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Oleh:   이제리  Baru saja diperbarui
Bahas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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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는 분명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던 온사, 하지만 아버지가 동생을 데려온 뒤로 모두의 사랑을 빼앗겼다. 새 여동생에게 뺏긴 사랑을 되찾고자 했지만 오라버니들은 그녀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 큰오라버니는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게 했고, 둘째 오라버니는 두 손 두 발을 잘랐고, 셋째 오라버니는 모진 고문을 했으며, 막내 오라버니는 체면을 구기고 악명을 떨치게 했다. 심지어 아버지마저 그녀를 쫓아내고, 결국 온사는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의 손에 죽게 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포기하기로 하고 집을 나와 연을 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오라버니들이 후회하고 그녀에게 무릎 꿇고 빌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온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미타불, 온씨 가문? 온사? 사람을 잘못 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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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우쭈쭈.”“먹어, 언니, 왜 안 먹어?”어두컴컴한 밀실에서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온사가 숨죽인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의 몸에 있는 쇠사슬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목과 사지를 묶어 빠져나갈 수 없게 했다.그녀의 앞에는 노란색 옷를 입고 있는 소녀가 개 먹이를 들고 개를 놀리는 것처럼 그녀를 놀리고 있었다.웃을 때 보조개가 예쁘게 생기는 이 소녀는 그녀의 여동생 온모였다.온모는 뒤에 있던 시녀에게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이거 봐, 우리 언니 진짜 쓸데없다니까? 개로도 못 쓰겠어. 이 몸이 직접 먹여주는데도 감히 안 받아먹잖아.”시녀는 곧장 앞으로 가 바닥에 있던 사람을 걷어찼다.차인 사람이 힘겨운 소리를 내자, 그제야 시녀는 온모를 달랬다.“아가씨, 그러지 마세요. 이 개가 아직도 자기가 국공부 정실 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온모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온사가 정실 딸은 무슨, 아버지랑 오라버니들도 다 모르는 사람이라는데, 개로 써주는 것도 얘한텐 영광이지.”“불쌍한게 눈치도 없어.”온모는 차가운 말 한마디를 던지고 온사의 손을 있는 힘껏 짓이겼다.너무 세게 밟은 탓에 손가락뼈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고, 온사는 고통스러운 듯 흐느꼈다.“온사, 내가 마지막 기회 한 번 더 줄게, 그 옥패 내놔.”“흐…… 흐흐……”이미 정신이 조금 희미해진 온사는 이 말을 듣고 나서야 힘겹게 반응했다.그녀는 힘없는 웃음을 내뱉고 말했다.“온모, 너 헛된 희망 가지지 마……”옥패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물려준 유일한 물건이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녀는 절대 온모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멍청한 것, 네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온모는 눈에서 불을 뿜을 것처럼 화를 냈다.마침 이때, 밖에 있던 누군가에 의해 밀실의 문이 열리고, 실루엣 몇 개가 밀실로 들어왔다.온모는 그들을 돌아보고 급히 개 사료를 시녀의 품에 숨기며, 마치 마술이라도 부린 듯 순식간에 순수하고 귀여운 얼굴로 바뀌더니 기뻐하며 그들에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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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우쭈쭈.”“먹어, 언니, 왜 안 먹어?”어두컴컴한 밀실에서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온사가 숨죽인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의 몸에 있는 쇠사슬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목과 사지를 묶어 빠져나갈 수 없게 했다.그녀의 앞에는 노란색 옷를 입고 있는 소녀가 개 먹이를 들고 개를 놀리는 것처럼 그녀를 놀리고 있었다.웃을 때 보조개가 예쁘게 생기는 이 소녀는 그녀의 여동생 온모였다.온모는 뒤에 있던 시녀에게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이거 봐, 우리 언니 진짜 쓸데없다니까? 개로도 못 쓰겠어. 이 몸이 직접 먹여주는데도 감히 안 받아먹잖아.”시녀는 곧장 앞으로 가 바닥에 있던 사람을 걷어찼다.차인 사람이 힘겨운 소리를 내자, 그제야 시녀는 온모를 달랬다.“아가씨, 그러지 마세요. 