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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Author: 완경음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낙청연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있는 하인들에게 다가가서 차분하고 느긋하게 물었다.

“내가 시킨 일이라고 했느냐? 그럼 말해보거라. 내가 언제 어디서 너희들더러 여기로 오라고 했느냐? 언제 내 처소로 들어오라 어떻게 얘기했느냐? 게다가 이건 왕비의 처소다. 감히 이곳에 들어갈 생각을 했느냐? 내가 무슨 조건을 약속했길래 죽음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냐?”

그녀의 연이은 질문에 무릎을 꿇고 있던 하인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맹금우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도움을 바랐다.

부진환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조용히 그 모습들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고 낙청연을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홀로 이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하는데 그녀는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조리 있게 얘기했다. 낙청연은 생각보다 똑똑한 사람이었다.

“말해보거라. 내가 시킨 일이라 하지 않았느냐? 내가 너희들에게 어떻게 얘기했는지 다시 말하는 것도 못 하겠느냐?”

낙청연은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맹금우는 마음이 급해졌다. 그들은 그 문제에 관해서 말을 맞춘 적이 없었기에 계획이 틀어지게 된 것이다. 맹금우는 무언가 기억난 듯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약입니다. 왕비 마마께서는 저에게 약을 쓰셨습니다. 왕야께서도 왕비 마마께 당한 적이 있으시지요. 왕비 마마께서 약을 쓴다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부진환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낙청연은 부진환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채고는 얼른 먼저 입을 열었다.

“왕야, 제가 왕야께 이 약을 썼다면 혼인날 왕야께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겠습니까? 게다가 제가 가져온 미정향은 그날 다 써버렸습니다. 전 이곳에 올 때 몸만 왔습니다. 제가 또 어디서 약을 구한다는 말입니까?”

낙청연이 그날 썼던 약은 미정향이었고 그 약은 극락산보다 효과가 훨씬 떨어졌다. 맹금우는 정원 바닥에 내쳐지고도 정신을 아예 못 차렸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었으니 약효가 몹시 강하다는 건 아주 명백한 사실이었다.

혼인날 밤 극락산을 썼으면 낙청연은 자신이 바라던 대로 부진환과 몸을 섞었을 것이다.

맹금우는 조바심이 났는지 끈덕지게 달라붙었다.

“왕야, 저 말은 이 약이 무슨 약인지 알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왕비 마마께서는 이 약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 분명 왕비 마마께서 꾸미신 일일 것입니다!”

낙청연은 무덤덤한 얼굴로 맹금우를 쳐다보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왕부가 작은 건 아니지만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니 누구한테 이 약이 있는지 찾아보면 될 것 아니냐? 난 대신 혼인을 치른 몸이니 아무것도 없이 왔다. 마음대로 찾아보거라.”

맹금우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더니 켕기는 게 있는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극락산은 다 사용하지 못한 상태였고 남은 절반은 그녀의 침상 아래에 있으니 만약 제대로 수색한다면 들통날 게 뻔했다.

낙월영도 놀라긴 매한가지였다. 낙청연 같은 멍청한 사람이 갑자기 언변이 늘었으니 말이다.

예전이었다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손가락질받는 게 두려워 곧바로 방 안으로 숨어들었을 텐데, 오늘은 맹금우와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게다가 낙청연은 생트집을 잡는 것도 아니었고 말을 똑 부러지게 잘했다.

낙월영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부진환을 힐끗거렸다. 부진환이 아무런 명령도 내리지 않는 걸 보니 낙청연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녀로서는 정말 큰 일이었다.

낙청연은 눈썹을 까딱이면서 일부러 부진환의 성질을 긁었다.

“왕야께서는 현명하고 슬기로운 분이시니 무고한 사람을 벌하시지는 않겠지요?”

부진환의 눈빛은 살벌했다. 그는 미간을 구기고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어떻게 된 일인지 전부 알 수 있었다.

“여봐라, 맹금우를…”

낙월영은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의 계획이 철저히 실패했음을 깨달은 낙월영은 곧장 입을 열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왕야, 맹금우는 이미 큰일을 한 번 겪었습니다. 여자로서 평생 얼굴도 들고 다니기 어려운 치욕적인 일을 겪었는데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부진환은 그녀의 말에 잠깐 주저했고 맹금우를 살려두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맹금우를 후원에 가두거라.”

