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11 - 챕터 1820

2452 챕터

제1811화

임상언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기도 잘 모른다고 표현했다.사실 한소은이 없었다면 임상언이 직접 이런 일에 관여하지는 않았다.여러 번 와봤지만 대부분 감독하러 왔을 뿐, 이 안의 자세한 절차나 이런 것들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아마도 그가 이런 것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유한성이 그를 많이 제한하지 않았을 것이다.게다가 그의 약점을 쥐고 있으니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고 한소은 옆에 같은 나라 사람이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임상언의 손에는 연구 자금이 쥐어져 있었다. 그들은 임상언의 자금과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의 홍채와 지문을 입력하여 그가 이곳을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이 물건이 무엇이고 이것들은 무엇을 하는 것들이냐고 물어본다면, 임상언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하자, 한소은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서 유리 덮개를 사이에 두고 거대한 식물, 정확히는 독을 가진 식물을 자세히 관찰했다.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다.“조심하세요!”순간 임상언이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이건 독이 있어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요!”임상언은 비록 이것이 무슨 독초인지는 모르지만, 독이 있는 물건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지금 하는 실험은 모두 이 물건 속에서 추출한 것이다.임상언에게 끌려 몇 걸음 뒤로 물러난 한소은은 안색이 침착했다.그녀의 눈빛은 앞에 있는 식물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이것이 독이라는 거 알아요. 게다가 엄청난 독이죠.”이건 뇌공등이지만 완전히 뇌공등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변이된 뇌공등이다.그들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식물에 무슨 짓을 해서 변이를 일으켰는지, 왜 이렇게 크고 이상하게 자랐는지 한소은은 무척이나 궁금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아마 독성이 더 강해졌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한소은은 왜 그들이 연구해 낸 온갖 기괴한 바이러스들이 그렇게 공략하기 어려운 것인지, 왜 이전에는 본 적이 없었던 바이러스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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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2화

한소은은 별 생각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자료들을 보기 시작했다. 한장 한장 뒤지면서 전에 자기의 작업실에서 했던 실험들과 사실 별반 다르지 않다는걸 깨달았다.애초에 약 성분이 완전히 발현되게 하면 향료의 향은 자연히 가려지게 되고, 향료의 정상적인 향기를 끌어올리려면 약 성분이 억눌려 최상의 상태가 되지 못한다.이 둘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소은은 왜 굳이 이렇게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 줄곧 이해하지 못했다. 이 세상의 불완전한 것은 일상이며 결점을 포용할 수 있는 불완전함이 진정한 완벽이라 생각했다.특히 전에 연구한 것은 모두 병을 치료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면 향료의 향이 좀 덜 하더라도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환자들은 모두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약 냄새에 집착하여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할 필요가 없다.한소은은 연구의 주된 방향이 약이 아니라 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이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고 자신도 모르게 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중독되게 만들고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생각해 보면 그들이 독을 먹이려고 하는 사람은 모두 중요한 인물이었다.상대방을 독살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장악하여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것이다.이런 중요한 인물은 신변의 보호 조치가 모두 매우 치밀하기 마련인데, 직접 독을 투약하는 방식이 쉽지는 않으니, 바로 이런 향료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닐까? 다만, 한소은은 그들의 목표물이 누구인지 아직 알지 못했다.모든 자료를 훑어본 후에, 한소은은 고개를 저었다.옆에 서 있던 임상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떻습니까?”“이 자료는 완전한 자료가 아니에요.”한소은은 물건을 임상언의 손에 쥐여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내가 원하는 것은 모든 자료에요! 어떤 조금의 숨김도 없는 그런 자료 말이에요.”“이게 전부예요.”임상언이 어리둥절해 하며 대답했다.한소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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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3화