이 개가 아직도 자기가 국공부 정실 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온모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온사가 정실 딸은 무슨, 아버지랑 오라버니들도 다 모르는 사람이라는데, 개로 써주는 것도 얘한텐 영광이지.”“불쌍한게 눈치도 없어.”온모는 차가운 말 한마디를 던지고 온사의 손을 있는 힘껏 짓이겼다.너무 세게 밟은 탓에 손가락뼈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고, 온사는 고통스러운 듯 흐느꼈다.“온사, 내가 마지막 기회 한 번 더 줄게, 그 옥패 내놔.”“흐…… 흐흐……”이미 정신이 조금 희미해진 온사는 이 말을 듣고 나서야 힘겹게 반응했다.그녀는 힘없는 웃음을 내뱉고 말했다.“온모, 너 헛된 희망 가지지 마……”옥패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물려준 유일한 물건이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녀는 절대 온모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멍청한 것, 네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온모는 눈에서 불을 뿜을 것처럼 화를 냈다.마침 이때, 밖에 있던 누군가에 의해 밀실의 문이 열리고, 실루엣 몇 개가 밀실로 들어왔다.온모는 그들을 돌아보고 급히 개 사료를 시녀의 품에 숨기며, 마치 마술이라도 부린 듯 순식간에 순수하고 귀여운 얼굴로 바뀌더니 기뻐하며 그들에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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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성년식?성년식은 진작 끝났잖아?그녀는 성년식 당시에 겪었던 치욕들을 지금까지도 다 기억하고 있었다.손님들의 비웃음, 오라버니들의 조롱, 혼인 상대의 파혼, 그리고 부모님의 질책……그녀는 이미 그런 일들을 한번 겪었었다.근데 지금 또 웬 성년식?설마 온모가 또 무슨 새로운 수작을 부려서, 그때 그 치욕을 다시 겪게 하고 죽이려는 건가?!온사는 순간 숨이 가빠졌다.감정을 제어할 수 없을 것 같던 그때, 갑자기 그녀의 시선이 멈추었다.잠깐!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아무런 상처도 없이 깨끗한 자신의 손을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을 보고 서서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손과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다 괜찮아진 걸까?이게 가능한 일인가?분명 그녀의 손과 발의 힘줄은 전부 끊어져서 절대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였다.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온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다시 방을 둘러보았다.모든 장식품들이 서서히 기억과 합쳐졌다.그녀는 방 한편에 있는 화장대로 시선을 옮겼다.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니 구리로 된 거울에 서서히 가녀린 실루엣이 비쳤다.앳되고 멀쩡한 얼굴 그리고 풋풋한 옷차림……이건 분명 온모가 그녀의 얼굴을 망가뜨리기 전일뿐더러, 아직 어른이 되기도 전의 모습이었다.멀쩡한 손과 발, 익숙한 방 그리고 이 상처 하나 없는 얼굴……온사는 갑자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추측이 떠올랐다.……설마 다시 태어난 건가?게다가 성년식 날로 돌아간 건가?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온사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미친듯한 표정을 지었다.맞다, 맞아……그녀는 진작 온자월의 검에 베여 죽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게다가 다시 태어나다니?!하!하늘은 그녀를 농락하는 걸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그녀는 분명 다시는 온씨 가문과 엮이고 싶지 않았는데, 하늘은 그녀를 다시 온씨 가문의 딸로 태어나게 했다.온사는 피가 날 지경으로 입술을 깨물었다.비릿한 피의 맛이 느껴지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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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았지만 시중드는 하녀가 없어 스스로 머리를 빗던 소녀는 뒤돌아 그를 보더니 역겨움을 참고 조용히 말했다.“둘째 오라버니.”방으로 들어온 온자신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온사에게 말했다.“뭐 좀 물어보자, 막내 관복 네가 망가뜨린 것이냐? 왜 그렇게 못된 것이야? 분명 오늘은 막내의 성년식 날이기도 하거늘, 막내 관복을 망가뜨리다니!”흥분한 온자신이 온사에게 묻던 그때, 온사가 뼛속까지 미워하던 사람이 온자신의 뒤에서 미안하다는 듯한 얼굴을 내밀었다.“둘째 오라버니, 그만두세요. 제가 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언니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실수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온모는 가녀린 몸과 귀여운 외모로 항상 지켜줘야 할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누구든 그녀의 겁먹은 사슴 같은 눈망울을 본다면 동정심이 생길 것 같았다.