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송아영은 육예찬의 널찍한 티셔츠를 입고 양반다리를 한 채로 소파에 앉아 누군가 옷을 가져오길 기다렸다.초인종 소리를 들은 송아영은 기뻐하면서 문을 열었다.그러나 문밖에 서 있는 여자가 명승희인 걸 확인하자 송아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왜 명승희 씨가 온 거예요?”명승희는 송아영을 훑어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좋네요. 결혼해서 동거 시작한 거예요?”송아영이 문을 닫으려는데 명승희가 그녀보다 한발 앞서 문을 잡았다.곧이어 그녀는 고가 브랜드 옷을 송아영의 품에 안겨주며 말했다.“받아요. 예찬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예요.”명승희는 웃으면서 선글라스를 끼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 송아영은 그곳에 몇 분 동안 굳어 서 있다가 쇼핑백을 바닥에 던지며 씩씩거리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육예찬! 널 죽이지 않으면 내 성을 바꾸겠어!”한바탕 화풀이한 뒤 송아영은 말없이 쇼핑백을 주웠다. 옷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았다.차 안으로 돌아온 명승희는 육예찬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육예찬은 옷을 보냈냐고 물었다.“보냈어. 다음번에는 심부름시키지마. 좋은 일 했는데도 좋은 얘기 못 듣고 심지어 오해받을 뻔했잖아.”“제대로 설명 안 했어?”“내 설명이 귀에 들어가겠어? 네가 알아서 달래.”“나 오늘 학원에 일찍 나왔는데.”“미친. 육예찬, 너 내 데이트 방해했어! 네가 돈이라도 줬냐?”“상대방이 입금했습니다.”클릭해 보니 20만 원이 입금되었다.로열 음악 학원.송아영은 비싼 원피스를 입고 학원으로 향했다. 솔직히 얘기해서 그 옷은 그녀에게 무척 잘 어울렸다.하지만 육예찬이 명승희에게 옷을 보내라고 한 걸 생각하면 이가 갈렸다.“빌어먹을 자식, 나만 그곳에 가봤다고 했으면서. 명승희 씨도 그 주소를 알고 있었던 거잖아? 역시 남자의 말은 믿는 게 아니야!”송아영이 민악과 사무실로 향하는데 여선생 몇 명이 그녀의 길을 막았다.“송아영 씨, 송아영 씨 너무 건방진 거 아니에요?”송아영은 의아했다.“무슨 뜻이에요?”
송아영은 바닥에 넘어졌다. 손바닥이 바닥의 자갈에 쓸려서 살갗이 찢어졌다. 송아영은 앓는 소리를 내면서 주먹을 쥐었다.그 여선생은 팔짱을 두르며 말했다.“뭘 아픈 척해요? 내가 살짝 밀었다고 넘어진 거예요?”“어머, 육예찬 씨가 봤으면 우리가 괴롭혔다고 하겠네요. 본인이 넘어진 거면서 우리 탓을 하겠어요.”“당신들...”송아영이 화를 내며 반박하려는데 누군가 휴대전화를 들고 다가왔다.“여러분, 미안하지만 제가 조금 전 재밌는 장면을 찍었는데 이 동영상으로 이분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고개를 돌린 송아영은 당황했다. 명승희였다.여선생의 안색이 달라졌다.남은서는 명승희를 보더니 웃어 보였다.“승희 언니, 여긴 어쩐 일이세요?”남은서는 명승희에게 다가갔다.“승희 언니, 오해하지 마요. 다 오해예요.”송아영이 몸을 일으켰다.명승희는 고개를 돌려 남은서를 바라봤다.“내가 너랑 친했던가?”남은서의 얼굴에 걸렸던 미소가 굳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부드럽게 말했다.“저 잊으셨어요? 저 남은서예요.”“너 남은서인 거 알아.”명승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휴대전화를 돌리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난 너랑 친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남은서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명승희가 육예찬과 사귄 건 아주 오래전 일이었고 명승희의 말대로 그때 남은서는 명승희와 친하지 않았다.남은서는 송아영을 힐끗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승희 언니는 예찬 오빠를 찾으러 온 건가요?”명승희는 송아영을 보며 말했다.“육예찬을 손에 넣었으면서 착하고 순진한 척하는 여우는 상대하지 못해요? 게다가 저런 별 볼 일 없는 여자들한테 괴롭힘까지 당하고.”명승희는 팔짱을 둘렀다.“아영 씨는 송씨 집안 딸이고 육씨 집안 며느리예요. 반지훈 씨 아내도 아영 씨 편이고요. 이런 보잘것없는 사람들 상대하는데 아영 씨가 눈치를 봐야 해요?”송아영은 눈을 깜빡였다.여선생들은 화를 냈다.“지금 뭐라고 했어요?”명승희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보며 말했다.“나이가 들
