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41 - 챕터 2150

3015 챕터

제2141화

그러나 침서는 별로 흥이 나지 않아 보였다.고묘묘가 열심히 추고 있을 때 난희가 호위 몇 명을 데려와 편청 안에 앉았다.고묘묘는 당황하더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난희를 노려봤다.“넌 왜 여기 왔느냐?”난희가 설명하려는데 침서가 그녀를 불렀다.“난희야, 이리 오거라.”난희가 천천히 다가갔다.“장군.”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침서가 그녀를 품 안으로 확 끌어당겼다. 난희는 다소 당황스러운 듯 보였다. 그녀가 일어나려는데 침서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침서는 아주 다정히 난희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와 술을 마시자꾸나.”난희는 순간 황홀해져 침서와 함께 술을 마셨다.그녀는 침서의 품에 기대어 그에게 과일을 먹여줬다.고묘묘는 그 광경을 보자 마음속 불길이 활활 타올라 침서와 난희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침서는 그녀가 춤을 추지 않자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날 위해 뭐든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춤을 추라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안 할 생각이라면 당장 장군 저택에서 나가거라. 괜히 눈에 거슬리게 굴지 말고.”고묘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주변에 호위 몇 명이 앉아있는 걸 보면 침서는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 분명했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장군 저택을 떠나게 말이다.고묘묘는 참고 또 참으며 불쾌한 듯 말했다.“침서, 당신은 제가 알아서 이 혼인 관계를 끊어내길 바라는 것이겠지요. 그래야 당당히 낙요와 다시 혼인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전 당신에게 그 기회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뒤 고묘묘는 계속해 춤을 추었다.항상 거만하던 공주가 지금은 장군 저택에서, 많은 사내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부군은 품에 다른 여인을 안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공주로서의 존엄 따위는 이미 짓밟혔다.침서는 술을 마셨고 과감히 움직였다.그의 큰 손이 난희의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의자 위 두 사람의 행동과, 이따금 들려오는 소리에 고묘묘는 화가 가득 찼다.난희는 거칠게 숨을 쉬면서 침서의 손을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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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2화

난희는 생각할 새도 없이 황급히 옷을 잡아당겨 몸을 가렸다.그런데 고묘묘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잡으며 악랄하게 말했다.“겨우 무희 따위가 감히 날 욕보여? 죽고 싶은가 보구나!”난희는 아파서 발버둥 치면서도 황급히 옷으로 몸을 가렸다. 그러나 고묘묘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잡은 채 그녀를 방에서 끌어냈다.어젯밤 일이 있은 뒤로 난희는 이미 고묘묘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그러나 그녀는 장군이 절대 고묘묘가 제멋대로 굴게 놔두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공주마마, 잊지 마세요. 어젯밤 춤을 추라고 한 건 장군이십니다. 절 다치게 한다면 장군은 절대 공주마마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고묘묘는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난희의 턱을 움켜잡았다.“넌 아직 내 수단을 본 적이 없지.”“겨우 무희 따위가. 침서가 정말 널 신경 쓴다고 생각하느냐?”“그는 그저 널 이용해 나와 헤어지려 하는 것뿐이다.”“내가 알려주마. 앞으로 장군 저택에 내가 있으니 넌 필요 없다!”말을 마친 뒤 고묘묘가 호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여봐라, 이 천박한 것을 청루에 팔아버리거라!”고묘묘는 장군 저택에 시집왔을 때 자신의 호위들을 데려왔다. 이때 그들이 앞으로 나서며 난희를 끌고 갔다.난희는 조금 전 가까스로 옷을 입었다. 그는 곧바로 손을 써서 호위들을 물러나게 했다.그녀는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아주 비참해 보였지만, 눈빛만은 매섭게 고묘묘를 노려보고 있었다.“공주마마, 여기는 장군 저택이지 공주마마의 저택이지 아닙니다!”“장군 저택의 사람을 벌할 생각이라면 장군께 물어보셔야지요!”고묘묘는 예전부터 화를 참고 있었다. 그런데 무희 따위가 자신을 도발하자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그녀는 채찍을 꺼내 난희를 때렸다.“제기랄, 무희 따위가 감히 기어오르려고 해?”그러나 채찍이 난희를 향해 날아들고 있을 때, 손 하나가 나타나 채찍을 쥐었다.다음 순간, 침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묘묘, 이곳은 장군 저택이다.”“네가 멋대로 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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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3화

