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011 - Chapter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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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이율은 반지훈이 들어오는 걸 보고 조용히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그는 앞에 서서 손으로 책상을 지탱하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회사에 신인이 들어오니 남편도 잊은 거야? 마음이 변했네.”반지훈의 진지한 말투에 강성연은 참지 못하고 풋 웃었다.“여보, 설마 질투하는 거예요?”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강성연은 그의 입술에 입술을 맞추더니 방긋 웃었다.“그럼 이따 같이 백화점에 가서 쇼핑하는 게 어때요? 그다음 지낼 곳도 찾아줘야 하거든요.” 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그 정도로 챙겨주는 거야?”강성연은 가까스로 웃음을 참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반지훈의 어두워진 눈빛을 보며 넥타이를 살짝 잡아당겼다.“같이 보러 갈래요?”반지훈은 넥타이를 빼앗았다.“싫어.”그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강성연은 그의 목을 그러안았다.“안돼요, 만나야 해요.”반지훈이 지그시 바라보자 강성연은 깔깔 웃었다.누군가가 노크했고 강성연은 그쪽에 시선을 돌렸다.“들어오세요.”문을 열고 들어온 강현과 반지훈과 눈을 맞췄다.강현은 좀 의아했다.좀 눈에 익은 얼굴이네, 하지만 왜 날 노려보는 거지?강성연은 강현 곁으로 걸어가더니 어깨동무를 했다.“전에 매형 만난 적이 없지? 인사해.”반지훈과 강현 모두 멍한 표정이었다.“매형?”그는 비록 반지훈을 본 적이 없지만 들어본 적은 있었다.강현은 곧 반지훈을 향해 머리를 끄덕였다.“매형, 안녕하세요.”반지훈은 대꾸하지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요즘은 남동생을 함부로 만드는 거야?”강성연과 강현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반지훈이 정말 오해한 걸 눈치챈 강성연은 재빨리 다가가 그와 팔짱을 꼈다.“진짜 남동생이에요. 지훈 씨, 자세히 봐봐요! 강현이잖아요.”강현도 고개를 끄덕였다.반지훈은 강현을 다시 살펴보더니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예전 강현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잖아?”강성연은 풉 웃음을 터뜨리더니 반지훈의 볼을 감싸며 말했다.“정말 놀랍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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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강현은 반지훈이 차가운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강성연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그는 최대한 말을 아꼈고, 반지훈이 먼저 말을 걸어줄 걸 예상하지 못했다.강현은 머리를 긁적였다.“그저 예전처럼 지내고 싶지 않아서요.”반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계속 전방을 주시했다.“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하는 건 좋은 거야.”반지훈의 차는 지역에서 가장 큰 백화점 밖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강현은 반지훈 뒤를 졸졸 따라갔고 백화점에 들어서자 사장과 관리층들이 웃으면서 맞이해줬다.“반지훈 대표님.”반지훈은 강현을 앞으로 밀었다.“이 아이한테 어울릴 옷 몇 벌 골라줘. 마음에 들어 하면 모두 포장하고.”강성연은 반지훈과 강현이 돌아오는 걸 보고 멍해졌다. 행정부에 있던 모든 직원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크게 벌렸다.강현이 입고 있는 양복은 반지훈이 고른 건데 스포츠머리에 양복을 입으니 정말 느낌 있었다. 역시 남자가 남자를 더 잘 아는 거였다.반지훈은 그녀 앞에 멈춰 서더니 강현을 흘깃 보며 물었다.“어때?”그녀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잘했어요.”처음 양복을 입어본 강현은 매우 어색해 보였다.강성연은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앞으로 이렇게 입고 다녀. 반크 아저씨가 너에게 사람들을 소개해줄 거야, 내가 이미 부탁해놨거든. 앞으로 그분들한테 배우면 돼.”강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사무실로 돌아온 강성연은 반지훈을 와락 끌어안더니 속삭였다.“지훈 오빠, 정말 보는 눈이 있는걸요?”반지훈은 그녀를 안고 소파로 갔다. 강성연은 그의 무릎에 앉아 그의 목을 꽉 그러안았다.반지훈은 그녀의 턱을 잡더니 입술 가까이로 다가갔다.“내가 보는 눈이 없었던 적 있어?”강성연은 그의 턱과 목젖에 입을 맞췄다. 반지훈이 그녀를 꽉 그러안으며 키스를 퍼부으려고 할 때 그녀는 고의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여보, 여기는 사무실이에요.”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날 죽이고 싶은 거야?”재미를 본 강성연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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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강성연이 물었다.“왜 그래요?”“음...... 