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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2화

한소은은 별 생각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자료들을 보기 시작했다. 한장 한장 뒤지면서 전에 자기의 작업실에서 했던 실험들과 사실 별반 다르지 않다는걸 깨달았다.

애초에 약 성분이 완전히 발현되게 하면 향료의 향은 자연히 가려지게 되고, 향료의 정상적인 향기를 끌어올리려면 약 성분이 억눌려 최상의 상태가 되지 못한다.

이 둘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소은은 왜 굳이 이렇게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 줄곧 이해하지 못했다. 이 세상의 불완전한 것은 일상이며 결점을 포용할 수 있는 불완전함이 진정한 완벽이라 생각했다.

특히 전에 연구한 것은 모두 병을 치료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면 향료의 향이 좀 덜 하더라도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환자들은 모두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약 냄새에 집착하여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할 필요가 없다.

한소은은 연구의 주된 방향이 약이 아니라 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이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고 자신도 모르게 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중독되게 만들고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 보면 그들이 독을 먹이려고 하는 사람은 모두 중요한 인물이었다.

상대방을 독살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장악하여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인물은 신변의 보호 조치가 모두 매우 치밀하기 마련인데, 직접 독을 투약하는 방식이 쉽지는 않으니, 바로 이런 향료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닐까? 다만, 한소은은 그들의 목표물이 누구인지 아직 알지 못했다.

모든 자료를 훑어본 후에, 한소은은 고개를 저었다.

옆에 서 있던 임상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이 자료는 완전한 자료가 아니에요.”

한소은은 물건을 임상언의 손에 쥐여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내가 원하는 것은 모든 자료에요! 어떤 조금의 숨김도 없는 그런 자료 말이에요.”

“이게 전부예요.”

임상언이 어리둥절해 하며 대답했다.

한소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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