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2241 - Chapter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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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1화

낙요는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의식을 잃고 말았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시간이 얼마 지났는지는 몰라도 몸을 일으켜보니, 이미 현령부에 있었다.잠깐 후, 김옥한이 탕약을 들고 들어왔다.일어난 낙요를 보더니 다급히 앞으로 다가왔다. “깨어나셨습니까? 좀 더 쉬십시오.”고개를 숙여보니, 옷은 이미 갈아입고 있었다.김옥한이 다급히 말했다. “제가 갈아입혔습니다.”“당신도 참, 온몸에 그 많은 상처를 안고, 돌아오자마자 세자를 돌보고 늦은 밤에 또 강가로 달려가다니요.”“의원께서 당신 몸이 건강해서 다행이라고 하셨는데, 다른 사람이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거라 했습니다. 이렇게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낙요는 담담하게 웃었다. “고맙소.”“천만에요. 대제사장은 저의 아버지와 똑같습니다. 두 분 모두 맡은 일을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고 목숨도 아끼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김옥한은 감탄했다.어투에는 슬픔이 약간 섞여 있었다.낙요는 살짝 멍해졌다. “비록 김 현령을 본 적이 없지만, 그는 분명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좋은 관리였을 거요.”“정말 존경스럽소.”“이번 일이 끝난 후, 도성으로 돌아가면, 내 꼭 김 현령을 위해 공을 청할 것이오.”“비록 현령은 이제 없지만, 만약 폐하의 은상을 받으면, 아씨도 분명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고 좋은 은신처가 생길 것이오.”김옥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제사장, 감사합니다.”“대제사장, 어서 약을 드십시오.”낙요는 약을 마신 후, 방문을 나섰다.그제야 이미 오후가 되었다는 걸 발견했다.그녀는 반나절을 자고 일어났다.마침 진익이 걸어오더니, 그녀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으니 당행이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오.”낙요가 물었다. “강가 쪽 상황은 어떠하오?”“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소.”“다만 주락이 그 유노칠을 죽인 바보를 잡아 왔는데, 내가 처리하려고 하니, 주락이 당신에게 맡겨야 한다면서 동의하지 않더군.”“만약 대제사장이 이 일을 맡는다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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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2화

그들은 몹시 화났다.묶여 있으면서도 그 바보를 혼내고 싶었다.하지만 주락의 발에 차여 다시 무릎을 꿇었다. “가만있어!”그들은 입을 다물었다.낙요는 바보를 보며 냉랭하게 물었다. “저자들의 말이 사실이냐?”“네가 일부러 금을 주었다는 거짓말로 그들을 월아진으로 유인했느냐?”바보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예!”“제가 일부러 유인했습니다.”“다만 김 현령이 그들을 구하러 갈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말렸지만, 막지 못했습니다.”바보는 여기까지 말하더니 표정이 다소 무거워졌다.깜짝 놀란 낙요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럼, 왜 그런 일을 벌인 것이냐? 네가 김 현령을 해칠 생각이 없다는 건, 그가 좋은 관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는 거 아니냐?”“백성이 난관에 부딪히면 그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달려가는 그런 사람인데, 네가 그 일을 하기 전에 왜 김 현령이 연루될 것을 예상하지 못하였느냐?”바보는 순간 눈시울을 붉혔고, 두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그 몇 사람을 노려보았다.“저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는 반드시 복수해야 했습니다.”“저자들이 저의 누이동생을 죽였습니다. 월아진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바보인 척 한 건 복수를 위해서였습니다!”바보의 이 말을 듣고 옆에 있던 그 사람들은 모두 멍해 있더니, 곧 반박했다. “허튼소리 하지 마! 그건 마을 풍속인데 어찌 우리가 네 여동생을 죽였다고 할 수 있느냐?”그 사람들이 입을 열자, 주락은 한 주먹으로 그들을 때려눕혔다. “누가 말을 해도 된다고 하였느냐? 입 다물고 조용히 있어!”그 사람들은 퉁퉁 부은 얼굴을 한 채 겁에 질려 고개를 숙였다.낙요는 바보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럼, 여동생은 어떻게 죽었느냐?”바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월아진의 지형은 낮은 편입니다. 매년 우기가 되면 홍수가 지기 때문에, 마을에서 하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풍속이 있습니다.”“처음에는 짐승을 제물로 바쳤습니다.”“하지만 후에, 어떤 여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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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3화