남은서의 안색이 창백해지자 명승희는 가까이 다가갔다.“넌 그 애들이 육예찬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육예찬 옆에 있는 여자들을 다 쫓아버리려고 했었지. 내 아버지가 엘리엇 엔터테인먼트 회장이라고 나한테 아부하지 않았으면 네게 해외에 나가 발레할 기회가 있었겠어?”남은서는 어깨를 움찔 떨었다.송아영은 경악한 표정으로 남은서를 바라보았다.명승희는 남은서의 뺨을 툭툭 쳤다.“넌 네가 순수하다고 생각해? 넌 날 아는 사람들을 이용해서 내 아버지 주변 사람들을 만났고 자기 몸까지 팔면서 그들이 네가 해외에 나가서 발레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게 했어. 발레를 몇 년 했는데 지금까지 크게 뭘 이뤄낸 것도 아니고, 넌 그냥 그 사람들이 준 돈으로 해외에서 즐기기나 하면서 몇 년 동안 그 사람들 이용했어. 만약 그들이 네 목적을 알아채고 자금을 완전히 끊지 않았더라면 네가 귀국했겠니?”명승희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명승희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남은서의 표정은 점점 더 구겨졌고 수려한 얼굴은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마치 엄청난 모욕을 당한 사람처럼 눈물을 머금고 변명했다.“난... 난 그런 적 없어요. 헛소리하지 마세요.”“내가 너 대신 연락해서 물어봐 줄까?”명승희는 휴대전화를 들더니 통화 버튼을 눌렀다.남은서가 막으려 하자 그녀의 편을 들던 여선생들은 순간 말문이 막혀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었다.진실 여부는 증거로 판단해야 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명승희가 연락하려는 걸 막으려 하는 건 뭔가 켕기는 게 있다는 걸 의미했다. 만약 그녀가 당당하다면, 명승희가 연락해 묻게 해서 거짓말이라는 걸 밝히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명승희는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물을까 봐 두려워?”“승희 언니, 난 언니한테 뭘 잘못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왜 날 난처하게 만드는 거예요?”정체가 탄로 나자 남은서의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명승희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
“전...”“남은서,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수작이 통할지 몰라도 육예찬한테는 그런 수작이 통하지 않아.”명승희는 송아영을 보고 말했다.“육예찬이 송아영 씨랑 약혼한다고 했을 때 난 확실히 달갑지 않았어. 6년 동안 만나면서 난 계속 육예찬의 뒤만 쫓았으니까. 6년 동안 육예찬의 마음을 얻지 못했으니 내가 왜 졌는지 알고도 싶었어.”송아영은 명승희를 바라봤고 명승희는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그치만 난 송아영 씨한테 진 게 억울하지 않아.”남은서는 악다구니를 썼다.“당신들은 그냥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것뿐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걸 가졌고, 노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죠. 난 당신들이랑 다르게 내가 원하는 건 나 스스로 쟁취해야 했어요. 난 내가 당신들 같은 부잣집 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운명이 불공평한 것뿐이죠.”송아영은 남은서가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얼굴을 가리며 울먹이자 눈빛이 달라졌다.“부모님이 준 거랑 자신이 스스로 쟁취한 게 어떻게 같아요? 만약 내가 뭔가를 요구할 줄만 알았다면 계속 집안에 손만 벌렸겠지, 여기 와서 당신들의 비난을 받았겠어요?”“신분을 제외하면 우리 모두 같아요. 난 낙하산으로 음악 학원에 들어온 게 아니에요. 육예찬 씨에게 기대지도 않았어요. 당신은 당신이 우리보다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죠. 그러면 우리는 당신만큼 노력한 적이 없다는 건가요? 다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걸 쟁취해요. 단지 집안이 부유하고 생활 조건이 우월하다는 이유로 우리가 당신들처럼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양보해야 하나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중 쉽게 사는 사람이 있나요? 청소부 일은 쉬울까요? 음식 배달이나 택배 배송은 쉬울 것 같아요?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쉽겠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원망한 적이 있나요?”남은서의 울음소리가 그쳤다.송아영은 딴 곳을 바라보았다.“그런데 당신은 왜 부잣집 사람이라면 당신보다 노력하지 않았을 거라고 단정 짓는 거죠?”바람이 나뭇가지에 흔들렸
