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31 - 챕터 2140

3015 챕터

제2131화

이때 진익이 입을 열었다.“부황, 부진환이 부황의 조카라면 부진환을 세자로 봉하여 사람들이 부진환의 신분을 알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그러면 침서에게 조금이라도 압력이 가해지지 않을까요?”“그렇게 하면 침서는 아마 부진환을 죽이려 하지 못할 겁니다.”그 말에 황제는 잠깐 고민했다. 그러나 겨우 세자라는 명분일 뿐이다.“그래. 네 뜻대로 하거라.”곧이어 그는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부진환은 동의했다.“좋습니다.”“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이 물건은 제가 보관하겠습니다.”“언젠가 여국에 큰 위험이 생긴다면 전 이것을 꺼낼 것입니다.”그 말을 들은 황제는 잠깐 주저하다가 말했다.“그래도 된다. 하지만 우선 짐에게 보여줘야 한다. 설마 네가 정말 그 물건이 갖고 있는 것이냐?”황제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듯했다.이때 부진환이 품 안에서 목함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일월쇄로 잠겨진 목함이었다.그가 그것을 탁자 위에 내려놓자 황제는 눈을 빛내며 손을 뻗어 그것을 만지려 했다.그러나 부진환이 그를 제지했다.“폐하!”“이 목함 겉면에는 독이 있습니다. 전대 대제사장이신 낙영이 만들어 낸 독이라 오직 해독약을 먹은 사람만이 이것을 만질 수 있습니다.”“이 독은 해독약이 한 알뿐인데 이미 제가 먹었습니다.”“폐하께서 그걸 만지시려면 우선 해독약이 있어야 합니다.”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손을 댈 수 있을 리가 없었다.황제는 눈살을 찌푸리고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이 물건은 너만 만질 수 있나 보구나.”“그것을 열어서 내게 보여주거라.”곧이어 부진환은 잠금을 열어 황제에게 안을 보여줬다.그 안에는 아주 작은, 특이한 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구리거울이 들어있었다.그러나 황제는 그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여국에 진국지보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만 오직 황제만이 여국의 진국지보가 거울이라는 걸 알았다.이 거울로 사람의 전생과 현생, 미래를 볼 수 있다고 한다.부진환은 절대 여국의 진국지보가 뭔지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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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2화

곧이어 황제가 바로 조서를 내렸다. 그는 부진환을 세자부(世子府)로 책봉했고 그에게 비단과 각종 보물, 약재들을 선물했다.그것들을 들고 나갈 때, 침서가 살기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침서가 그들을 막았다.“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지?”황제가 왜 부진환을 본단 말인가?진익이 웃으며 말했다.“침서 장군, 말씀을 주의하시오. 이분은 오늘부터 세자요. 그러니 장군은 앞으로 정중하게 대해야 할 것이오.”진익은 뒷짐을 진 채로 득의양양하게 말했다.부진환에게 그런 신분이 있는 걸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면 그를 하루라도 빨리 신분 상승시켜 그와 함께 침서를 상대했을 텐데 말이다.침서는 그 말을 듣자 안색이 확 달라졌다.“뭐라? 세자?”침서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부진환은 차갑게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조서를 쳐들었다.“침서 장군, 한 번 보겠소?”침서는 화를 냈다.“그럴 리가 없소!”말을 마친 뒤 그는 어서방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폐하, 부진환은 천궐국의 섭정왕입니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여국의 세자가 된단 말입니까?”“그에게 무슨 자격이 있단 말입니까?”’그러나 황제는 들이닥친 그 때문에 불쾌한 표정으로 버럭 화를 냈다.“침서! 점점 더 예의가 없어지는군!”부진환과 진익은 안의 소리를 들었다. 진익은 의기양양하게 웃었고 두 사람은 이내 걸음을 옮겼다.돌아가는 길에 진익은 부진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세자, 예전에는 내가 당신이 신분을 몰라서 많은 무례를 저질렀소.”“이번에는 내가 한 번 도운 것이니 날 너무 질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소, 세자.”“앞으로 우리 둘이 서로 협력한다면 틀림없이 침서를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오!”“그때 가서 우리가 반씩 병권을 나누면 아주 좋지 않겠소?”부진환은 덤덤히 웃을 뿐 그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황자는 야망이 크구려. 하지만 침서는 오랫동안 병권을 틀어쥐고 있었기에 그것을 빼앗기란 쉽지 않을 것이오.”“황자는 우선 침서가 반격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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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3화

