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온연은 넋이 나갔다.그는 난생처음 싸울 때 이렇게 멋지게 싸우는 사람을 보았다.풍옥건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더니 곧바로 일어나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달려들려 했다.그런데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늘 대제사장이 이곳에 있는데 감히 난동을 부리다니!”풍옥건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낙요를 보았다.“대제사장이요?”풍옥건은 깜짝 놀랐다.그는 이내 온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온연, 두고 보자!”말을 마친 뒤 그는 이내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쳤다.온연은 장궤 앞으로 가서 돈주머니를 꺼냈다.“오늘 부서진 물건들은 내가 갚겠소. 약값도 내가 내겠소.”장궤는 할 말이 있는 얼굴이지만 아무 말 없이 돈을 받았다.그리고 온연은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뜨거운 불길이 보였다.“당신이 세자요?”부진환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온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역시나 소문대로 준수하군.”“난 온연이라고 하오, 반갑소!”부진환은 여전히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그의 표정은 파문 하나 없이 고요했다.그러나 온연은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이내 낙요를 향해 예를 갖췄다.“대제사장, 왔다면 위층으로 올라가 앉으시구려.”곧이어 그는 그들을 데리고 위층으로 향했다.잠시 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진익도 곧 도착했다.거의 열두 명 되는 사람들이 모여 한 상에 앉았다.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나눴고 다들 부진환을 살폈다.술잔을 채운 뒤 진익은 술잔을 들었다.“내 체면을 봐서 이 연회에 참석해 주어서 고맙소. 내가 먼저 한잔 올리겠소!”누군가 술잔을 들었다.그리고 누군가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먼저 황자께서 술을 올리게 하겠습니까? 오늘 저희는 이 새로운 세자를 보기 위해서 온 것인데 말입니다.”“그것보다 세자가 예전에 황자 곁의 호위였다는 말이 있던데요.”“먼저 세자께서 술을 올리셔야지 않겠습니까?”그 사람은 일부러 못되게 말하며 부진환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은 부진환에게 시선을 던졌
상 장궤는 저도 몰래 몸을 부르르 떨더니, 태도가 돌변했다.그는 술잔을 들고 간곡하게 말했다. “제가 한 잔 올려야 마땅합니다.”낙요는 느긋하게 술잔을 들더니, 그와 잔을 부딪쳤다.술을 마신 후, 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대황자께서 여러분을 이곳에 모신 목적은 세자에게 인사도 올리고, 서로 얼굴을 익히기 위해서이지 당신들이 이 기회에 위세를 떨라는 건 아닙니다.”“세자는 여국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여철 공주의 아들로서 황족 혈통입니다. 감히 세자를 건드리는 자는 바로 황족을 능멸하는 것입니다.”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낙요의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 세자는 억측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게다가 대제사장까지 뒤를 봐주다니!상 장궤 또한 눈치가 빨랐다.그는 다급히 웃으며 말했다. “조금 전 세자와 장난 좀 친 겁니다. 세자께서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세자,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이 말을 끝내더니, 바로 살짝 몸을 일으켜 간곡하게 술을 올렸다.부진환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으며, 그저 술잔을 들어 이 난처한 상황을 모면했다.곧 밥상 위의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해졌다.뭇사람은 부진환에게 인사를 올렸고, 각자 자기 소개했다.8대 가문에서도 여러 사람이 왔고, 온연은 바로 온 씨 집안을 대표해서 참석했다.연회에서, 온연은 손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하지만 부진환에게 술을 올릴 때 그녀의 말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세자, 혹시 혼인은 하셨는지요?”이 한마디 말에 연회는 갑자기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온연을 쳐다보았다.부진환도 제자리에 굳어버렸다.술을 좀 마신 온연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잔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 “저는 세자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습니다.”“만약 세자만 괜찮으시다면, 세자에게 시집가고 싶습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온연이 이토록 담이 클 줄은 미처 생각도 못 했다.줄곧 덤덤했던 부진환의 표정은 이 순간 변화