그의 매서운 눈빛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하인들에게로 향했다. 그는 냉기가 감도는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이것들은 전부 죽여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하인들은 기겁하며 말했다.

“왕야, 살려주시옵소서! 왕야, 전부 사실대로 말하겠습니다. 전부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부진환은 그들을 살려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손을 휘저으면서 더없이 냉혹한 얼굴로 말했다.

“왕부 내에서 이딴 짓을 저지르다니, 전부 죽여라.”

몇몇 하인들은 아직도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있었고 소유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장 호위들을 불렀다.

“전부 끌어내거라.”

호위들은 앞으로 나서더니 그들을 전부 기절시키고는 정원 밖으로 끌고 나갔다.

스산한 분위기에 정원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숨도 크게 내쉬지 못했고 정원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맹금우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정원 밖으로 끌려 나갔다. 그녀는 감히 용서조차 구하지 못했으나 끌려 나갈 때 증오심을 가득 품은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

그 순간 낙청연은 맹금우의 양미간에서 죽음의 기운을 발견했다. 그녀가 아무리 필사적으로 자신을 노려본다고 해도 그녀의 눈동자에는 생기가 아예 없었고 얼마 가지 않아 죽을 운명이었다.

오늘 같은 일은 여인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다. 부진환이 그녀를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는 살기 어려울 것이다.

소유는 곧장 모든 사람을 데리고 정원을 떠났다.

낙월영은 큰 충격을 받은 듯이 이마를 짚고 있었는데 몸이 허약해서 하마터면 쓰러질 뻔한 걸 부진환이 받아냈다. 그는 그녀를 부축하면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괜찮느냐?”

낙월영은 온화하지만 쑥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왕야께서도 피곤하실 터이니 먼저 돌아가 쉬세요.”

그 말은 부진환이 자신을 방까지 데려다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부진환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소유, 네가 월영이를 방까지 모시거라. 그리고 의원을 불러 정신을 안정시키는 약을 처방 받거라.”

“왕야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소유는 앞으로 나서면서 낙월영을 데리고 떠났다.

정원은 다시금 정적에 휩싸였고 그곳에는 낙청연과 부진환 두 사람만 남았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 서 있었는데 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면서 그녀에게 경고했다.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널 여기서 쫓아낼 것이다.”

낙청연은 그의 말에 참지 못하고 냉소를 흘렸다.

“다음 번이라니요? 왕야께서는 제가 이 모든 일들을 꾸몄다고 확신하시는 것 같은데 어찌 맹금우를 가두셨습니까? 저를 가두셔야지요.”

부진환은 도발하는 듯한 그녀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서늘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진짜 모를 것 같으냐? 맹금우는 아마도 널 해치려 한 것이겠지. 하지만 결국 그 일을 당한 것은 맹금우다. 그런데도 네가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냐?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절대 널 용서치 않을 것이다.”

부진환의 말에 낙청연은 속에서 열불이 났다.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왕야의 말씀은 다른 사람이 절 해치려고 해도 그저 참고 있으라, 그 뜻입니까? 왕야께서는 모든 걸 다 꿰뚫어 보시면서 낙월영과 맹금우의 관계는 미처 알아채지 못하셨나 봅니다. 오늘 밤 일이 정말 그렇게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왕야께서는 절 역겨워하시지요. 제가 낙월영 대신 혼례를 치렀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왕야께서는 생각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무런 힘도 없는 제가 어떻게 이 삼엄한 경비를 뚫고 왕부로 왔는지를 말입니다.”

어쩌면 몸의 원래 주인의 억울한 마음이 남아서일지 몰랐다.

그녀는 낙청연의 억울한 사정에 측은지심이 생겨 저도 모르게 말을 덧붙였다.

낙청연은 그렇게 총명한 사람이 아니었고 대신 혼인을 치르라고 낙청연을 꼬드긴 것은 낙월영이었다.

그런데 부진환은 모든 잘못을 낙청연에게 돌렸고 지금도 그녀가 뭘 하든 전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부진환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그는 날카롭게 낙청연을 쏘아보면서 그녀를 위협했다.

