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261 - 챕터 2270

3015 챕터

제2261화

낙요가 웃으면서 말했다. “반드시 무공이 뛰어나고 실력이 뛰어나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대황자님은 신분 자체가 다른 사람보다 존귀하십니다. 그런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진익은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마음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내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해낼 줄 몰랐어."낙요가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오랫동안 고묘묘의 그늘에 가려져 그런 겁니다.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셨으니...사실 고묘묘는 황태자님보다 못합니다.그녀는 황태자님처럼 최선을 다해 수해를 막으려 하지 않았을 겁니다. 백성들의 인정이나 찬사도 받지 못할 겁니다."이 말을 들은 진익은 가슴이 벅차올랐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낙요가 오랫동안 침묵하는 것을 본 그가 먼저 말했다. "고맙다."고맙다는 말은 진익이 평생 누구에게도 한 적 없는 말이다.게다가 그를 어둠 속에서 끌어낸 사람이 낙요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앞에 있는 여자가 사람을 매혹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낙요가 눈을 가늘게 뜨고 강가를 바라보았다. "수위는 좀 낮아졌습니까?"진익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려갔어.""이틀간 비가 많이 잦아든 덕분이지, 폭우가 내리지 않는다면 얼마 뒤, 수해도 끝날 거다."진익이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오늘 한가한 가 보네, 세자는 상태가 어때?" 그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다, 낙요가 부진환을 보살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냥 그렇습니다." 낙요는 부진환의 몸 상태를 밝히지 않았다.강화현을 떠나기 전에 부진환이 용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침서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또 다른 살인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진익에게 알리지 않았다.진익이 이 사실을 듣고 살짝 놀랐다. 부진환이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위로했다. "그의 몸 상태로 지금까지
더 보기

제2262화

낙요가 태연하게 인정했다. "네."침서가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다시 손을 뻗었다. "용삼은 아무 문제가 없어.""난 단지 네가 죽는 게 싫을 뿐이야.""그게 다야.""부진환이 죽는 건 상관이 없다. 난 널 구하고 싶은 거야, 널 그렇게 오랫동안 지켰는데, 어떻게 죽는 걸 보고만 있겠어."침서는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다,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았다.하지만 낙요는 침서를 꿰고 있었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침서는 쉽게 패배를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다.그는 낙요가 죽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그녀가 구하고자 하는 사람을 살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를 쉽게 놔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침서로부터 무언갈 얻기 위해선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한다.그는 결코 사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부진환은 이미 용삼을 복용했기 때문에 침서가 준 용삼은 필요 없었다."필요 없습니다." 낙요는 그것을 받지 않았다.그녀는 침서를 스쳐 지났다.침서는 지나가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아 세우며 다급하게 말했다. "아무 조건도 없다는데, 왜 안 받는 거지?""정말 부진환과 함께 죽음을 맞이할 생각이냐!"낙요는 침서의 얼굴에 상처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하지만 그것에 대해 묻지 않았다. 다만 침서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죽든지 살든지 당신이 상관할 문제가 아닙니다."낙요는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멀어졌다.송천초와 초경도 천천히 따라갔다.침서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송천초와 송천초를 바라보았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침서의 날카로운 눈빛을 느낀 송천초는 긴장한 듯 초경의 옷소매를 움켜쥐었다.초경도 그것을 눈치챘다.그래서 침서를 향해 옷깃을 흔들었다.한줄기 흰 연기가 침서를 향해 날아갔고 그것을 흡수한 침서는 이내 두 사람을 낯선 사람으로 인지했다.송천초와 초경의 얼굴을 완전히 잊었다.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초경이 자연스럽게 송천초를 껴안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니까 걱정하지 마."송천초는 고
더 보기

