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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완경음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부진환의 미간에 있던 불길한 기운이 더 강해졌고 눈가는 파란빛을 띠고 있었다. 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더니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그에게 충고했다.

“왕야, 자꾸 그렇게 한쪽 말만 믿으시면 정말 큰일 나실 것입니다. 요 며칠간은 외출하지 마세요. 정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진환은 그녀의 말을 듣고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지 경고하며 말했다.

“저택 안에서 요사스러운 말로 사람들을 현혹하거나, 월영의 월자라도 꺼내는 날엔 네 혀를 잘라버릴 것이다.”

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를 걱정하는 마음에 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부진환은 그녀가 낙월영을 모함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호의를 이렇게나 받아들이지 못하니, 낙월영은 그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부진환이 죽으면 수세를 써달라고 할 필요도 없으니 더 좋았다.

낙청연은 더는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기에 곧바로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처소로 향했다.

낙월영은 승상부의 큰아씨였으니 부진환은 그녀를 죽일 수 없지만, 그녀가 편히 살지 못하게 할 수는 있었다.

낙월영은 부진환이 이번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 없을지를 지켜볼 생각이었다. 그의 몸에는 용의 기운이 있으므로 어쩌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몰랐고, 만약 그가 위기를 이겨낸다면 낙청연은 그때 가서 다시 방도를 생각해 볼 셈이었다.

처소로 돌아온 낙청연은 직접 이불을 새로 바꿨고 일을 마치니 이미 자시(子時:밤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의 사이)였다.

그녀는 벽에 몸을 붙인 채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예전에 배운 적이 있었던 내공 심법(內功心法)으로 기운을 다스리고 호흡을 가다듬을 생각이었다. 그녀의 몸은 살이 많아 묵직했고 다시 무예를 익히려면 우선은 경맥을 뚫어야 했다. 그래서 낙청연은 매일 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내공 심법을 수련했다. 이렇게 하면 앞으로 무예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될 터였다.

평소였다면 그녀의 정력으로는 날이 밝을 때까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왜인지 모르게 두 시진 정도 지나니 스르르 잠이 들어 침대 위로 쓰러졌다.

그녀는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흐릿한 얼굴을 가진 이가 매섭게 그녀를 질책했다.

“천명 나침반(天命羅盤)을 내놓아라!”

“싫어!”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가슴팍에 숨긴 물건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흐릿했던 얼굴은 어느새 악귀의 모습으로 변했고 그것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그녀의 뱃가죽을 찢었다.

“널 산채로 찢어발기더라도 천명 나침반을 손에 넣을 것이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온몸을 죄어오는 두려움에 그녀는 밤새 악몽 속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내 것이다. 나침반은 내 것이야. 내 것이라고!”

낙청연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잠꼬대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가슴께를 붙잡고 있었는데 힘을 얼마나 준 건지 손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다음 날 아침, 날렵한 몸짓을 가진 자가 서방에 왔다.

“왕야.”

소서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더러워진 찐빵과 약 분말을 건넸다.

“이건 왕비 마마의 처소에서 발견한 찐빵입니다. 그리고 맹금우의 방 안에서 쓰다 남은 약을 발견했는데 극락산이었습니다. 이 약은 약효가 아주 강한 약입니다. 사람에게 환각을 보여주는데 사람과 짐승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이고 약효는 대략 네 시진 정도 지속됩니다.”

그 말에 부진환의 눈빛이 살벌해졌다.

“이렇게 고약한 약을 맹금우가 어찌 구한 것이냐? 부운주(傅雲州)와 관련이 있느냐?”

소서는 고개를 저었다.

“혼인날 왕비 마마께서 사용하신 미정향은 오황자가 제공한 것이었습니다. 오황자의 처소에 가서 조사해보았지만 극락산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 추측이지만, 만약 오황자에게 극락산이 있었다면 왕비 마마께 미정향을 주지도 않았겠지요.”

그 말에 부진환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낮게 말했다.

“부운주에게 극락산을 가져가서 한 번 시험해 보거라. 다섯째는 절대 보이는 것처럼 단순한 자가 아니다. 이미 내 옆에 첩자도 심어두지 않았더냐.”

소서는 명령을 받고 떠나려 했는데 갑자기 무언가 떠올라 얘기했다.