“마지막으로 경고하마. 살고 싶다면 그냥 쥐 죽은 듯이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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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청연은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고 부진환은 성큼성큼 그녀에게로 다가가더니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네가 한 짓이냐?”낙청연은 차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비꼬며 말했다.“왕야, 이제야 제 말을 믿으시겠습니까?”자신이 한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었다.부진환은 울컥 화가 치밀어올라 호위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장검을 뽑아 낙청연의 목에 겨누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너를 죽일 것이다.”낙청연은 목을 빼 들면서 고고한 자태로 말했다.“왕야께서 절 죽이고 싶으시다면 죽이세요. 앞으로 며칠 동안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릴 것인데 섭정왕부 내에 있는 인뇌진을 처리하지 않으면 섭정왕부는 폐허가 되겠지요.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죽을 것입니다.”“너!”부진환은 장검을 힘주어 잡고 있다가 갑자기 피를 토했고 소서는 얼른 부진환을 부축하면서 걱정스레 말했다.“왕야! 고 신의, 고 신의!”소서가 고 신의를 부르자 호위가 대답했다.“고 신의는 불길 속에서 도망쳐 나오고는 정신을 잃으셨습니다.”그때 낙청연이 앞으로 나섰고 부진환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고 홧김에 낙청연을 밀어내려고 했다.“왕야, 살고 싶지 않으신가 봅니다?”낙청연은 예의 따위는 차리지 않고 그를 위협했고 부진환은 분을 삭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더는 움직이지 않고 그녀가 맥을 짚게 놔뒀다.고 신의가 쓰러졌으니 지금 그를 치료할 수 있는 건 그녀뿐이었다. 낙청연은 그 모습에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 그는 분명 그녀의 실력을 믿고 있었고 고충도, 인뇌전 일도 전부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그 일들을 믿는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낙월영을 감싸고 돌 것이다.낙청연은 또다시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몸의 원래 주인의 억울함이었고 원한이었다.그런데 억울하다고 뭘 어쩔 수도 없었다. 어차피 그의 마음속에는 낙청연이 없었기 때문이다.“왕야께서는 화병이 나셔서 피를 토하신 것입니다. 평정을 되찾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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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서 나온 뒤 낙청연은 소서를 데리고 저택 안에 있는 인뇌진을 처리하러 갔다. 나침반은 꺼낼 수 없었으나 조상님께서 물려주신 귀한 보물이었기에 그녀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알 수 있었다. 빗줄기는 많이 약해졌고 저택의 사람들은 벼락을 맞아 어지럽혀진 방을 깨끗하게 청소하느라 바빴다. 낙청연은 소서를 데리고 저택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그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낙월영은 이미 한참 전에 정신을 차렸고 왕야와 낙청연이 서방에 있다는 걸 알고는 감히 그들을 방해하지는 못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방안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그녀는 낙청연이 서방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야 급히 그곳으로 향했다.하지만 서방에 도착하니 소유가 그녀를 막아섰다.“둘째 아씨, 왕야께서는 부상이 심하셔서 지금 쉬고 계십니다.”낙월영은 당황했다. 왕야의 서방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낙청연이 들어갈 수 있는데 자신은 들어갈 수 없다니, 그녀는 왕야가 정말 자신이 낙월영의 공로를 가르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둘째 아씨, 얼른 처소로 돌아가서 쉬시지요.”소유가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일깨웠다.불현듯 정신이 든 낙월영은 몸을 돌려 떠나려 했는데 소유마저 그녀를 처소까지 모시지 않았다.낙월영은 굉장히 조바심이 나고 낙청연이 미웠다. 이 모든 게 다 낙청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인뇌진은 무슨, 그녀는 낙청연이 얼마나 멍청한지 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이런 것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낙청연을 떠올릴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더는 낙청연을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낙월영은 최대한 빨리 낙청연을 죽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낙청연은 온밤을 바삐 돌아치면서 소서와 함께 인뇌진을 해체했다. 그 물건들은 전부 소서가 챙겨갔고 낙청연은 다시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인뇌진을 해체하기는 했으나 낙청연은 소매 안에 있는 나침반이 여전히 약하게 진동하고 있음을 느꼈다. 섭정왕부 안에는 여전히 강한 살기가 있었는데 무언가에 의해 억눌러져 있었다.저택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6화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인 후의 공기는 더없이 맑았다. 지초는 쉬러 갔고 낙청연은 나침반을 들고 나갔다.풍수지리가 좋은 곳에서 일월정화(日月精華)를 흡수하면 내공 심법을 수련하는 데 도움이 되어 재주를 하루라도 빨리 연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자정이 넘은 이 시각의 정원은 유달리 고요했다. 나침반을 들고 그녀는 둘러보더니 조용한 화원의 정자에서 멈췄다. 그리고 나침반을 몸 앞에 두었더니 나침반은 천천히 질서 있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빛이 나침반을 비추니 은은한 하얀색 빛이 퍼지기 시작했다.묘초(卯初)에 황금 닭이 새벽을 깨우고 하늘이 어슴푸레 밝아오자 낙청연은 눈을 떴다.내공 심법을 수련한지 비록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효과는 현저했다. 주먹을 쥐었을 때 전보다 힘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아-”갑자기 처량한 비명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아침을 깨웠다.맹금우가 죽었다.낙청연의 정원, 우물에서 기이하게 죽어 있었다.창백한 얼굴은 수면 위로 떠 있었고 몸은 우물 바닥에 서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죽어서도 서 있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정원은 사람들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 모두 맹금우의 시체를 밖으로 끌어 올리려고 했으나 밑에서 무엇인가 그녀를 끌어당기는 듯이 아무리 애를 써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빠르게 부진환도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그녀의 정원에 모였다.소소는 몇 명 시위에게 시체를 끌어 올리라고 시켰다.맹금우의 죽음에 대해서 정원의 하인들까지 수군대기 시작했다.“어젯밤에 맹금우가 왕비님 정원에 들어가서 왕비님과 다투는 것을 목격했어.”“나도 맹금우의 미친 듯한 고함을 들었어.”“설마 왕비가 맹금우를……”듣고 있던 부진환의 안색은 안 좋았다. 그는 낙청연을 바라보더니 “어젯밤에 맹금우가 여기 왔었던 거냐?”“네! 하지만 왔다고 해서 제가 죽인 겁니까? 저는 오히려 그녀가 복수하려고 일부러 저의 정원에서 죽음을 택하여 저에게 모함한다고 생각합니다.” 낙청연은 차가운 어투로 의심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냈다.“언니, 맹금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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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9화