제2263화

현령부로 돌아오자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점원 몇 명이 물건을 들고 찾아왔다.낙요에게 줘야 할 물건들이다.낙요는 대문 밖으로 나왔고, 상대는 두 손으로 비단 함을 공손하게 건넸다. "어떤 도련님께서 부탁한 물건입니다.""이게 무엇이오?" 낙요가 비단 함을 힐끗 쳐다보더니 받지 않았다."쇤네는 아무것도 모릅니다."낙요는 은냥 몇 개를 꺼내 그 사람에게 건넸다. "수고스럽지만 이 물건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시오."침서가 보낸 용삼인 것을 알아차린 그녀가 거절했다.점원은 살짝 놀라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예."비단 함을 들고 돌아갔다.멀지 않은 골목 어귀에서 침서가 이 장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결국 비단 함은 다시 그의 손으로 돌아왔다.낙요는 그가 주는 용삼을 받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객사로 돌아왔을 땐, 이미 밤이 늦은 뒤였지만 방 안은 어두웠다.걸상에 앉은 그의 뒷모습은 차가운 기운이 풍겼다.그는 다시 돌아온 비단 함을 힐끗 쳐다보았다. 눈빛이 싸늘했다."안 받겠다고 하더냐."침서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걸상 위에 앉은 남자가 탁자 위에 놓인 막대기를 잡았다.침서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침서는 자기가 앞으로 겪을 일이 어떤 것인지 눈치채고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다.막대기가 그의 어깨를 강타했다.거센 고통에 침서는 몸이 휘청거렸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곧이어 막대기 하나가 또 날아왔고, 그는 결국 바닥에 털썩 꿇어앉았다.계속해서 그를 향한 매가 쏟아졌다.침서의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었다.그는 통증을 애써 참으며 벽에 기대에 힘겹게 일어났다.상대도 때리는 것이 지쳤는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가서 알아봐.""부진환 상태가 어떤지."침서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침서는 매일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현령부로 용삼을 보냈다.하지만 낙요가 외부에서 오는 물건은 아무것도 받지 말라고 김옥한에게 통보를 했기에 용삼을 전할 수 없었다.침서는 며칠째 용삼을 건네지 못했다.
더 보기

제2264화

그녀는 부진환에게 다가가 고개를 살짝 숙였고, 부진환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 "이렇게 하면 되려나?""연기한 거예요? 깜짝 놀랐잖아요!" 낙요가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두 사람은 송천초과 초경을 따라 함께 밖으로 나갔다.날씨가 유난히 좋았던 오늘은 햇빛이 쨍쨍했고 거리가 벅적했다. 사람들이 시끌벅적했지만 멎지 않고 비 오던 소리와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비 온후의 공기는 유난히 신선했다.차가운 바람 속에 먹거리 향기가 섞여 있었고, 거리의 술 향기도 풍겼다."이거 먹고 싶어요." 송천초의 눈빛이 빛났다.송천초가 엿가락 하나를 들자, 초경은 엿가락 전부를 샀고, 가락 장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낙요와 부진환도 같이 먹었다."이것도 갖고 싶어요." 처음 여국에 온 송천초는 처음 보는 먹거리가 많았고, 전부 맛보고 싶었다.초경이 또 돈을 꺼내려 하자, 낙요가 급히 그를 막았다."이렇게 많이 사면 사봤자 전부 가져갈 수 없습니다. 조금만 사지요."초경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괜찮소."말을 마친 그는 또다시 물건을 샀다.낙요는 그를 한쪽으로 끌고 가 조용히 말했다. "환심을 사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이렇게 돈을 쓰는 것은 낭비하는 겁니다.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초경이 멍한 얼굴로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 말이오?""선물은 양보다 질입니다. 천초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하는 것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 법 아니겠습니까?"초경은 그녀가 한 말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미소를 지었다. "고맙소."그들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먹고 마시면서 즐겁게 보냈다.초경도 점포들을 일일이 살피면서 송천초에게 줄 만한 선물이 없는지 찾아보았다.초경은 장신구 가게에 도착했다.송천초는 아직 거리에서 즐기고 있어 그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낙요와 부진환은 따듯한 햇살을 맞으며 천천히 거리를 누볐다. 일월경에서 봤던 장면과 겹쳤다.모든 것이 예상대로였다.부진환은 강화현에 머물러도 구원을 받을 수 있었다.
더 보기

