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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1화

"대체 무슨 마을입니까?"촌장은 한숨을 쉬었다."이 아가씨 말이 맞네.""옆에 있던 그 아가씨는 어디 있는가?""하산하라 했건만 왜 굳이 남은 건가?"부진환은 낙요가 아직 산에 있다는 것이 갑자기 떠올라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는 촌장의 옷깃을 덥석 잡아당기고 말했다."나와 동행한 아가씨는 당신 집에서 지내고 있으니 마을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진 않겠지요?"촌장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내가 있다면 제압할 수 있을 테지만, 내가 없으니 장담할 수 없네...""당신!""어서 산으로 갑시다!"부진환은 촌장을 붙잡고 그를 산으로 데려가려 했다.옆에 있던 아가씨는 다급히 그들을 따라가 입을 열었다."저는..."부진환은 멈칫하다 이내 그녀에게 방향을 가리켰다."이 길을 따라가면 숲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부근 역전에 관청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그들을 찾으면 안전할 것입니다."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마음속의 공포를 억지로 참으며 부진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했다.부진환은 촌장을 붙잡고 경공으로 산을 올랐다.촌장이 궁금한 듯 물었다."관청 사람이 산 밖에 있소? 당신 관청 사람이오?"부진환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나 산에 오르자, 마을이 유난히 고요한 것을 발견하였다. 방금까지도 횃불을 들고 사람을 찾던 마을 사람들은 단번에 사라졌다.집집이 문을 굳게 닫고 불도 켜지 않았다.길에 놓인 촛불도 흔들거리며 깜박거렸다.왠지 마을에 안개가 자욱한 것 같았다.부진환이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촌장이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녀가 왔네, 그녀가 왔어!""숨어, 빨리 숨게나!"촌장은 황급히 부진환을 잡아당겨 난석 뒤에 쪼그리고 앉아 숨었다.부진환은 여전히 낙요가 걱정되어 좀처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일어나려는 순간 촌장이 다시 그를 잡아당겼다."왔네."겁에 질린 촌장의 목소리와 함께 안갯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그들은 상복을 입고 있었고 크고 붉은 꽃가마를 들고 천천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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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2화

낙요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자는 척했다.그녀는 강렬한 음살의 기운이 방 안으로 들어와 점점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침대 밑의 부자는 이미 겁에 질려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피로 물든 꽃신 한 켤레가 천천히 그들의 방향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고 침대 옆에 멈추었다.그들은 모두 침대 위의 여자를 잡을 것이라 요행을 바라고 있었고 그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낙요도 음산한 기운이 뺨을 스치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침대 밑의 부자는 숨도 쉬지 않고 단단히 입을 막고 있었다.드디어 꽃신이 발을 돌려 나갔고 곧 문 앞에 다다랐다.두 사람은 참다못해 잠시 숨을 돌렸다.곧이어 그 꽃신은 방향을 틀어 다시 돌아왔고, 창백한 얼굴이 갑자기 침대 밑으로 확 젖혀져 그들 부자를 보고 있었다."아!"비명이 울려 퍼졌다."하하하... 또 신방 침대 밑에 숨어서 소란이냐?"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갑자기 찬바람이 휘몰아치더니 그 부자를 휘감아 데려갔다.방문은 펑 하고 닫혔고 비명과 바람 소리 모두 순식간에 사라졌다.낙요는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바로 문밖으로 쫓아갔지만 이미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고,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안개가 걷히고서야 온 사람이 부진환이라는 것을 자세히 보았다.낙요는 빠르게 걸어갔다.부진환은 긴장한 듯 그녀를 안고 말했다."괜찮소?"낙요가 고개를 저었다."괜찮소?""난 괜찮소. 꽃가마가 이 근처에 오는 것을 보고 왔는데, 여긴 웬일이오? 촌장 댁에 있는 것 아니오?"그는 촌장 집에 가서 그녀를 찾으려 했으나 이곳은 촌장 집에 갈 때 꼭 거쳐야 할 길이었다. 게다가 꽃가마가 이곳을 가로막고 있어 그는 숨어서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말하자면 복잡하오. 소 씨 아주머니 댁 부자가 방금 그 여자 귀신에게 잡혀갔소.""쫓아가 봐야겠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함께 가겠소."두 사람은 앞으로 쫓아갔고 길에서 마침 촌장을 만났다.촌장은 다급히 그들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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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3화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이 있으니, 마을 사람들이 중매를 하여 마을에서 혼례를 올렸네.""하지만 마을에 있던 나쁜 놈들 몇 명이 술을 많이 마시고 신방에 숨어 소란을 피우려 했네.""그렇게 소란을 피우다 결국 사고를 쳤고, 술기운에 신부를 그만..."촌장은 여기까지 말하고 난 뒤 고개를 숙였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낙요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찡그렸다."소 씨 아주머니네 남자와 아들입니까?"촌장은 조금 의아해했다."어떻게 알았나?"낙요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소 씨 아주머니 집에 있었는데, 그 부자가 침대 밑에 숨어 있다 여자 귀신에게 잡혀갔습니다."어쩐지 그 여자 귀신이 또 신방 침대 밑에 숨어서 소란이라 하더니.촌장은 크게 놀랐다.부진환이 분노에 찬 채 따져 물었다."그들이 사람까지 죽였습니까?"촌장은 한숨을 쉬며 몸 둘 바를 몰랐다."혼례를 치른 날 신부를 욕보이고 실수로 신랑까지 죽였네.""다음날 정신을 차리고는 책임을 질 테니 신부와 혼례까지 치르겠다 했네.""결국 신부는 이튿날 밤 목을 매 자결했지."그 말을 들은 낙요는 분노를 금치 못해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나쁜 자식들! 마을 전체를 구한 은인들에게 이렇게 대하 다니!""그들이 죽인 첫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댁 뒤에 난석림이 있는데 적지 않은 시체와 백골이 있었습니다.""촌장으로서 그들의 소행을 제압하기는커녕 도리어 방임했습니다.""당신도 죽어 마땅합니다!"낙요는 화가 치밀어 올라 이곳의 사람들을 전부 죽이고 싶었다.촌장은 창백해진 얼굴로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들... 들어갔었나? 어떻게 나온 게인가?"보통 사람은 들어가면 안에 갇혀 죽을 수밖에 없다."어떻게 나왔던 상관하지 말고 내 물음에 답부터 하십시오.""마을 남자들, 다 똑같지 않습니까? 좋은 자가 있긴 합니까?""소 씨 아주머니조차도 나에게 약을 먹여 자신의 서방에게 여자를 찾아주는데, 이 마을에 좋은 자가 있습니까? 도적 소굴이나 다름없지요!""대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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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4화