    “왜 계속 당신을 남겨두었는지 알고 있소?”부진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강해는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하국 왕자이기 때문에 남겨 두면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소.”“하지만 동하국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소.”고강해는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오?”“자네는 이젠 아무런 가치가 없소.”고강해는 자신의 처지를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고 답했다.“사실 난 잡힌 순간부터 아무런 가치도 없었소.”“동하국에는 황자가 많으니, 나 하나 없다고 문제 될 것 없소.”“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나를 죽이려 할 줄은 몰랐소. 도망가는 와중에도 나를 쏘려고 했소.”“하지만 우리는 형제 사이의 정이 없었소. 그저 경쟁과 싸움뿐이었소.”부진환은 그가 많은 말을 하자, 계속 물었다.“그저 싸우는 사이라면 어찌 자네를 그렇게 미워하는 것이오? 구하지 않는 것도 망정이지, 왜 죽이려 하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그들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오.”“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새로운 왕자가 될 수 있소.”부진환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고옥서가 고옥언을 구할 때, 그는 옆 방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고강해 시체에서 뭔가를 갖고 가겠다는 것을 들었다.“그게 무엇이오?”고강해는 대답하지 않고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우리 동하국에는 존경받는 약사가 있소.”“하지만 과거 그녀는 동하국의 제압을 받던 일반 의원이었소. 독을 만들 줄 알기에 우리의 핍박을 받고 독을 만들었소.”“그녀는 여국인이지만 진법으로 인해 밖으로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소. 그렇게 떠돌다 그녀는 동하국으로 왔고 늘 여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소.”“그녀의 계획은 줄곧 실패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홀로 바다에 갔소. 그날 그녀는 파도 때문에 배가 뒤집혔지만, 마침 바다 밑에서 보물을 발견했소.”“오래된 침몰선이 해저에서 거대한 궁전이 된 듯한 모습이었고, 그녀는 그 안에서 많은 보물을 얻었고 특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8화