“그 늙은것들이 나이가 많기 때문에 그들을 죽인다고 해도 그들은 이미 살 만큼 다 살았으니, 어찌 그렇게 많은 무고한 여인의 목숨을 앗아간 죄를 갚을 수 있겠습니까?”이 말이 나오자, 옆에 있던 몇 사람은 대경실색했다.“촌장과 읍장도 네가 죽인 것이냐?”그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낙요는 주락더러 김옥한을 찾아가 예전 촌장과 월아진 읍장의 당안을 찾아오라고 분부했다.그들은 확실히 죽었다.다만 의외의 사고로 죽었다.한 사람은 산꼭대기에서 굴러떨어져 죽었고, 다른 한 사람은 집안에 창문을 꽉 닫고 있다가 부주의로 불에 타 죽었다.그들은 모두 연로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그들이 우련한 사고에 죽었다고 생각했다.또한 사고를 당한 곳에 수상한 점이 없었기 때문에, 타살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당안 기록에 의하면, 두 분은 모두 월아진의 덕망 높은 존재들이었다.이런 그들이 뒤에서 유노칠이 사람을 죽이는 걸 방관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 후, 낙요는 그들을 감옥에 가두고, 처분을 기다렸다.“대제사장, 저자들을 죽이지 않습니까? 저자들이 김 현령을 죽였고, 제방을 훼손해서, 우리 사람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정말 가증스럽습니다.”주락은 매우 화났다.낙요는 담담한 눈빛으로 무직하게 말했다. “일단 월아진으로 가서 상황을 알아보시오. 여인을 강물에 던졌다는 게 사실인지부터 알아보시오.”“만약 정말 그들이 한 짓이라면, 절대 그렇게 통쾌하게 죽여서는 안 되오.”“예,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주락은 즉시 출발했다.옆에서 일의 자초지종을 듣고 있던 김옥한도 몹시 분통했다.“월아진에서는 매년 여인이 실족으로 강물에 빠져 죽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 무슨 저주에라도 걸린 줄 알았는데, 인위적이었다니, 정말 생각 밖입니다.”이 말을 듣고 호기심이 생긴 낙요는 즉시 캐물었다.김옥한이 해명했다. “월아진은 외지고 가난한 곳입니다. 산의 토질이 좋지 않아, 무엇을 심기 어렵고 평지의 채소밭은 매년 홍수에 휩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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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4화

낙요는 생각하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좀 이따 비가 그치면, 그에게 돈을 좀 쥐여주고, 그더러 강화현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살길을 찾으라고 하시오.”그가 죽인 그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니, 백성들을 위해 화근을 없앤 셈이다.“알겠습니다!”이 일을 해결한 후, 낙요는 방으로 돌아가 부진환의 상황을 살폈다.그는 여전히 혼미 상태였다.김옥한이 따라 들어와, 걱정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대제사장, 세자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습니까?”하지만 낙요는 흐린 날씨를 슬쩍 쳐다보았다.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소. 곧 비가 내릴 거요.”김옥한도 따라서 날씨를 슬쩍 쳐다보고는 표정이 흐려지더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럼, 제가 사람을 더 보내 용삼을 찾으라고 하겠습니다.”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강화현에서 용삼을 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이건 완성할 수 없는 임무이다.방문을 닫고, 낙요는 또다시 부진환에게 침을 놓아, 상태를 안정시켰다.그리고 나침반을 꺼내 부진환의 생사를 점쳤다.이윽고 그녀는 일월경으로부터 부진환의 미래를 보았다.강화현의 맑은 날씨를 보았고, 그녀와 부진환이 손을 잡고 거리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보았다.부진환의 안색도 매우 좋았다.다만 이것밖에 보이지 않았고,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다시 길흉을 보니, 길흉은 반반이었다.처음으로 낙요는 이토록 막막함을 느꼈다.그녀는 이곳에 머물러야 할지 떠나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경도로 돌아가는 길은 험난하고 많이 흔들려서 부진환이 이를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게다가 비도 계속 오니, 돌아가는 길은 평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강화현에서 생존 기회가 보였지만,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어떻게 이렇게 외진 곳에 용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그녀는 자신의 잘못된 결정 때문에 부진환이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였다.주락이 갑자기 황급한 표정으로 달려 들어왔다. “대제사장, 용삼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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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5화

