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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0화

피가 벽에 가득 튀었다.

그 후 낙요는 병에 넣어두었던 손완의 영혼을 꺼내 풀어주었다.

그녀는 손완에게 귀띔했다.

"복수할 기회가 왔습니다."

"손완 아가씨는 밖으로 나가 마을 사람들이 겁을 먹어 외출하지 못하게 하고 소예 아가씨는 나의 몸을 빌려 그곳으로 가면 그들은 결코 막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밤, 아무도 놓아줄 수 없습니다!"

손완은 격동되어 온몸에 강렬한 살기를 내뿜었다.

그녀는 재빨리 집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낙요도 천천히 걸어 나갔다.

마을에 음산한 바람이 불자 많은 사람이 재빨리 켜고 있던 불을 끄고 숨을 곳을 찾았다.

소예는 가장 가까운 방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열지 않았다.

그녀는 혼자 걸어 들어갔다.

좌우로 방 안을 살피다 침대 밑에 숨어 있는 남자를 찾았다.

상대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내 그녀를 알아보았다.

"왜 자네요?"

남자는 얼른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왔다.

"이 밤에 왜 왔소?"

소예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촌장에게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나를 도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으십시오. 기회를 찾아 산에서 내려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여기서 죽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남자의 안색은 변했다.

"뭐? 그럼, 촌장도..."

"정말 대단하오."

"하지만 지금 나가면 위험하지 않겠소?"

낙요가 답했다.

"촌장이 잡혀갔으니 그 여자 귀신도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난 하산할 테니 하산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두십시오."

말을 마치고 그녀는 밖으로 향했다.

남자는 얼른 답했다.

"하산하겠소! 우리도 산에서 내려가겠소!"

촌장도 없는데, 이번에 산에서 내려가지 않으면 모두 여기서 죽을 수밖에 없다.

남자는 긴장한 채로 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마을 어귀에 모여 산에서 내려가자 했다.

촌장이 잡혔다는 소식 때문인지 손완의 위협이 작용했는지 다들 두려워했다. 마을에 남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목숨을 부지하려면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모두 무서웠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니 조금 두려움이 가셨다.

곧 마을 입구에 사람들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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