그녀도 자신의 강점이 뭔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특히 진국공 저택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안쓰럽게 생각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온모는 겨우 반년 전에 진국공 저택의 사람이 찾아서 데려왔기 때문이었다.아버지는 그녀가 3살 때 누군가에게 납치당했고, 어렸을 때부터 밖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고 했다.그래서 온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온모를 안쓰럽게 생각했고, 최대한 보상해 주려고 했다.온사 역시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어쨌든 온모도 그녀의 친동생이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순진한 생각 때문에 전생에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렀다.그런 온모의 얼굴을 다시 보자, 온사는 지금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다.“막내야! 너는 어찌 그리 착하게만 구는 것이냐? 분명 다섯째의 잘못인데, 네가 어찌 그리 감싸고도는 것이냐?”“아니라니까요, 아이고, 둘째 오라버니, 어찌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십니까.”온모는 이 말을 하면서 심지어 고개를 돌려 온사에게 사과까지 했다.“언니 미안해. 다 내가 말을 잘 못하여 제대로 설명 못해서 그런 것이야. 둘째 오라버니께 노여움을 풀면 안 될까? 오라버니께서 날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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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비틀거리다가 화장대 모서리에 부딪힌 온사는 입술을 깨물었다.저번 생에서 온모 때문에 그렇게 고생을 하고 지금 이러는 온모를 보니, 온사는 그녀가 또 무슨 수작을 부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관복을 주워들었다.“저도 제가 무엇을 했기에 막내가 이렇게 크게 반응하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아니면 막내가 직접 설명해 주겠니?”“네가 뭘 했는지는 너 스스로가 가장 잘 알 터!”온자신은 온모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를 높여 그녀에게 화를 냈다.온사의 눈빛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예전엔 그녀도 잘 몰랐지만, 지금 보니 온자신은 정말 눈이 먼 것 같았다.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누가 뭘 하고 안 했는지도 보지 못했다.그게 아니라면 보이는데도 한 사람의 말만 믿는 것이다.온자신은 매섭게 온사를 노려본 뒤, 온모의 어깨를 토닥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막내야, 괜찮다. 무슨 일 있으면 오라버니에게 말하거라. 그 일이 무슨 일이던 오라버니가 다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니.”두 사람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하지만 온자신은 마치 애초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전혀 꺼림이 없었다.온모는 사슴 같은 눈망울을 붉히며 말했다.“오라버니, 저…… 저 너무 아파요.”온모는 눈앞에 있는 충동적이고 멍청한 둘째 오라버니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정확하게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이 말 한마디면 온자신의 화를 돋우기에 충분했다.역시 온자신은 온모의 억울해하며 무력한 모습을 보자, 바로 열이 올라서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는 방금 온모가 관복을 만지고 갑자기 아프다고 했던 것을 떠올려,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그의 상상을 완성시켰다.짝!온모의 뺨에 손이 날아왔다.“좋아, 온사, 네가 막내에게 관복을 준다고 한 것이 네가 진심으로 죄를 뉘우친 것이라 믿은 내 탓이었구나. 관복에 손을 쓰다니, 네가 이렇게까지 악랄한 줄은 몰랐구나!”온자신에게 맞아 왼쪽 얼굴이 얼얼한 온사는 이를 악물었다. 마음속에서 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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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온사, 너 미친 것이냐?!”다시 빼앗아 올 생각을 하고 있던 온모는 더 놀라고 화가 나 말을 잃었다.마치 온사가 자신의 옷을 잘라버리기라도 한 듯 흥분했다.온사는 손을 멈추지 않았고, 웃는 얼굴도 변하지 않았다.“옷 자르고 있지 않습니까. 오라버니랑 막내도 보셨으면서 뭘 그렇게 크게 반응하십니까?”온자신의 두 눈은 분노로 가득 찼다.“네가 감히 내게 어찌 이렇게 크게 반응을 하냐고 묻는 것이냐?! 이 관복은 나와 형님이 특별히 네 성년식을 위해서 제작한 것인데,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왜 잘라서 망가뜨린 것이냐?!”“아무도 원치 않으니까요.”온사는 또 ‘싹둑’하고 잘라냈다.“저도 싫고, 막내도 필요 없다는데, 아무도 원치 않는 물건은 당연히 처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녀의 차가운 표정 때문에 온자신은 그녀가 조금 낯설기까지 했다.