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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여학생은 편지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육예찬은 그녀의 편지를 받지 않고 그저 흘깃 본 후 떠났다.

박시현은 여학생의 어깨를 두드린 후 말했다.

“미안하게 됐어.”

그들이 몇 걸음 걸었을 때 뒤에서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님, 민악과가 어때서요? 민악도 음악이에요.”

육예찬이 발걸음을 멈추자 박시현과 도지석은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여학생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 전 이해할 수 없어요. 제가 민악과 학생이라서 서양 음악과 선배님을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예요?”

육예찬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저 내가 민악을 좋아하지 않는 거야. 여자친구를 사귄다 해도 민악과 여자는 아닐거야.”

여학생은 제자리에 굳었다.

육예찬이 몸을 돌려 떠나자 도지석은 웃으며 말했다.

“예찬아, 모든 일은 다 가능성이 있는 거야.”

그는 도지석을 흘깃 보았다.

“그럴 리가 없어.”

박시현은 도지석을 잡아당겼다.

“연애를 하려고 해도 같은 취미가 있어야 하잖아. 예찬은 민악을 싫어하는 데 어떻게 민악과 여자친구를 찾을 수 있겠어?”

도지석은 잠깐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래.”

박시현은 하하 웃었다.

“하지만 예찬은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잖아. 내 생각엔 평생 혼자 살 거 같아.”

그와 도지석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고 육예찬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그들을 본 후 계속 걸었다.

며칠 후 서울 고등학교 교장이 직접 육예찬을 찾아와 육예찬 동아리를 초대했다. 음악 학원을 대표해 공연하면서 고등학생들의 기운을 북돋아 달라는 거였다.

육예찬은 음악 학원을 대표하는 일이라 생각해 바로 응낙했다.

서울 고등학교 공연에서 육예찬이 있는 동아리는 음악 학원을 대표해 개막식을 치렀다. 공연이 끝난 후 그들은 백스테이지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다.

박시현은 백스테이지에서 공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고등학생들을 발견했다. 부랴부랴 화장을 하고 있는 학생, 긴장한 얼굴로 연습하고 있는 학생로 가득했다.

“고등학생들은 정말 활력이 넘쳐.”

육예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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