“조금 전 왕비 마마의 처소에 가봤었는데 왕비 마마께서 악몽을 꾸시는 듯했습니다. 계속 나침반 얘기를 하더군요.”

그 말에 부진환은 코웃음을 쳤다.

“잘못한 일이 하도 마느니 악몽을 꾸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 나침반에 대해서는 잘 알아보거라. 어쩌면 그 둘의 사랑의 증표일지도 모르니.”

낙청연이 그저 잠시 귀신에게 홀려서 낙월영 대신에 혼인을 치른 것이면 괜찮았지만 그는 낙청연과 부운주가 밀회하는 모습을 몇 차례나 목격했었다. 자신에게 썼던 미정향마저 부운주가 준 것이니, 낙청연은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었고 그저 잠복해온 첩자에 불과하다고 부진환은 생각했다.

심지어 그녀가 했던 변명들마저도 전혀 믿음직스럽지 않았으니 자신을 속일 수는 없었다.

부진환은 다섯째 아우가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궁금했다. 자신에게 첩자까지 보냈으니 부진환은 부운주가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지켜볼 심산이었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낙청연은 여전히 침대 위에 누운 채로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저택의 계집종은 그 모습을 봤음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물을 받은 대야를 방 안에 두고서는 냉담한 얼굴로 나갔다.

점심시간이 되고 등 어멈이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총총걸음으로 급히 낙청연의 방문 앞에 섰다. 한참 동안 문을 두드렸는데도 반응이 없어서 그대로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등 어멈은 다소 기뻐 보였는데 침상 위에 누워있는 낙청연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왕비 마마. 왕비 마마! 얼른 일어나보시옵소서!”

등 어멈은 겁에 질린 얼굴로 낙청연을 마구 흔들었고 낙청연은 잠에서 깨어났다.

번쩍 눈을 뜬 낙청연은 마치 죽을 뻔했다가 살아 돌아온 사람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낙청연은 얼굴이 창백했고 온몸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으며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에구머니나, 왕비 마마. 어떻게 된 일입니까?”

등 어멈은 부랴부랴 손수건을 꺼내어 그녀의 이마를 가득 적신 땀을 닦아줬다.

낙청연은 고개를 내저었다. 몸을 일으켜 앉으려고 하는데 아직도 가슴팍을 꽉 붙잡고 있는 걸 그제야 발견했다. 손가락은 저렸고 손을 펴려고 하니 시큰거렸다. 낙청연은 결국 등 어멈의 부축을 받으며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 순간 그녀의 품 안에서 무언가 굴러떨어졌다. 그녀의 품에서 떨어진 건 다름 아닌 그녀가 꿈속에서 안간힘을 다해 지켰던 천명 나침반이었다. 낙청연은 한참 동안 넋을 놓고 있더니 진짜 그것을 만지게 됐을 때는 더없이 기뻐하면서 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것을 손에 들었다.

천명 나침반. 진짜 천명 나침반이었다.

꿈에서 본 물건이 진짜 그녀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조상님께서 대대로 물려주신 보물이었고 생전에 그것을 빼앗으려 했던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지금쯤 이미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그녀에게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아마도 조상님들의 가호 덕분일지도 몰랐다.

“왕비 마마?”

등 어멈은 그녀의 모습에 몹시 놀랐다.

낙청연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침반을 거두어들였다. 그러고는 선반 쪽으로 가서 세수하며 물었다.

“언제 돌아온 것이냐? 네 어미의 병은 어떻게 됐느냐?”

등 어멈은 잔뜩 들뜬 얼굴로 말했다.

“왕비 마마께서 말씀하신 대로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약을 드시고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의원을 모셨는데 의원께서도 다 나았다고 하셨지요. 제가 귀인을 만났다고 하시더군요.”

등 어멈은 신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고 열정적인 태도로 낙청연을 화장대 앞까지 모셨다.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왕비 마마!”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았으면 됐다. 그리고 네 어미에게 항상 조심하라고 일러두거라.”

낙청연은 그 말을 하면서 무심결에 고개를 들었는데 거울을 통해 등 어멈의 얼굴 반쪽이 청색의 비늘로 가득 뒤덮인 게 보였다.

