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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7화

문을 연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곧이어 마당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침서였다.

“멀리서부터 향기가 나길래 와봤더니 대제사장 저택에서 나는 향기일 줄이야.”

침서가 천천히 걸어왔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멈추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낙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로 찾아온 겁니까?”

침서는 곧장 다가와 그녀의 곁에 앉았다.

“볼일이 없으면 너랑 술 한잔하러 올 수도 없는 것이냐?”

“적어도 우리는 하마터면 부부가 될 뻔했는데 말이다.”

침서의 어조가 차가워졌다.

부진환이 여국에 남는다는 얘기를 들은 침서는 낙요가 다시 자신과 혼인하려 하지 않는 이유가 부진환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게 분명했다.

침서는 술을 두 잔 따른 뒤 그중 한 잔을 낙요에게 건넸다.

“낙요야, 나와 한잔하자꾸나.”

낙요는 술잔을 받지 않았다.

옆에서 손을 뻗어 그 잔을 빼앗아 갔다. 그는 낙요의 앞에 서면서 낙요와 침서 사이에 끼어들었다.

“술을 마시려는 것이오? 그러면 내가 침서 장군과 한잔하겠소. 침서 장군의 신혼을 축하하오. 장군과 공주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길 바라고, 일찍 자식을 보길 바라오!”

부진환은 약간 차가운 어조로 덤덤히 말했다. 그의 눈동자에서 조롱이 보였다.

침서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세자, 하하, 수완이 좋구려. 이렇게 바로 내 눈앞에서 목숨을 건질 수 있다니 말이오.”

침서의 차가운 눈동자에서 강렬한 살기가 느껴졌다.

부진환은 차갑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건 침서 장군 덕분이지. 날 그렇게 몰아붙이지 않았다면 나도 이런 방법을 생각지 못했을 테니 말이오.”

자극을 받은 침서는 순식간에 화가 치솟았다.

그가 입을 열려는데 누군가 마당 안으로 들어왔다.

“부군, 대제사장 저택에서 술을 마실 거면서 왜 저를 부르지 않으셨습니까?”

고묘묘는 화려한 차림새로 천천히 걸어왔다. 화색이 도는 그녀의 얼굴에서 의기양양함이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자리에 앉아있는 백서에게 시선을 두더니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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