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저택.고묘묘와 침서는 장군 저택으로 돌아갔다. 고묘묘는 침서의 팔에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말했다.“장군, 밤이 깊어졌으니 장군께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제가 시중을 들겠습니다.”그 말과 함께 두 사람은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방문이 닫혔다.침서는 몸을 홱 돌리더니 고묘묘의 목을 조르며 그녀를 방문으로 몰아붙였다.고묘묘는 겁을 먹어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녀는 놀라움과 두려움이 드리워진 표정으로 침서를 바라봤다.“장군...”침서의 눈빛이 매서웠다.“낙정은 어디 있느냐?”고묘묘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낙... 낙정이 어디 있는지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다음 순간, 고묘묘의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강렬한 질식감에 고묘묘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쳤지만 소용이 없었다.침서의 살기 가득 찬 눈동자를 본 순간 두려움이 급습했다.침서는 정말로 그녀를 죽일지도 몰랐다.고묘묘는 입을 뻐끔거리며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침서는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고묘묘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전 정말로 낙정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침서가 매서운 어조로 말했다.“누가 꾸민 짓이냐?”“감히 거짓말을 한다면 지금 당장 죽여버릴 것이다!”침서는 여전히 고묘묘의 목에 손을 올려놓고 위협하는 어조로 말했다.고묘묘가 대답했다.“낙정이 꾸민 짓입니다. 그녀는 낙요를 잡을 생각이었습니다.”“가면도 그자가 준 것이고 대신 시집가라고 했던 것도 그녀입니다. 전 그저 그날 대제사장 저택으로 가서 낙요인 척한 것뿐입니다. 그 외의 일은 아무것도 모릅니다.”“낙정은 심지어 제게서 돈을 아주 많이 받았습니다!”“전 낙요가 왜 황궁에 갇혀있었는지 모릅니다. 낙정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요. 어쩌면 이미 돈을 들고 도망쳤는지도 모릅니다.”그렇게 많은 돈이라면 낙정은 여생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침서는 그 말을 듣자 미간에 살기가 어렸다.고묘묘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장군, 이제 손을 놓아주겠습니까?”침서는 정신을 차
그러나 침서는 별로 흥이 나지 않아 보였다.고묘묘가 열심히 추고 있을 때 난희가 호위 몇 명을 데려와 편청 안에 앉았다.고묘묘는 당황하더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난희를 노려봤다.“넌 왜 여기 왔느냐?”난희가 설명하려는데 침서가 그녀를 불렀다.“난희야, 이리 오거라.”난희가 천천히 다가갔다.“장군.”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침서가 그녀를 품 안으로 확 끌어당겼다. 난희는 다소 당황스러운 듯 보였다. 그녀가 일어나려는데 침서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침서는 아주 다정히 난희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와 술을 마시자꾸나.”난희는 순간 황홀해져 침서와 함께 술을 마셨다.그녀는 침서의 품에 기대어 그에게 과일을 먹여줬다.고묘묘는 그 광경을 보자 마음속 불길이 활활 타올라 침서와 난희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침서는 그녀가 춤을 추지 않자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날 위해 뭐든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춤을 추라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안 할 생각이라면 당장 장군 저택에서 나가거라. 괜히 눈에 거슬리게 굴지 말고.”고묘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주변에 호위 몇 명이 앉아있는 걸 보면 침서는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 분명했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장군 저택을 떠나게 말이다.고묘묘는 참고 또 참으며 불쾌한 듯 말했다.“침서, 당신은 제가 알아서 이 혼인 관계를 끊어내길 바라는 것이겠지요. 그래야 당당히 낙요와 다시 혼인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전 당신에게 그 기회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뒤 고묘묘는 계속해 춤을 추었다.항상 거만하던 공주가 지금은 장군 저택에서, 많은 사내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부군은 품에 다른 여인을 안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공주로서의 존엄 따위는 이미 짓밟혔다.침서는 술을 마셨고 과감히 움직였다.그의 큰 손이 난희의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의자 위 두 사람의 행동과, 이따금 들려오는 소리에 고묘묘는 화가 가득 찼다.난희는 거칠게 숨을 쉬면서 침서의 손을 잡