제2265화

점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홍수 때문 아니겠습니까? 나갈 수 없으니, 날씨가 개었을 때 길거리에서 전부 팔아치워야지요.마음에 들면 고르십시오, 전부 싸게 내놓겠습니다.집에서 돈이 급하지 않았더라면 대대로 내려오던 이 약재를 급히 팔 일도 없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낙요는 상대의 얼굴을 살폈다. 미간에 주름이 잔뜩 낀 모습으로 보아, 확실히 돈이 급해 보였다.강화현에서 용삼을 이렇게 길거리에서 파는 게 믿기지 않을 뿐이다.게다가 먹거리를 파는 골목길에는 의관이나 약포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약재를 파는 게 수상했다."집안에 힘든 일이라도 있소?"점원이 대답했다. "예, 물난리로 집을 잃고 수리하는 데 은자가 많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색시가 아이를 낳아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부모님이 사시던 집이었는데, 그 집은 부모님의 목숨과도 같은 것입니다. 물이 빠지면 다시 집을 지어야 합니다."거짓말 같지 않았다.낙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랬군요, 그럼 약재를 좀 사겠소."점원은 기뻐하며 용삼이 든 상자를 꺼내 그녀와 가격을 상의하려고 했다.낙요가 얼른 말했다. "이건 필요 없소."그녀는 다른 약재 몇 가지를 고르더니, 돈주머니를 꺼내 점원에게 건넸다."이걸로 충분하오."점원은 멍한 얼굴로 돈주머니를 들고 어찌할 줄 몰랐다.정신을 차리고 돈주머니 안을 확인하더니 황급히 소리쳤다. "아씨, 이건 너무 많습니다!"낙요와 부진환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떠났다.두 사람은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부진환이 속삭였다. "그가 이런 방식으로 용삼을 줄 줄은 몰랐소.정말 믿기지 않는군."낙요도 이렇게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정말 미친 것 같아요.""괴롭히려고 하더니, 이젠 어떻게든 용삼을 주지 못해 안달이 났습니다."침서가 이렇게 할수록 낙요는 용삼에 대한 의심만 커졌다.용삼에 독을 탔을지도 모른다고 여겼다.부진환은 침서가 이러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다."저 점원만 이런 일을 겪은 게 아니오. 강
더 보기

제2266화

그들은 하루 종일 거리를 돌아다녔으며, 지치면 주루에 들어가 음식을 먹고 술을 마셨다.어느덧 하루가 지나갔다.밤이 되었지만, 거리는 여전히 시끌벅적했다.언제부터인지 노점상들이 꽃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비록 명절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샀다.잠깐 후, 거리는 훤하게 밝아졌으며, 알록달록 매우 보기 좋았다.“정말 이쁘구나! 청연아, 우리도 연등을 띄우러 갈까?” 송천초가 물었다.낙요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초경의 눈치를 본 낙요는 잠깐 망설이더니 말했다.“나는 됐어. 부진환이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니, 오늘은 좀 피곤할 거야. 우리는 여기서 쉬고 있을 테니, 너와 초경이 함께 다녀오너라.”송천초는 약간 실망한 어투로 말했다. “그래.”송천초는 어쩔 수 없이 초경과 함께 연등을 띄우러 갔다.호숫가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이 등을 띄우고 있었다.꽃등은 강물을 따라 강화현을 흘러 나갔고, 기나긴 하천은 등으로 가득했고, 수많은 소원을 담고 있었다.많은 사람은 등을 빌어 홍수가 빨리 물러나기를 기도했다.송천초와 초경도 호숫가로 와서 꽃등을 두 개 샀다.초경이 바로 등을 띄우려고 하자, 송천초가 다급히 그를 잡아당겼다.“당신은 왜 소원을 빌지 않습니까?”초경은 멈칫하더니 말했다. “소원?”“등을 띄우면 당연히 소원을 빌어야 합니다.”이 말을 하며, 송천초는 붓을 들고 소원을 적었다.초경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하늘에게 비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송천초는 소원을 적고, 등을 강물에 띄우며 말했다. “소원은 그저 기대일 뿐입니다.”“만약 사람들의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면, 하늘에 계신 신선은 힘들어 죽었을 겁니다.”초경은 생각하더니, 붓을 들고 소원을 적은 후, 꽃등을 강물 위에 올려놓았다.송천초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소원을 빌지 않는다고 하시더니, 무슨 소원을 빌었습니까?”초경은 그윽한 눈빛으로 송천초를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송천초의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빌었어.”이 말을 들은
더 보기

