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271 - 챕터 2280

3017 챕터

제2271화

부진환은 큰비가 내리던 그날을 돌이켜 보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그날, 유노칠 일행은 금 때문에 월아진으로 돌아온 거였어.”“그러고 보니 사실이었네.”“하지만 이 금은 어디서 온 걸까?”그들은 당연히 하신이 하사했다고 믿지 않는다.낙요가 즉시 말했다. “금이 어디서 났든, 절대 월아진 촌민이 알게 해서는 안 됩니다.”“그렇지 않으면, 분명 소동이 일어날 겁니다.”“얼른 사람을 시켜 여기 금을 전부 주어야 합니다.”“월아진의 폐허가 된 집들도 전부 깨끗하게 처리해야 합니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바로 돌아가서 사람을 부르자꾸나.”두 사람은 즉시 강화현으로 돌아가, 김옥한에게 믿을 만한 부하를 찾아달라고 했다.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계진과 주락을 더해 모두 다섯 명이었다.그들은 월아진의 폐허를 치운다는 핑계로 금을 주었다.몇 사람은 오후 내내 작은 한 주머니를 주웠다.다음날, 일손을 추가해 월아진을 청소했다.다행히 구경하러 온 백성들은 없었다.밤에 낙요는 한 주머니의 금을 들고 김옥한을 찾아왔다.그리고 월아진에서 발견한 일을 김옥한에게 말해주며, 혹시 그중 상황을 알고 있는지 여쭤보았다.김옥한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표정이 약간 바뀌었고, 눈빛은 약간 거부하는 게 눈에 띄었다.“이건, 저도 처음 봅니다.”“설마 이 금들은 강에서 생긴 겁니까? 하지만 강에 어떻게 금이 있습니까?” “설마 정말 하신이 나타나신 겁니까?”낙요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당연히 그럴 일은 없고. 다만 강화현의 기록부에 강에서 금을 발견했다는 기록이 있느냐?”“내 생각엔, 월아진에 이런 전설이 있다는 건 예전에 금이 나왔다는 걸 말하는 것 같구나. 그러니 사람들이 하신이 신통력을 발휘하였다고 오해하는 거다.”김옥한은 살짝 망설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제 기억으론 그런 일은 없습니다.”“그리고 월아진에서 사적으로 산 사람을 하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일도 강화현 사람들은 몰랐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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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2화

3일 뒤.김 현령을 하장했다.낙요는 시간을 보고, 미리 산으로 가서 길을 터주었으며, 장송 행렬이 바로 뒤를 따랐다.김 현령의 하관식에 배웅하러 온 백성들은 아주 많았다.하지만 산길이 험난하여 의외의 사고가 생길까 봐 두려워서 백성들을 금품산(金楓山) 기슭에 가로막았다.모든 사람은 무거운 심정으로 그 산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며 소리쳤다. “김 현령, 가는 길 평안하시게나.”날이 밝자, 사람들은 산으로 올라갔다.이 산은 황폐한 산이었고, 산세가 가팔랐으며, 지면에는 암석이 많아 농사를 지을 수도 없었고 집도 지을 수 없었다.게다가 이 산에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절경을 이루었다.그래서 이 산은 줄곧 황폐되어 있었고, 단풍나무가 제멋대로 자라고 있었다.이 산은, 금풍산이라고도 한다.시간이 되자, 김 현령을 하장했다.사람들은 묘비 앞에서 절을 한 후, 대열은 먼저 산에서 내려갔다.낙요와 부진환은 등 사람들은 향을 피운 후, 말했다. “아씨, 우리는 일단 주변을 둘러보고 오 마.”김옥한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낙요 등 사람들이 떠나자, 김옥한은 혼자 남아 김 현령과 얘기했다.하지만 그들은 그리 멀리 가지 않았다.이 황량한 산에 김옥한 혼자 남겨두면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다만 산에서 걷다 보니, 낙요의 나침반이 갑자기 반응했다.낙요는 나침반을 꺼내 주위를 살펴보고, 또 고개를 들어 보았다.부진환이 걱정하며 물었다. “왜 그러느냐? 이 산속에 이상한 점이 있느냐?”낙요가 대답했다. “일전에 이 산꼭대기까지 올라오지 않아서 몰랐는데, 이 산속에 붉은빛이 하늘을 찌르고, 영기가 모여 있습니다. 여기는 풍수의 명당일 뿐만 아니라, 부자가 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만약 제 추측이 맞는다면, 이곳에 광맥이 있습니다.”이 말을 하며 낙요는 또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이곳에 다른 숨결이 느껴지는데 다른 무언가에 의해 가려졌습니다.”“이 산천의 영기를 모아놓은 소용돌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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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3화