불쾌함이 가득 섞인 상대방의 목소리에 임상언은 멍해졌다.이 사람이 어디서 그렇게 괴팍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지 몰랐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상대방의 짜증은 느낄 수 있었다. 임상언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이 자료들이 다 인가요?”“방금 다 줬잖아요.”상대방은 여전히 짜증이 섞인 말투로 되물었다.임상언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한소은 씨가 방금 이 자료들은 데이터가 완벽하지 않다고 했어요. 혹시 빠진 게 있는지 찾아봐 주시겠어요?”임상언은 다시 말하며 이번에는 보스를 내세워 그 사람을 압박했다.“이 실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고 있겠죠? 지금 한소은 씨가 와서 전면적으로 실험을 책임지게 되었어요. 그러니 반드시 모든 자료와 데이터를 다 정리해서 한소은 씨에게 줘야 해요.”그 사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임상언을 한번 쳐다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한소은에게로 향했다.“데이터는 그게 다예요. 한소은씨 께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한소은 씨 탓이겠죠.”이 말은 분명 한소은에게 한 말이다.이것은 한소은이 이 자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자료의 미비를 탓하고 있다는 뜻이다.“이봐, 당신!”임상언이 체면이 깎여 화를 내었다.‘감히 누구 앞에서 이렇게 고고한 척 하는거지?’그러나 한소은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가볍게 손을 들었다.“모든 데이터가 이게 다라면 이 실험이 왜 계속 실패했는지 알 것 같네요. 가장 중요한 기록은 하나도 하지 않았으니 계속 실패하는 거죠. 지금까지 어떻게 실험하고 있었는지 정말 알 수가 없네요.”한소은은 조금도 그들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그들의 데이터가 잘 정리되지 않았다고 깎아내렸다. 그러자 실험하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한소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이 사람들은 모두 착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다들 각 분야의 엘리트들이었다. 실험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모두 반복되는 실패에서 개선하고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시간은 급하고 임무가 막중하니 그렇게 빨리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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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4화

다만, 이 조직에서 보스, 그리고 맨 위에 있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서로의 신분과 배경을 알지 못한다. 임상언과 주효영도 마찬가지다.임상언은 지금 이런 태도로 한소은을 대하는 사람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상대방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마음속으로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이렇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좋은 일이 아니다 보니 임상언은 한 발 앞으로 나아가 말리려 했다.“한소은 씨는 당신에게 명령하려는 게 아니에요. 다만, 보스께서 이곳의 모든 건 한소은 씨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약속하셨어요. 그러니 한소은 씨가 내려놓으라면 그만 내려놓는 게 좋아요.”“내가 왜 그래야 하죠?”하지만 그 사람은 전혀 임상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 목구멍에서 웃음소리까지 내며 말했다.“내가 가져가려는 것은 나의 실험 결과물이에요. 한소은 씨가 그렇게 대단하시다면 자기가 직접 실험해서 결과를 얻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자기가 왔으니 걱정할 거 없다고 하잖아요.”“물건은 이 실험실 안에 있던 것이니 가지고 나갈 수 없어요.”한소은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놀리는 물었다.“왜요, 내가 이 실험이 실패되었다고 말할까 봐 두려운가요?”“그런 방법으로 날 위협하지 못해요.”그 사람은 뒤로 돌아 실험실을 나가려 했다.“난 당신과 여기서 말싸움할 시간이 없어요.”“당신 말대로 시간을 낭비하는 건지, 아니면 자기 물건이 또 다른 실패 사례가 될까 봐 두려워하는 건지 궁금하네요.”한소은은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옆에 있던 임상언이 멈칫했다.한소은의 이 한마디는 그 사람을 화나게 했다.그 사람은 갑자기 몸을 돌려 날카롭게 변한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뭐라고 했어요?! 이게 뭔지나 알고 실패 케이스라는 거에요?! 여기 서서 아무 말이나 하고, 몇 마디 한다고 자기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물론이죠!”한소은이 재빨리 말했다.“당신은 최고의 약재와 가장 비싼 향료를 썼죠. 서역 오두의 독성과 용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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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5화