"다들 다음에 잡히는 자가 자신이 아니길 빌 뿐이네."그의 말을 듣고 낙요는 사색에 잠겼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소예 부부가 죽은 것은 2년 전이다. 만약 소예의 원한이 깃들어 복수를 하러 왔다면 마을에 귀신이 든 지 이미 1, 2년은 되어야 한다.아마 마을 사람 전체가 다 죽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왜 얼마 전부터 귀신이 나온 것일까?낙요는 부진환과 눈을 마주쳤고 부진환도 시간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소예가 돌아와 복수를 하는 것이 그들이 이번에 알아내야 할 목적이다.귀신이 소란을 피우는 것은 누군가 배후에서 조종했을 것이다. 그래서 소예도 얼마 전에야 복수를 시작했다.이유를 알아낸 후 날이 밝기도 전에 낙요는 소예를 찾아가려 했다.그래서 부진환과 함께 촌장댁을 떠났다.촌장이 극구 말렸지만, 결국 말릴 수 없었다.낙요는 남아 있는 음기를 따라 숲으로 향했다.산에는 난석이 많아, 들어간 후 길을 잃기 쉬워 줄곧 이곳에 사는 사람이어야 순조롭게 걸을 수 있다.두 사람은 다소 느리게 걸었지만, 다행히 길은 잃지 않았다.부자를 찾았을 때 날은 이미 어슴푸레하게 밝았다.바닥에 뚜렷하게 보이는 시체 조각은 더욱 사람을 놀라게 했다.그것은 바로 그 부자의 시체였다.이미 잘려 완전하지 않았다.팔과 다리가 잘렸고 심지어 내장까지 쏟아져 나와 바닥에 피가 흥건했고 무척 잔인했다.부자의 눈은 이미 도려냈고 머리도 완전하지 않았다.강렬한 피비린내와 잔인한 모습에 충격을 입은 낙요는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부진환이 관심하며 물었다."왜? 불편하오?""날이 밝았는데 또 귀신이 나타날지 모르겠소. 아니면 먼저 나가지 않겠소?"낙요는 시선을 돌려 주변을 바라보았다."괜찮소. 이미 왔으니, 근처를 둘러보세."두 사람은 흥건한 피를 피해 옆길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돌로 된 동굴을 발견했다.동굴 안은 음기가 극심했다. 낙요는 허리를 굽혀 안으로 향했고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웠다.부진환도 뒤따라 들어갔다.얼마 가지 않아 바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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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5화

