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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6화

멀지 않은 담벼락에서 낙요와 부진환은 그들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보아하니 이 마을에서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듯하다.

두 사람은 무거운 마음으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 분노가 차올랐다.

부진환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일단 촌장에게 돌아가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고 사실이라면 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잡아야 하오."

"한 명도 놓쳐서는 안 되오."

낙요는 곰곰이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와 함께 촌장에게 돌아갔다.

촌장은 아직도 초조하게 앞마당을 배회했고 그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다급히 마중했다.

"돌아왔구먼! 괜찮은가?"

"여자 귀신은 찾았소? 잡힌 부자는 만났소?"

낙요는 답하지 않고 반문했다.

"마을 이전에도 사람들이 잡혀갔지요? 찾아간 적 있습니까?"

촌장은 탄식했다.

"그 녀석의 내력을 알고 있으니, 누가 감히 가겠는가?"

"평범한 귀신이 아니네. 살이야. 득도한 고인이 아니라면 누가 그녀를 제거할 수 있겠소?"

"잡혀간 사람들도 아마..."

그들이 이렇게 묻는 이상 끌려간 부자를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밤새 바삐 일했으니 어서 좀 쉬시게."

"하인에게 식사를 준비하라 시켰네."

촌장은 한숨을 쉬며 몸을 돌려 그들을 데리고 본청으로 들어갔다.

구부정한 촌장의 뒷모습은 조금 늙어 보였다.

두 사람은 그를 따라가 음식을 먹고 배를 채웠다.

낙요는 직언했다.

"촌장님, 돌아오는 길에 말을 조금 들었습니다."

"방 씨 아주머니가 마을 사람들이 적잖은 부녀자를 유괴하여 집에 가두고 아이를 낳게 했다던데, 이 일을 잘 알고 있지요?"

촌장의 안색은 조금 변했다. 그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수치스러워했다.

"그 일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말해주십시오."

"사람이 죽은 일이니 그렇게 쉽게 잊히진 않았지요?"

촌장은 잠자코 있다 책자 한 권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들에게 건넸다.

"그동안 양심이 편치 않아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했네. 눈만 감으면 죽은 사람들이 찾아왔네."

"이 책자에 기록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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