낙청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나나나나
이름 잘못쓰심! 낙월영이 아니라 낙청연이 큰 아씨 이고 낙월영이 지켜보는게 아니라 낙청연 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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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서 나온 뒤 낙청연은 소서를 데리고 저택 안에 있는 인뇌진을 처리하러 갔다. 나침반은 꺼낼 수 없었으나 조상님께서 물려주신 귀한 보물이었기에 그녀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알 수 있었다. 빗줄기는 많이 약해졌고 저택의 사람들은 벼락을 맞아 어지럽혀진 방을 깨끗하게 청소하느라 바빴다. 낙청연은 소서를 데리고 저택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그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낙월영은 이미 한참 전에 정신을 차렸고 왕야와 낙청연이 서방에 있다는 걸 알고는 감히 그들을 방해하지는 못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방안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그녀는 낙청연이 서방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야 급히 그곳으로 향했다.하지만 서방에 도착하니 소유가 그녀를 막아섰다.“둘째 아씨, 왕야께서는 부상이 심하셔서 지금 쉬고 계십니다.”낙월영은 당황했다. 왕야의 서방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낙청연이 들어갈 수 있는데 자신은 들어갈 수 없다니, 그녀는 왕야가 정말 자신이 낙월영의 공로를 가르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둘째 아씨, 얼른 처소로 돌아가서 쉬시지요.”소유가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일깨웠다.불현듯 정신이 든 낙월영은 몸을 돌려 떠나려 했는데 소유마저 그녀를 처소까지 모시지 않았다.낙월영은 굉장히 조바심이 나고 낙청연이 미웠다. 이 모든 게 다 낙청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인뇌진은 무슨, 그녀는 낙청연이 얼마나 멍청한지 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이런 것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낙청연을 떠올릴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더는 낙청연을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낙월영은 최대한 빨리 낙청연을 죽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낙청연은 온밤을 바삐 돌아치면서 소서와 함께 인뇌진을 해체했다. 그 물건들은 전부 소서가 챙겨갔고 낙청연은 다시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인뇌진을 해체하기는 했으나 낙청연은 소매 안에 있는 나침반이 여전히 약하게 진동하고 있음을 느꼈다. 섭정왕부 안에는 여전히 강한 살기가 있었는데 무언가에 의해 억눌러져 있었다.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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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인 후의 공기는 더없이 맑았다. 지초는 쉬러 갔고 낙청연은 나침반을 들고 나갔다.풍수지리가 좋은 곳에서 일월정화(日月精華)를 흡수하면 내공 심법을 수련하는 데 도움이 되어 재주를 하루라도 빨리 연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자정이 넘은 이 시각의 정원은 유달리 고요했다. 나침반을 들고 그녀는 둘러보더니 조용한 화원의 정자에서 멈췄다. 그리고 나침반을 몸 앞에 두었더니 나침반은 천천히 질서 있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빛이 나침반을 비추니 은은한 하얀색 빛이 퍼지기 시작했다.묘초(卯初)에 황금 닭이 새벽을 깨우고 하늘이 어슴푸레 밝아오자 낙청연은 눈을 떴다.내공 심법을 수련한지 비록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효과는 현저했다. 주먹을 쥐었을 때 전보다 힘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아-”갑자기 처량한 비명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아침을 깨웠다.맹금우가 죽었다.낙청연의 정원, 우물에서 기이하게 죽어 있었다.창백한 얼굴은 수면 위로 떠 있었고 몸은 우물 바닥에 서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죽어서도 서 있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정원은 사람들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 모두 맹금우의 시체를 밖으로 끌어 올리려고 했으나 밑에서 무엇인가 그녀를 끌어당기는 듯이 아무리 애를 써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빠르게 부진환도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그녀의 정원에 모였다.소소는 몇 명 시위에게 시체를 끌어 올리라고 시켰다.맹금우의 죽음에 대해서 정원의 하인들까지 수군대기 시작했다.“어젯밤에 맹금우가 왕비님 정원에 들어가서 왕비님과 다투는 것을 목격했어.”“나도 맹금우의 미친 듯한 고함을 들었어.”“설마 왕비가 맹금우를……”듣고 있던 부진환의 안색은 안 좋았다. 그는 낙청연을 바라보더니 “어젯밤에 맹금우가 여기 왔었던 거냐?”“네! 하지만 왔다고 해서 제가 죽인 겁니까? 저는 오히려 그녀가 복수하려고 일부러 저의 정원에서 죽음을 택하여 저에게 모함한다고 생각합니다.” 낙청연은 차가운 어투로 의심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냈다.“언니, 맹금우가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7화

