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01 - 챕터 1810

2452 챕터

제1801화

한소은은 임상언을 따라 목적지에 도착했다.처음부터 한소은은 임상언이 자기를 데리고 가려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 다만 정문이 아니라 옆의 작은 문으로 차가 천천히 들어갈 줄은 몰랐다.언뜻 보기엔 보잘것없는 옆문인 것 같지만 위에는 감시 카메라가 있었고, 적외선 카메라도 달려 있었다. 자기 집에도 이러한 보안 시스템이 있었던 지라 한소은은 이곳의 보안 조치가 특히 엄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조직은 정말 대단하네요. 이런 곳까지 잠입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한소은은 꽤 감개무량하게 말했다.임상언은 입술을 살짝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는 곧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세웠다.임상언은 한소은을 엘리베이터로 안내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출입 카드를 찍은 후 맨 위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한소은은 이 엘리베이터가 상하 두 층, 즉 꼭대기 층과 아래층만 있고, 가운데 버튼은 숫자조차 없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챘다.사실 실험기지에 있을 때도 맨 위층의 몇 층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었다. 그때 한소은은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가장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세미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조직의 보스가 그곳에 있었던 것 같다.비록 보스를 본 적이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이미 한번 대면한 적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 한소은은 이전에 실험기지에 있을 때 얼굴을 본 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 다만 자신은 모를 뿐이다.배후가 도대체 누군지 몰랐는데 갑자기 만나게 되니 한소은은 불안감이 솟아올랐다.엘리베이터 안에서 한소은의 한 손은 습관적으로 허리를 받치고, 다른 손은 자기 아랫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다시 천천히 내뱉었다.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평범한 임산부가 거리를 구경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긴장하지 마요.”임상언이 곁눈으로 한소은을 힐끗 쳐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는 입술을 살짝 열었다 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한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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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2화

“잘했어!”이어 임상언의 말에 응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한소은은 여전히 사람을 보지 못했다. 임상언의 시선 향하는 자리에는 커다란 보스 의자만 있을 뿐이다.하지만 뒤에서 보니 누군가 앉아 있는 거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한소은 씨, 반갑습니다!”보스의자가 돌아가면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에 한소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침내 의자에 앉은 남자의 모습을 확인하자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임상언을 통제하고 굴복시키며 이렇게 많은 나쁜 짓을 하면서 전염병같은 인위적인 재난을 만들어낸 사람이 이렇게 왜소한 몸집을 가진 사람 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한소은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앞에 있는 작은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남자가 일어서면 자기 아들 김준보다도 키가 작을 것 같았다.왜소한 몸매에 복면을 쓰고 있었고 복면 밖으로 드러난 부분에는 흉악한 흉터가 보였다. 그의 눈동자는 음산하고 기이한 빛을 내비치고 있으며 한소은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손을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채 손가락을 살짝 짚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눈빛은 한소은을 불편하게 했다.“당신이었군요!”한소은은 놀란 얼굴을 했지만 목소리는 담담하게 말했다.“응? 날 알아요?”남자는 다소 놀란 듯 한 표정이었지만 흥미로운 듯 자기를 아는 한소은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한소은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곧장 뒤에 있는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허리에 받친 쿠션을 잡아당겨 편안하게 앉은 후에야 그를 보면서 느릿느릿하게 입을 떼었다.“물론 알죠! 남아시아의 전염병, 원철수의 세포를 가속하는 바이러스, 그리고 진정기를 컨트롤하는 침술, 모두 유한성 당신이 저지른 짓이잖아요.”“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도 있겠죠. 예를 들면, 지금 이 건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해요.”한소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유한성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한소은이 자기 앞에서 조금도 자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그의 흥미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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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3화