난희는 생각할 새도 없이 황급히 옷을 잡아당겨 몸을 가렸다.그런데 고묘묘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잡으며 악랄하게 말했다.“겨우 무희 따위가 감히 날 욕보여? 죽고 싶은가 보구나!”난희는 아파서 발버둥 치면서도 황급히 옷으로 몸을 가렸다. 그러나 고묘묘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잡은 채 그녀를 방에서 끌어냈다.어젯밤 일이 있은 뒤로 난희는 이미 고묘묘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그러나 그녀는 장군이 절대 고묘묘가 제멋대로 굴게 놔두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공주마마, 잊지 마세요. 어젯밤 춤을 추라고 한 건 장군이십니다. 절 다치게 한다면 장군은 절대 공주마마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고묘묘는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난희의 턱을 움켜잡았다.“넌 아직 내 수단을 본 적이 없지.”“겨우 무희 따위가. 침서가 정말 널 신경 쓴다고 생각하느냐?”“그는 그저 널 이용해 나와 헤어지려 하는 것뿐이다.”“내가 알려주마. 앞으로 장군 저택에 내가 있으니 넌 필요 없다!”말을 마친 뒤 고묘묘가 호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여봐라, 이 천박한 것을 청루에 팔아버리거라!”고묘묘는 장군 저택에 시집왔을 때 자신의 호위들을 데려왔다. 이때 그들이 앞으로 나서며 난희를 끌고 갔다.난희는 조금 전 가까스로 옷을 입었다. 그는 곧바로 손을 써서 호위들을 물러나게 했다.그녀는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아주 비참해 보였지만, 눈빛만은 매섭게 고묘묘를 노려보고 있었다.“공주마마, 여기는 장군 저택이지 공주마마의 저택이지 아닙니다!”“장군 저택의 사람을 벌할 생각이라면 장군께 물어보셔야지요!”고묘묘는 예전부터 화를 참고 있었다. 그런데 무희 따위가 자신을 도발하자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그녀는 채찍을 꺼내 난희를 때렸다.“제기랄, 무희 따위가 감히 기어오르려고 해?”그러나 채찍이 난희를 향해 날아들고 있을 때, 손 하나가 나타나 채찍을 쥐었다.다음 순간, 침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묘묘, 이곳은 장군 저택이다.”“네가 멋대로 굴 수 있는
난희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생겼다.침서가 이렇게 고묘묘를 싫어할 줄은 몰랐다. 고묘묘가 장군 저택에 있더라도 그녀에게는 아마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묘묘는 방 안으로 끌려갔고, 잠시 뒤 난희가 그녀에게 약을 가져다줬다.“공주마마,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장군 저택에서는 적당히 하셔야 할 겁니다.”난희가 다가가 고묘묘의 상처를 치료해 주러 했다.그러나 고묘묘가 매섭게 따귀를 때리며 악랄하게 그녀를 노려보았다.“꺼지거라!”“내가 지내는 곳을 더럽히지 말거라!”’난희는 뺨을 부여잡고 원망을 참으며 고묘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제가 더럽다고요? 그러면 공주마마는 얼마나 깨끗하십니까?”말을 마친 뒤 난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고묘묘는 화가 치밀었다.“멈추거라!”그러나 난희는 그녀를 무시하고 떠났다.고묘묘의 계집종이 방 안으로 들어가 팔의 상처를 치료하려다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공주마마, 시집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다치시다니요.”“황후마마께 말씀드리는 건 어떻습니까? 황후마마께서 꼭 편을 들어주실 겁니다!”그 말을 들은 고묘묘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계집종의 뺨을 때렸다.계집종은 바닥에 쓰러졌다.고묘묘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위협했다.“모후에게 얘기하라고? 그러면 내가 장군 저택에 계속 있을 수 있겠느냐?”“감히 이 일을 모후에게 알리는 사람이 있다면 죽여버릴 것이다!”계집종은 겁을 먹고 덜덜 떨다가 뺨을 부여잡고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네.”-그날, 계진과 백서는 주락 일행을 데려왔다.마대를 뒤집어쓰고 있던 사람도 낙요의 방 안으로 들려왔다.낙요는 그녀를 밀실 안에 가둬놓았다.“오는 길에 순조로웠소? 누군가에게 발각당하지는 않았겠지?”낙요의 질문에 주락은 고개를 저었다.“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그러면 됐소.”두 사람이 방 안에서 나오자 멀지 않은 곳에서 부진환이 다가왔다.“왜 그러느냐? 무슨 일이냐?”그는 주락