강현 씨가 정말 대표님의 남동생이었어요?”직원들은 강현이 대표님 친척일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진짜 남동생일 줄은 몰랐다.강현이 한 번도 맞다고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갑자기 여직원들이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대표님, 또 다른 남동생이 있나요?”“남동생분 친구도 괜찮아요.”“......”회사에 훈남 몇 명을 더 채용해야겠어, 직원들이 남자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네.Y국, 한인 거리.송아영은 큰 광장에 서서 조각상과 비둘기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카메라를 들었다.금발머리 소녀가 다가와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송아영이 고개를 숙이자 소녀는 그녀에게 장미 한 송이를 건네주었고 뒤쪽을 가리켰다.고개를 돌린 송아영은 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육예찬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거리에 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조훈이 그녀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송아영은 외국에 나와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육예찬도 그녀에게 시간을 줬다.그들은 한 달 반, 42일 동안 만나지 못했다.Z국에서 Y국까지 찾아온 육예찬을 본 송아영은 장미를 들고 다가갔다.그의 앞에 멈춰선 송아영은 그제야 환각이 아니란 걸 발견하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당신은 어떻게...... 왔어?”육예찬은 그녀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보지 못한 동안 살 좀 빠진 것 같네.” 송아영은 울먹거렸다.“외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쌀도 맛없어.”육예찬은 눈물 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그래서 굶고 다닌 거야?”“아니거든.”송아영은 눈물을 훔쳤지만 주체할 수없이 계속 흘러내리는 눈물에 결국 육예찬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육예찬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안고 등을 두드렸다.“한 달 동안 당신이 어디로 팔려가지는 않을까, 굶고 다니진 않을까 항상 걱정했어.”그는 머뭇거리다가 그녀의 정수리에 턱을 괴며 꽉 그러안았다.“그리고 당신이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되었어.”송아영은 멈칫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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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송아영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몰라, 왜 자꾸 물어봐.”육예찬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손을 잡으며 말했다.“가자, 길 잃은 고양이한테 집을 찾아줘야지.”송아영은 장미를 안고 그를 종종 따라갔다.“누가 길을 잃었다고 그래?”육예찬은 픽 웃었다.“한 달 동안 돌아가지 않았잖아. 집을 찾을 수 있겠어?”송아영은 콧방귀를 뀌었다.“당연하지. 결혼하기 전에 많이 놀아둬야 하지 않겠어?”그는 발걸음을 멈추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그건 그래. 결혼하면 널 절대 혼자 보내지 않을 테니까.”송아영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갑자기 손을 내뻗었다.“업어줘.”육예찬은 멍한 표정으로 주위 행인들을 둘러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정말?”송아영은 당당하게 말했다.“어차피 외국에 날 아는 사람도 없잖아.”육예찬은 그녀를 등지고 쪼그려 앉았다.“업혀.”송아영은 웃으면서 그의 등에 업혔다. 거리에 외국인들은 그들을 보면서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육예찬은 그녀를 업고 호텔 방에 들어선 후 내려놓더니 키스를 퍼부었다.송아영은 그의 목을 그러안으며 격렬하게 반응했다.사실 그들이 관계를 가졌던 건 사무실 그날뿐이었다. 하지만 그때 너무 아팠던 송아영은 그 일에 좀 거부감을 가졌으며, 육예찬도 강요하지 않았다.오늘의 육예찬은 매우 부드러웠다. 송아영도 처음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아침, 비쳐들어온 햇살에 송아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옆으로 누웠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은 그녀는 빈자리를 느끼고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운을 걸치고 일어선 송아영은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침대에 주저앉았다.아...... 어제 너무 무리한 것 같아!그녀는 이마를 주무르며 거실로 나갔다.“육예찬, 어디 간 거야?”고개를 돌리니 육예찬이 가운을 입고 웃으면서 통화를 하고 있는 게 보였다.송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여자는 아니겠지?고개를 돌린 육예찬은 송아영을 보고 몇 마디 더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는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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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송아영이 물었다.