    “여러분 똑똑히 보십시오, 이런 걸 증거라고 하는 겁니다!”“마손된 소매와 밧줄의 잔부스러기들 그리고 이끼 흔적까지! 어젯밤 밧줄을 끊은 사람은 바로 낙월영입니다!”“맹금우의 죽음은 저와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낙청연이 말은 마친 순간, 주위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낙월영은 겁에 질려 안색이 창백해졌고, 발악하듯 황급히 변명했다: “전 그런 적이 없습니다. 제가 아니란 말입니다!”“증거가 확실한데도 변명을 하다니! 우리 예쁜 동생은 지금 맹금우를 속여서 죽이고 이 언니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것 아니냐!” 낙청연은 낙월영의 손을 붙잡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 구절 한 구절 주옥같이 말했다: “우리가 쌓아온 자매의 정은? 지금 이건 대체 무슨 뜻이란 말이냐?”한 번이고 두 번이고 받아줬더니 이젠 정말 기어오르려고 하는 건가!낙청연은 당할지 몰라도 낙요는 절대 당하지 않는다!하지만 곧바로 힘센 팔이 낙월영을 힘껏 끌어당기더니 뺨을 후려갈기는 소리와 함께 성난 부진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낙청연!”순간, 부진환의 반지가 낙청연의 얼굴을 스치면서 손자국과 함께 핏자국을 남겼다.피비린내가 번지고 낙청연은 뺨을 감쌌다. 왠지 모르겠으나 가슴이 칼로 후비는 듯이 아파왔다.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라 진짜로 심장이 아팠다.사랑하는 이에게 뺨을 맞았으니 가슴이 아파 눈물이 차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이 몸의 주인은 아직도 이 남자를 지독하게 사랑하고 있었다.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애써 감추고 뺨에 묻은 핏자국을 닦았다. 그리고는 붉은 눈시울로 어둡다 못해 당장이라도 사람을 죽일 것 같은 안색의 부진환을 쳐다보았다.반면, 이를 지켜보던 낙월영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녀는 부진환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어 창백한 얼굴로 낙청연을 위해 사정하는 척했다: “ 왕야, 언니도 잠깐 실수한 겁니다. 화내지 마십시오.”말을 하면서 그녀는 건방진 눈빛으로 낙청연을 힐끔 쳐다보았다. 낙월영의 눈빛은 도발과 승리자의 기쁨으로 가득했다.이를 지켜보던 낙청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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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9화

    “왜 계속 당신을 남겨두었는지 알고 있소?”부진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강해는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하국 왕자이기 때문에 남겨 두면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소.”“하지만 동하국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소.”고강해는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오?”“자네는 이젠 아무런 가치가 없소.”고강해는 자신의 처지를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고 답했다.“사실 난 잡힌 순간부터 아무런 가치도 없었소.”“동하국에는 황자가 많으니, 나 하나 없다고 문제 될 것 없소.”“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나를 죽이려 할 줄은 몰랐소. 도망가는 와중에도 나를 쏘려고 했소.”“하지만 우리는 형제 사이의 정이 없었소. 그저 경쟁과 싸움뿐이었소.”부진환은 그가 많은 말을 하자, 계속 물었다.“그저 싸우는 사이라면 어찌 자네를 그렇게 미워하는 것이오? 구하지 않는 것도 망정이지, 왜 죽이려 하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그들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오.”“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새로운 왕자가 될 수 있소.”부진환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고옥서가 고옥언을 구할 때, 그는 옆 방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고강해 시체에서 뭔가를 갖고 가겠다는 것을 들었다.“그게 무엇이오?”고강해는 대답하지 않고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우리 동하국에는 존경받는 약사가 있소.”“하지만 과거 그녀는 동하국의 제압을 받던 일반 의원이었소. 독을 만들 줄 알기에 우리의 핍박을 받고 독을 만들었소.”“그녀는 여국인이지만 진법으로 인해 밖으로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소. 그렇게 떠돌다 그녀는 동하국으로 왔고 늘 여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소.”“그녀의 계획은 줄곧 실패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홀로 바다에 갔소. 그날 그녀는 파도 때문에 배가 뒤집혔지만, 마침 바다 밑에서 보물을 발견했소.”“오래된 침몰선이 해저에서 거대한 궁전이 된 듯한 모습이었고, 그녀는 그 안에서 많은 보물을 얻었고 특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8화