“이건 방금 딴 과일인데, 먹어 보겠소?”“목이 마르지 않소? 내가 물을 좀 가져왔소.”“부진환의 몸이 견딜 만 하오?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잠깐 쉬다 가자고.”낙요는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리며 나직한 목소리로 부진환에게 말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진익이 왜 갑자기 당신을 이토록 걱정합니까?”부진환은 더욱 어리둥절했다. “내가 어떻게 아느냐?”“나는 진익과 얘기도 잘 하지 않는다.”“뭐 잘못 먹은 거 아니야?”부진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낙요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예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갈 길은 아직 멀었다.낙요는 부진환의 다리에 누워 편안하게 잠을 청했다.--드디어 도성에 도착했다.익숙한 이곳에 도착하자, 공기에서 떠도는 맛있는 냄새가 유난히 유혹적이었다.진익은 그들과 먼저 대제사장부로 왔다.유단청 등 사람은 마차 소리를 듣고 달려 나와, 몹시 감격했다.“대제사장이 돌아왔습니다! 대제사장이 돌아왔습니다!”사람들은 대단히 기뻐했다.드디어 대제사장이 돌아왔다.김옥한도 잠시 대제사장부에 머물기로 했다.송천초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웠다.어서 빨리 저택으로 들어가 여기저기 구경하고 싶었다.“와, 대제사장부는 정말 기백이 넘치는구나.”송천초는 감탄하며 저택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송천초와 초경이 대제사장의 손님인 걸 아는 월규는 그들을 친절하게 대접했고, 그들 각자에게 방을 마련해 주었다.낙요는 김옥한과 얘기를 나누었다.진익은 여전히 정원에 있었고, 무슨 생각인지 전혀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래서 부진환은 공손하게 그를 정청으로 초대하여 차를 대접했다.먼 길을 달려왔으니, 잠깐 휴식을 청했다.진익은 당연히 사양하지 않고, 곧바로 정청으로 따라 들어갔다.그는 차를 마시며 물었다. “그동안 길을 재촉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왜 안색이 점점 더 좋아진 거요?”부진환은 살짝 멍해 있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대황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요?”진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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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4화

“난 볼일이 있으니, 김 아씨는 일단 푹 쉬어라.”낙요는 말을 마치고 급히 밖으로 나섰다.이때, 대문 밖에 궁의 하인들이 도착했다.“대황자, 세자 전하. 황상께서 무사히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상황을 알고자 소인을 보내 두 분을 궁으로 모셔 오라고 하였습니다.”이 말을 들은 진익은 흠칫했다.“이렇게 빨리?”진익은 잠시 쉬었다가 입궁하려고 했다.문밖을 나서자마자 이 모습을 본 낙요는 황상께서 부르신다는 것을 듣고 곧바로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두 분이 가시오, 난 다른 볼일이 있어서.”부진환은 의아한 듯 물었다.“안 간다고? 무슨 일이 있는 거요?”낙요가 답했다.“봉시가 나를 찾아서 그러오. 내가 직접 가볼 테니, 두 사람은 입궁하시오.”“강화의 일은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있으니, 난 갈 필요가 없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혼자 가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시오. 항상 조심하고.”“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시오.”부진환과 진익은 마차를 타고 궁으로 향했다.둘의 마차가 점점 멀어지자, 낙요는 즉시 명을 내렸다.“주락, 계진, 백서. 나와 함께 성 밖으로 가자!”“예!”일행은 즉시 말에 타고 성 밖으로 향했다.봉시가 남긴 서신이었다.서신에는 시완이 납치되어 봉시가 구하러 가고 있다며, 가는 길에 표기를 해둘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성 밖을 나서자 길가에 돌무더기가 보였고, 그 위에는 화살표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낙요는 곧바로 봉시가 남긴 기호를 따라 길을 떠났다.얼마나 달렸을까. 드디어 표기가 사라지고, 일행은 인적이 드문 조용한 곳에 도착했다. 앞쪽에는 별원이 보였다.주위의 빈 땅에 복숭아나무, 그네, 바둑판 그리고 거문고 받침대가 있는 걸 보니 여인이 사는 곳 같았다.주위는 매우 고요했고, 일행은 말에서 내려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낙요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당신은 문을 지키시오, 우린 한 바퀴 돌아서 정원에 가보겠소.”“예.”주락은 대문을 지켰고, 나머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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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5화