사무실 안은 놀랍도록 조용했다. 가운데에 한 사람이 서 있지 않았다면, 정말 여기 사람이 없는 줄 알았을 것이다.여자는 한쪽 손을 옆으로 늘어뜨리고 다른 한 손은 가슴에 움켜쥔 채 서 있었다.그러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 앞에 서 있는 사람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날카로운 눈빛으로 가면을 뚫고 나와 그녀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마치 눈빛만으로 그녀를 벽에 박을 수 있을 것 같았다.“보스…….”여자는 입을 열자마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잔이 그녀 앞에서 박살 났고,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그녀의 발등에 몇 조각이 튀었다. 다행히 신발을 신고 있었기 때문에 유리 조각에 베지 않았다.그녀는 거기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그냥 그렇게 유한성이 화를 내도록 내버려두었다.“내가 너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주고 너무 방자하게 내버려두었나 봐? 이제 내 말도 안 들으려고? 주효영!”마지막에 그녀의 이름을 내뱉을 때 유한성은 그야말로 이를 갈며 이 틈에서 이 세 글자를 짜냈다.주효영은 등을 곧게 펴고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있는 컵 조각들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니요.”“아니라고!?”또 다른 컵이 그녀의 이마로 날아가자, 순간 피가 그녀의 뺨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따뜻한 피가 그녀의 하얀 뺨을 따라 흘러내려 오자 빨강과 하얀색이 기괴한 색 차이를 이루었다. 언뜻 보기엔 요염한 빨간색 장미처럼 보였지만 이윽고 피비린내가 방안을 채웠다.“너는 네가 지금 ‘죽은 사람'인 걸 잊은 거야? 너는 이미 ‘죽었어'! ‘죽은 사람'이 이렇게 대범하게 실험실로 달려가고, 한소은과 임상언의 앞에서 알짱거려? 너는 그들이 너를 알아보지 못할까 봐 그러는 거야? 왜? 네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가서 말하지 그래?!”유한성은 CCTV를 통해 이 모든 것을 보았을 때 거의 화가 나서 까무러칠 뻔했다.주효영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이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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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6화

주효영은 손가락을 움켜쥐었다가 느릿느릿 풀더니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 유한성에게 물건을 내밀었다.주효영의 손바닥 안에는 가만히 누워있는 반투명한 작은 병이 있었다. 유한성은 그 작은 병을 보면서 갑자기 내밀던 손을 멈추었고 조금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효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손을 내밀고 그를 쳐다보았다.유한성은 허공에 멈칫했던 손을 거두고 두 팔로 팔짱을 꼈다. 그는 그곳에 서서 눈을 가늘게 뜨고 주효영에게 말했다.“열어!”그는 원래 키가 작았다. 지금은 두 팔을 교차하여 감싸 안고 있어 사람이 더욱 야위고 작아 보였다.하필이면 높은 곳에 서서 남을 능멸하는 모습을 보이려 하니 얼마나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지 말할 필요도 없다.주효영은 입술을 씩 치켜 올리고는 다른 말 없이 뚜껑을 비틀었다.“뽁” 하는 아주 가벼운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렸다.곧 그윽한 냄새가 방안에 흩어졌고 아주 섬세하고 달콤한 향기가 한 가닥 한 가닥 나부끼며 느릿느릿 공기 속으로 퍼졌다.유한성은 미간을 찌푸린 채 얼른 감싼 손을 풀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입과 코를 가렸다.“누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열라고 했어? 저리 치워.”그의 목소리는 우렁우렁 울렸고 눈빛에서는 약간의 긴장감이 흘렀다.“보스, 이 ‘향수’의 묘미는 반드시 피부에 닿아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예요. 단지 냄새만 퍼졌을 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세요.”주효영은 자기의 말을 확인해 주려는 듯 병 입구에 가까이 가서 깊게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이윽고 그녀는 눈을 감고 마치 향기에 도취한 듯 말했다.“정말 향기롭지 않나요!”유한성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면서 여전히 경계심을 놓지 않았다. 다만 그렇게 긴장하지 않고 코를 움켜쥐며 물었다.“확실해? 이번에는 성공한 거야?”“보스, 한소은의 말을 그렇게 믿으세요?”주효영은 느릿느릿하게 병뚜껑을 닫았지만, 유한성은 여전히 코를 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는 것을 보고 계속 말했다.“나는 정말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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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7화