    고강해는 절망에 휩싸여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했다.하지만 이때, 옆에서 화살이 날아가 정확히 고옥서가 쏜 화살을 떨구었다.고옥서는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며 활을 내던지고 재빨리 마차를 이끌고 그곳을 떠났다.이내 그 마차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났다.병사들도 신속히 그들의 뒤를 쫓았고 성문에 걸린 고강해도 내려져 감옥으로 데려갔다.고옥서와 고옥언은 바닷가로 도망쳐 작은 배를 찾아 먼저 숨을 곳을 찾기로 했다.하지만 너무 빨리 쫓아온 병사들 때문에 두 사람은 숨을 곳 없이 훤히 모습을 드러냈다.두 사람은 힘껏 노를 저어 떠나려 했다.바다에서 힘에 부쳐 곧 쫓기려는 그때, 눈앞에 동하국의 배 한 척이 나타났다.그리고 배 위에는 동하국 깃발이 달려 있었다. 고옥서는 미리 계획한 배가 마침 인근에 왔다고 추측했다.두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본 듯이 배 위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했고 곧 배에 올랐다.“어서 돌아가거라! 병사가 쫓아왔다!”고옥서가 다급히 명을 내렸다.하지만 배는 바다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옥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배 위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무엇들 하는 게냐? 귀가 먹은 것이냐?”비록 배 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동하국 병사였지만 이상하게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고 그녀의 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옥서는 병사들이 곧 쫓아올 것 같아 조바심을 내며 그들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배도 움직이지 않았다.고옥서는 어딘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고옥언을 끌고 배에서 뛰어내리려 했다.하지만 그때, 선실에서 청주군 병사들이 뛰어나와 단번에 그들을 포위했다.배에서 뛰어 내리려 해도 이젠 뛸 수 없었다.그리고 추격하던 병사들도 가까이 도착해 그들의 배를 겹겹이 에워쌌다. 그리고 배 위에는 부소가 서 있었다!그녀는 놀란 나머지 절망스러웠다. 고옥서는 화를 내며 동하국 사람을 붙잡았다.“적들을 도와 우리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냐?”상대는 울먹이는 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7화

    결국 다들 시선을 부소에게로 옮겼다.부소는 멍하니 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나한테 가라는 것이오?”“그것도 아니지 않소?”부진환이 말했다.“주락과 계진 둘 다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미인계에 넘어가게 생겼소?”“자네의 연기가 비슷할 것 같소.”부소가 다급히 말했다.“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지 않소?”“다른 사람은 마음이 놓이지 않소.”부소는 한참 고민하다 잔에 담긴 차를 단숨에 다 마셨다.“가면 될 것 아니오!”“좋은 소식 기다리시오!”부소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진환이 그를 불러 세웠다.“오늘 이미 심문을 받았으니, 지금 가는 것은 너무 티가 날 것이오. 급할 것 없이, 내일 다시 가시오.”-다음 날 저녁.부소는 부진환이 말한 대로 고옥서를 심문하러 갔다.부 태사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고옥서는 전쟁 때문에 그가 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역시 부진환의 추측대로 고옥서의 계략 중 하나가 바로 미인계였다.부 태사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부소는 다르다.한바탕 유혹하고 난 후, 고옥서는 기회를 잡아 부소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그녀는 고옥언이 갇힌 위치를 알아내고 부소가 방심한 틈을 타서 독 가루를 뿌려 그를 쓰러트렸고 감옥 문 열쇠를 훔쳐냈다.그리고 그녀는 독으로 감옥을 지키고 있던 옥졸을 쓰러트리고 고옥언이 갇힏 곳을 찾아 고옥언을 구출했다.“누나!”고옥언은 감격에 겨웠다.“어찌 온 것입니까? 동하국이 청주성을 뚫은 것입니까?”고옥서는 사방을 경계하며 말했다.“아니다. 홀로 너를 구하려 들어온 것이다.”“일단 이곳을 떠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두 사람은 조용히 감옥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감옥 끝에 있는 철문을 보고 고옥언이 발걸음을 멈추었다.“누나. 고강해가 저곳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데리고 가실 겁니까?”고옥서는 바로 거절했다.“안 된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우리도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누나. 저는 그저 고강해가 지니고 있는 열쇠를 말한 것입니다.”그 말을 듣고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6화