제2267화

하지만 또 말했다. “이 옥팔찌에 나의 혼이 한 가닥 들어있다. 만약 위험에 맞닥뜨리면 너를 보호할 수 있다.”이 말을 들은 송천초는 살짝 놀랐다.그녀는 저도 몰래 물었다. “당신, 혹시 떠나시는 겁니까?”초경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떠나는 게 아닌데, 왜 이 팔찌로 나를 보호하려고 하는 겁니까? 당신은 매일 나와 함께 하고 있지 않습니까?”그녀가 여국에 올 때도, 그는 과감하게 그녀를 따라왔다.이 말을 들은 초경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나는 절대 떠나지 않는다.”“다만 여국은 천궐국과 달라서 내가 자칫 놓칠 수도 있을까 봐 두렵구나. 그리고 이 팔찌에 내 숨결이 들어있으니, 만약 뱀을 만나면 그들은 널 피할 것이다.”“이 팔찌에 내 혼이 들어있어서 싫다면, 그럼, 이 혼을 도로 가져오마.”초경은 그녀가 거절할까 봐 두려웠다.혼 한 가닥을 팔찌에 넣은 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사실 사심도 있었다.옥팔찌를 끼면 송천초의 몸에 그의 숨결이 있으므로 그는 언제든지 그녀를 찾을 수 있다.송천초가 오랜 시간 동안 그의 숨결에 익숙해지면, 뱀에 대한 두려움도 떨쳐 낼 것이다.송천초는 잠깐 망설이더니, 손을 내밀었다.초경은 약간 놀랐다.송천초는 눈썹을 들썩이더니, 팔찌를 채워달라고 눈짓했다.초경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즉시 그녀에게 팔찌를 채워 주었다.얼마나 기쁜지 손까지 약간 떨었다.송천초가 그의 팔찌를 받는다는 건, 이미 그를 받아들였단 뜻인가?여기까지 생각하니, 초경은 마음속으로 더욱 격동되었다.“또 놀고 싶은 것이 있느냐?”송천초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구경이나 합시다.”“좋다.”--달빛 아래, 즐겁게 초원에서 뛰어다니는 두 그림자가 있었다.“여기가 넓고 좋습니다.” 낙요는 숨을 헐떡이며 발걸음을 멈췄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그리하여 두 사람은 물건을 땅 위에 올려놓고, 함께 촛불을 밝힌 후 풍등을 날렸다.풍등들이 연이어 하늘로 날아가면서, 칠흑같이 어두운
더 보기

제2268화

다음 날, 침서의 얼굴엔 또 새로운 상처가 생겼다.낙요가 막 잠에서 깨어나자, 계집종이 물건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 “대제사장, 이건 방금 정원에서 주운 건데, 혹시 대제사장 겁니까?”낙요가 상자를 열어보자, 뜻밖에 또 용삼이었다.팔리지 않자, 침서는 곧바로 그녀의 정원에 갖다 던져버렸다.뒤이어 낙요는 사람을 시켜 그 물건을 침서가 묵고 있는 객잔으로 가져갔다.침서가 객잔으로 돌아오자마자, 그 용삼도 바로 보내왔다.돌아온 용삼을 보고 침서는 몹시 골치 아팠다.시간을 끌수록 부진환의 살날은 얼마 남지 않을 것이다.어쩔 수 없이 침서는 또다시 현령부로 갔다.금일 비가 살짝 내렸다.낙요는 강가로 가서 상황을 살펴보고, 진익에게 먹을 것도 가져다주며, 그의 노고를 위로했다.낙요가 현령부를 떠난 틈을 타서, 침서는 슬그머니 현령부로 잠입했다.방 입구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부진환은 경계하기 시작했다.그는 차분한 눈빛으로 방문을 쳐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들어오시오.”이윽고, 방문이 열렸다.아니나 다를까 침서였다.침서는 손에 비단 함을 들고 있었고, 그 안에는 용삼이 들어 있었다.“침서 장군께서 여기는 어쩐 일이 신지요?” 부진환은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침서는 천천히 걸어오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그 비단 함을 바로 그의 옆에 있는 상 위에 올려놓았다.그리고 경고했다. “충고하는데 내 호의를 무시하지 마시오.”“만약 낙요를 끌고 함께 죽을 생각이라면, 난 반드시 자네에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줄 것이오.”“자네는 낙요를 사랑하지 않는가? 한데 왜 이렇게 이기적이고, 또한 낙요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 거요?”부진환은 입가에 비꼬는 듯한 웃음을 자아내며,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장군께서는 내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소? 한데 왜 용삼을 가져온 것이오?”“또한 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단 말이오?”침서가 일부러 낙요까지 피해 가면서, 직접 용삼을 그에게 가져다주리라는 것을 그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더 보기