난희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생겼다.침서가 이렇게 고묘묘를 싫어할 줄은 몰랐다. 고묘묘가 장군 저택에 있더라도 그녀에게는 아마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묘묘는 방 안으로 끌려갔고, 잠시 뒤 난희가 그녀에게 약을 가져다줬다.“공주마마,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장군 저택에서는 적당히 하셔야 할 겁니다.”난희가 다가가 고묘묘의 상처를 치료해 주러 했다.그러나 고묘묘가 매섭게 따귀를 때리며 악랄하게 그녀를 노려보았다.“꺼지거라!”“내가 지내는 곳을 더럽히지 말거라!”’난희는 뺨을 부여잡고 원망을 참으며 고묘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제가 더럽다고요? 그러면 공주마마는 얼마나 깨끗하십니까?”말을 마친 뒤 난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고묘묘는 화가 치밀었다.“멈추거라!”그러나 난희는 그녀를 무시하고 떠났다.고묘묘의 계집종이 방 안으로 들어가 팔의 상처를 치료하려다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공주마마, 시집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다치시다니요.”“황후마마께 말씀드리는 건 어떻습니까? 황후마마께서 꼭 편을 들어주실 겁니다!”그 말을 들은 고묘묘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계집종의 뺨을 때렸다.계집종은 바닥에 쓰러졌다.고묘묘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위협했다.“모후에게 얘기하라고? 그러면 내가 장군 저택에 계속 있을 수 있겠느냐?”“감히 이 일을 모후에게 알리는 사람이 있다면 죽여버릴 것이다!”계집종은 겁을 먹고 덜덜 떨다가 뺨을 부여잡고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네.”-그날, 계진과 백서는 주락 일행을 데려왔다.마대를 뒤집어쓰고 있던 사람도 낙요의 방 안으로 들려왔다.낙요는 그녀를 밀실 안에 가둬놓았다.“오는 길에 순조로웠소? 누군가에게 발각당하지는 않았겠지?”낙요의 질문에 주락은 고개를 저었다.“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그러면 됐소.”두 사람이 방 안에서 나오자 멀지 않은 곳에서 부진환이 다가왔다.“왜 그러느냐? 무슨 일이냐?”그는 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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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4화

진익이 앞으로 나서며 부진환과 낙요의 사이에 서서 말했다.“당신은 이젠 세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주시하고 있는지 아시오?”“이렇게 계속 대제사장 저택에서 지내는 것은 좋지 않소.”“세자 저택은 있을 게 다 있으니 챙길 건 없소. 바로 가면 되오!”“내가 주루에 음식을 한 상 시켰소. 오늘은 대제사장과 함께 가서 축하합시다!”부진환이 거절하려는데 진익이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황급히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난 이번에 사람들을 많이 불렀소. 안 가면 안 되오.”“내 체면을 봐줘야지.”“이번뿐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 매일 이런 연회에 참석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오.”“이 도성의 여러 세력을 알고 싶지 않소?”“이 사람들은 평소 한곳에 모이기 어렵소. 이번에는 다들 당신을 보러 오는 것이오.”“당신은 이제 막 세자가 되었으니 그들에게 밉보이면 안 되지.”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망설여졌다. 확실히 단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밉보일 수는 없었다. 이곳은 여국이지 천궐국이 아니니 말이다.그들과 사이좋게 지내지는 못하더라도 밉보일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청연의 발목을 잡을 것이니 말이다.그러나 그는 낙요를 바라보았다.“대제사장, 어떻게 생각하시오?”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가시지요.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당신이 여국의 세자가 되었고,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지요.”낙요는 가벼운 어조로 말하며 생글 웃었고 부진환은 긴장이 풀렸다.그의 입가에 따뜻한 미소가 걸렸다.“좋소.”진익은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싱긋 웃어 보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난 먼저 가보겠소. 저녁에는 시간 맞춰 도착하시오.”말을 마친 뒤 진익은 떠났다. 그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저녁이 되기 전, 낙요는 부진환과 함께 진익이 예약해 둔 주루로 향했다.그들은 일찍 도착한 편이라 먼저 도착한 손님은 없었다.마차에서 내린 뒤 두 사람은 주루로 들어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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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5화