곧이어 낙요는 피로 부적을 그렸고 주문은 공중에서 적염장검으로 변하여 매섭게 화혼진에 꽂혔다.진법이 파괴되자 붉은빛이 일면서 점차 갈라졌다.그와 동시에 동굴 안에 맺힌 원한도 격하게 움직이며 미친 듯이 용솟음쳤다. 이상한 바람이 크게 불어와 소용돌이처럼 낙요와 부진환을 삼키려 했다.부진환은 빠르게 움직여 비수를 석벽에 꽂았고 단번에 낙요를 잡아당겼다. 그 덕에 두 사람은 원한의 소용돌이에 말려들지 않았다.낙요는 손끝에 부적을 쥐고 앞으로 뿌렸고 금빛이 어둠 속에서 밝아졌다. 수많은 원한은 금빛의 반짝임 하에 점점 흩어졌다.동굴 안도 빠르게 고요함을 되찾았고 시야도 밝아졌다.두 사람은 동굴 안을 한바탕 돌아보았지만, 잘려있는 시체 외에 다른 발견은 없었다.뒤이어 석림 속에서도 찾아보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었다.그리고 소예도 어디로 숨었는지 알 수 없었다. 낮에는 절대 나타나지 않으니 두 사람은 먼저 떠나 마을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그와 동시에 마을 사람들이 마을 어귀에 모여있었고 소 씨 아주머니가 조급한 모습으로 서방과 아들을 구해달라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부탁이오. 우리 집 그 두사람이 일이 생기면 다음은 당신들 차례 아니오?""마을에 사람이 이리 많은데 그 여자 귀신을 제거할 방법은 반드시 있을 것이오.""제발 도와주시오."마을 남정네들도 긴장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난처하게 말했다."도와주지 않는 것이 아니네. 우리가 어찌 그 귀신의 상대가 되겠는가?""게다가 복수하려 온 것 같은데 그 부자가 여인에게 그런 일을 했으니 복수하러 온 것도 당연한 일이네.""우리야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무고한 사람을 해치지 않을 것이네."많은 아낙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우리가 맨주먹으로 무슨 수로 사람을 구하고 귀신까지 없애겠소. 방법이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잡히지도 않았을 것이오.""잡혀간 사람들 모두 그 부부를 해친 적 있소. 우리야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니, 복수를 당하지 않을 것이오."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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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6화

멀지 않은 담벼락에서 낙요와 부진환은 그들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보아하니 이 마을에서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듯하다.두 사람은 무거운 마음으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 분노가 차올랐다.부진환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일단 촌장에게 돌아가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고 사실이라면 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잡아야 하오.""한 명도 놓쳐서는 안 되오."낙요는 곰곰이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그와 함께 촌장에게 돌아갔다.촌장은 아직도 초조하게 앞마당을 배회했고 그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다급히 마중했다."돌아왔구먼! 괜찮은가?""여자 귀신은 찾았소? 잡힌 부자는 만났소?"낙요는 답하지 않고 반문했다."마을 이전에도 사람들이 잡혀갔지요? 찾아간 적 있습니까?"촌장은 탄식했다."그 녀석의 내력을 알고 있으니, 누가 감히 가겠는가?""평범한 귀신이 아니네. 살이야. 득도한 고인이 아니라면 누가 그녀를 제거할 수 있겠소?""잡혀간 사람들도 아마..."그들이 이렇게 묻는 이상 끌려간 부자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밤새 바삐 일했으니 어서 좀 쉬시게.""하인에게 식사를 준비하라 시켰네."촌장은 한숨을 쉬며 몸을 돌려 그들을 데리고 본청으로 들어갔다.구부정한 촌장의 뒷모습은 조금 늙어 보였다.두 사람은 그를 따라가 음식을 먹고 배를 채웠다.낙요는 직언했다."촌장님, 돌아오는 길에 말을 조금 들었습니다.""방 씨 아주머니가 마을 사람들이 적잖은 부녀자를 유괴하여 집에 가두고 아이를 낳게 했다던데, 이 일을 잘 알고 있지요?"촌장의 안색은 조금 변했다. 그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수치스러워했다."그 일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말해주십시오.""사람이 죽은 일이니 그렇게 쉽게 잊히진 않았지요?"촌장은 잠자코 있다 책자 한 권을 가져왔다.그리고 그들에게 건넸다."그동안 양심이 편치 않아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했네. 눈만 감으면 죽은 사람들이 찾아왔네.""이 책자에 기록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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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7화