“아침에 동창들이랑 전화했던 거야?”육예찬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아니면?”송아영은 메뉴를 펼치더니 또 물었다.“여자? 아니면 남자?”육예찬은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당연히 남자지. 여자인 줄 알았어?”송아영은 메뉴를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들이 주문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예찬의 두 동창이 나타났다. “하이, 예찬, 오랜만이야. 우리를 잊지 않았군. 네가 갑자기 연락할 줄은 몰랐어.”열정적으로 인사하는 남자는 금테 안경에 양복을 입고 있어 척 보아도 성공인사 같았다. 다른 한 명은 레게 머리에 아주 힙한 옷을 입고 있었다.둘은 다가와 육예찬과 포옹했다.육예찬은 웃으며 말했다.“네들이 졸업하고 외국에 가서 만나지 못한 거잖아.”레게 머리 남자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너도 기회가 있었잖아. 결국 국내에 남았지만.”육예찬이 말했다.“난 어디에 있든 마찬가지야.”양복을 입은 남자는 송아영을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이분은 네......”송아영이 일어서자 육예찬은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안으면서 소개했다.“내 아내야.”두 남자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와, 정말? 너도 결혼을 하는 거야? 이거 몰카 아니지?”육예찬은 진지하게 대답했다.“그래, 집에서 겨우겨우 뺏어온 아내야.” 두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뜻이야?”송아영이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육예찬은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아니야? 집안끼리 먼저 약혼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한테 빼앗겼을 수도 있잖아.”송아영은 할 말이 없었다.10년 동안 만나지 못한 동창들은 식사 내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복을 입은 남자의 이름은 박시현, 그도 음악 학원의 학생이었다. 박시현의 부모가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그는 졸업한 후 바로 가업을 이어받았다.레게 머리를 한 남자의 이름은 도지석으로 졸업한 후 외국에서 록 밴드를 하고 있었다.그들은 육예찬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매우 놀라워했다. 박시현은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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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송아영은 의아한 마음에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민악과가 어때서?계속 침묵하고 있던 육예찬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예전에 난 민악과 학생을 좋아하지 않았어. 전통 음악은 틀에 박혀있고 식상해 젊은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리고 민악의 매력이 도대체 뭔지 이해할 수 없었어. 서울 고등학교 공연을 보고서야 민악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진 거야.”박시현은 웃으며 말했다.“아, 서울 고등학교 공연을 말하니 기억나. 확실히 그날 민악 공연은 아주 멋졌어. 판소리에 랩을 결합해서 했잖아, 이름이 뭐였더라? 엄청 인기가 좋았어.”그는 노래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판소리를 하던 공연자의 탄탄한 목소리는 똑똑히 기억났다.송아영은 그들의 말을 듣고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날 말하고 있는 거잖아?육예찬은 갑자기 송아영의 손을 잡더니 이렇게 말했다.“궁금하면 아영이한테 물어봐.”두 사람은 그녀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아영 씨한테 물어보라고?”육예찬은 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주인공이 여기 앉아있잖아.”두 사람은 그제야 깨닫고 깜짝 놀랐다.“그때 서울 고등학교 공연에서 판소리를 했던 여학생이야?”육예찬은 송아영의 손을 잡고 손끝에 입을 맞췄다.“그러니 서울 고등학교 공연 때부터 우리의 인연이 정해진 거지.”서울 고등학교 공연을 보기 전까지 육예찬은 민악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 그는 식상하고 케케묵은 고전 음악에게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또한 우강인 교수님과 민악과 학생들이 뭘 견지하고 있는 건지 더더욱 이해되지 않았다.그날, 육예찬은 평소와 다름없이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연습하고 있었다. 박시현과 도지석도 같은 동아리였다. 육예찬이 연습실에 갈 때마다 복도는 여학생들로 붐볐지만 육예찬은 신경 쓰지 않았다.연습은 좀 늦은 시간에 끝났고 육예찬과 박시현, 도지석은 기숙사로 걸어갔다.박시현은 육예찬과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했다.“예찬아, 네가 연습실에 오면 여자들이 엄청 많이 찾아와. 