온연은 부진환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듣더니, 눈빛은 더욱 불타올랐다.온연은 웃으며 말했다. “변함없는 세자의 이 마음을 얻은 여인이 누구인지 참 부럽습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더 이상 온연을 쳐다보지 않았다.술이 세 순배 돌자, 모두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몇 명 술에 취한 사람은 각자 데려온 호위가 모시고 돌아갔다.온연도 술을 좀 마셨다.돌아가기 전에 부진환과 얘기를 좀 더 나누려고 했지만, 부진환은 낙요와 함께 서둘러 떠나버렸다.두 사람은 마차를 타고 대제사장부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리고 온연도 마차를 타고 주루에서 나왔다.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들은 같은 방향이었다.온연의 마차가 바로 그들의 마차 뒤에 있었다.낙요는 문발을 젖히고 뒤를 돌아보았다.갑자기 부진환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청연아!”낙요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화난 건 아니지?” 부진환은 오늘 연회에서 이런 여인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보자마자, 그에게 시집오겠다고 하다니!낙요는 일부러 불쾌한 척 말했다. “화났으면 어떻고, 화나지 않았으면 또 어떠합니까?”부진환은 긴장해서 말했다. “어디서 그런 여인이 튀어나왔는지 난 정말 모르는 일이야. 나도 그녀를 거절하지 않았느냐?”“다시는 그 여인을 만나지 않겠다.”“앞으로 그 여인을 피해 다니마!”낙요는 살짝 소리 내어 웃더니, 말했다. “그만하십시오. 전 화나지 않았습니다. 장난친 겁니다.”“정말이냐?”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렇지 않으면요? 제가 이 일 때문에 당신에게 화낼 것 같습니까?”“생사와 비교하면,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이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쓴다면 그녀는 너무 피곤할 것이다.부진환은 저도 몰래 한줄기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어깨를 꽉 껴안았다.바로 이때, 등 뒤의 그 마차가 갑자기 다른 길로 확 꺾어 들어갔다.마차의 속도는 아주 빨랐고, 꺾을 때 담벼락에 부딪혀 아주 큰 소리를 내었다.낙요와 부진환도 깜
이 말을 들은, 낙요는 살짝 놀랐다.곧이어 그들은 화원의 탁자를 둘러싸고 앉았다.월규가 찻물과 간식을 올려왔다.낙요가 봉시를 보며 물었다. “허서화가 바로 그때 당신을 해쳤던 사람이오?”봉시는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노예곡에서 나왔을 때, 원래는 복수하려고 했소.”이 말을 하며 봉시는 시완을 쳐다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돌봐야 하는 사람이 생겼소. 허서화는 필경 도주성 성주의 천금이고, 세력도 또한 방대하오. 나는 시완이 연루될까 봐 걱정되었소.”“그래서 복수를 포기했소.”“얼마 전에 도주를 지나면서 성주부의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허서화가 죽었다는 걸 알게 되었소.”“그래서 성주부에 들러 성주 어르신을 만나고서야, 모든 것을 알게 되었소.”이 말을 끝내고, 봉시는 찻잔을 들었다. “대제사장과 세자께 술 대신 차를 한 잔 올리겠소!”낙요와 부진환은 살짝 멍해 있더니, 찻잔을 들고 단숨에 마셔버렸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빨리 세자의 일을 알게 되었소?”봉시는 너털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오늘 도성에 도착하니, 온 거리에서 모두 이 일을 의논하고 있었소.”“거리에 세자의 초상화까지 팔고 있었소.”이 말을 하며, 봉시는 품속에서 초상화를 꺼냈다. “여기 좀 보시오. 우리 아우잖소.”“내가 특별히 가서 알아보았는데, 아우가 틀림없었소.”낙요는 초상화를 건네받더니, 저도 몰래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힐끔 쳐다보았다.“정말 똑같소.”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찌 초상화까지 있단 말이오… “ 그의 초상화를 팔고 있다는 건 처음 듣는 소리다.봉시는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허서화가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나는 그녀가 나만 해친 줄 알았소.”낙요는 탄식했다. “허서화는 온갖 악행을 저질렀소. 결국 자업자득인 셈이요.”“그러고 보니, 당신이 지도를 주어서 참 고마웠소. 그 지도가 아니었다면, 내가 허서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요.”“