시완이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낙요는 시완을 구석에 끌고 가 벽에 기댄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소리치지 마시오, 나요.”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시완은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얌전히 고개를 돌려 낙요를 바라보았다.“대제사장!”“이게 어떻게 된 일이요?”낙요가 상황을 물어보았다.시완은 급히 낙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틀 전 저는 누군가에게 이곳으로 납치되었습니다. 안에는 기관이 가득해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오늘 봉시가 밥을 주는 사람인 척하면서 저를 구하러 왔지만, 기관 때문에 함께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하여 저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고 먼저 내보냈습니다. 봉시는 아직 안에서 기관을 풀고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곧바로 깨달았다.“얼마나 걸려야 풀 수 있는지 말해주었소?”낙요는 시간을 끌어 봉시의 존재를 숨겨야 했다.그러나 시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나가서 다른 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하라고 했습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알겠으니 먼저 나가는 게 좋겠소.”“네, 갑시다.”시완은 봉시가 걱정되었지만, 남아봤자 오히려 방해될 것 같아 낙요와 함께 떠났다.낙요는 시완을 데리고 별원에서 나가 몰래 담벼락을 넘었다.시완은 혼자 은밀한 곳을 찾아 몸을 숨겼다.낙요는 다시 정원으로 돌아갔다.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자, 안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시위들은 곧장 안쪽으로 쳐들어갔다.낙요는 기관을 풀다가 난 소리인 것 같아 곧바로 검을 뽑아 들고 달려갔다.시위들이 방을 검사하려던 그때, 낙요가 검을 들고 그들을 막아섰다.시위들은 낙요를 보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덤벼라!”시위들이 공격해 오자, 낙요는 검을 휘두르며 싸우기 시작했다.하지만 별원의 사람들은 낙요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한 무리를 처치하면 또 한 무리가 몰려왔다.낙요는 검을 들고 정원에 서서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곧바로 백서와 계진도 소리를 듣고 달려와 전투에 합류했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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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6화

역시 박씨 가문의 후손다운 솜씨였다.천둥진은 보통 감금에 사용된다. 상대가 일단 도망치려고 하면 암기가 발동되며, 수천 가지의 암기가 모두 쏟아져나오면 온몸에 구멍이 뚫려 있을 것이다.봉시는 지금 암기를 발동하지 않고 이 진법에서 빠져나와야 한다.“풀 수 있는 것이오? 도움이 필요하오?”봉시가 답했다.“괜찮소, 풀 수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오.”“대제사장, 시완을 잘 돌봐주시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렇다면 난 먼저 나가 있겠소.”낙요도 기관술을 어느 정도 알았지만, 봉시가 훨씬 뛰어나니 혼자 연구하는 편이 나았다.낙요는 곧바로 지하실을 떠났다.백서와 계진은 유일하게 살아있는 시위를 붙잡고 밖을 지키고 있었다.낙요는 앞으로 다가가 남자의 옷깃을 잡고 심문했다.“누가 시킨 것이냐?”그러나 상대는 오기에 가득 찬 얼굴로 굴하지 않았다.낙요는 서늘한 눈빛으로 살기 가득하게 말했다.“널 죽이는 건 아주 쉽다. 그러니 죽는 것보다 못하게 살게 해줄 것이다.”“그러니 잘 생각해 보아라.”상대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으나, 여전히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절대 장군을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순간 눈빛이 어두워졌다.장군?설마 침서인가?낙요가 생각에 잠긴 그때, 남자는 기회를 틈타 낙요의 손을 뿌리치고 벽에 머리를 박아 자결했다.세 사람은 막으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다른 사람은 없는지 수색해 보아라.”이때, 백서가 입을 열었다.“조금 전 들어오면서 여인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들도 이 정원에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여인들을 잡아 와 심문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낙요는 깜짝 놀랐다. 여인이 살고 있다고?“그래. 그렇다면 계진은 남아서 다른 사람이 없는지 후원을 조사해 보아라.”“예.”백서와 낙요는 앞쪽 정원으로 향했다.정원에 가득한 여인들을 보자, 낙요는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수가 훨씬 많았다.그 여인들은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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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7화