    “정말인 것이냐? 동하국에는 나를 거절할 수 있는 남자가 없다.”그 말을 듣고 부진환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동하국 사람들이 워낙 적으니, 그럴만하다.”고옥서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정말 단호하구나.”말을 마치고 고옥서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옷을 입었다.부 태사에게 미인계가 통하지 않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인내심이 없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거라.”부진환이 천천히 몸을 돌려 불쾌한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고옥서는 어쩔 수 없이 답했다.“내 동생을 구하러 왔다.”“동하국 왕자, 고강해.”“너에게 잡힌 지 오래되었는데, 아직 살아 있는 것이냐?”부진환은 놀라지 않았다.“얼마 전에 그를 구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다들 실패했는데, 너라고 성공할 거라 생각한 것이냐?”고옥서가 가볍게 웃었다.“확신이 없다면 어찌 왔겠느냐? 청주성에서 순찰하는 청주군도 많지 않은 듯한데, 다들 바닷가로 갔나 보구나.”“동하국의 배가 부담을 준 것이냐?”부진환이 담담하게 그녀를 힐긋 보고 답했다.“쓸데없는 걱정이구나.”말을 마치고 부진환은 몸을 돌려 떠났다.부진환의 반응을 본 고옥서는 전쟁의 상황이 부 태사에게 큰 부담이 되었고 막사마저 사라졌을 것이라 추측했다.그렇지 않으면 부 태사가 어찌 안색을 바꾸었겠는가?그렇게 생각한 고옥서는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철문을 바라보았다.감옥에서 나간 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부소가 와서 그를 부른 것도 듣지 못할 정도였다.부소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왜 그리 넋을 놓고 있소? 여러 번 불러도 도통 반응이 없었소.”“심문하러 간 동하국 여인은 어떻게 되었소? 안색이 좋지 않소.”부진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청주성에 들어와 동하국 왕자이자 그녀의 동생 고강해를 구하러 왔다고 순순히 말했소.”부소가 깜짝 놀랐다.“고강해 말이오?”“그런 뜻으로 말했소. 하지만 고옥서라는 이름을 들으니, 고옥언과의 관계가 궁금해졌소.”“나이를 보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5화

    “모든 것이 예전처럼 회복될 것입니다.”차강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황량한 이한도의 모습을 바라보며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다 잘될 것이다.”그는 이한도를 예전의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이라 믿는다.마음만 먹으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저녁이 되자 바닷가의 막사는 고요함을 되찾았다. 전쟁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깨끗이 청소되었다.옥에 갇힌 고옥서는 아직도 동하국의 병사들이 매복을 당해 전쟁에서 지고 도망친 것을 모르고 있다.그녀는 옥에 끌려간 후 동생의 모습을 보고 싶어 두리번거렸지만 계속 그를 찾지 못했다.지하 감옥의 가장 깊은 곳에는 철문이 하나 있었다.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보아 중요한 죄수를 수감하는 곳 같았다.그녀는 철문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옥에 갇혀 있었다.위치가 적합하니, 기회만 생기면 동생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늦게까지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감옥에 온 사람은 부진환이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다.“부 태사?”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동하국의 공주구나.”“몇 번 교전할 때, 네가 지휘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용기에 비해 계략이 부족하더구나.”“홀로 청주성에 들어오다니. 정말 청주군의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옥서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 문 앞까지 걸어가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는 역시 대단하구먼.”“중독된 사람들과 달리 아직도 멀쩡하게 기운이 남아도는구먼.”“바깥 상황은 어떠하냐? 부 태사의 막사는 지켜낸 것이냐?”고옥서는 일부러 그를 비웃으려 득의양양하게 비꼬았다.하지만 부진환은 표정 변화 없이 그냥 싸늘하게 그녀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고옥서는 그의 뜻을 지키지 못했다고 이해했다.하지만 청주성은 아직 뚫리지 않은듯하다.“이름이 무엇이냐? 동하국에 내세울 사람이 없는 것이냐? 어찌 여인을 보내 전쟁을 지휘하게 하는 것이냐?”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4화