낙요는 순간 마음이 놓였다.여단청이 다급히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네요. 우리는 또 예전처럼 지낼 수 있습니다.”“원 주방장에게 맛있는 걸 만들어달라고 해야겠어요. 오늘 우리 함께 축하합시다!”낙요는 다급히 부진환을 안으로 맞이했다.“저한테 얘기해 보세요. 대체 무슨 방법을 쓴 것입니까?”멀지 않은 곳, 백서가 소식을 전해 듣고 빠르게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는 부진환과 대제사장이 미소 가득한 얼굴로 마당을 가로질러 가는 걸 보았다.랑목도 낙요를 따라 방 안에 들어갔다.부진환은 차를 한 모금 마셔서 목을 축인 뒤 입을 열었다.“내가 여철 공주의 아들이라고 했다.”그 말에 낙요는 살짝 놀랐다.“그...”“그것 때문에 폐하께서 남으라고 하셨다고요?”그녀는 그들이 어떤 관계인지는 잘 알지 못했지만, 여철이 황제의 친여동생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만약 겨우 그것으로 부진환에게 남게 했다면 오히려 부진환이 위험하다는 걸 설명했다. 황제가 그를 죽이려 할지도 몰랐다.“이것이 있다.”부진환이 상자를 꺼냈다.낙요는 그것을 건네받은 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 일월쇄는... 당신이 위조한 것입니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고 낙요는 감탄했다.“정말 진짜 같이 만들었군요.”상자를 열어 안에 든 물건을 본 낙요는 더욱 놀라워했다.“일월경.”낙요의 안색이 달라졌다.랑목이 다가왔다.“일월경이 무엇이오?”낙요는 곧바로 상자를 닫았다.“넌 보면 안 된다.”“랑목, 넌 일단 나가거라. 난 부진환과 단둘이 할 얘기가 있다.”랑목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이길래 내가 들으면 안 된다는 것이오? 누이, 이건 편애요.”낙요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달랬다.“잠시 뒤에 누이가 널 이 성안에서 가장 맛 좋은 술을 파는 곳에 데려가마. 어떠냐?”“알겠소. 그러면 방해하지 않겠소.”말을 마친 뒤 랑목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마당으로 향했을 뿐 떠나지는 않고 마당을 지켰다.그는 지금 누이에게서 한 발짝도 떨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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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4화

“그래서 어릴 때 자주 괴롭힘을 당했었다. 그 황제는 자식이 많았고 내 모비는 가장 눈에 띄지 않는 한 명이었거든.”“모비께서 말씀하시길 어릴 때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들킬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몰래 만나고, 사람이 많을 때면 친하지 않은 척했다지.”“누군가에게 들킨다면 상대 또한 괴롭힘당할 테니.”“예전에 난 그 사람이 누군지 알지 못했다. 네가 떠난 뒤 부황은 내게 모비와 네 어머니의 사이를 얘기했었지. 난 그제야 내 모비의 어릴 적 친우가 바로 네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들의 관계는 그들과 아주 가까운 사람들만 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그들은 친하지 않고, 심지어 적이지.”“그것 또한 그들이 서로를 지키는 방식 중 하나겠지.”그 말에 낙요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그때 제 어머니가 당신의 모비를 해친 사람이 아니란 걸 확신한 겁니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는 의문스러웠다. 그런데 부황의 말을 듣고 더욱 확신했다.”낙요는 생각에 잠겨서 말했다.“사실 우리 어머니가 바로 여국의 전대 대제사장 낙영입니다.”“낙요의 스승님이기도 하시지요.”그 말에 부진환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렇다면... 네 스승님의 딸의 몸에 들어갔던 것이냐?”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그런 우연이 있다니.”낙요는 고민했다.“저도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지요.”낙요가 또 물었다.“모비께서 또 뭐라고 하셨습니까?”부진환이 대답했다.“모비께서 내게 제일 많이 했던 얘기는, 황제 일가는 가족으로서의 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가끔은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더욱 친근하고 믿음직스럽다고 하셨지.”“난 비록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모비와 여국 황족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래서 난 원래 여철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밝힐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래서 모험을 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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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5화