“보스.”한참이 지나서야 임상언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는 한소은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생각했다.‘이 여자가 정말 눈치가 없는 거야? 아니면 죽으려고 작정한 건가?’누가 봐도 유한성의 모습은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한소은은 그 점을 피해 가지 않을 망정 그의 앞에서 대놓고 말을 꺼냈다.유한성은 외적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많이 뒤틀린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반 인류적인 것들을 연구하려 하는 거다.“한소은 씨, 지금 이러는 거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거 모르나요?”유한성은 차가운 목소리로 한소은에게 물었다. 가면에 가려지지 않은 두 눈은 유난히 날카로워 보였다.한소은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만 유한성 씨는 날 죽이지는 않을 거잖아요. 적어도 지금은 죽이지 않겠죠?”“그렇게 자신만만 한가요?”유한성은 몸을 돌려 의자에 앉았다. 다리를 여유롭게 흔들며 한소은을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평온해 보였다.지금의 그는 포악함이 조금 가라앉은 것 같기도 하고, 화가 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임상언은 문득 유한성의 뜻을 알아차렸다. 지금은 아직 한소은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말해도 유한성이 그녀를 어떻게 대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한소은은 너무 모험적이었다. 일이 성사되면 그녀가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 같았다.유한성이 도대체 얼마나 왜곡된 사람인지 상상을 초월한다. 그가 얼마나 뒤끝이 있고 어떻게 그녀를 괴롭힐지 아무도 모른다.“유한성 씨가 이렇게 온갖 방법을 다 써서 임상언 씨에게 나를 데려오라고 했으니, 틀림없이 내가 없어서는 안 되는 거겠죠? 내가 필요한 이상 당연히 그렇게 쉽게 나를 죽이지 못할 거예요.”한소은은 조금도 놀란 기색이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유한성은 웃으며 물었다.“그럼, 일이 성사되고 나서 내가 당신과 결판을 낼 수 있다는 건 두렵지 않나요?”한소은은 더 빨리 대답했다.“그건 일이 성사된 후에 할 얘기인 거 같네요. 일이 아직 그 단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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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4화

한소은의 이런 직설적인 도발은 물론 위험을 무릅쓴 것이었다.얼굴은 침착하고, 한 손은 자기 아랫배를 가볍게 덮고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경계심을 높이고 있었다. 언제 자기에게 독을 먹이거나 함정에 제 발로 들어갈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임상언은 침을 살짝 삼키고 곁눈으로 유한성의 표정 변화를 흘겨보고 있었다.유한성의 입술 끝은 위로 올라갔지만, 두 눈은 실눈을 뜨고 한소은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몇 초 후에 유한성은 다시 날카로운 웃음소리를 내었다.“하하하하하…….”임상언은 어리둥절했다.한소은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다시 한번 귀를 후볐다.“그래, 한소은 씨 말이 맞아요!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꼭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죠.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라요!”유한성은 한소은의 말에 찬성하는 듯 말했다.“하지만 이건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요. 만약 당신이 나에게 어떤 속임수를 쓰려고 한다면 나는 한소은 씨 당신의 가족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내가 죽더라도 반드시 같이 저승으로 갈 사람을 데려갈 거란 말이죠!”그는 말을 마치고는 다시 고개를 젖히고 머리를 흔들며 웃기 시작했다.한소은은 그런 유한성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꽉 쥔 두 손의 손톱이 손바닥의 살을 파고들어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만약 할 수 있다면, 한소은은 지금 당장 달려들어 유한성의 목을 조르고 싶었다. 혹은 평생 배워온 무술로 그를 괴롭혀 죽게 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임상언이 전에 이 조직은 유한성 한 사람 뿐만이 아니라 그의 배후에 틀림없이 다른 사람이 더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그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 병기가 많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장악하지 않으면 어떤 후환이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그리고…….임남도 아직 그들의 손에 있다. 만약 유한성을 지금 목 졸라 죽인다면 그 아이의 행방은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된다.한소은은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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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5화