차라리 데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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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여학생은 편지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더니 입술을 깨물었다.육예찬은 그녀의 편지를 받지 않고 그저 흘깃 본 후 떠났다.박시현은 여학생의 어깨를 두드린 후 말했다.“미안하게 됐어.”그들이 몇 걸음 걸었을 때 뒤에서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선배님, 민악과가 어때서요? 민악도 음악이에요.”육예찬이 발걸음을 멈추자 박시현과 도지석은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여학생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전 이해할 수 없어요. 제가 민악과 학생이라서 서양 음악과 선배님을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예요?”육예찬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저 내가 민악을 좋아하지 않는 거야. 여자친구를 사귄다 해도 민악과 여자는 아닐거야.”여학생은 제자리에 굳었다.육예찬이 몸을 돌려 떠나자 도지석은 웃으며 말했다.“예찬아, 모든 일은 다 가능성이 있는 거야.”그는 도지석을 흘깃 보았다.“그럴 리가 없어.”박시현은 도지석을 잡아당겼다. “연애를 하려고 해도 같은 취미가 있어야 하잖아. 예찬은 민악을 싫어하는 데 어떻게 민악과 여자친구를 찾을 수 있겠어?”도지석은 잠깐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그래.”박시현은 하하 웃었다.“하지만 예찬은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잖아. 내 생각엔 평생 혼자 살 거 같아.”그와 도지석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고 육예찬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그들을 본 후 계속 걸었다.며칠 후 서울 고등학교 교장이 직접 육예찬을 찾아와 육예찬 동아리를 초대했다. 음악 학원을 대표해 공연하면서 고등학생들의 기운을 북돋아 달라는 거였다.육예찬은 음악 학원을 대표하는 일이라 생각해 바로 응낙했다.서울 고등학교 공연에서 육예찬이 있는 동아리는 음악 학원을 대표해 개막식을 치렀다. 공연이 끝난 후 그들은 백스테이지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다.박시현은 백스테이지에서 공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고등학생들을 발견했다. 부랴부랴 화장을 하고 있는 학생, 긴장한 얼굴로 연습하고 있는 학생로 가득했다.“고등학생들은 정말 활력이 넘쳐.”육예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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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소녀는 다가가 간식 봉지를 받았다.“역시 의리남이야. 마침 당 떨어졌는데.”조훈은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말했다.“기념사진 한 장 찍어야지.”포즈를 취하던 그녀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둘을 바라보았다.“같이 찍어.”강성연이 팔짱을 끼면서 고개를 저었지만 그녀는 억지로 카메라를 들이밀었다.“빨리, 예쁜 얼굴을 왜 자꾸 감추는 거야, 조훈도 같이 찍어.”세 사람은 그렇게 백스테이지에서 사진을 찍었다.이때 박시현이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뭐해? 지석이가 기다리고 있어, 얼른 가자.”육예찬은 고개를 끄덕인 후 상자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한차례 공연이 끝난 후 민악과의 차례가 되었다. 박시현은 지루해 하며 말했다.“민악이네, 또 자장가 부르는 거 아니야?”그들은 음악 학원에서 일반적으로 민악과 공연을 보지 않았다. 너무 지루하고 식상했다.도지석은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괜찮아. 요즘 불면증 심했는데 자장가 불러주면 좋지. 난 좀 잘게, 끝나면 깨워줘.”육예찬은 휴대폰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스테이지 라이트는 어두워졌다가 중간에 고전 한복을 입은 소녀에게 집중되었다.육예찬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스테이지를 흘깃 보았다. 백스테이지에서 봤던 소녀였다.스포 라이트를 받은 소녀는 아까보다 더 빛나 보였다.소녀는 접선을 흔들더니 판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웅장하고 슬픈 음악이 공연장에 울려 퍼졌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가야금과 피리, 베이스와 드럼의 소리가 섞여있었다.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소녀의 판소리와 소년의 랩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고전 음악과 힙합의 만남은 정말 색다르고도 멋졌다.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리자 떠나갈 듯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육예찬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손뼉을 쳤고, 박수소리에 놀라서 깬 박시현과 도지석은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육예찬은 민악과 공연을 보는 횟수가 적을뿐만 아니라 손뼉을 치는 일이 없었다.