봉시는 원래 생각지도 않았지만, 낙요의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또 흔들렸다.“그건… ““그 호수 밑의 기관 장치는, 애초에 박씨 가문이 예기치 못한 사고에, 평생 심혈을 기울여 이루어 낸 것들이 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박씨 가문 선조들이 설치한 기관이오.”“밀실 전체가 물건까지 그대로 호수 밑에 가라앉았소. 건져 올리기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몹시 어려울 것이오.”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봉시도 이 일을 생각한 적이 없다.하지만 낙요가 말했다. “괜찮소. 당신 선조들이 설치한 이 기관 장치는 외인을 막기 위한 것이오.”“당신은 박 씨 후예이므로 분명 방법이 있을 거요.”“일손은 나에게 얼마든지 있소.”낙요의 말에 봉시는 마음이 몹시 흔들렸다.이때, 시완이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쨌든 그건 박씨 집안 선조들의 심혈인데, 호수 밑에 깔려 영영 빛을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기회가 생겼으니, 건져 올리는 게 좋겠습니다.”시완의 이 말에, 봉시는 결심했다.그는 낙요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소. 그럼, 대제사장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라오.”이 말을 끝내고, 봉시의 시선은 그 상자 위에 떨어졌다.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 선물은 오히려 성의가 없어 보이는군요.”하지만 낙요가 말했다. “이 물건은 이미 몹시 귀중합니다.”봉시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물건을 건져 올린 후, 대제사장께서 마음에 드는 건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사실은 우리 집안에 명검 몇 자루를 소장하고 있소. 만약 대제사장께서 마음에 든다면, 내가 선물하겠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즉시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럼, 사양하지 않겠소.”그들은 밤늦게까지 담소를 나누다가 낙요가 잠이 와서야 모두 흩어졌다.하지만 낙요는 바로 휴식하러 가지 않았고, 약을 달여 부진환에게 가져갔다.부진환은 이미 침상에 누웠지만, 그녀가 오자,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이렇게 늦었는데
이 말을 들은 낙요는 흠칫 놀라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봉시는 추억을 돌이켜 보더니 말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기관을 연구해 왔기 때문에, 이 세상의 많은 기관과 암기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소.”“내 기억으론 우리 가족사에 기록이 있었던 것 같소. 누군가 이 한상현철을 구하러 우리 집에 왔었소. 그리고 이 한상현철로 쇄골정을 만들었소.”“하지만 두 세대의 심혈을 기울여 겨우 열일곱 개의 쇄골정을 만들어 냈소.”“그중 한 개를 우리 박씨 집안에 선물했소.”여기까지 들은 낙요는 다시금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녀는 솟아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참았다.“다만 이 쇄골정을 만든 사람은 이 쇄골정을 쓴 적이 없는 것 같았소.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의 심혈로 만들어진 암기라서 이 물건을 소장한 것 같소.”하지만 낙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니요.”“이 열여섯 개의 쇄골정을 나는 다 봤소.”모두 부진환의 몸에서 봤다!어떤 구멍은 이미 흉터로 남았지만, 모두 쇄골정이 존재했던 흔적이었다.영원히 없앨 수 없다.“본 적이 있다고?”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당신은 이 쇄골정을 만들 수 있소?”봉시가 대답했다. “가능하오.”“예전에 그 쇄골정을 가지고 논 적도 있소. 나는 실물을 한번 보면 만들 수 있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몹시 기뻐하며 물었다. “여기에 있는 이 한상현철로 몇 개나 만들 수 있소?”봉시가 보더니 말했다. “20에서 30개 정도는 나올 것 같소.”“만약 재사용하고 싶다면 개조할 수도 있소.”낙요는 몹시 기뻤다. “그럼, 감사하오.”“시간은 얼마나 필요하오?”봉시는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 “하루 이틀이면 만들 수 있소.”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빨리?”봉시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물건은 원래 그리 어려운 게 아니요.”“한데 그 사람은 왜 두 세대에 걸쳐 만들었단 말이오?”봉시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박씨 집안 사람이니, 아무래도 그 사람들과 다르지 않겠소?”“이런 물건은