“똑똑똑.”바로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순간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얼굴이 굳어지며 서로를 보았다.이어서 유한성이 말했다.“넌 저기 뒤로 가있어!”유한성은 뒤의 방향을 가리키며 주효영보고 피하라고 눈짓했다.주효영은 빠른 걸음으로 뒤로 갔고 유한성의 곁을 지나갈 때 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잠깐!”유한성이 부르자 주효영은 멈칫하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물건은 두고 가!”이렇게 말하면서 유한성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탁탁 쳤다.주효영은 머뭇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고분고분하게 물건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다시 한번 그를 깊게 쳐다본 후 발걸음을 재촉하여 재빨리 떠났다.앞에 있는 이 남자는 괴팍하고 성격이 괴상하여 종잡을 수 없다.게다가 그의 몸매는 자신이 잡으려 하면 정말 쉬운 일이다. 그러나 주효영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임상언도 그러지 않았다.감히 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를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배후 세력과 조직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유한성은 혼자가 아니었고 최종 보스도 아니다. 그의 뒤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그들은 감히 그 위험을 감당할 수 없었다.주효영에게 그녀가 원하는 것은 세상을 뒤흔드는 절세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곧 그녀의 그림자가 남자의 뒤로 사라졌다.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사람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유한성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들어와!”말을 마치고 유한성은 느릿하게 두 손으로 책상을 받치고 미끄러져 책상 위에 앉았다.자연스럽게 두 다리를 늘어뜨리고 한가로이 흔들며 바로 손에 쥐어 주효영이 내려놓은 그 물건을 손에 쥐고 놀았다.임상언이 들어왔을 때 어리둥절했다.이 방은 마치 방금 큰 전쟁을 겪은 것 같았다. 바닥에는 온통 유리 조각들이다. 발을 디딜 때 밟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그리고 땅에는 약간의 핏자국이 어렴풋이 섞여 있는데 마치 누군가 다친 것 같았다.여기서 누군가가 다치거나 피를 흘리는 것은 결코 희한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이 발생한 장소가 좀 맞지 않았다. 유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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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8화

임상언은 눈을 가늘게 뜨고 유한성이 작은 병에 집중해서 쳐다보는 것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그건…….”“응?”임상언이 머뭇거리는 목소리를 듣고 유한성은 마침내 시선을 그에게 돌리고 고개를 돌려 약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큼큼…….”임상언은 작게 기침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나서 말했다.“한소은이 방금 그게 실패작이라고 했었거든요.”“나도 알아.”병이 유한성의 손가락 사이를 돌면서 액체가 흔들렸다.반투명인 병이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눈앞의 이 남자와 같이 매우 불안정하게 보였다.“그럼…….”임상언은 잠시 멈추고 계속 말하지 않았다.유한성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 소리는 마치 철로 벽을 긁는 것 같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였다.“내가 왜 이 실패작을 고집하냐고 묻고 싶은 거야?”임상언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에게 화답한 셈이다.“왜냐하면, 나는 한소은을 전혀 믿지 않기 때문이야.”유한성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롭게 변하며 임상언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마치 모든 것을 뚫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임상언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이 남자는 정말 너무 간교하다. 마치 암울한 산속에 사는 늙은 여우 같았다. 자신이 그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일하다 보니 그가 조금도 다른 사람의 생각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또한 그에게 있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하찮은 것이었다.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고 무엇이든 파괴할 수 있다.이런 사람이야말로 끔찍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약점조차 찾을 수 없어 반격할 기회조차 없다.유한성은 그 것이 실패작이라는 한소은의 말을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만약 한소은 씨를 믿지 못한다면 왜 굳이 그 여자를 데려오라고 고집한 거죠? 한소은이 무슨 짓을 할까 겁나지 않나요?”임상언은 잠시 말을 멈추고 건조한 입술을 살짝 핥았다.이어서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한소은 그 여자가 이 실험을 망쳐서 우리의 공든 탑을 무너뜨리게 하는 건 두렵지 않나요?”“두려울 게 뭐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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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9화