사주를 주지 않았지만, 점쟁이는 관상과 손금만 보고 말했다. “낭자는 극부(克夫)할 운명입니다.”이 말이 나오자, 낙요는 제자리에 굳어버렸다.옆에 있던 주락과 김옥한도 깜짝 놀랐다.“극부할 운명이라고요? 지금 장난하는 겁니까!” 주락은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점쟁이가 말했다. “장난이 아닙니다. 낭자는 친구를 위해 용삼을 구하는 게 아니지요?”“낭자는 혼자 살아야 할 운명입니다. 가정을 이루는 건 좋지 않으며, 낭자와 감정으로 얽힌 사람은 모두 좋은 결말이 없습니다.”“저는 원래 강화현을 지나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큰 빗속에서 꿈틀대는 용의 기운을 보았으나, 그 기운은 억눌려 있어 제가 구출하러 왔습니다.”“제가 낭자에게 용삼을 주어도 낭자는 그를 잠깐은 살릴 수 있지만, 평생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그분이 완전히 무사하기를 바라면 낭자가 손을 놓는 방법밖에 없습니다.”“낭자가 앞으로 영원히 그 사내와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그의 목숨을 놓아주면, 제가 용삼을 낭자에게 드리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손바닥을 말아 쥐었다.마음속으로 놀라기도 하고 약간 당황하기도 했다.낙요는 체념하지 않고 물었다. “당신은 그를 구출하러 오셨다면서, 또 내가 조건을 승낙하지 않으면 사람을 살리지 않겠다는 뜻인가요? 그럼, 어찌 사람을 살리러 오셨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그리고 관상만 보고, 제가 극부할 운명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왜 내 자신이 극부할 운명이라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낙요의 어투는 불쾌했다.하지만 점쟁이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보니 낭자도 보통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낭자도 알다시피 점쟁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바로 자신의 운명을 보는 것입니다.”“낭자, 원래 당사자보다 방관자가 명확히 아는 법이죠.”낙요는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정말 그러한가?돌이켜보니, 그녀와 부진환이 함께한 후부터 확실히 좋은 결말이 없었다.그녀가 망설이자, 주락이 다급히 분노하며 점쟁이를 질책했다. “내가 보니 당신은 그저 강호에서 떠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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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6화

주락은 속으로 탄식했다.부진환이 천궐국에서 여국으로 온 건 낙요 때문이었고, 그 많은 고난과 역경을 함께 겪었는데 절대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었다.하지만 낙요의 모습을 보니, 분명 흔들린 듯한 눈치였다.정말 다른 방법이 없다면, 낙요는 용삼을 바꾸어 부진환을 살릴 게 분명했다.말을 마치자, 갑자기 누군가가 주락의 팔을 덥석 잡았다.“무엇이라 했소?”주락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부진환이 깨어난 것이다!“세자, 깨어난 것이오?! 몸은 좀 어떻소?!” 주락은 감격하며 말했다.그러나 부진환은 주락의 팔을 꽉 잡고 계속 물었다.“방금 그게 무슨 소리요?”주락은 머뭇거리더니 곧바로 용삼을 찾다가 마주친 점쟁이의 말을 모두 부진환에게 알렸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애써 몸을 일으켜 침상에서 내려오려고 했다.“내가 청연을 찾으러 가보겠소.”주락은 깜짝 놀라 부진환을 다시 눕히며 말했다.“기다리시오, 내가 대제사장을 불러오겠소.”주락은 곧바로 낙요의 방 밖으로 와 말했다.“대제사장, 세자가 깨어났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하던 일을 모두 팽개치고 부진환의 방으로 달려갔다.방으로 와보니 부진환은 이미 깨어나 있었다.“깨어났습니까?”낙요가 앞으로 다가가 앉자 부진환은 곧바로 낙요의 손을 잡았다.“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부진환은 놀라운 눈빛으로 웃으며 말했다.“제가 안 왔으면 당신은 침서 손에 죽었을지도 모릅니다.”낙요는 부진환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가슴 아파했다.부진환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침서가 그 화살을 쏜 것이냐?”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부진환은 낙요의 손을 잡고 걱정하며 물었다.“다친 곳은 없느냐?”“없습니다.”부진환은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연아.”낙요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네?”부진환은 낙요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어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때 내가 천궐국을 떠나 여국에 오면서 얼마나 큰 결심을 했는지 아느냐?”낙요는 흠칫했다.부진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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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7화

