에 억눌려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결국 송아영에게 사과했고 송아영은 흔쾌히 그들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명승희는 립스틱을 꺼내더니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화장을 고쳤다.

“오래 말해서 힘드네요. 일도 마쳤으니 난 가볼게요.”

명승희는 립스틱을 닫은 뒤 몸을 돌려 떠났다. 송아영은 남은서를 신경 쓰지 않고 명승희를 따라갔다.

“잠깐만요.”

명승희는 송아영이 따라올 줄 알았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감사 인사는 됐어요. 아영 씨를 위해서 한 일이 아니니까요.”

송아영은 그녀의 뒤를 따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면 왜 도와줬어요?”

송아영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어찌 됐든 감사 인사는 꼭 해야겠어요.”

비록 명승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녀가 자신을 도왔으니 감사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명승희는 걸음을 멈춘 뒤 몸을 돌려 웃었다.

“정말 나한테 고마워요?”

송아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명승희를 바라보았다.

명승희는 턱을 매만지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나한테 그렇게 고마우면 육예찬을 양보하지 그래요?”

송아영은 당황하더니 이내 진지하게 말했다.

“육예찬이 상품도 아니고 양보라니요? 그리고 육예찬은 이미 나랑 결혼했어요. 육예찬 넘보지 말아요.”

명승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육예찬을 넘본다고 그래요? 누가 들으면 내가 육예찬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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