    고강해는 절망에 휩싸여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했다.하지만 이때, 옆에서 화살이 날아가 정확히 고옥서가 쏜 화살을 떨구었다.고옥서는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며 활을 내던지고 재빨리 마차를 이끌고 그곳을 떠났다.이내 그 마차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났다.병사들도 신속히 그들의 뒤를 쫓았고 성문에 걸린 고강해도 내려져 감옥으로 데려갔다.고옥서와 고옥언은 바닷가로 도망쳐 작은 배를 찾아 먼저 숨을 곳을 찾기로 했다.하지만 너무 빨리 쫓아온 병사들 때문에 두 사람은 숨을 곳 없이 훤히 모습을 드러냈다.두 사람은 힘껏 노를 저어 떠나려 했다.바다에서 힘에 부쳐 곧 쫓기려는 그때, 눈앞에 동하국의 배 한 척이 나타났다.그리고 배 위에는 동하국 깃발이 달려 있었다. 고옥서는 미리 계획한 배가 마침 인근에 왔다고 추측했다.두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본 듯이 배 위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했고 곧 배에 올랐다.“어서 돌아가거라! 병사가 쫓아왔다!”고옥서가 다급히 명을 내렸다.하지만 배는 바다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옥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배 위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무엇들 하는 게냐? 귀가 먹은 것이냐?”비록 배 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동하국 병사였지만 이상하게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고 그녀의 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옥서는 병사들이 곧 쫓아올 것 같아 조바심을 내며 그들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배도 움직이지 않았다.고옥서는 어딘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고옥언을 끌고 배에서 뛰어내리려 했다.하지만 그때, 선실에서 청주군 병사들이 뛰어나와 단번에 그들을 포위했다.배에서 뛰어 내리려 해도 이젠 뛸 수 없었다.그리고 추격하던 병사들도 가까이 도착해 그들의 배를 겹겹이 에워쌌다. 그리고 배 위에는 부소가 서 있었다!그녀는 놀란 나머지 절망스러웠다. 고옥서는 화를 내며 동하국 사람을 붙잡았다.“적들을 도와 우리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냐?”상대는 울먹이는 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7화

    결국 다들 시선을 부소에게로 옮겼다.부소는 멍하니 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나한테 가라는 것이오?”“그것도 아니지 않소?”부진환이 말했다.“주락과 계진 둘 다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미인계에 넘어가게 생겼소?”“자네의 연기가 비슷할 것 같소.”부소가 다급히 말했다.“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지 않소?”“다른 사람은 마음이 놓이지 않소.”부소는 한참 고민하다 잔에 담긴 차를 단숨에 다 마셨다.“가면 될 것 아니오!”“좋은 소식 기다리시오!”부소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진환이 그를 불러 세웠다.“오늘 이미 심문을 받았으니, 지금 가는 것은 너무 티가 날 것이오. 급할 것 없이, 내일 다시 가시오.”-다음 날 저녁.부소는 부진환이 말한 대로 고옥서를 심문하러 갔다.부 태사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고옥서는 전쟁 때문에 그가 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역시 부진환의 추측대로 고옥서의 계략 중 하나가 바로 미인계였다.부 태사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부소는 다르다.한바탕 유혹하고 난 후, 고옥서는 기회를 잡아 부소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그녀는 고옥언이 갇힌 위치를 알아내고 부소가 방심한 틈을 타서 독 가루를 뿌려 그를 쓰러트렸고 감옥 문 열쇠를 훔쳐냈다.그리고 그녀는 독으로 감옥을 지키고 있던 옥졸을 쓰러트리고 고옥언이 갇힏 곳을 찾아 고옥언을 구출했다.“누나!”고옥언은 감격에 겨웠다.“어찌 온 것입니까? 동하국이 청주성을 뚫은 것입니까?”고옥서는 사방을 경계하며 말했다.“아니다. 홀로 너를 구하려 들어온 것이다.”“일단 이곳을 떠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두 사람은 조용히 감옥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감옥 끝에 있는 철문을 보고 고옥언이 발걸음을 멈추었다.“누나. 고강해가 저곳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데리고 가실 겁니까?”고옥서는 바로 거절했다.“안 된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우리도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누나. 저는 그저 고강해가 지니고 있는 열쇠를 말한 것입니다.”그 말을 듣고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6화