수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곳에 왔으니, 준비도 충분하여 문제는 없을 것이다.어느덧 밤이 되었다.큰비가 퍼붓기 시작했고,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러나 어느 고요한 거리의 지붕 아래에는 한 점쟁이가 서 있었다.그는 비바람 속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으나, 기대하던 사람을 보지 못했다.갑자기 누군가가 우산을 쓰며 다가오자, 점쟁이는 곧바로 고개를 들었지만 또다시 실망하고 말았다.침서는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안 올 것이오.”점쟁이는 미간을 찌푸린 채 쏟아지는 비를 보며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오.”침서는 평온한 어투로 답했다.“절대 이 인연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오.”“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거란 말이오.”침서는 씁쓸한 어투로 말을 내뱉었다. 마음속에는 시기와 질투, 억울한 마음도 뒤섞였다.점쟁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부진환을 살리고 싶지 않은 것이오? 참 이기적인 여인이구먼.”말을 마친 점쟁이는 등을 돌려 떠났다.침서도 우산을 쓰고 묵묵히 따라갔다.한참 후, 점쟁이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등을 돌리고 예리한 눈빛으로 침서를 바라보았다.“도성에 돌아가 용삼을 찾으려는 것이오!”“부진환의 상처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낙요의 의술이라면 도성까지는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오!”점쟁이는 말을 마치더니 곧바로 서늘한 어투로 다시 입을 열었다.“어떻게든 강화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시오!”침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차가운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졌다.밥을 먹은 후, 낙요는 일찍이 방문을 닫고 불을 때어 부진환에게 약을 달여주었다.“비가 너무 퍼부어서 창문을 모두 닫았습니다. 약 냄새는 견딜 만합니까?”낙요는 부채질하며 물었다.부진환은 천천히 옆으로 다가와 낙요 옆에 앉았다.“그렇게 허약하진 않다.”말을 마친 부진환은 곧바로 기침하며 상처를 움켜쥐었다.낙요는 깜짝 놀라 부진환을 부축하며 등을 조금씩 두드려주고 이마를 만져보았다.“아직 조금 뜨거우니 오늘 약을 먹으면 좀 나을 겁니다. 내일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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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8화

말은 그렇게 해도, 낙요는 다시 부진환 옆에 앉았다.그렇게 부진환과 함께 따뜻한 화로를 바라보며 밤을 보냈다. 창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말없이 있으니 매우 따뜻하고 아늑한 기분이었다.날이 밝자, 그들은 떠날 준비를 했다.진익은 이들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 낙요에게 물었다.“밖에 마차가 있는 걸 보니 도성으로 돌아가려는 것이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강화 쪽 일은 대황자께 부탁하겠소. 우리는 먼저 도성에 가볼 테니, 대황자의 공적도 모두 황상께 알릴 것이오.”이번 일에는 진익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었다.그러나 진익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니, 못 가오.”“그게 무슨 말이오?”진익은 심각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강화를 떠나는 다리가 끊어졌소.”“이른 아침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왔는데, 도성에 돌아간다는 소식은 못 들었소. 지금은 갈 방법이 없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게 무슨 소리요?! 어떻게 끊어진 것이오?”“수위가 그리 높지 않았는데…”그 든든한 돌다리가 왜 끊어진 걸까.진익은 심각한 얼굴로 답했다.“수위 때문이 아니라 누가 폭발시킨 것이오. 내가 검사해 봤소.”“누군가가 또 암암리에 손을 썼소!”진익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 이번에 강화에 와보니 백성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도 힘들었고, 해결할 문제가 산더미였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자꾸 뒤에서 손을 쓰는 것 같았다.“폭발?” 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강화에 매년 물이 불어도 그 다리는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소.”“다리를 폭발시키려면 화약이 많이 필요할 테니, 일반 백성의 짓은 아닐 거요.”이 말을 들은 진익은 의문스러운 듯 물었다.“그럼 대체 누구요? 강화현에 이런 대단한 인물도 있었단 말이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곧바로 누군가가 떠올랐다.낙요는 서늘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침서도 강화에 있소!”지난 전투 후, 침서는 종적 없이 사라졌다.심지어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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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9화

