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6화

말을 마친 뒤 송아영은 그에게서 벗어나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저런 꼴을 그냥 가만히 지켜볼 생각은 없어. 흥!”

육예찬은 볼을 잔뜩 부풀리며 화를 내는 송아영의 뺨을 꼬집었다.

“내가 안 왔으면 저 사람들이랑 싸웠을 거지?”

송아영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바로 그때, 우아한 자태에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옅은 미소를 지으며 육예찬을 불렀다.

“예찬 오빠.”

송아영은 육예찬을 힐끗 봤다. 그는 여자 복이 많았다. 다가온 여자는 육예찬의 전 여자친구인 명승희보다는 덜 아름다웠지만 분위기는 명승희에게 지지 않았다.

송아영은 그녀가 누군지 대충 짐작이 갔다. 아마 며칠 전 그 여선생들이 의논하던 남은서라는 사람일 것이다.

명승희는 세계적인 모델이라 위풍당당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남은서는 발레를 해서 그런지 물처럼 부드럽고 단아한 느낌이 들었다.

육예찬은 남은서를 보며 미간을 좁혔다.

“누구시죠?”

송아영은 고개를 돌리며 입을 막았다.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육예찬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남은서는 당황하면서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남은서예요. 잊었어요?”

“아, 너였어?”

육예찬은 덤덤하게 반응했다.

“무슨 일인데?”

남은서는 미소를 지었다.

“저 학원으로 돌아왔어요. 오빠가 계속 학원에 있었다고 들어서 한 번 와봤어요.”

남은서의 시선이 송아영에게로 향했다.

“이분은 누구시죠?”

육예찬은 송아영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내 아내야.”

남은서는 깜짝 놀랐다.

“오빠 결혼했어요?”

욱예찬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상해?”

남은서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냥 조금 놀라서요. 전...”

남은서는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전 오빠가 명승희 씨랑 결혼할 줄 알았거든요.”

송아영은 팔짱을 둘렀다. 남은서는 순진한 척하는 여우 같아 보였다. 아마 일부러 명승희 얘기를 꺼낸 듯했다.

송아영은 육예찬의 팔에 팔짱을 꼈다.

“자기야.”

‘자기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