한소은의 질문에 유한성은 웃으며 느릿느릿 말했다.“이것은 한소은 씨가 걱정할 게 아니에요. 그게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고, 다른 어떤 총명한 사람일 수도 있죠. 그러나 절대로 멍청한 사람들은 아닐 거예요.”유한성 입에서 나오는 오만함과 무례함이 조금도 숨겨지지 않자, 한소은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웃었다.“그래서, 유한성 씨는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물론이죠!”유한성은 두 손을 벌리고 당당하게 대답했다.“최근에 일어난 일들로 증명되지 않았나요? 이 모든 것은 다 나의 계획에서 나온 것이고, 모두 내가 한 짓이죠. 이 세상은 나로 인해 혼란스러워졌어요. 만약 한소은 씨의 개입과 교란이 없었다면, 지금 아마 성공했겠죠!”말하자면 정말 안타깝긴 했다. 만약 처음부터 한소은을 끌어들였다면, 어쩌면 진작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다만 그 당시 유한성은 한소은이 이렇게 중요할 줄은 몰랐다. 한소은 없이 조직 내에서는 향과 약 성분을 완벽하게 조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었다. 연구가 지금까지 지연되자 부득이하게 그녀를 다시 끌어들였다.한소은은 불확실한 요소이다. 이 실험에 참여시키는 건 위험한 일이다. 부득이한 것이 아니라면 유한성은 한소은을 이용하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아니, 유한성 씨 당신은 틀렸어요.”한소은은 담담하게 말했다.“이 세상에는 우리보다 대단한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다만 유한성 씨의 시야가 낮아서 대단한 사람을 찾지 못한 거죠. 내가 없어도 국내의 전염병은 빨리 통제되었고 가장 정확한 선택과 대책을 내렸어요. 나 때문이 아니라도 당신들은 성공하지 못할 운명이었을 거예요.”“이것은 단지 한소은 씨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에요. 내가 본 바로는 그렇지 않아요!”유한성은 한소은의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다.유한성이 입수한 소식으로 봐서는 한소은이 해독제를 개발했기 때문에 이 전염병이 이렇게 빨리 통제될 수 있었다. 원래 그의 계획에 따르면 적어도 4분의 1의 사람은 이 전염병 속에서 죽거나 간접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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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6화

한소은은 임상언을 힐끗 쳐다보더니 시선을 돌려 유한성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거절했다.“그건 안 돼요!”“난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내 사업이 있어요. 핸드폰을 당신에게 준다면 연락할 수 없게 되잖아요. 나는 당신들을 도와 일을 하는 것이지, 당신들의 죄수가 되러 온 것이 아니에요.”“게다가 핸드폰은 나의 프라이버시에요. 절대 상납할 수 없어요. 그리고 당신들이 내 핸드폰을 가져가고 나서 바로 내 가족에게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아요? 난 내 가족이 항상 안전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야 해요.”“한소은 씨, 생각이 너무 앞섰네요.”유한성은 느릿느릿하게 말했다.“한소은 씨가 우리와 협력하고, 이 조직에 합류한다면, 우리는 한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우리가 어떻게 자기 사람을 곤란하게 할 수 있겠어요? 더욱이 당신 가족에게 손을 댈 필요도 없잖아요. 여기선, 우리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그러자 한소은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장난해요?! 당신들은 이유도 없이 해친 사람이 어디 적나요? 유한성 씨가 나를 믿지 않는 것처럼 나도 당신을 믿지 않아요.”“당신들은 자기 사람을 곤란하게 하지 않는다고요? 그럼, 임상언의 아들은? 아이를 납치하면서 그런 말이 나오나요?”임상언은 아들 얘기를 듣고 깜짝 놀라 한소은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격동된 감정이 번뜩였다.임상언은 거의 무의식적인 반응이었다.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유한성을 쳐다보았다. 오랫동안 아들의 소식이 없었다. 가끔 동영상을 통해 아이가 살아있고 괜찮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임상언은 점점 인내심을 잃어갔고, 참을성이 없어지기 시작했다.유한성은 혀로 아랫입술을 살짝 핥고 이를 드러내어 웃으며 한소은을 바라보았다.그는 이 여자가 이렇게 상대하기 힘든 줄 몰랐다.“다른 사람의 일은 당신과 상관없잖아요? 한소은 씨와 약속한 것은 당연히 잘 지킬 거예요.”“내가 왜 당신을 믿어야 하죠?”한소은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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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7화