    “정말인 것이냐? 동하국에는 나를 거절할 수 있는 남자가 없다.”그 말을 듣고 부진환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동하국 사람들이 워낙 적으니, 그럴만하다.”고옥서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정말 단호하구나.”말을 마치고 고옥서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옷을 입었다.부 태사에게 미인계가 통하지 않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인내심이 없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거라.”부진환이 천천히 몸을 돌려 불쾌한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고옥서는 어쩔 수 없이 답했다.“내 동생을 구하러 왔다.”“동하국 왕자, 고강해.”“너에게 잡힌 지 오래되었는데, 아직 살아 있는 것이냐?”부진환은 놀라지 않았다.“얼마 전에 그를 구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다들 실패했는데, 너라고 성공할 거라 생각한 것이냐?”고옥서가 가볍게 웃었다.“확신이 없다면 어찌 왔겠느냐? 청주성에서 순찰하는 청주군도 많지 않은 듯한데, 다들 바닷가로 갔나 보구나.”“동하국의 배가 부담을 준 것이냐?”부진환이 담담하게 그녀를 힐긋 보고 답했다.“쓸데없는 걱정이구나.”말을 마치고 부진환은 몸을 돌려 떠났다.부진환의 반응을 본 고옥서는 전쟁의 상황이 부 태사에게 큰 부담이 되었고 막사마저 사라졌을 것이라 추측했다.그렇지 않으면 부 태사가 어찌 안색을 바꾸었겠는가?그렇게 생각한 고옥서는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철문을 바라보았다.감옥에서 나간 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부소가 와서 그를 부른 것도 듣지 못할 정도였다.부소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왜 그리 넋을 놓고 있소? 여러 번 불러도 도통 반응이 없었소.”“심문하러 간 동하국 여인은 어떻게 되었소? 안색이 좋지 않소.”부진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청주성에 들어와 동하국 왕자이자 그녀의 동생 고강해를 구하러 왔다고 순순히 말했소.”부소가 깜짝 놀랐다.“고강해 말이오?”“그런 뜻으로 말했소. 하지만 고옥서라는 이름을 들으니, 고옥언과의 관계가 궁금해졌소.”“나이를 보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5화

    “모든 것이 예전처럼 회복될 것입니다.”차강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황량한 이한도의 모습을 바라보며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다 잘될 것이다.”그는 이한도를 예전의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이라 믿는다.마음만 먹으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저녁이 되자 바닷가의 막사는 고요함을 되찾았다. 전쟁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깨끗이 청소되었다.옥에 갇힌 고옥서는 아직도 동하국의 병사들이 매복을 당해 전쟁에서 지고 도망친 것을 모르고 있다.그녀는 옥에 끌려간 후 동생의 모습을 보고 싶어 두리번거렸지만 계속 그를 찾지 못했다.지하 감옥의 가장 깊은 곳에는 철문이 하나 있었다.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보아 중요한 죄수를 수감하는 곳 같았다.그녀는 철문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옥에 갇혀 있었다.위치가 적합하니, 기회만 생기면 동생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늦게까지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감옥에 온 사람은 부진환이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다.“부 태사?”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동하국의 공주구나.”“몇 번 교전할 때, 네가 지휘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용기에 비해 계략이 부족하더구나.”“홀로 청주성에 들어오다니. 정말 청주군의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옥서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 문 앞까지 걸어가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는 역시 대단하구먼.”“중독된 사람들과 달리 아직도 멀쩡하게 기운이 남아도는구먼.”“바깥 상황은 어떠하냐? 부 태사의 막사는 지켜낸 것이냐?”고옥서는 일부러 그를 비웃으려 득의양양하게 비꼬았다.하지만 부진환은 표정 변화 없이 그냥 싸늘하게 그녀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고옥서는 그의 뜻을 지키지 못했다고 이해했다.하지만 청주성은 아직 뚫리지 않은듯하다.“이름이 무엇이냐? 동하국에 내세울 사람이 없는 것이냐? 어찌 여인을 보내 전쟁을 지휘하게 하는 것이냐?”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4화

