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15화

사무실 안은 놀랍도록 조용했다. 가운데에 한 사람이 서 있지 않았다면, 정말 여기 사람이 없는 줄 알았을 것이다.

여자는 한쪽 손을 옆으로 늘어뜨리고 다른 한 손은 가슴에 움켜쥔 채 서 있었다.

그러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 앞에 서 있는 사람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날카로운 눈빛으로 가면을 뚫고 나와 그녀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마치 눈빛만으로 그녀를 벽에 박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보스…….”

여자는 입을 열자마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잔이 그녀 앞에서 박살 났고,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그녀의 발등에 몇 조각이 튀었다. 다행히 신발을 신고 있었기 때문에 유리 조각에 베지 않았다.

그녀는 거기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렇게 유한성이 화를 내도록 내버려두었다.

“내가 너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주고 너무 방자하게 내버려두었나 봐? 이제 내 말도 안 들으려고? 주효영!”

마지막에 그녀의 이름을 내뱉을 때 유한성은 그야말로 이를 갈며 이 틈에서 이 세 글자를 짜냈다.

주효영은 등을 곧게 펴고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있는 컵 조각들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아니라고!?”

또 다른 컵이 그녀의 이마로 날아가자, 순간 피가 그녀의 뺨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

따뜻한 피가 그녀의 하얀 뺨을 따라 흘러내려 오자 빨강과 하얀색이 기괴한 색 차이를 이루었다. 언뜻 보기엔 요염한 빨간색 장미처럼 보였지만 이윽고 피비린내가 방안을 채웠다.

“너는 네가 지금 ‘죽은 사람'인 걸 잊은 거야? 너는 이미 ‘죽었어'! ‘죽은 사람'이 이렇게 대범하게 실험실로 달려가고, 한소은과 임상언의 앞에서 알짱거려? 너는 그들이 너를 알아보지 못할까 봐 그러는 거야? 왜? 네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가서 말하지 그래?!”

유한성은 CCTV를 통해 이 모든 것을 보았을 때 거의 화가 나서 까무러칠 뻔했다.

주효영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이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