    늦은 밤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소식을 누설한 지 3일이 지나자 동하국에서 다시 대거 공격을 퍼부었다.그들은 배를 타고 해안가로 접근해 막사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소식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단숨에 청주를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명을 따르라. 청주군의 주의를 끌면, 내가 작은 배를 타고 사람을 구하러 갈 것이다!”고옥서는 매서운 눈빛으로 막사를 바라보았다.“예!”얼마 지나지 않아 동하국의 배는 점점 해안가에 가까워졌고 청주를 단번에 공격하려는 기세로 다가왔다.적군이 가까이 오자 몰래 숨어있는 청주군은 저도 몰래 손에 든 무기를 꽉 틀어잡고 장군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부진환은 조급해 하지 않고 암암리에서 관찰하고 있었다.이내 적군이 폭발을 일으켰고 막사에 이따금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막사는 공격을 받아 폭파되었고 허공에는 날아가는 돌멩이와 먼지가 자욱했다.막사에 남아 있던 일부 병사들이 황급히 도망쳤다. 그들은 적군의 배가 해안가에 곧 도착한 것을 보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돌려 도망쳤다.청주군이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치는 것을 보고 고옥서는 싸늘하게 웃었다. 그녀는 줄곧 이 독이 여국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말했었다.곧 막사는 텅 비었고 동하국 사람도 배를 세운 후 잇달아 배에서 내렸다.고옥서는 작은 배를 타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로 향해 조용히 뭍으로 올라갔다.그녀의 계획에 따라 7일 후 누군가 이곳에 데리러 올 것이다. 오늘 청주를 공격하지 못하더라도 먼저 사람을 구해야 한다.그녀는 배도 암초 뒤에 숨기고 조심스레 육지로 올라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감시되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고옥서는 육지로 올라온 뒤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일반 백성 차림으로 가장해 청주성으로 들어갔다.청주성에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잡히고 말았다.많은 동하국 사람이 배에서 내리자,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청주군은 부진환의 명에 따라 어두운 곳에서 뛰쳐나와 살기를 내뿜으며 적을 찔렀다.이미 7~8척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3화

    “청주로 가는 동안 풍경을 구경할 수도 있으니, 급해하지 마시오.”“어쩌다 여국으로 왔는데 여국의 여제로서 잘 챙겨줘야지 않겠소? 어찌 오자부터 전쟁터로 내민다는 말이오?”“일단 궁에 며칠 묵으시오.”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저희도 오랜만에 얘기를 나누어야지 않겠습니까? 하고 싶은 재밌는 이야기들이 아주 많습니다.”-청주.병사들은 모두 해독하였지만 동하국은 또 바다에 새로운 독을 넣기 시작했다.바다에 갑작스레 떠다니는 시체가 늘어났고 해안가로 떠밀려와 악취를 풍겼다.시체 주위의 바닷물은 검은색을 띠고 있었고 끈적끈적한 액체도 묻어 있었다.그 냄새만 맡아도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바다 위의 참혹한 광경에 다들 마음이 무겁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들은 바로 동하국을 없애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태사, 공격합시다! 저 자식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더 비열한 짓을 할 것입니다!”부진환은 사색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칠 동안 맑던 하늘에도 이날 밤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쳤다.방 안의 촛불이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부진환은 문과 창문을 굳게 닫고 다시 촛불을 켜서 탁자 위에 놓인 지도를 비추었다.“하늘이 노하고 백성들이 노하니, 동하국은 분명 죽음을 자초할 것이오.”부진환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번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계속 독을 쓰는 것으로 보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오.”“이미 해독한 일을 오랫동안 숨겼으니, 이젠 이 점을 이용해야 할 때오.”“다시 독을 썼으니, 중독으로 인해 전투력을 잃었다고 상대를 속여 전력을 다해 공격하도록 유도해야 하오.”“박가는 기관선을 이끌고 인근 해역에 기관을 설치하시오. 일단 그들이 오기만 하면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게 해야 하오.”“그와 동시에 부소는 천궁도와 제사장족 제자를 데리고 여국 대진을 찾아 대진을 복구할수 있는지 확인하시오.”“부 대인은 향 장군과 함께 사람을 데리고 지도의 길에 따라 동하국의 구체적인 위치를 찾으십시오.”“주로 적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2화

