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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송아영은 당황했다.

우강인은 송아영의 앞에 서서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영아.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하길 바라서는 안 돼. 다른 사람들이 부정할 때일수록 그들에게 증명해 보여야 하는 법이야.”

막막함을 느꼈던 송아영은 우강인의 조언에 문득 깨달았다.

그녀는 웃어 보였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선배.”

송아영은 우강인을 향해 허리를 숙인 뒤 사무실을 나섰다. 우강인은 그녀의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며칠 뒤, 송아영은 민악과 학생들을 불렀고 학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송 선생님, 저희는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송아영은 들고 있던 악보를 바라보며 웃었다.

“악단을 만들려고!”

한 여학생이 의아한 듯 물었다.

“악단이요?”

다른 여학생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민악이 어떻게 악단을 만들어요? 서양 음악 배우는 애들이 우리가 연습하는 걸 보면 장송곡이라도 연주하냐고 비웃어요.”

“맞아요. 요즘 그것 때문에 연습할 마음이 사라졌어요.”

송아영은 축 처져 있는 아이들을 보며 손뼉을 쳤다.

“누가 우리 민악이 장송곡만 연주한다고 그래? 우리 조상님들이 물려준 좋은 걸 알아보지 못하는 걔들에게 문제가 있는 거야. 걔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지 않으면 계속 우리를 만만하게 볼 거야!”

학생들은 당황했다.

그들은 송아영이 이렇게 씩씩거리면서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 봤다.

“푸흡.”

입구에서 두 여선생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선생의 옆에는 서양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이 여럿 서 있었다.

“송 선생님, 그런 말 하면 난처해지는 건 본인일 텐데요? 민악 이제 곧 망할 텐데 왜 쓸데없이 발버둥 치려고 해요?”

송아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누가 민악이 망할 거라고 하던가요?”

한 여선생이 팔짱을 두르며 거만하게 웃었다.

“다들 아는 사실이잖아요. 올해 민악과에 들어온 애들이 몇이나 돼요? 백 명은 돼요? 재능 있는 학생들은 다 서양 음악을 선택해요. 피아노랑 첼로, 바이올린이 40%를 차지하고 다른 전공도 민악보다 몇 배는 더 많죠. 서양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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