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환의 미간에 있던 불길한 기운이 더 강해졌고 눈가는 파란빛을 띠고 있었다. 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더니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그에게 충고했다.“왕야, 자꾸 그렇게 한쪽 말만 믿으시면 정말 큰일 나실 것입니다. 요 며칠간은 외출하지 마세요. 정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부진환은 그녀의 말을 듣고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지 경고하며 말했다.“저택 안에서 요사스러운 말로 사람들을 현혹하거나, 월영의 월자라도 꺼내는 날엔 네 혀를 잘라버릴 것이다.”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를 걱정하는 마음에 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부진환은 그녀가 낙월영을 모함하려 한다고 생각했다.사람의 호의를 이렇게나 받아들이지 못하니, 낙월영은 그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부진환이 죽으면 수세를 써달라고 할 필요도 없으니 더 좋았다.낙청연은 더는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기에 곧바로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처소로 향했다.낙월영은 승상부의 큰아씨였으니 부진환은 그녀를 죽일 수 없지만, 그녀가 편히 살지 못하게 할 수는 있었다. 낙월영은 부진환이 이번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 없을지를 지켜볼 생각이었다. 그의 몸에는 용의 기운이 있으므로 어쩌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몰랐고, 만약 그가 위기를 이겨낸다면 낙청연은 그때 가서 다시 방도를 생각해 볼 셈이었다.처소로 돌아온 낙청연은 직접 이불을 새로 바꿨고 일을 마치니 이미 자시(子時:밤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의 사이)였다.그녀는 벽에 몸을 붙인 채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예전에 배운 적이 있었던 내공 심법(內功心法)으로 기운을 다스리고 호흡을 가다듬을 생각이었다. 그녀의 몸은 살이 많아 묵직했고 다시 무예를 익히려면 우선은 경맥을 뚫어야 했다. 그래서 낙청연은 매일 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내공 심법을 수련했다. 이렇게 하면 앞으로 무예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될 터였다.평소였다면 그녀의 정력으로는 날이 밝을 때까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왜인지 모르게 두 시진 정도 지나니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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