그러니 침서의 별원이 맞았다.그렇다면 시완도 침서가 납치한 것이다.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낙요는 백서에게 눈짓을 했고, 백서는 앞으로 다가가 그 말을 하는 여인을 잡아왔다.여인은 애써 발버둥 쳤지만 백서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후원의 어느 방에 도착하자, 백서는 문을 닫았다.“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여인은 소리를 질렀다.그러자 백서가 검을 들고 여인의 목을 겨눴다.“잔말 말고 묻는 말에 대답하시오!”여인은 깜짝 놀라 침을 삼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무엇이 알고 싶은 겁니까? 물어보세요.”백서가 물었다.“이름이 무엇이오?”“낙침입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백서는 모두 깜짝 놀랐다.“낙 씨라고 하였소?”백서가 깜짝 놀란 듯 물었다.그러자 낙침이 웃으며 말했다.“놀랄 게 뭐가 있습니까? 여기에 있는 자매들은 모두 낙 씨입니다. 침서 장군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지요.”백서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낙요를 바라보았다.백서도 이곳 여인들의 표정과 어투는 낙요와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챘다.여인들의 성조차 모두 낙 씨이니,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낙요는 서늘한 어투로 물었다.“지금 몇 명이 이곳에 살고 있느냐?”낙침이 답했다.“총 50, 60여 명입니다.”“이외에도 계집종 열 몇 명과 주방에 어멈이 세 명 있습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 후원에도 사람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느냐?”낙침은 머뭇거렸다.백서가 검을 한 번 더 겨누자, 낙침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장군께서 그 정원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했습니다.”“그래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몇 명이 있는지도 모르고요.”“가끔 소리만 들릴 뿐입니다.”이 말을 들은 백서는 의아한 듯 물었다.“이렇게 오래 살았으면서 궁금하지도 않았소?”이 말을 들은 낙침은 깜짝 놀라 연신 손을 저었다.“그럴 리가 있습니까. 침서 장군의 명령을 어기면 죽는 길밖에 없습니다.”“우리는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백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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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8화

낙침은 곧바로 말했다.“아는 걸 모두 말해줬으니 제발 살려주세요. 우린 그저 침서의 심심풀이에 불과하니, 침서에 대한 건 아무것도 모릅니다.”백서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심심풀이라는 걸 알면서도 여기에 계속 있는단 말이오?”낙침은 웃으며 말했다.“적응하면 됩니다.”“그리고 누가 감히 침서 장군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겠습니까?”“우린 그저 평범한 여인일 뿐이니, 반항할 힘조차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고,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가 왔다는 걸 침서도 곧 알게 될 테니, 도망치고 싶다면 우리가 도와주겠다.”“하지만 여기에 계속 있겠다면, 침서가 무슨 짓을 할지 나도 모른다.”“그러니 선택해 보아라.”이 여인들은 애완동물처럼 이곳에 길러져 침서의 사리사욕을 채웠다.그들은 아무 잘못도 없었다.낙요가 후원의 사람을 많이 죽였으니, 침서도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이 여인들에게 화풀이할 수도 있었다.낙요는 여인들을 도와주고 싶었다.하지만 낙침은 거절했다.“아니요, 여기 사람들은 절대 안 갈 겁니다.”“도망쳤다가 다시 잡혀 오면 더 큰 벌을 받을 테니까요.”“당신들이 우릴 놓아주기만 하면 됩니다.”낙요는 곧바로 몸을 일으키고 백서와 함께 떠났다.“그렇다면 알아서 하거라.”둘은 앞쪽 정원을 떠나 다시 후원으로 향했다.막 수색을 마친 계진은 곧바로 돌아와 입을 열었다.“뒤에는 사람이 없습니다.”“하지만 정원의 어느 방이 기관 자물쇠로 잠겼는데, 풀 수가 없었습니다.”말을 마치자, 뒤쪽 방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낙요는 깜짝 놀라 앞으로 다가갔다. 봉시가 기관을 풀고 나온 것이었다.낙요는 한시름 놓은 듯 말했다.“무사히 나와서 정말 다행이오. 다친 곳은 없소?”봉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작은 외상일 뿐이니 괜찮소.”봉시가 나오자, 낙요는 돌아가 시완을 데려왔다. 이 정원은 이제 안전했다.두 사람이 다시 만나자, 모두 시름이 놓인 얼굴이었다.“시완, 며칠 잡혀 있었소?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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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9화