그 순간, 온연은 넋이 나갔다.그는 난생처음 싸울 때 이렇게 멋지게 싸우는 사람을 보았다.풍옥건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더니 곧바로 일어나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달려들려 했다.그런데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늘 대제사장이 이곳에 있는데 감히 난동을 부리다니!”풍옥건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낙요를 보았다.“대제사장이요?”풍옥건은 깜짝 놀랐다.그는 이내 온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온연, 두고 보자!”말을 마친 뒤 그는 이내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쳤다.온연은 장궤 앞으로 가서 돈주머니를 꺼냈다.“오늘 부서진 물건들은 내가 갚겠소. 약값도 내가 내겠소.”장궤는 할 말이 있는 얼굴이지만 아무 말 없이 돈을 받았다.그리고 온연은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뜨거운 불길이 보였다.“당신이 세자요?”부진환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온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역시나 소문대로 준수하군.”“난 온연이라고 하오, 반갑소!”부진환은 여전히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그의 표정은 파문 하나 없이 고요했다.그러나 온연은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이내 낙요를 향해 예를 갖췄다.“대제사장, 왔다면 위층으로 올라가 앉으시구려.”곧이어 그는 그들을 데리고 위층으로 향했다.잠시 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진익도 곧 도착했다.거의 열두 명 되는 사람들이 모여 한 상에 앉았다.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나눴고 다들 부진환을 살폈다.술잔을 채운 뒤 진익은 술잔을 들었다.“내 체면을 봐서 이 연회에 참석해 주어서 고맙소. 내가 먼저 한잔 올리겠소!”누군가 술잔을 들었다.그리고 누군가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먼저 황자께서 술을 올리게 하겠습니까? 오늘 저희는 이 새로운 세자를 보기 위해서 온 것인데 말입니다.”“그것보다 세자가 예전에 황자 곁의 호위였다는 말이 있던데요.”“먼저 세자께서 술을 올리셔야지 않겠습니까?”그 사람은 일부러 못되게 말하며 부진환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은 부진환에게 시선을 던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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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6화

상 장궤는 저도 몰래 몸을 부르르 떨더니, 태도가 돌변했다.그는 술잔을 들고 간곡하게 말했다. “제가 한 잔 올려야 마땅합니다.”낙요는 느긋하게 술잔을 들더니, 그와 잔을 부딪쳤다.술을 마신 후, 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대황자께서 여러분을 이곳에 모신 목적은 세자에게 인사도 올리고, 서로 얼굴을 익히기 위해서이지 당신들이 이 기회에 위세를 떨라는 건 아닙니다.”“세자는 여국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여철 공주의 아들로서 황족 혈통입니다. 감히 세자를 건드리는 자는 바로 황족을 능멸하는 것입니다.”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낙요의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 세자는 억측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게다가 대제사장까지 뒤를 봐주다니!상 장궤 또한 눈치가 빨랐다.그는 다급히 웃으며 말했다. “조금 전 세자와 장난 좀 친 겁니다. 세자께서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세자,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이 말을 끝내더니, 바로 살짝 몸을 일으켜 간곡하게 술을 올렸다.부진환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으며, 그저 술잔을 들어 이 난처한 상황을 모면했다.곧 밥상 위의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해졌다.뭇사람은 부진환에게 인사를 올렸고, 각자 자기 소개했다.8대 가문에서도 여러 사람이 왔고, 온연은 바로 온 씨 집안을 대표해서 참석했다.연회에서, 온연은 손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하지만 부진환에게 술을 올릴 때 그녀의 말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세자, 혹시 혼인은 하셨는지요?”이 한마디 말에 연회는 갑자기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온연을 쳐다보았다.부진환도 제자리에 굳어버렸다.술을 좀 마신 온연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잔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 “저는 세자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습니다.”“만약 세자만 괜찮으시다면, 세자에게 시집가고 싶습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온연이 이토록 담이 클 줄은 미처 생각도 못 했다.줄곧 덤덤했던 부진환의 표정은 이 순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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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7화

