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72화

식탁 가득 그녀가 좋아하는 요리뿐이었다. 낙요는 배가 고파서 얼른 밥 한 그릇을 떠서 허겁지겁 먹었다.

부진환은 천천히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천천히 드시오. 체하겠소."

그리고 차 한 잔을 따랐다.

배불리 먹은 후 낙요는 의자에 기대어 부진환을 무심코 바라보았다.

"나한테 묻고 싶은 게 없소?"

부진환은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책을 넘기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목소리는 온화했다.

"배불리 먹었소?"

낙요는 난감한 듯 웃었다.

"배불리 먹었소."

"난 석림촌 일을 말한 것이오. 나한테 묻고 싶은 것이 없소?"

부진환은 고개를 돌려 손에 든 책을 계속 보며 담담히 말했다.

"없소."

"석림촌에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있소?"

"이미 사람을 보내 수색했소. 한 명도 없었소."

"놀랍지 않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오?"

"잘했소."

부진환은 놀랍지 않았다. 그날 그녀가 그를 산에서 내려가라 한 후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낙요는 의아해하며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

"일부러 다른 곳에 보내고 이 일을 했소. 화가 나지 않는 것이오?"

부진환은 다시 손에 든 책을 내려놓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 마을 사람들은 죽어도 마땅하오. 모두 감옥에 넣으려 해도 관아 감옥의 규모로 보아 부족할 뿐이오. 참수를 기다리는 동안 먹고 마시는 것까지 챙겨주어야 해서 옥졸의 일만 늘려야 하오."

"불로 태우니 차라리 깔끔했소."

"다만 이 일은 내가 할 수 없소. 나는 섭정왕이기에 율법을 지켜야 하오. 함부로 할 수 없소."

"나의 처지를 이해하고 산에서 내려보냈는데, 내가 왜 화를 내겠소?"

부진환의 목소리를 너무 부드러워 봄날의 따뜻한 바람처럼 낙요의 마음을 스쳐 지나갔다.

이 말을 듣고 낙요는 오히려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녀는 사실대로 답했다.

"사실 내 생각은... 마을 사람들 모두 가증스러웠소. 음모를 주도한 자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사람을 죽인 적 없는 부하일 뿐이오."

"그러니 대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