진익이 앞으로 나서며 부진환과 낙요의 사이에 서서 말했다.“당신은 이젠 세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주시하고 있는지 아시오?”“이렇게 계속 대제사장 저택에서 지내는 것은 좋지 않소.”“세자 저택은 있을 게 다 있으니 챙길 건 없소. 바로 가면 되오!”“내가 주루에 음식을 한 상 시켰소. 오늘은 대제사장과 함께 가서 축하합시다!”부진환이 거절하려는데 진익이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황급히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난 이번에 사람들을 많이 불렀소. 안 가면 안 되오.”“내 체면을 봐줘야지.”“이번뿐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 매일 이런 연회에 참석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오.”“이 도성의 여러 세력을 알고 싶지 않소?”“이 사람들은 평소 한곳에 모이기 어렵소. 이번에는 다들 당신을 보러 오는 것이오.”“당신은 이제 막 세자가 되었으니 그들에게 밉보이면 안 되지.”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망설여졌다. 확실히 단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밉보일 수는 없었다. 이곳은 여국이지 천궐국이 아니니 말이다.그들과 사이좋게 지내지는 못하더라도 밉보일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청연의 발목을 잡을 것이니 말이다.그러나 그는 낙요를 바라보았다.“대제사장, 어떻게 생각하시오?”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가시지요.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당신이 여국의 세자가 되었고,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지요.”낙요는 가벼운 어조로 말하며 생글 웃었고 부진환은 긴장이 풀렸다.그의 입가에 따뜻한 미소가 걸렸다.“좋소.”진익은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싱긋 웃어 보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난 먼저 가보겠소. 저녁에는 시간 맞춰 도착하시오.”말을 마친 뒤 진익은 떠났다. 그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저녁이 되기 전, 낙요는 부진환과 함께 진익이 예약해 둔 주루로 향했다.그들은 일찍 도착한 편이라 먼저 도착한 손님은 없었다.마차에서 내린 뒤 두 사람은 주루로 들어섰
그 순간, 온연은 넋이 나갔다.그는 난생처음 싸울 때 이렇게 멋지게 싸우는 사람을 보았다.풍옥건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더니 곧바로 일어나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달려들려 했다.그런데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늘 대제사장이 이곳에 있는데 감히 난동을 부리다니!”풍옥건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낙요를 보았다.“대제사장이요?”풍옥건은 깜짝 놀랐다.그는 이내 온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온연, 두고 보자!”말을 마친 뒤 그는 이내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쳤다.온연은 장궤 앞으로 가서 돈주머니를 꺼냈다.“오늘 부서진 물건들은 내가 갚겠소. 약값도 내가 내겠소.”장궤는 할 말이 있는 얼굴이지만 아무 말 없이 돈을 받았다.그리고 온연은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뜨거운 불길이 보였다.“당신이 세자요?”부진환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온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역시나 소문대로 준수하군.”“난 온연이라고 하오, 반갑소!”부진환은 여전히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그의 표정은 파문 하나 없이 고요했다.그러나 온연은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이내 낙요를 향해 예를 갖췄다.“대제사장, 왔다면 위층으로 올라가 앉으시구려.”곧이어 그는 그들을 데리고 위층으로 향했다.잠시 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진익도 곧 도착했다.거의 열두 명 되는 사람들이 모여 한 상에 앉았다.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나눴고 다들 부진환을 살폈다.술잔을 채운 뒤 진익은 술잔을 들었다.“내 체면을 봐서 이 연회에 참석해 주어서 고맙소. 내가 먼저 한잔 올리겠소!”누군가 술잔을 들었다.그리고 누군가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먼저 황자께서 술을 올리게 하겠습니까? 오늘 저희는 이 새로운 세자를 보기 위해서 온 것인데 말입니다.”“그것보다 세자가 예전에 황자 곁의 호위였다는 말이 있던데요.”“먼저 세자께서 술을 올리셔야지 않겠습니까?”그 사람은 일부러 못되게 말하며 부진환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은 부진환에게 시선을 던졌