온연은 부진환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듣더니, 눈빛은 더욱 불타올랐다.온연은 웃으며 말했다. “변함없는 세자의 이 마음을 얻은 여인이 누구인지 참 부럽습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더 이상 온연을 쳐다보지 않았다.술이 세 순배 돌자, 모두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몇 명 술에 취한 사람은 각자 데려온 호위가 모시고 돌아갔다.온연도 술을 좀 마셨다.돌아가기 전에 부진환과 얘기를 좀 더 나누려고 했지만, 부진환은 낙요와 함께 서둘러 떠나버렸다.두 사람은 마차를 타고 대제사장부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리고 온연도 마차를 타고 주루에서 나왔다.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들은 같은 방향이었다.온연의 마차가 바로 그들의 마차 뒤에 있었다.낙요는 문발을 젖히고 뒤를 돌아보았다.갑자기 부진환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청연아!”낙요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화난 건 아니지?” 부진환은 오늘 연회에서 이런 여인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보자마자, 그에게 시집오겠다고 하다니!낙요는 일부러 불쾌한 척 말했다. “화났으면 어떻고, 화나지 않았으면 또 어떠합니까?”부진환은 긴장해서 말했다. “어디서 그런 여인이 튀어나왔는지 난 정말 모르는 일이야. 나도 그녀를 거절하지 않았느냐?”“다시는 그 여인을 만나지 않겠다.”“앞으로 그 여인을 피해 다니마!”낙요는 살짝 소리 내어 웃더니, 말했다. “그만하십시오. 전 화나지 않았습니다. 장난친 겁니다.”“정말이냐?”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렇지 않으면요? 제가 이 일 때문에 당신에게 화낼 것 같습니까?”“생사와 비교하면,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이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쓴다면 그녀는 너무 피곤할 것이다.부진환은 저도 몰래 한줄기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어깨를 꽉 껴안았다.바로 이때, 등 뒤의 그 마차가 갑자기 다른 길로 확 꺾어 들어갔다.마차의 속도는 아주 빨랐고, 꺾을 때 담벼락에 부딪혀 아주 큰 소리를 내었다.낙요와 부진환도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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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8화

이 말을 들은, 낙요는 살짝 놀랐다.곧이어 그들은 화원의 탁자를 둘러싸고 앉았다.월규가 찻물과 간식을 올려왔다.낙요가 봉시를 보며 물었다. “허서화가 바로 그때 당신을 해쳤던 사람이오?”봉시는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노예곡에서 나왔을 때, 원래는 복수하려고 했소.”이 말을 하며 봉시는 시완을 쳐다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돌봐야 하는 사람이 생겼소. 허서화는 필경 도주성 성주의 천금이고, 세력도 또한 방대하오. 나는 시완이 연루될까 봐 걱정되었소.”“그래서 복수를 포기했소.”“얼마 전에 도주를 지나면서 성주부의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허서화가 죽었다는 걸 알게 되었소.”“그래서 성주부에 들러 성주 어르신을 만나고서야, 모든 것을 알게 되었소.”이 말을 끝내고, 봉시는 찻잔을 들었다. “대제사장과 세자께 술 대신 차를 한 잔 올리겠소!”낙요와 부진환은 살짝 멍해 있더니, 찻잔을 들고 단숨에 마셔버렸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빨리 세자의 일을 알게 되었소?”봉시는 너털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오늘 도성에 도착하니, 온 거리에서 모두 이 일을 의논하고 있었소.”“거리에 세자의 초상화까지 팔고 있었소.”이 말을 하며, 봉시는 품속에서 초상화를 꺼냈다. “여기 좀 보시오. 우리 아우잖소.”“내가 특별히 가서 알아보았는데, 아우가 틀림없었소.”낙요는 초상화를 건네받더니, 저도 몰래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힐끔 쳐다보았다.“정말 똑같소.”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찌 초상화까지 있단 말이오… “ 그의 초상화를 팔고 있다는 건 처음 듣는 소리다.봉시는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허서화가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나는 그녀가 나만 해친 줄 알았소.”낙요는 탄식했다. “허서화는 온갖 악행을 저질렀소. 결국 자업자득인 셈이요.”“그러고 보니, 당신이 지도를 주어서 참 고마웠소. 그 지도가 아니었다면, 내가 허서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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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9화