부진환도 화가 치밀어 올라 캐물었다."마을 사람들이 이런 짓을 하는데 왜 관아에 보고하지 않았습니까?""그들이 사람들을 해치는 것을 보고만 있었습니까?"촌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가의 눈물을 몰래 훔쳤다."하산하는 길은 나도 갈 수 없네.""내가 산에서 내려갈 수 있었다면 이 석림촌이 어찌 이렇게 되었겠는가?""난 젊었을 때 사냥꾼이었네. 덫에 걸려 다리가 부러졌고 여러 해 동안 치료를 했었네. 비록 상처는 나았지만, 기껏해야 걸을 수 있을 뿐이네.""하산하는 그 가파르고 험난한 길을 나는 갈 수 없네."촌장의 말투는 서글프고 답답함이 배어있었다.낙요가 노여워했다."그것은 이유가 아닙니다!""소식을 전하고 싶었다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었을 겁니다!""예전에 산으로 온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어떻게든 한 사람을 구해 안전히 하산시키면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촌장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자네의 말이 맞네. 내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이네."낙요는 화를 참고 다시 물었다."석림촌 사람 중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촌장은 대답할 면목이 없었다."마을 사람들은 거의 그 책자에 적혀있네.""그들은 이 일에 있어 이상하리만치 단결하고 있네. 그들을 따르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네.""그래서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은 많든 적든 한 명의 목숨은 앗은 적 있는 자들이네."그 말을 듣고 낙요는 마음속으로 이미 계획을 세웠다.낙요는 책자를 부진환에게 건네주었다."먼저 죄증을 챙기고 하산하시오. 그리고 사람을 데리고 잡으러 오시오.""나는 저녁까지 남아 있다가 다시 그 여자 귀신을 찾아보겠소.""해결되면 산에서 내려가겠소."부진환은 멈칫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내뱉으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결국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소.""혼자 조심하시오."부진환이 자리를 떠나려 하자 촌장이 갑자기 그를 불러세웠다."지금 하산하려는 것인가? 그럼 나도..."낙요는 촌장도 산에서 내려가고 싶어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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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8화

낙요가 달려갔을 때 역시나 방 안에서 소예를 보았다. 붉은 혼수 복을 입고 검은 머리를 날리며 창백한 얼굴에 증오가 가득했다.낙요는 달려들어 촌장 앞을 가로막았다.소예는 놀라서 그녀를 보며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나와 동병상련이라 가만두려 했는데 눈치 없이 굴지 말거라! 어서 비키거라!"낙요는 손끝에 부적을 하나 쥐었다.한 줌의 불꽃이 펄쩍 뛰어올라 순식간에 사방의 음기를 사라지게 했다.소예의 창백한 얼굴에 분노가 더해졌다."나를 상대하러 청해 온 자구나!""그럼 너도 죽이겠다!"분노에 가득 찬 쉰 소리가 흘러나오자, 사방의 음기가 광풍을 일으켰다. 촌장은 순식간에 허공으로 말려들어 무서움에 비명을 질러댔다.그리고 곧 바람으로 인해 벽에 세게 부딪혔다.낙요는 침착한 몸짓으로 몇 개의 부적을 흔들었다. 그녀는 비수로 손끝을 찔러 피로 진을 그리며 소예를 공격했다.소예는 눈앞에 있는 여자가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진이 그녀의 몸에 떨어지자 격렬한 화상으로 인해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그녀는 울부짖으며 얼굴을 움켜쥐었고 창백한 얼굴은 썩은 듯 빨갛게 변해 피를 흘리고 있었다.두 눈은 마치 빠질 것만 같았다.집안의 바람도 멈추었고 촌장은 바닥에 떨어져 일어나지 못했다.낙요는 소예를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기에 잠시 손을 멈추려 했다. 낙요는 그녀를 막고 더 이상 손을 쓰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그러나 소예는 더욱 격노하여 울부짖었다."혼비백산하더라도 그를 죽일 것이다!"소예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진법을 뚫으려 했다.눈에는 촌장의 모습만 서려 있있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를 갈고 있었다.낙요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러다가 소예는 정말 혼비백산할 것이다."소예 아가씨! 먼저 침착하시오! 자네의 원수는 이미 죽었소. 대체 촌장과 무슨 원한이 있는 것이오?"소예는 멍하니 낙요를 바라보았다."어찌 내 과거를 아는 것이오?""알고 있지만 절대 그자들이 청한 사람이 아니오. 난 아가씨를 상대하려는 것이 아니오. 가능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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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9화