상 장궤는 저도 몰래 몸을 부르르 떨더니, 태도가 돌변했다.그는 술잔을 들고 간곡하게 말했다. “제가 한 잔 올려야 마땅합니다.”낙요는 느긋하게 술잔을 들더니, 그와 잔을 부딪쳤다.술을 마신 후, 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대황자께서 여러분을 이곳에 모신 목적은 세자에게 인사도 올리고, 서로 얼굴을 익히기 위해서이지 당신들이 이 기회에 위세를 떨라는 건 아닙니다.”“세자는 여국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여철 공주의 아들로서 황족 혈통입니다. 감히 세자를 건드리는 자는 바로 황족을 능멸하는 것입니다.”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낙요의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 세자는 억측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게다가 대제사장까지 뒤를 봐주다니!상 장궤 또한 눈치가 빨랐다.그는 다급히 웃으며 말했다. “조금 전 세자와 장난 좀 친 겁니다. 세자께서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세자,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이 말을 끝내더니, 바로 살짝 몸을 일으켜 간곡하게 술을 올렸다.부진환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으며, 그저 술잔을 들어 이 난처한 상황을 모면했다.곧 밥상 위의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해졌다.뭇사람은 부진환에게 인사를 올렸고, 각자 자기 소개했다.8대 가문에서도 여러 사람이 왔고, 온연은 바로 온 씨 집안을 대표해서 참석했다.연회에서, 온연은 손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하지만 부진환에게 술을 올릴 때 그녀의 말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세자, 혹시 혼인은 하셨는지요?”이 한마디 말에 연회는 갑자기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온연을 쳐다보았다.부진환도 제자리에 굳어버렸다.술을 좀 마신 온연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잔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 “저는 세자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습니다.”“만약 세자만 괜찮으시다면, 세자에게 시집가고 싶습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온연이 이토록 담이 클 줄은 미처 생각도 못 했다.줄곧 덤덤했던 부진환의 표정은 이 순간 변화
온연은 부진환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듣더니, 눈빛은 더욱 불타올랐다.온연은 웃으며 말했다. “변함없는 세자의 이 마음을 얻은 여인이 누구인지 참 부럽습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더 이상 온연을 쳐다보지 않았다.술이 세 순배 돌자, 모두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몇 명 술에 취한 사람은 각자 데려온 호위가 모시고 돌아갔다.온연도 술을 좀 마셨다.돌아가기 전에 부진환과 얘기를 좀 더 나누려고 했지만, 부진환은 낙요와 함께 서둘러 떠나버렸다.두 사람은 마차를 타고 대제사장부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리고 온연도 마차를 타고 주루에서 나왔다.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들은 같은 방향이었다.온연의 마차가 바로 그들의 마차 뒤에 있었다.낙요는 문발을 젖히고 뒤를 돌아보았다.갑자기 부진환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청연아!”낙요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화난 건 아니지?” 부진환은 오늘 연회에서 이런 여인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보자마자, 그에게 시집오겠다고 하다니!낙요는 일부러 불쾌한 척 말했다. “화났으면 어떻고, 화나지 않았으면 또 어떠합니까?”부진환은 긴장해서 말했다. “어디서 그런 여인이 튀어나왔는지 난 정말 모르는 일이야. 나도 그녀를 거절하지 않았느냐?”“다시는 그 여인을 만나지 않겠다.”“앞으로 그 여인을 피해 다니마!”낙요는 살짝 소리 내어 웃더니, 말했다. “그만하십시오. 전 화나지 않았습니다. 장난친 겁니다.”“정말이냐?”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렇지 않으면요? 제가 이 일 때문에 당신에게 화낼 것 같습니까?”“생사와 비교하면,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이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쓴다면 그녀는 너무 피곤할 것이다.부진환은 저도 몰래 한줄기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어깨를 꽉 껴안았다.바로 이때, 등 뒤의 그 마차가 갑자기 다른 길로 확 꺾어 들어갔다.마차의 속도는 아주 빨랐고, 꺾을 때 담벼락에 부딪혀 아주 큰 소리를 내었다.낙요와 부진환도 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