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떠나려고 했으나,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라 다시 입을 열었다.“먼저 가시오. 계진이 찾은 방에 다른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니 난 조금 더 살펴보겠소.”“그렇다면 부디 조심하시오.”낙요는 곧바로 계진과 함께 그 방으로 향했고, 다른 사람들은 별원을 떠났다.방에 와보니 정말 기관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무엇이 있길래 자물쇠로 잠가둔 것일까?낙요는 기관을 풀고 방문을 열었다.방에는 모든 가구가 있었으며, 침서의 취향이 가득한 걸 보아 침서가 쓰는 방 같았다.“다른 건 없는지 살펴보자.”두 사람은 방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방은 매우 컸다. 안방과 서방으로 이뤄졌으며, 벽에 책장 두 개가 놓여 있었다.낙요는 하나하나 수색하며 모든 물건을 살펴보았다.그러다 어느 구석에서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이상하게도 평범한 나무 상자였지만, 책장의 구석에 놓여 있었고 먼지가 쌓여 있었다.중요하지도, 눈에 띄는 물건도 아니었다.하지만 낙요는 그 상자를 열었다.방의 장식과 상자가 너무 조화롭지 않았기 때문이다.상자를 열고 안에 든 물건을 본 낙요는 순간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안에는 낙요가 예전에 쓰던 물건이 들어있었다!천궐국을 떠나기 전에 쓰던 물건들 말이다.안에는 온심동이 만들어준 향낭과 사부님이 주신 옥패, 그리고 예전에 좋아했던 장신구가 놓여 있었다.이 물건들은 낙요가 죽은 후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까지도 찾지 못했다.침서가 거두어 간 모양이었다.낙요는 물건을 하나씩 꺼내고 추억을 떠올리며 감탄했다.그러다 가장 밑에 깔린 두꺼운 서책을 보았다.낙요는 곧바로 서책을 들고 먼지를 털어내 천천히 열어보았다.그러다 이 책은 온심동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낙요는 깜짝 놀라 첫 장을 열었다.“사저, 보고 싶습니다.”낙요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노랗게 바랜 책장의 정연한 글자에 낙요는 가슴이 아려왔다.“오늘은 사저가 떠난 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나는 아직도 사저가 살아있을 거라고 믿지만,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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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0화

“보름이나 지났지만 사저를 찾지 못했다. 사저, 정말 저를 두고 떠난 겁니까?사부님도 떠나고, 사저도 떠나면 저 혼자 어떡하란 말입니까.”글씨에는 묵이 번진 흔적으로 가득했다.낙요는 마음이 아팠다.온심동이 정녕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쓴 것이라면, 한 장 한 장 가득 찬 눈물 자국은 대체 무엇일까?낙요는 천천히 펼쳐보았다. 안에는 온심동이 사방을 돌아다니며 낙요를 찾은 흔적으로 가득했다.온심동은 심지어 여국을 떠나 천궐국의 도성에 갔고, 만족에도 가보았으나 결국 성과 없이 돌아왔다.꿈에도 그리던 사저를 찾지 못하고 말이다.그러나 낙요는 더욱 충격이었다. 온심동이 자신과 그렇게 가까운 천궐국의 도성에 있었다니.여기까지 읽은 낙요는 그제야 이 필기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거짓이 아닌,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여기에 기록된 천궐국의 곳은 모두 실제도 존재하는 곳이었으며, 천궐국에 가지 않았다면 지어낼 수 없는 얘기였다.그러니 온심동은 정말 오랫동안 낙요를 찾아 헤맸다.아주 오랫동안.낙요는 한 장 한 장 펼칠 때마다 가슴이 더욱 아려왔다.온심동은 무려 반년 동안 낙요를 찾아다녔다.그러나 훗날, 낙요를 찾아다닌 기록은 사라졌다.“멀쩡한 사람이 어찌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 더는 찾아다닐 수 없다.사저, 정말 살아있다면 제발 빨리 돌아오세요.금일 조정에서 대제사장을 다시 선발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여국에는 대제사장이 없으면 민심이 뒤숭숭해진다면서 말이다.사람들은 모두 대제사장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고, 나는 절대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수 없다.그 자리는 사저의 자리니까.난 대제사장이 되어 사저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아무도 사저의 자리를 빼앗을 수 없다!”여기까지 본 낙요는 책장을 꽉 쥐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이것 때문에 대제사장이 된 것일까?낙요는 계속 읽었다.“난 실력도 사저보다 못하고, 대제사장의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도 모두 반대했지만, 그들도 결국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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