낙요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왜? 난 걱정하지 않는데 네가 걱정하는 것이냐?”“그렇게 생긴 얼굴을 어떻게 마음 놓을 수 있겠소?”랑목이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누이, 이번에 내가 돌아가면 아신을 여기에 두겠소.”“무슨 일이 있으면 아신을 시켜 내게 소식을 전하시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하지만 이번에 돌아갈 때 조심하거라. 침서 때문에 걱정된다...”랑목은 웃었다.“걱정하지 마시오. 내가 여국에 처음 온 것도 아니고. 침서는 내가 여국을 떠나는 걸 발견하지 못할 것이오. 난 몰래 갈 것이니 말이오.”-마당.부진환을 바라보는 백서의 눈동자에 감추지 못한 흥분이 보였다.“전 당신이 돌아오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왜 아무 인사 없이 떠난 겁니까?”부진환은 천천히 몸을 돌려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인사는 친우 사이나 하는 것이오.”“우리 사이에 내가 인사를 해야 하오?”“우리는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오.”그 말을 듣자 백서는 마음이 답답했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고묘묘 때문에 갇혀 있을 때 당신은 저를 위해서 약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고묘묘에게 통제당했었지요.”“저희는 함께 괴로운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잊었습니까?”“그런데도 친우가 아니란 말입니까?”부진환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고묘묘 때문에 갇혀 있었던 것은 내 평생의 굴욕이오. 난 그것과 관련된 일은 전부 듣고 싶지 않소.”“그러니 자꾸만 내 앞에서 그때 일을 꺼내지 마시오.”“그리고 당시 내가 약을 먹은 것은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었소. 난 원래 죽을 생각이 없었소. 난 일부러 죽고 싶은 척해서 살아남은 것이오. 낙청연을 위해 복수하기 위해서 말이오.”“우리는 원래 교집합이 없었소.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오.”“그러니 내게 그 어떤 환상도 품지 마시오.”“불가능한 일이니 말이오.”부진환은 처음으로 이렇게 단호한 말을 했다. 백서가 체념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비록 그가 백서에게 희망을 준 적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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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6화

“난 그녀를 훨씬 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소.”“그녀는 내 왕비, 낙청연이오!”그 말에 백서는 대경실색하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 했소?”부진환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내가 할 말은 다 했소. 두 번 반복하고 싶지 않소.”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걸음을 옮겼다.백서는 그 자리에 오래도록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낙요가 낙청연이었다니.그들이 어떻게 동일 인물이란 말인가.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낙요는 확실히 낙청연이 죽은 뒤 나타난 것이다.낙청연은 어떻게 낙요가 된 것일까?부진환이 계속 낙요를 쫓아다니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침서에게 죽임당할지도 모르는데도 계속 낙요의 곁에 남으려 했다.백서는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 순간 모든 희망과 환상이 깨졌다.그녀는 자신이 영원히 낙청연을 이기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지금껏 그녀가 품고 있던 감정은 그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았다.-그날 밤, 대제사장 저택의 마당에 불이 피어올랐다. 그들은 양 한 마리를 굽고 있었고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마당을 꽉 채웠다.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그들은 작은 상을 가져와서 술과 과일을 위에 놓았다.“자, 자, 자. 다들 앉으세요. 고기는 거의 다 구웠습니다.”여단청이 사람들을 불렀고 사람들은 자리에 앉았다.술을 한 잔 따른 뒤 여단청이 말했다.“오늘 제대로 축하합시다. 대제사장님이 침서와 혼인하지 않았고 부진환이 세자로 책봉되었으니 말입니다!”사람들은 잔을 치켜올렸다.낙요는 한 명이 모자란 걸 보고 다급히 입을 열었다.“잠깐, 백서가 안 옷 것 같은데.”“월규야, 가보거라.”월규는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백서를 찾으러 갔다.잠시 뒤, 백서가 어색한 표정으로 걸어왔다.자리에 앉은 뒤 낙요가 말했다.“내가 침서와 혼인하지 않은 건 축하할 필요 없다. 괜히 소문이라도 났다간 성가신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이다.”“오늘 밤에는 부진환이 세자가 된 것을 축하하자꾸나!”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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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7화