제2269화

잠깐 후, 계진과 주락이 돌아왔다.“세자, 침서가 정말 강화를 떠났습니다. 부하들을 데리고 산길로 떠났습니다.”“그 산길은 험난하니, 빠져나가면 쉬이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두 사람 모두 매우 의아했다.그들이 미행했을 때, 침서는 화가 잔뜩 나 있었기 때문이다.누가 침서를 이토록 화나게 했는지 궁금했다.부진환도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몹시 궁금했다.침서는 도대체 무슨 꿍꿍이일까?너무 이상하다.“침서가 돌아오는지 좀 더 지켜보시오.”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예!”부진환은 바깥 날씨를 쳐다보았다.비록 가랑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지만,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었다.“보아하니, 강화의 홍수가 곧 끝나겠군.”그들도 곧 도성으로 돌아갈 것이다.부진환은 문득 뭔가 떠올랐다. “봉시는? 요즘 봉시를 못 본지 꽤 됐는데, 당신들은 본 적이 있소?”주락이 대답했다. “며칠 전에 거리에서 그를 본 적이 있지만, 요즘은 본 적이 없습니다.”“봉시는 원래부터 몰래 왔다 갔다 하니, 아마 별일 없을 겁니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요 며칠 곧 날이 갤 것 같으니, 김 현령의 사후 뒤처리도 준비해야 할 것 같소. 아씨 혼자서 바쁠 터이니, 당신들이 많이 도와 주시오.”“물이 빠지면 바로 김 현령을 안장하자고.”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낙요가 순찰을 마치고 돌아오자, 부진환은 용삼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낙요는 살짝 놀랐다. “침서가 왔다 갔습니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침서가 와서 했던 말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그리고 또 말했다. “침서가 좀 이상한 것 같구나. 널 구할 방법은 많고 많을 텐데 왜 하필 용삼을 나에게 가져다주면서 나의 목숨을 살리려는 걸까?”침서는 낙요의 약점을 알고 있다.그녀가 신경 쓰는 사람은 너무 많다.그 사람들의 목숨으로 그녀를 협박하면 낙요는 분명 감히 죽지 못할 것이다.어찌 용삼을 자기 적에게 가져다주면서 목숨을 구해주는가?낙요도 고개를 저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왜 하필 당
더 보기

제2270화

김옥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와 아버지는 강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선산도 이곳에 없습니다.”“하지만 아버지는 강화에 정이 깊으셔서, 강화에 묻어드릴 생각입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그렇다면, 내가 마침 도와줄 수 있겠구나!”“그럼, 묘지는 내가 알아봐 주마. 김 현령에게 풍수 좋은 곳을 찾아주겠다.”김옥한은 희색을 띠며 다급히 인사를 올렸다. “그럼, 정말 다행입니다. 대제사장, 감사합니다.”홍수 때문에 아버지는 재해 백성들의 숙식을 돕느라 돈을 다 써서 집에 남은 돈은 얼마 없었기 때문에 사실 풍수사를 청해 풍수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대제사장 같은 여국에서 가장 실력이 우수한 풍수사는 더욱 엄두도 나지 않았다.며칠 후, 날이 갰다.그리고 강가의 물도 많이 빠졌고, 월아진의 물도 많이 빠진 상태였다.이날 날씨가 화창했다.낙요와 부진환은 월아진으로 상황을 조사하러 갔다.낙요도 가는 길에, 김 현령의 풍수 묘지도 찾아보았다.월아진의 물은 이미 거의 다 빠졌지만, 가옥들은 이미 홍수에 파괴되어 아수라장이 되었다.두 사람은 구석구석 다 돌아보았다.낙요가 관찰한 결과 아마 3. 4일만 지나면 물은 완전히 다 빠질 것 같았다.“이곳 지세는 낮은 편이어서, 강화가 매년 홍수기만 되면 월아진은 침수된다. 그저 심각한 정도만 다를 뿐이다. 내가 보기에, 이 월아진은 다시 보수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구나.”“새집을 지세가 비교적 높은 곳에 짓는 게 좋겠다.”부진환은 분석하며 대책을 생각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김옥한의 말에 따르면, 월아진의 백성들은 이곳이 자기들의 뿌리라면서 떠나려고 하지 않는답니다.”“그리고 여인으로 하신에게 재물을 바치면, 재물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도 어떻게 퍼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이것도 그들이 월아진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더더욱 그들을 강과 가까운 곳에 살게 해서는
더 보기
이전
1
...
225226227228229
...
30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