한소은은 임상언과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그녀는 바로 작업실로 갈 줄 알았지만 임상언은 그녀를 데리고 먼저 앞으로 휴식할 숙소로 향했다.한소은은 숙소로 가는 길 내내 자세히 살펴보았다. 역시 곳곳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곳에서는 정말 그들의 감시 속에서 살아야 하므로 실험과 연관이 없는 그 어떤 작은 행동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임상언은 한소은을 데리고 걷기만 하고 입을 열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계속 침묵을 지키다가 다른 건물로 들어섰다.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 어느 방 입구에 멈춰 비밀번호를 누르자 문이 “철컥” 하고 열렸다.그제야 임상언이 몸을 돌려 한소은을 한 번 쳐다보았다.“들어오세요.”머뭇거리며 임상언을 쳐다보던 한소은은 머리를 내밀어 방 안을 훑어보았다. 방안의 인테리어는 간단했다. 하지만 깔끔한 것이 한소은의 마음에 들었다.있어야 할 물건은 모두 있었다. 다시 돌아서 밖을 내다보니 복도에는 마치 여기서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고요했다.그제야 한소은은 방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그런 한소은의 모습을 보고 한소은이 무엇을 걱정하는 것인지 알아차린 임상언이 말했다.“낮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죠. 밤이 되면 다들 여기로 돌아와서 쉴 거예요.”“모두?”한소은은 잠시 생각했다.“그 말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집에 갈 수 없다는 건가요?”“물론 모든 사람이 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임상언은 고개를 저었다.“만약 그랬다면 바깥사람들의 의심을 사기 쉬웠을 거예요. 모든 사람이 가장 핵심적인 연구를 접할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모든 사람이 여기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아니에요. 게다가…….”“그들은 모두 계약서에 사인했어요 비록 핵심 연구를 접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비밀 유지가 필요해요. 이 점은 모두 알고 있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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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8화

한참을 침묵하던 임상언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나는 김서진에게 당신을 꼭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절대로 소은 씨를 여기서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임상언은 확신이 가득 찬 말투로 그와 김서진의 약속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비록 한소은은 그 약속을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다 해도 말이다.한소은은 방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사실 방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전에 X 부서에 있던 휴게실보다는 훨씬 나은 조건이었다. 침실과 화장실을 둘러보니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것 같았다. 다 확인하고 나서야 한소은은 잠시 숨을 돌렸다.만약 이 두 곳에도 CCTV가 있다면 프라이버시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나온 지 오래되어 조금 힘에 부쳤던 한소은은 의자를 끌어당겨 그대로 앉았다.임상언이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답답한 모습을 하고 있자 한소은이 입을 열었다.“걱정 그만 해요. 그 사람을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요? 사실 내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도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그 사람은 날 없애려 할 거예요. 그러니 그 사람 비위를 맞춰주며 조심스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내가 필요할 때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을 거예요. 내가 필요 없을 때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는 것 처럼요.”한소은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곧이어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참, 방금 당신 아들에 대해 말했는데, 정말 아무런 단서도 없는 거예요?”무언가 생각이 난 듯한 한소은이 입을 열어 물었다.“당신이 여기 있는 시간도 짧지 않잖아요. 혹시…….”한소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상언은 갑자기 그녀의 말을 거칠게 끊었다.“아니요! 다 해봤는데 소용이 없어요. 지금은 그냥 조직을 위해 일할 수밖에 없어요. 일이 성사되면 남이가 무사히 내 곁으로 돌아올 거라고 믿을 수밖에 없어요.”한소은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소은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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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9화