그는 벽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며 울먹였다."나네.""그 당시 두려웠네. 산에서 내려가 관청에 고소할까 봐 두려웠네. 그러면 나는 끝이네.""마을을 지키고 자네를 살해해 시체를 미석진에 던질 수밖에 없었네. 그 진법은 선조의 제사용 제단이라 진법 안에 있는 망혼을 제압할 수 있었네. 원혼이 돌아와 사람을 죽이지 않았지.""이렇게 오랫동안 아무 일 없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자네가 돌아올 줄은 생각지 못했네..."낙요는 분노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까지 뉘우치긴커녕 오히려 그 진법이 효력을 상실해 소예 아가씨가 돌아와 복수를 했다 탓하는 겁니까?"촌장은 쓴웃음을 지었다."후회하네. 나는 늘 후회하며 살고 있었네.""이렇게 물꼬를 텄으니, 내가 석림촌을 지금처럼 만들었네.""더 이상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모든 것은 이미 늦었네."촌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말했다."그 당시 우리 마을은 외부와 연락한 지 얼마 되지 않았네. 관아 사람들이 와서 하산길을 팠고 우리에게 산 아래로 옮겨 지낼 수 있다고 했네.""다만 우리 마을은 다른 마을과 합쳐질 것이고 더 이상 촌장이 아니라 했지.""젊었을 때 다리를 다쳤지만, 석림촌 촌장이니 모두 먹을 것을 주었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다들 나를 챙겨주었네.""하지만 산 아래로 가면 나는 더 이상 촌장이 아니네.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을 것이고 난 아무것도 못 한 채 외롭게 죽을 테지.""나의 사사로운 마음 때문에 마을 사람들을 선동하여 산속에 남아 있게 했네.""산 아래 생활은 더 편리하고 경작할 밭까지 주었네. 가파른 길을 더 이상 갈 필요가 없고 숲으로 들어가 사냥하다 위험에 부딪히는 것을 무서워할 필요도 없었네. 그리하여 불만이 있는 사람도 있었네.""더 중요한 것은 마을에 아낙네들이 적었네. 많은 여인이 아이를 낳다 죽었고 마을에 대단한 의사도 없었네.""모두 마을에 남아 있는 것을 동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처음 약초를 캐러 산을 오른 아가씨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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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0화

피가 벽에 가득 튀었다.그 후 낙요는 병에 넣어두었던 손완의 영혼을 꺼내 풀어주었다.그녀는 손완에게 귀띔했다."복수할 기회가 왔습니다.""손완 아가씨는 밖으로 나가 마을 사람들이 겁을 먹어 외출하지 못하게 하고 소예 아가씨는 나의 몸을 빌려 그곳으로 가면 그들은 결코 막지 못할 것입니다.""오늘 밤, 아무도 놓아줄 수 없습니다!"손완은 격동되어 온몸에 강렬한 살기를 내뿜었다.그녀는 재빨리 집을 뛰쳐나갔다.그리고 낙요도 천천히 걸어 나갔다.마을에 음산한 바람이 불자 많은 사람이 재빨리 켜고 있던 불을 끄고 숨을 곳을 찾았다.소예는 가장 가까운 방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열지 않았다.그녀는 혼자 걸어 들어갔다.좌우로 방 안을 살피다 침대 밑에 숨어 있는 남자를 찾았다.상대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이내 그녀를 알아보았다."왜 자네요?"남자는 얼른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왔다."이 밤에 왜 왔소?"소예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촌장에게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나를 도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으십시오. 기회를 찾아 산에서 내려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여기서 죽을 것입니다."그 말을 듣고 남자의 안색은 변했다."뭐? 그럼, 촌장도...""정말 대단하오.""하지만 지금 나가면 위험하지 않겠소?"낙요가 답했다."촌장이 잡혀갔으니 그 여자 귀신도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아무튼 난 하산할 테니 하산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두십시오."말을 마치고 그녀는 밖으로 향했다.남자는 얼른 답했다."하산하겠소! 우리도 산에서 내려가겠소!"촌장도 없는데, 이번에 산에서 내려가지 않으면 모두 여기서 죽을 수밖에 없다.남자는 긴장한 채로 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마을 어귀에 모여 산에서 내려가자 했다.촌장이 잡혔다는 소식 때문인지 손완의 위협이 작용했는지 다들 두려워했다. 마을에 남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목숨을 부지하려면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모두 무서웠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니 조금 두려움이 가셨다.곧 마을 입구에 사람들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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