침서의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둘의 인연을 끊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 낙요의 앞에는 이 길밖에 없는 것 같았다.엊저녁에야 굳힌 결심이 오늘 또 흔들리기 시작했다.생각에 잠긴 그때, 허약한 그림자가 우산을 들고 서서히 다가왔다.끊임없이 쏟아지는 비에 금방이라도 묻힐 것 같았지만, 그 그림자는 여전히 풍파를 뚫고 낙요 옆으로 걸어왔다.“큰비가 내리는데 어찌 나온 것이오.”진익이 씌워준 우산이 따라가기도 바쁘게 낙요는 급히 달려갔다.비를 조금 맞은 낙요는 곧장 부진환과 함께 우산을 썼다.부진환은 고개를 숙이고 낙요 얼굴에 묻은 빗물을 닦아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다리가 끊어졌다고 들었소.”“곧바로 그 점쟁이에게 달려가 맹세할까 봐 무서워서 찾아온 것이오.”낙요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부진환은 낙요의 속을 꿰뚫고 있는 느낌이었다.낙요의 반응을 본 부진환은 의아한 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내가 딱 알아맞힌 거 아니오?”“정말 용삼을 바꾸러 가는 것이오?”“나를 버리는 것이오?”농담 같은 말을 나지막하게 내뱉는 부진환을 보자, 낙요는 마음이 아팠다.낙요는 고개를 들어 부진환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손으로 부진환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당신을 버리겠소? 절대 그럴 일은 없소, 영원히.”부진환은 웃으며 만족스러운 듯 낙요를 품에 안았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사람들은 묵묵히 그 광경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듯 탄식했다.그러나 진익은 묵묵히 시선을 돌렸다.인정하기 싫지만, 진익은 부진환이 질투 났다.비가 점점 거세게 내리자, 우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일행은 마차에 올랐다.김옥한이 물었다.“이제 어떻게 합니까? 산길을 걷는 겁니까? 세자의 몸으로는…”김옥한은 걱정스러운 듯 부진환을 보며 말했다.그러나 부진환은 한시라도 아까운 듯 낙요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부진환의 의견을 물어보려고 했으나, 부진환의 눈빛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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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0화

“나의 마음속엔 오직 낙요 한 사람뿐이고, 이번 생에도 오직 그녀뿐이요.”“하물며 지금 나의 몸은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인데, 아씨의 여생을 책임질 힘이 없소.”이 말이 나오자, 김옥한은 고개를 숙이고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알고 있습니다.”“절대 세자를 강요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이 대답을 들은 부진환은 안심하며 또 말했다. “하지만 내가 김 현령에게 당신을 돌봐주겠다고 약조했으니, 아씨를 그냥 둘 수도 없소.”“김 현령이 순직하였으니, 도성에서 곧 새로운 현령을 보낼 것이오. 이곳에 아씨의 친척이나 친구는 있는지? 강화에 남을 생각이요?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이요?”“만약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이라면 도성으로 오시오. 나와 대제사장이 당신을 잘 보살펴주겠소.”“힘든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도움을 청하시오.”김옥한과 혼인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녀를 안착시키는 건 어렵지 않다.김옥한은 잠깐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저에겐 친척이 없습니다.”부진환이 말했다. “그럼, 비가 그치면, 주락더러 당신을 도성으로 호송하라고 부탁하겠소.”김옥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낙요는 큰비를 맞으며 산길을 살피러 갔다.하지만 가장 평탄한 길도 매우 험난하게 되었다.큰비가 산비탈을 무너뜨리는 바람에 길은 온통 흙으로 뒤덮여 몹시 질척거렸으며 넘어지기 쉬웠다.이 때문에 낙요는 매우 골치 아팠다.산길도 통하지 않으니,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비록 기분이 없었지만, 현령부로 돌아온 그녀는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활짝 웃는 얼굴로 부진환의 방으로 갔다.“자, 약 먹을 시간입니다.”부진환은 기침 두 마디 하더니, 침상에서 몸을 일으켜 앉았다. “산길은 통하더냐?”두 사람은 난로 옆에 앉아, 낙요가 탄식했다. “산길도 통하지 않습니다.”“지금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부진환은 낙요의 걱정을 알아차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버틸 수 있으니, 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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