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됐소.”“알겠소.” 부진환은 순간 서운했지만, 곧바로 진익을 따라 세자부로 갔다.백서는 뒤에서 바라보며 저도 몰래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은 왜 세자부에 함께 가지 않으십니까?”“세자 혼자 이렇게 세자부로 옮기시니, 매우 허전할 겁니다.”낙요는 멀어지는 부진환은 마차를 바라보며, 그저 살짝 웃었다. “나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있어.”백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 묻지도 않았다.3일도 되지 않았는데, 그날 밤 봉시가 바로 물건을 그녀에게 가져왔다.대제사장부에 도착해서야, 봉시는 부진환은 이미 세자부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는 놀라서 말했다. “대제사장, 이 물건을 아우에게 보여주기 싫은 거요?”낙요가 웃으며 말했다. “눈치챘군요.”그녀는 상자를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익숙한 쇄골정을 보더니, 눈가에 한 줄기 한기가 감돌았다.“그 열여섯 개의 쇄골정은 전부 부진환의 몸에 박혀있소.”이 말을 들은 봉시의 안색은 확 변했다. “뭐라고?”“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도 아직 살아있단 말이요?”낙요도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그러니 말이오. 그는 이런 몸을 끌고 온갖 고난을 겪었소”“이 물건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소.”봉시는 심각한 표정으로 낙요를 위로했다. “이렇게 많은 쇄골정을 맞고도 아직 살아 있다는 건, 그의 체질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걸 설명하오. 예전에 목숨을 뺏기지 않았다면, 지금은 더욱 이 상처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은 없을 거요.”“쇄골정 일은 부진환에게 말하지 않겠소.”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소.”“그리고 물건을 건져 올리는 일에 대해 계획을 짜야 할 것 같소.”“만약 급한 일이 없다면, 일단 경도에 머무는 게 좋겠소.”봉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마침 그 생각이었소. 나와 시완은 너무 오랫동안 떠돌이 생활을 하였소. 인제 정착할 때가 되었소.”“나는 시완과 혼례를 치르고 싶소.”“하지만 우리는 친구도 없고, 이 방면에 경험도 없어서, 시완이
“겁주지 마!” 낙요는 콧방귀를 뀌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낙요는 무심코 웃으며, 천천히 그 상자를 꺼내더니, 쇄골정 하나를 꺼냈다.낙요가 유유히 입을 열었다. “이 물건을 좀 보거라. 익숙하지 않으냐?”“네가 설마 부진환 몸에 박힌 쇄골정을 전부 뽑아낸 것이냐?”낙요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똑똑히 보거라. 이것이 너의 그 쇄골정이냐?”낙정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상자 안에는 열여섯 개 이상의 쇄골정이 들어있었다.낙정은 대경실색했다. “너! 어디서 구한 것이냐? 그럴 리가 없다!”낙요의 눈동자가 순간 흐려지더니, 손가락 끝으로 쇄골정 하나를 낙정의 몸으로 날려버렸다.낙정은 온몸을 흠칫 떨었다.극심한 통증이 몰려오자, 낙정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고통에 시달려 죽도록 발버둥 치는 그녀의 초라한 모습을 보더니, 낙요의 눈빛은 더 서늘해졌다.“그때 부진환 몸에 쇄골정을 박아 넣을 때, 너도 오늘이 있을 줄을 알았느냐?”낙정은 아파서 목소리마저 덜덜 떨었다.하지만 여전히 흉악한 눈빛으로 낙요를 쳐다보았다.“네가 지금 부진환을 위해 복수하는 것이냐? 허허, 네가 유부남을 위해 사저를 이렇게 괴롭히다니!”“정말 가소롭구나!”“그때 부진환이 옥에 갇힌 틈을 타, 내가 그에게 형벌을 가해 기산 송무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했지만, 그는 나에게 기산 송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었다고 했다.”“그때 나는 낙월영인 줄 알았는데, 부진환은 낙청연에게 주었어.”“열여섯 개의 쇄골정을 맞고도, 그는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있었어.”“낙요, 그런데 지금 네가 쇄골정으로 그를 위해 복수하는 거야? 정말 웃기지도 않는구나!”“너는 낙청연이 죽었다고 이것으로 부진환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으냐?”“네가 틀렸어. 아무리 그를 위해 많은 일을 해도 그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 거야!”낙정의 어투는 비아냥거렸으며, 낙요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제멋대로 비웃고 있었다.옆에 있던 백서는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