“아니요.”임상언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그의 눈빛을 피하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유한성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임상언, 난 전혀 신경 안 써. 나 같은 사람은 죽는 게 두려울 줄 알아? 너는 나를 죽이지 않을 거야. 네 아들이 아직 내 손에 있기 때문이지. 단 하루라도 그가 네 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너는 감히 나를 죽이지 않을 거야.”몸쪽으로 늘어뜨린 주먹이 점점 더 꽉 쥐어지며 임상언은 애써 자제를 했다.하지만 아들 얘기가 나오자 순간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마지막으로 아들과 영상 통화를 했을 때는 일주일 전.임상언은 진작 몰래 사람을 보내 계속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혀 단서가 없었다. 심지어는 아이가 이미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닌지, 진작에 이 세상에 없는 것은 아닌지 나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자신이 보는 모든 것들은 모두 AI를 통해서, 혹은 미리 녹화해둔 녹화본으로 그를 속이며 그를 통제하기 위한 짓인지 의심할 때도 있었다.그러나 아들에게 매번 특정한 행동을 하게 하거나, 또는 일부러 과거의 사적인 일, 보잘것없는 사소한 일들을 언급할 때면 아들은 한 번도 틀리지 않고 다 맞췄다. 임상언은 또 참지 못하고 희망을 품었다.일찍이 아들에게 빚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만약 아들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아들을 구하지 못한다면, 임상언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의미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나는 보스에게 목숨을 받칠 수 있어요. 그러니 이제 그만 내 아들을 풀어줄 수 없나요?”임상언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유한성을 바라보며 속으로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우리 거래를 합시다.”“거래?”유한성은 눈썹을 찌푸리며 흥미롭게 그를 바라보았다.임상언은 고개를 끄덕였다.“실험실에 있는 약으로 나를 통제하세요. 당신이 원철수와 다른 사람들을 통제했던 것처럼 모든 약은 다 받아 들일게요. 아들이 나에게 돌아올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요.”“보스가 내 아들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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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0화

“내가 너에게 약을 쓰지 않은 이유는 내가 이 약의 부작용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야. 약으로 통제된 사람은 그 사람의 효력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 너에게 약을 쓰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 왜냐하면 넌 아직 나에게 이용 가치가 있다는 뜻이지. 그렇지 않으면…….”유한성은 말을 잠시 멈추더니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임상언은 어리둥절했다. 뇌는 아직 그의 말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했다.“내가 약을 쓰면 자의식이 없어져서 보스의 일을 도와줄 수 없다는 말인가요?”자의식을 잃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임상언은 유한성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의 말 속의 뜻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해서 다시 한번 더 물어보려고 할 때 남자는 오히려 그의 말을 끊었다.“그만, 나를 떠보려고 하지 마. 나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아들이 곁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진작에 알려 줬었잖아. 순순히 내 말을 듣고 협조하는 거야! 실험만 성공하고 계획이 달성되면 네 아들은 곧 네 곁으로 돌아갈 거야.”유한성은 한 손을 받치고 다시 책상 위에 섰다. 천천히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임상언을 바라보았다.“임상언, 너는 이 계획이 성공하기를 기도해야 할 거야. 왜냐하면…….”“계획이 이루어져야 네 아들이 사니까. 계획이 실패한다면, 크크크.”유한성은 침울한 얼굴로 임상언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아들은 이 위대한 계획의 첫 번째 부장품이 될 거야!”부장품 세 글자가 임상언의 가슴을 두들겨 그를 견딜 수 없게 했다.어금니를 꽉 물고 그는 억지로 말했다.“알았어요.”“한소은과 어떤 말을 했든, 너희들이 무엇을 계획하든 간에, 그 여자를 잘 지켜봐. 내가 마지막으로 너에게 경고하는데, 내 눈 밑에서 작은 행동을 하려고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잘 알겠지!”책상 위에 서 있어도 키가 얼마 안 되는 남자를 보면서 임상언은 자기 앞에 서 있는 것이 악마라고 생각했다.그는 한기가 들더니 갑자기 의기소침해졌다.임상언은 고개를 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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