임상언이 떠난 후, 한소은은 온 집안을 자세히 살펴보고서야 그가 왜 그렇게 했는지 알았다.이 방에서는 도청 시스템이 통풍용 배관에 설치돼 있다. 방 전체, 심지어 건물 전체를 도청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도청되고 있을 것이다.도청뿐만 아니라 온갖 감시 카메라가 있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감옥에서 사는 것보다 더 끔찍했다.그러나 이런 것에 대해 한소은은 일찍이 준비되어 있었다. 한소은은 조금의 대처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고 가방에서 작은 카드 하나, 가느다란 실, 그리고 작은 라이터 같은 물건을 꺼내어 조립한 후 핸드폰에 꽂아 김서진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이 물건들은 김서진이 준 것이다. 김씨 가문 내부에서 연구한 하이테크 제품이다. 아직 테스트 단계일 뿐 대량으로 시장에 투입된 것은 아니다. 이를 장착하면 각종 앱 추적과 도청 장치를 단절할 수 있다. 핸드폰에 도청 프로그램이 설치돼도 쉽게 파괴할 수 있다.처음에 한소은은 반신반의했으나 김서진에게 한번 시도해 본 결과 일반 도청 장치로는 그녀의 핸드폰을 도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믿고 가져왔다.비록 핸드폰은 도청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한소은은 여기서 하는 말이 들릴 수도 있다 생각되어 전화는 하지 않고 메시지만 보냈다.김서진은 빠르게 답장을 주었다.-네, 꼭 조심해야 해요!문자는 짧지만, 김서진의 걱정이 가득 스며져 있었다.한소은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하고 긴장을 풀고는 누워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앞으로 한소은이 해야 할 일은 많았고 또 매우 중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소은은 반드시 자기 몸과 배 속의 아이를 잘 지켜야 했다.자신이 잠이 잘 오는 체질인 것에 감사하며, 한소은은 금세 깊은 잠에 빠졌고, 설정한 알람에 잠이 깼을 때는 이미 두 시간 반이나 잤다.시간을 보니 임상언이 올 시간이었다. 한소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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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0화

그러나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 한소은은 이 건물이 절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첫째, 계단은 모두 특수 재질로 만들었고, 안에는 방음 패드를 많이 붙였을 뿐만 아니라, 보통의 건물보다 많은 통풍구를 설치했다.이곳의 채광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걸어 들어가면 약간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 들었다.건물 전체의 방향을 보면 채광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그렇다면 그것은 오직 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 인위적으로 일부러 해빛을 가린 것이다.복도에는 불이 켜져 있지만 생각보다 밝지는 않았다. 약간 어둑어둑한 곳으로 들어가니,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았다. 갑자기 뒤에서 문이 “탁”하고 닫히니 정말 이 건물 속에 고립된 느낌이었다.문이 닫히는 소리에 놀라 한소은은 흠칫 몸을 돌려 임상언을 쳐다보았다.그의 얼굴은 오히려 평온했다. 아마도 이런 소리에 습관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임상언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나중에 습관 될 거예요.”한소은은 조롱하듯 웃으며 말하지 않았다.아니, 그녀는 결코 이 소리에 익숙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더럽고 사악한 곳이라면, 그녀는 익숙해지지도, 또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복도의 가장 안쪽에 이르자 임상언은 우뚝 멈춰 서서 장갑을 벗고 검지로 눌러 지문을 인식했다. 그 다음 고개를 돌려 한쪽으로 향하고 눈을 크게 뜨고 홍채 인식을 진행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끝내서야 앞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한소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그들이 그렇게 간단하게 자기를 들여보내 주지는 않을 거라 진작 예상했었다.문을 들어서자, 누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들어온 사람이 임상언 인 것을 보고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여 확인했다는 눈짓을 하며 그들에게 방호복 두 벌을 건넸다.“입으세요.”한소은에게 한 세트를 건네주고 임상언은 돌아서서 방호복을 덮어씌웠다.그의 동작은 능숙했다. 분명히 처음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그가 방호복을 다 입고 잘 조절한 후에, 몸을 돌렸을 때 한소은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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