    또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서월 일행은 독약과 해독약을 만들어 바닷가 막사에 있던 청주군이 먼저 복용하게 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바로 궁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중요한 일이니, 절대 누설될 수 없기에 낙요에게만 편지를 전했다.겨울이 추워지자, 낙요는 푹신푹신한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편지를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우유가 상황을 보고 궁금한 듯 물었다.“부 태사의 편지냐?”“청주에서 좋은 소식이 온 것이냐?”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바다의 독을 억제할 법을 찾았다.”“다만 동하국에서 알게 되면 대응을 할 수도 있으니, 일단 이 소식은 발설하지 않았다.”그 말을 듣고 우유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정말 다행이구나.”“지난번 동하국에서 전쟁에서 패한 후, 여태껏 잠잠한 것으로 보아 제사장족의 술법을 두려워하는 것 같구나. 보아하니 동하국은 겨울이 지난 후 다시 공격하려는 것 같구나.”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겨울에 전쟁하는 것은 본디 우리의 열세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세가 되었다.”우유가 웃으며 말했다.“그 아이들이 이번에 큰 공을 세웠구나.”낙요가 웃으며 답했다.“아이들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 의외였다.”“그들이 돌아오면 상을 줘야겠구나.”-시간이 흘러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더니 어느덧 봄이 찾아왔다.날씨가 따뜻해지자, 낙요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옛 벗을 만났다.송천초와 초경이 여국에 찾아왔다.게다가 특별히 많은 약재를 갖고 왔다.“동하국과 싸운다고 들었습니다. 얼마 전 아버지께서 아프셔서 산장의 일로 바빠 줄곧 올 수 없었습니다.”“요즘 한가해지자마자 이렇게 약재를 주러 왔습니다. 이 약재는 제가 오랫동안 모은 약재로, 전부 해독에 좋고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약재들입니다. 아주 넉넉히 준비했습니다!”송천초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낙요가 관심 어리게 물었다.“아버지의 건강은 어떻소? 무슨 병인 것이오? 심각하오?”송천초가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오래된 병입니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1화

    책자에는 이미 그녀가 복용한 수백 가지가 넘는 해독 약재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부진환은 못내 그 내용을 보고 감탄했다.“백여 종의 독이 있는 것이냐?”서월이 설명했다.“짧은 시일 내에 만들어낸 독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독인 듯하옵니다.”“독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물들을 모아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독은 흔히 볼 수 있는 경증을 동반하고 있고 치명적이지 않지만, 전투력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게다가 해독에 필요한 시일도 오래 걸려 완쾌하기 어렵습니다. 보아하니 동하국에 독을 쓰는 고수가 있는 듯합니다.”“하지만 독에 강한 고수가 있는 데에 불과하고 왜 치명적인 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독을 섞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부진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이 일은 동하국을 공격한 후에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후 부진환이 물었다.“그러면 지금 얼마나 걸려야 해독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냐?”서월은 대답할 수 없었다.“이미 수백 가지가 되는 해독약을 복용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해독법으로는 해독약을 만들어낼 가망이 없을 것입니다.”“저에게 위험한 생각이 있습니다.”“바로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것입니다.”“저는 항상 독을 만들며 독을 다루기 때문에 이미 저에게 효능을 잃은 독도 많습니다. 그런 독은 저에게 영향을 그다지 미치지 않고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만약 더 강한 독을 복용한 후 일정량의 해독약으로 통제한다면 동하국의 독을 제압할 수 있을 것입니다.”서월이 자세히 설명했다.담 신의는 옆에서 그 말을 듣고 다소 의아했다.“그렇습니다.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방법은 저도 생각한 적 있지만 독에 정통하지 않으니,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아가씨의 방법은 아마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담 신의도 그 말에 동의하는 것을 듣고 부진환이 답했다.“좋다. 일단 네가 말한 대로 작은 범위에서 시도해 보거라.”서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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