문을 연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곧이어 마당에 불청객이 찾아왔다.침서였다.“멀리서부터 향기가 나길래 와봤더니 대제사장 저택에서 나는 향기일 줄이야.”침서가 천천히 걸어왔다.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멈추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낙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무슨 일로 찾아온 겁니까?”침서는 곧장 다가와 그녀의 곁에 앉았다.“볼일이 없으면 너랑 술 한잔하러 올 수도 없는 것이냐?”“적어도 우리는 하마터면 부부가 될 뻔했는데 말이다.”침서의 어조가 차가워졌다.부진환이 여국에 남는다는 얘기를 들은 침서는 낙요가 다시 자신과 혼인하려 하지 않는 이유가 부진환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게 분명했다.침서는 술을 두 잔 따른 뒤 그중 한 잔을 낙요에게 건넸다.“낙요야, 나와 한잔하자꾸나.”낙요는 술잔을 받지 않았다.옆에서 손을 뻗어 그 잔을 빼앗아 갔다. 그는 낙요의 앞에 서면서 낙요와 침서 사이에 끼어들었다.“술을 마시려는 것이오? 그러면 내가 침서 장군과 한잔하겠소. 침서 장군의 신혼을 축하하오. 장군과 공주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길 바라고, 일찍 자식을 보길 바라오!”부진환은 약간 차가운 어조로 덤덤히 말했다. 그의 눈동자에서 조롱이 보였다.침서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세자, 하하, 수완이 좋구려. 이렇게 바로 내 눈앞에서 목숨을 건질 수 있다니 말이오.”침서의 차가운 눈동자에서 강렬한 살기가 느껴졌다.부진환은 차갑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이건 침서 장군 덕분이지. 날 그렇게 몰아붙이지 않았다면 나도 이런 방법을 생각지 못했을 테니 말이오.”자극을 받은 침서는 순식간에 화가 치솟았다.그가 입을 열려는데 누군가 마당 안으로 들어왔다.“부군, 대제사장 저택에서 술을 마실 거면서 왜 저를 부르지 않으셨습니까?”고묘묘는 화려한 차림새로 천천히 걸어왔다. 화색이 도는 그녀의 얼굴에서 의기양양함이 보였다.그러나 그녀는 자리에 앉아있는 백서에게 시선을 두더니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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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8화

고묘묘는 침서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자 곧바로 기어올랐다. 그녀는 거만한 표정으로 백서를 향해 손가락질했다.“대제사장과 따지지는 않겠소. 이 노예를 내게 넘기면 그냥 넘어가 주겠소!”고묘묘는 침서가 낙요를 좋아한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노예를 목표물로 삼았다.낙요는 생각하지도 않고 곧바로 대답했다.“꿈도 꾸지 마시오!”“오늘 우리 저택에서 열리는 연회에 난 당신을 초대하지 않았소. 제멋대로 찾아와서 내 사람을 때려놓고 또 멋대로 내 사람을 처벌하겠다고? 대제사장 저택이 당신 집인 줄 아시오?”“여단청, 손님을 배웅하거라!”여단청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앞으로 나서며 손짓을 했다.“공주마마, 돌아가시지요.”고묘묘는 화가 났는지 여단청에게 발길질을 하며 호통을 쳤다.“넌 또 뭐냐? 비키거라!”그 모습을 본 낙요는 안색이 확 달라졌다.그녀는 앞으로 나서며 고묘묘의 팔을 잡았다.“비켜야 할 사람은 당신이오!”“가지 않겠다면 내가 직접 밖까지 배웅해 주지!”고묘묘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당신이 대제사장이면 뭐 어때서? 감히 내게 손을 대려는 것이오? 죽으려고!”이미 상황이 틀어졌으니 고묘묘는 가차 없이 낙요를 공격했다.두 사람은 싸우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은 연신 뒷걸음질 쳤다.고묘묘는 원래 낙요의 상대가 되지 않았기에 이내 그녀에게 목을 졸렸다.이때 침서가 다가와서 매서운 어조로 말했다.“놓거라!”이때 부진환이 침서를 막아서며 단호히 말했다.“부부라면, 장군 역시 공주와 함께... 꺼지시오!”부진환의 눈빛이 살기로 가득 찼다.두 사람은 격렬히 싸우기 시작했고, 랑목도 곧바로 싸움에 껴들었다.낙요는 부진환을 도우러 갈 생각이었지만 고묘묘가 빈틈을 노려 기습했다. 그녀는 채찍을 뽑아 들고 부진환을 급습하려 했다.낙요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단번에 그녀의 채찍을 틀어쥐고 다른 손으로 고묘묘의 목을 졸랐다.고묘묘는 화가 난 얼굴로 낙요를 노려보며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낙요는 이내 채찍을 쥐어 고묘묘를 묶었고 그녀의 멱살을 잡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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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9화