손해를 봤으니 그곳에 더 있기에는 체면이 서질 않았다. 그들은 남은서를 내버려두고 떠나려했는데 명승희가 그들을 불렀다.“남 욕하는 건 그렇게 잘하더니, 사과하는 건 어렵나 봐요?”송아영은 그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걸 보고 말했다.“됐어요. 저 사람들 사과는 필요 없어요.”“필요한지 안 한 지는 아영 씨 일이지만 잘못하면 원래 사과해야 하는 법이에요. 본인들은 사과할 줄도 모른다니, 그런 풍기가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면 어떡해요? 그러고도 교사라고 할 수 있나요? 차라리 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어요?”여선생들은 내키지 않았지만 명승희의 강한 기세에 억눌려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결국 송아영에게 사과했고 송아영은 흔쾌히 그들의 사과를 받아들였다.명승희는 립스틱을 꺼내더니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화장을 고쳤다.“오래 말해서 힘드네요. 일도 마쳤으니 난 가볼게요.”명승희는 립스틱을 닫은 뒤 몸을 돌려 떠났다. 송아영은 남은서를 신경 쓰지 않고 명승희를 따라갔다.“잠깐만요.”명승희는 송아영이 따라올 줄 알았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감사 인사는 됐어요. 아영 씨를 위해서 한 일이 아니니까요.”송아영은 그녀의 뒤를 따르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면 왜 도와줬어요?”송아영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어찌 됐든 감사 인사는 꼭 해야겠어요.”비록 명승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녀가 자신을 도왔으니 감사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명승희는 걸음을 멈춘 뒤 몸을 돌려 웃었다.“정말 나한테 고마워요?”송아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명승희를 바라보았다.명승희는 턱을 매만지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나한테 그렇게 고마우면 육예찬을 양보하지 그래요?”송아영은 당황하더니 이내 진지하게 말했다.“육예찬이 상품도 아니고 양보라니요? 그리고 육예찬은 이미 나랑 결혼했어요. 육예찬 넘보지 말아요.”명승희는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육예찬을 넘본다고 그래요? 누가 들으면 내가 육예찬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인
육예찬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게 그렇게 이상해? 난 별별 스타일의 여자들 다 봤어. 겨우 남은서가 내 눈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송아영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는 남자들이라면 착한 척 여우짓 하는 여자들을 분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송아영은 팔짱을 두르며 의심했다.“강미현의 일에서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육예찬은 송아영이 3년 전 일을 꺼내자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강미현한테는 호감조차 없었는데 뭘. 당시 우리 어머니는 증거 때문에 강미현이 내 사촌 여동생이라는 걸 믿었지만 난 내가 그 말을 믿은 적이 있다고는 하지 않았어.”송아영은 말문이 막혔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육예찬은 강미현이 자기 사촌동생이라는 걸 인정한 적이 없었다.송아영은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그러면 왜 난 상대 못할거라 생각한 거야?”“너?”육예찬은 팔짱을 두르며 웃었다.“네 머리로도 계략이 있다면 이 세상에 계략 없는 여자는 없을 거니까.”송아영은 불같이 화를 냈다.“그거 인신공격이야!”육예찬은 송아영을 품에 안았고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난 사실을 얘기했어. 하지만 난 너처럼 바보 같은 사람이 좋아. 단순하고 귀엽고 만만하잖아.”송아영은 그를 때렸다. 육예찬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그녀를 껴안았다.“널 괴롭히는 건 나여야만 해. 다른 사람은 안 돼.’’송아영은 눈을 흘겼다.“명승희 씨는 만만하지 않다 이거지?”육예찬은 그녀의 정수리에 턱을 올렸다.“또 질투하네. 남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선택하는데 그렇게 많은 이유가 필요해?”완벽한 여자를 선택해 서로를 존경하고 아끼면서 사는 것이 남자들의 꿈일지도 모르지만 육예찬은 그런 게 필요 없었다. 어릴 때부터 우월한 환경 속에서 살다 보니 우수한 여자들을 충분히 많이 만나봤었다.그가 명승희 같은 스타일을 선택하지 않은 건 명승희가 별로여서가 아니라 그녀가 자신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같은 생활 방식을 갖고 있고 똑같이 자신에게 엄격했기에 두