    늦은 밤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소식을 누설한 지 3일이 지나자 동하국에서 다시 대거 공격을 퍼부었다.그들은 배를 타고 해안가로 접근해 막사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소식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단숨에 청주를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명을 따르라. 청주군의 주의를 끌면, 내가 작은 배를 타고 사람을 구하러 갈 것이다!”고옥서는 매서운 눈빛으로 막사를 바라보았다.“예!”얼마 지나지 않아 동하국의 배는 점점 해안가에 가까워졌고 청주를 단번에 공격하려는 기세로 다가왔다.적군이 가까이 오자 몰래 숨어있는 청주군은 저도 몰래 손에 든 무기를 꽉 틀어잡고 장군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부진환은 조급해 하지 않고 암암리에서 관찰하고 있었다.이내 적군이 폭발을 일으켰고 막사에 이따금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막사는 공격을 받아 폭파되었고 허공에는 날아가는 돌멩이와 먼지가 자욱했다.막사에 남아 있던 일부 병사들이 황급히 도망쳤다. 그들은 적군의 배가 해안가에 곧 도착한 것을 보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돌려 도망쳤다.청주군이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치는 것을 보고 고옥서는 싸늘하게 웃었다. 그녀는 줄곧 이 독이 여국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말했었다.곧 막사는 텅 비었고 동하국 사람도 배를 세운 후 잇달아 배에서 내렸다.고옥서는 작은 배를 타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로 향해 조용히 뭍으로 올라갔다.그녀의 계획에 따라 7일 후 누군가 이곳에 데리러 올 것이다. 오늘 청주를 공격하지 못하더라도 먼저 사람을 구해야 한다.그녀는 배도 암초 뒤에 숨기고 조심스레 육지로 올라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감시되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고옥서는 육지로 올라온 뒤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일반 백성 차림으로 가장해 청주성으로 들어갔다.청주성에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잡히고 말았다.많은 동하국 사람이 배에서 내리자,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청주군은 부진환의 명에 따라 어두운 곳에서 뛰쳐나와 살기를 내뿜으며 적을 찔렀다.이미 7~8척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3화

    “청주로 가는 동안 풍경을 구경할 수도 있으니, 급해하지 마시오.”“어쩌다 여국으로 왔는데 여국의 여제로서 잘 챙겨줘야지 않겠소? 어찌 오자부터 전쟁터로 내민다는 말이오?”“일단 궁에 며칠 묵으시오.”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저희도 오랜만에 얘기를 나누어야지 않겠습니까? 하고 싶은 재밌는 이야기들이 아주 많습니다.”-청주.병사들은 모두 해독하였지만 동하국은 또 바다에 새로운 독을 넣기 시작했다.바다에 갑작스레 떠다니는 시체가 늘어났고 해안가로 떠밀려와 악취를 풍겼다.시체 주위의 바닷물은 검은색을 띠고 있었고 끈적끈적한 액체도 묻어 있었다.그 냄새만 맡아도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바다 위의 참혹한 광경에 다들 마음이 무겁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들은 바로 동하국을 없애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태사, 공격합시다! 저 자식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더 비열한 짓을 할 것입니다!”부진환은 사색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칠 동안 맑던 하늘에도 이날 밤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쳤다.방 안의 촛불이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부진환은 문과 창문을 굳게 닫고 다시 촛불을 켜서 탁자 위에 놓인 지도를 비추었다.“하늘이 노하고 백성들이 노하니, 동하국은 분명 죽음을 자초할 것이오.”부진환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번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계속 독을 쓰는 것으로 보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오.”“이미 해독한 일을 오랫동안 숨겼으니, 이젠 이 점을 이용해야 할 때오.”“다시 독을 썼으니, 중독으로 인해 전투력을 잃었다고 상대를 속여 전력을 다해 공격하도록 유도해야 하오.”“박가는 기관선을 이끌고 인근 해역에 기관을 설치하시오. 일단 그들이 오기만 하면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게 해야 하오.”“그와 동시에 부소는 천궁도와 제사장족 제자를 데리고 여국 대진을 찾아 대진을 복구할수 있는지 확인하시오.”“부 대인은 향 장군과 함께 사람을 데리고 지도의 길에 따라 동하국의 구체적인 위치를 찾으십시오.”“주로 적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2화