봉시는 원래 생각지도 않았지만, 낙요의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또 흔들렸다.“그건… ““그 호수 밑의 기관 장치는, 애초에 박씨 가문이 예기치 못한 사고에, 평생 심혈을 기울여 이루어 낸 것들이 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박씨 가문 선조들이 설치한 기관이오.”“밀실 전체가 물건까지 그대로 호수 밑에 가라앉았소. 건져 올리기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몹시 어려울 것이오.”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봉시도 이 일을 생각한 적이 없다.하지만 낙요가 말했다. “괜찮소. 당신 선조들이 설치한 이 기관 장치는 외인을 막기 위한 것이오.”“당신은 박 씨 후예이므로 분명 방법이 있을 거요.”“일손은 나에게 얼마든지 있소.”낙요의 말에 봉시는 마음이 몹시 흔들렸다.이때, 시완이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쨌든 그건 박씨 집안 선조들의 심혈인데, 호수 밑에 깔려 영영 빛을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기회가 생겼으니, 건져 올리는 게 좋겠습니다.”시완의 이 말에, 봉시는 결심했다.그는 낙요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소. 그럼, 대제사장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라오.”이 말을 끝내고, 봉시의 시선은 그 상자 위에 떨어졌다.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 선물은 오히려 성의가 없어 보이는군요.”하지만 낙요가 말했다. “이 물건은 이미 몹시 귀중합니다.”봉시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물건을 건져 올린 후, 대제사장께서 마음에 드는 건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사실은 우리 집안에 명검 몇 자루를 소장하고 있소. 만약 대제사장께서 마음에 든다면, 내가 선물하겠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즉시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럼, 사양하지 않겠소.”그들은 밤늦게까지 담소를 나누다가 낙요가 잠이 와서야 모두 흩어졌다.하지만 낙요는 바로 휴식하러 가지 않았고, 약을 달여 부진환에게 가져갔다.부진환은 이미 침상에 누웠지만, 그녀가 오자,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이렇게 늦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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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0화

이 말을 들은 낙요는 흠칫 놀라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봉시는 추억을 돌이켜 보더니 말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기관을 연구해 왔기 때문에, 이 세상의 많은 기관과 암기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소.”“내 기억으론 우리 가족사에 기록이 있었던 것 같소. 누군가 이 한상현철을 구하러 우리 집에 왔었소. 그리고 이 한상현철로 쇄골정을 만들었소.”“하지만 두 세대의 심혈을 기울여 겨우 열일곱 개의 쇄골정을 만들어 냈소.”“그중 한 개를 우리 박씨 집안에 선물했소.”여기까지 들은 낙요는 다시금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녀는 솟아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참았다.“다만 이 쇄골정을 만든 사람은 이 쇄골정을 쓴 적이 없는 것 같았소.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의 심혈로 만들어진 암기라서 이 물건을 소장한 것 같소.”하지만 낙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니요.”“이 열여섯 개의 쇄골정을 나는 다 봤소.”모두 부진환의 몸에서 봤다!어떤 구멍은 이미 흉터로 남았지만, 모두 쇄골정이 존재했던 흔적이었다.영원히 없앨 수 없다.“본 적이 있다고?”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당신은 이 쇄골정을 만들 수 있소?”봉시가 대답했다. “가능하오.”“예전에 그 쇄골정을 가지고 논 적도 있소. 나는 실물을 한번 보면 만들 수 있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몹시 기뻐하며 물었다. “여기에 있는 이 한상현철로 몇 개나 만들 수 있소?”봉시가 보더니 말했다. “20에서 30개 정도는 나올 것 같소.”“만약 재사용하고 싶다면 개조할 수도 있소.”낙요는 몹시 기뻤다. “그럼, 감사하오.”“시간은 얼마나 필요하오?”봉시는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 “하루 이틀이면 만들 수 있소.”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빨리?”봉시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물건은 원래 그리 어려운 게 아니요.”“한데 그 사람은 왜 두 세대에 걸쳐 만들었단 말이오?”봉시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박씨 집안 사람이니, 아무래도 그 사람들과 다르지 않겠소?”“이런 물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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