육예찬 스스로도 오늘 밤 서울 고등학교 공연에서 민악에 대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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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육예찬은 서재를 지나칠 때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아영이가 어떻게 퇴학을 당해?”라민희는 탄식하며 말했다.“모르겠어. 학교 측에서는 아영이가...... 음악 학원에 들어가려고 친구를 계단에서 밀었다고 해.”연희정은 깜짝 놀랐다.“아영이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나도 아니라는 걸 알아, 아영이는 내 조카잖아. 그런 짓을 할 애가 아니야. 하지만 이 일이 아영이한테 큰 충격을 준 것 같아서 걱정돼......”라민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희정은 잔을 내려놓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럼 그 피해자의 가족들은 뭐라고 해?”“피해자 아버지는 영황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라 인맥이 넓어. 예전에 한미영의 매니저이기도 하고. 지금 피해 학생은 식물인간이 되었고 학교 측에서는 아영이한테 책임을 묻고 있어. 증인으로 나서는 학생도 없고 말이야.”“지금 아영이는 법원으로 가는 걸 싫어하고 송인후는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덮었어.”육예찬은 밖에서 한참 들은 뒤에야 떠났다. 그의 어머니와 라민희는 친구였고 라민희는 송씨 가문의 사람이었다.그는 예전부터 “아영”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저 그처럼 음악에 재능이 있는 여자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사실 그는 어머니가 항상 이야기하던 송씨 가문 아가씨와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그의 가족들이 자주 “아영”이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에 그 이름이 기억에 남았다.가끔 송인후와 라민희는 육예찬 집에서 밥을 먹기도 했다. 송인후는 항상 딸에 대한 불평을 늘여놓았고 퇴학한 후 딸이 180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집에 물건들을 모두 바꾼 후 악기에 손도 대지 않는다고 했다.예전 그들은 항상 “아영”이가 얼마나 생기발랄하고 재능이 많은지에 대해 이야기했었다.하지만 지금은 “아영”이를 말할 때마다 골치 아파했다. 반항기에 접어드는지 걸핏하면 가출한다고 했다.그때부터 육예찬은 그녀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는 “아영”에 대해 많이 들었으나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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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처음 송아영을 보게 된 건 명승희와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는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포장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고 소음이 싫어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그가 테이블에 놓인 잡지를 보고 있을 때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강미현, 너 뭐 하려는 거야? 여기는 레스토랑이라고, 미쳐도 곱게 미쳐. 다른 사람 식사하는 걸 방해하지 말고.”큰 소리에 육예찬은 좀 기분이 상했다.곧 웨이터의 말리는 소리가 들렸고 한 여자가 욕설을 퍼부었는데 아주 저속했다.그는 잡지를 테이블에 던진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쪽으로 다가갔을 때 한 여자가 맞은편에 앉은 여자한테 커피를 뿌렸다.“이모!” 선글라스를 쓴 남자아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선글라스를 벗은 남자아이의 얼굴을 본 육예찬은 좀 놀랐다.음악 학원에서 본 아이잖아? 강시언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그는 곧 남자아이의 행동에 놀랐다. 그는 테이블에 놓인 물을 맞은편 여자에게 뿌렸다.여자는 씩씩거리면서 일어서더니 손을 들었다.“이 빌어먹을 놈이......”강시언 곁에 있던 여자는 일어서서 앞을 가로막았다. 육예찬은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잡은 후 이어폰을 뺏다. 그는 물을 맞고 메이크업이 엉망이 된 여자를 보며 말했다.“당신 어린애한테 뭐하려고 하는 거야?”강시언은 음악 학원 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는 못 본척 할 수 없었다.또한 그는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땡땡이를 쳤다는 사실에 격분하고 있었다.육예찬은 고개를 돌려 커피를 닦고 있는 여자를 보았다.“엄마가 어떻게 애가 땡땡이치는 걸 내버려 둬요?”여자가 고개를 든 순간 그는 왠지 익숙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여자는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저한테 말하는 거예요?”그는 여자를 흘깃 보며 대답했다.“귀머거리가 아니면 이해했을 거라 생각해요.”여자는 좀 화나 보였다.“뭐라는 거예요, 미친 사람인 건가?”육예찬은 처음으로 여자한테 욕을 먹었다.이때 강시언이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이모, 화내지 마요. 저 미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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