고묘묘의 흉악하던 표정이 그 순간 억울한 표정으로 바뀌었다.“침서, 구해주세요!”그러나 침서의 시선은 낙요에게로 향해 있었다.“낙요야, 내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물으마.”“내가 고묘묘를 내쫓으면 나와 혼인할 것이냐?”낙요는 망설이지 않았다.“이미 지나간 일입니다.”“침서, 우리에게 부부의 연은 없습니다.”침서는 가슴이 아팠다.눈빛 또한 삽시에 차가워졌다.“그래, 알겠다.”말을 마친 뒤 그는 걸음을 옮겨 자리를 떴다. 그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고묘묘를 일으켜 세웠고 그녀의 몸을 묶은 채찍을 풀었다.비록 다정한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고묘묘는 무척 감동했다.낙요는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말했다.“문을 닫거라.”여단청은 곧바로 대문을 닫고 자물쇠를 걸었다.다시 마당으로 돌아와 보니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차게 식어있었다.“밤이 깊었으니 다들 돌아가서 쉬거라.”“계진, 백서. 내일 성 밖으로 가서 주락 일행을 데려오거라.”“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안 된다.”두 사람이 정중하게 대답했다.“네!”다른 이들은 바삐 움직이며 마당을 정리했다.낙요는 부진환이 가슴팍에 손을 올린 채 기침하는 모습을 보고 다급히 다가갔다.“왜 그러십니까? 침서 때문에 다친 겁니까?”부진환은 고개를 저었다.“별거 아니다.”마음이 놓일 리가 없었다. 그녀는 부진환을 데리고 방으로 향했다.그녀는 심각한 얼굴로 부진환의 맥을 짚었다.부진환은 그녀의 안색을 보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내 몸이 어떤지 나도 잘 알고 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난 죽지 않을 것이다.”낙요는 암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장은 죽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처투성이라 어떻게 해야 몸이 좋아질지 모르겠습니다.”부진환이 대답했다.“그냥 놔두거라.”“난 목숨이 질기니 말이다.”낙요는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세상은 아주 큽니다. 전 반드시 당신을 낫게 해줄 약을 찾을 겁니다. 어떤 방법이든 다 시험해 볼 겁니다.”“저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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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0화

장군저택.고묘묘와 침서는 장군 저택으로 돌아갔다. 고묘묘는 침서의 팔에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말했다.“장군, 밤이 깊어졌으니 장군께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제가 시중을 들겠습니다.”그 말과 함께 두 사람은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방문이 닫혔다.침서는 몸을 홱 돌리더니 고묘묘의 목을 조르며 그녀를 방문으로 몰아붙였다.고묘묘는 겁을 먹어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녀는 놀라움과 두려움이 드리워진 표정으로 침서를 바라봤다.“장군...”침서의 눈빛이 매서웠다.“낙정은 어디 있느냐?”고묘묘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낙... 낙정이 어디 있는지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다음 순간, 고묘묘의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강렬한 질식감에 고묘묘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쳤지만 소용이 없었다.침서의 살기 가득 찬 눈동자를 본 순간 두려움이 급습했다.침서는 정말로 그녀를 죽일지도 몰랐다.고묘묘는 입을 뻐끔거리며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침서는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고묘묘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전 정말로 낙정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침서가 매서운 어조로 말했다.“누가 꾸민 짓이냐?”“감히 거짓말을 한다면 지금 당장 죽여버릴 것이다!”침서는 여전히 고묘묘의 목에 손을 올려놓고 위협하는 어조로 말했다.고묘묘가 대답했다.“낙정이 꾸민 짓입니다. 그녀는 낙요를 잡을 생각이었습니다.”“가면도 그자가 준 것이고 대신 시집가라고 했던 것도 그녀입니다. 전 그저 그날 대제사장 저택으로 가서 낙요인 척한 것뿐입니다. 그 외의 일은 아무것도 모릅니다.”“낙정은 심지어 제게서 돈을 아주 많이 받았습니다!”“전 낙요가 왜 황궁에 갇혀있었는지 모릅니다. 낙정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요. 어쩌면 이미 돈을 들고 도망쳤는지도 모릅니다.”그렇게 많은 돈이라면 낙정은 여생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침서는 그 말을 듣자 미간에 살기가 어렸다.고묘묘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장군, 이제 손을 놓아주겠습니까?”침서는 정신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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