    또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서월 일행은 독약과 해독약을 만들어 바닷가 막사에 있던 청주군이 먼저 복용하게 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바로 궁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중요한 일이니, 절대 누설될 수 없기에 낙요에게만 편지를 전했다.겨울이 추워지자, 낙요는 푹신푹신한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편지를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우유가 상황을 보고 궁금한 듯 물었다.“부 태사의 편지냐?”“청주에서 좋은 소식이 온 것이냐?”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바다의 독을 억제할 법을 찾았다.”“다만 동하국에서 알게 되면 대응을 할 수도 있으니, 일단 이 소식은 발설하지 않았다.”그 말을 듣고 우유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정말 다행이구나.”“지난번 동하국에서 전쟁에서 패한 후, 여태껏 잠잠한 것으로 보아 제사장족의 술법을 두려워하는 것 같구나. 보아하니 동하국은 겨울이 지난 후 다시 공격하려는 것 같구나.”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겨울에 전쟁하는 것은 본디 우리의 열세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세가 되었다.”우유가 웃으며 말했다.“그 아이들이 이번에 큰 공을 세웠구나.”낙요가 웃으며 답했다.“아이들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 의외였다.”“그들이 돌아오면 상을 줘야겠구나.”-시간이 흘러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더니 어느덧 봄이 찾아왔다.날씨가 따뜻해지자, 낙요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옛 벗을 만났다.송천초와 초경이 여국에 찾아왔다.게다가 특별히 많은 약재를 갖고 왔다.“동하국과 싸운다고 들었습니다. 얼마 전 아버지께서 아프셔서 산장의 일로 바빠 줄곧 올 수 없었습니다.”“요즘 한가해지자마자 이렇게 약재를 주러 왔습니다. 이 약재는 제가 오랫동안 모은 약재로, 전부 해독에 좋고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약재들입니다. 아주 넉넉히 준비했습니다!”송천초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낙요가 관심 어리게 물었다.“아버지의 건강은 어떻소? 무슨 병인 것이오? 심각하오?”송천초가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오래된 병입니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1화

    책자에는 이미 그녀가 복용한 수백 가지가 넘는 해독 약재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부진환은 못내 그 내용을 보고 감탄했다.“백여 종의 독이 있는 것이냐?”서월이 설명했다.“짧은 시일 내에 만들어낸 독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독인 듯하옵니다.”“독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물들을 모아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독은 흔히 볼 수 있는 경증을 동반하고 있고 치명적이지 않지만, 전투력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게다가 해독에 필요한 시일도 오래 걸려 완쾌하기 어렵습니다. 보아하니 동하국에 독을 쓰는 고수가 있는 듯합니다.”“하지만 독에 강한 고수가 있는 데에 불과하고 왜 치명적인 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독을 섞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부진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이 일은 동하국을 공격한 후에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후 부진환이 물었다.“그러면 지금 얼마나 걸려야 해독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냐?”서월은 대답할 수 없었다.“이미 수백 가지가 되는 해독약을 복용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해독법으로는 해독약을 만들어낼 가망이 없을 것입니다.”“저에게 위험한 생각이 있습니다.”“바로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것입니다.”“저는 항상 독을 만들며 독을 다루기 때문에 이미 저에게 효능을 잃은 독도 많습니다. 그런 독은 저에게 영향을 그다지 미치지 않고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만약 더 강한 독을 복용한 후 일정량의 해독약으로 통제한다면 동하국의 독을 제압할 수 있을 것입니다.”서월이 자세히 설명했다.담 신의는 옆에서 그 말을 듣고 다소 의아했다.“그렇습니다.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방법은 저도 생각한 적 있지만 독에 정통하지 않으니,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아가씨의 방법은 아마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담 신의도 그 말에 동의하는 것을 듣고 부진환이 답했다.“좋다. 일단 네가 말한 대로 작은 범위에서 시도해 보거라.”서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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