송아영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한숨을 쉬었다.“안 그래도 그 일 때문에 걱정이야. 음악 티저에서 우리 민악을 선택했다는데 관중들이 받아들이지 못할까 걱정이야. 만약 나 때문에 망치게 되면 정말 무안할 것 같아.”강성연은 송아영을 바라봤다.“말만 많이 해 봤자 소용없어.”강성연은 잔을 내려놓더니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가자.”송아영은 의아했다.“어딜?”강성연은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마쳤다.“좋은 데로 데려가 줄게.”송아영은 부랴부랴 물건을 정리하고 강성연의 뒤를 따랐다.강성연은 차를 한옥마을 대문 밖에 세워뒀고 송아영은 차창 밖을 바라보고 당황했다.“한옥마을?”강성연은 차에서 내렸다. 한옥마을에는 오가는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했다.송아영은 그녀의 곁에서 걸었다. 강성연이 티켓 두 장을 사자 송아영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날 데리고 관광하러 온 거야? 너 한가해?”“누가 한가하대?”강성연은 그녀에게 티켓 한 장을 쥐여줬다.“관중들이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며? 그러면 버스킹 라이브로 한번 시험해 보자고.”한복을 입은 학생 여럿이 한적한 정원에 서서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관광지에서는 자주 보이는 광경이었다. 송아영은 다급히 강성연을 붙잡았다.“성연아, 너 설마 나보고 저 사람들이랑...”강성연은 웃었다.“너한테는 어렵지 않을 거야.”“하지만... 난 저 사람들 알지도 못하는걸. 저 사람들한테 악기를 빌려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송아영은 난처했다.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돈은 만능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일을 해결할 수 있어.”강성연은 그들을 향해 걸어갔고 송아영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항상 검소하던 강성연이 언제부터 이렇게 돈을 낭비할 줄 알게 된 걸까?강성연은 그들과 얘기를 나눈 뒤 몸을 돌려 송아영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송아영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 학생들은 민악을 사랑하는 학생들이었고 강성연에게서 송아영이 민악을 배우는 사람이란 걸 알고는 그녀를 열정적으로 맞이했
정원 밖에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현대풍 악기가 민악에 녹아드는 광경은 놀라웠다.‘춤’이라는 곡이 베이스와 일렉트로닉 오르간과 함께 시작되었다. 중간에는 쟁과 피리, 드럼이 곁들여져 심금을 울렸다.곡 스타일이 바뀌면서 ‘네온사인’과 ‘정’으로 이어졌다. 전자는 소와 기타, 쟁으로 이루어졌고 후자는 해금이 바이올린을 대체한 것으로 위화감이 전혀 없었다.구경꾼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강성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브를 켰다. 시청자는 원래 100명이던 데로부터 거의 1000명 가까이 되었고 계속 증가하여 10만 명을 넘었다.#원곡 알려주세요!##팝과 민악의 조화라니, 너무 좋아요!##쟁 연주하는 언니 고풍스러운 분위기 있는 것 같아요!##어? 쟁 연주하는 언니 로열 음악 학원의 민악 선생님이에요!##저도 지금 쟁 배우고 있어요. 저도 민악 무지 좋아해요.##노이즈마케팅인가?##그냥 홍보의 일종인 듯한데요. 팝이랑 민악의 조화 진짜 너무 좋아요!#끝난 뒤 송아영은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강성연의 앞에 섰다.“어때? 어때?”강성연은 그녀에게 휴대전화를 건넸다.“네가 확인해 봐.”송아영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어 확인하더니 깜짝 놀랐다.“이렇게 많아?”강성연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이제 마음이 좀 놓이지? 그러니까 음악 홍보할 때 잘해야 해.”송아영은 기쁜 표정으로 강성연을 끌어안았다.“성연아, 고마워!”같은 시각, 음악 학원. 육예찬은 사무실 안에서 커피를 타고 있었는데 휴대전화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메시지를 확인한 육예찬은 흠칫했다. 강성연이 그에게 송아영의 버스킹 영상을 보낸 것이다.그는 영상을 보다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영상을 저장했다.학원에 도착한 송아영은 강성연과 손을 흔들며 헤어진 뒤 기쁜 얼굴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계단을 오른 송아영은 계단 입구에서 남은서를 마주쳤다.송아영은 걸음을 멈췄다. 못 본 척하고 지나칠 생각이었지만 남은서의 곁을 지나갈 때 남은서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