내가 언제 필요 없대?!온모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그녀는 그저 온자신이 의심하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그런 것뿐이었다.하지만 온사가 이렇게 나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그녀는 분명 오늘 반드시 이 관복을 입으려고 했지만, 온사가 다 잘라서 망가뜨려버렸다.이건 경성 전체에서 가장 비싸고 좋은 관복인데!그중에 하나도 아니고 유일한데!온모는 가슴이 아파서 마치 피라도 흐르는 것 같았다.“네가 언제 필요 없다고 했느냐? 네 마음에 아주 쏙 든다고 하지 않았느냐? 네가 가장 아끼는 옷이……”온자신은 그 어느 때보다 화가 났다.하지만 온사는 그의 말을 잘랐다.“저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녀는 한 마디 한 마디 다시 말했다.“예전엔 좋아했으나, 지금은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녀의 것이 아니라면, 전부 필요 없다.싹둑.온사의 마지막 가위질로 관복은 완전히 갈기갈기 잘려있었다.마치 그녀와 온자신 일행의 관계처럼.그녀가 전생을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만약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진작 이 모든 걸 멈추어 그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번 생에는 절대로 또 전생처럼 멍청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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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는 마치 소나무, 대나무처럼 곧은 몸으로 남색 도포를 입고, 용모가 단정하며 준수했다.그의 이름은 온장온이며, 그녀의 큰오라버니이자 국공부의 큰 도련님이다.“다섯째야, 네 잘못을 알고 있느냐?”온장온은 차가운 눈빛으로 온사를 보고 있었다.마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에 온사는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예전엔 멍청해서 온장온의 키 때문에 이런 터무니없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온장온이 허리와 머리를 숙여 온모와 시선을 맞추고 그녀의 서운함을 들어주는 모습을 직접 본 온사는 그제야 자신은 큰오라버니의 눈에 그저 아랫사람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오라버니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한 건지, 오라버니께서 알려주세요.”온사는 그의 손에 들린 관복을 보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그가 왜 왔는지 추측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근데 그게 뭐?한 마디도 안 묻고 대뜸 잘못을 인정하라고?내가 왜?온장온의 눈빛은 냉정했다. 하지만 온사의 눈빛은 그보다 더 차가웠다.온장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불쾌함을 드러냈다.“네가 언제 이렇게 성질을 부리는 사람이 되었느냐? 이렇게 제멋대로 버릇없이 구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구나.”“저는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뿐인데, 그로 인해 오라버니께서 화가 나신 것입니까? ‘제멋대로 버릇없이 구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니, 정말 억울합니다.”“네가 감히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냐? 그럼 이건 무엇이냐?”온장온은 화를 내며 관복을 온사의 발밑에 던지고 말했다.“네 둘째 오라버니가 네가 이걸 직접 잘라서 망가뜨렸다는데, 처음엔 난 믿지 않았다. 그래도 이건 네가 가장 아끼는 관복이니. 헌데 지금 네 성질을 보아하니, 내가 믿을 수밖에 없겠구나.”“맞습니다. 제가 직접 잘라서 망가뜨린 것입니다. 그저 아무도 원치 않는 옷을 자른 것뿐입니다. 만약 큰오라버니께서도 이게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습니다.”어차피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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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최소택은 온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화가 잔뜩 난 채 생트집을 잡으려는 모양이었다.다시 그의 뒤를 보니, 온모가 겁에 질린 얼굴로 입을 벌려 ‘하지 마’라고 했다. 하지만 최소택을 제지하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그리고 다시 온모와 눈을 마주쳤을 때, 그녀는 만족스러운 눈빛이었다.최소택이 자신을 위해 쉽게 나서는 것에 대해 아주 만족스러운 듯했다.하지만 아쉽게도 최소택이 온사의 근처까지 다가오자, 예단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섯째야, 막내야, 길시가 다 되었는데 얼른 와서 성년식 준비를 하지 않고 무엇 하느냐.”온사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예단 위에는 단정하게 푸른색 도포를 입은 중년 남자가 맨 앞에 앉아 차가운 얼굴로 그녀들을 보고 있었다.그녀의 아버지, 진국공 온권승이었다.아무리 최소택이 그녀를 괴롭히려고 했지만, 이때는 그저 잠시 물러나 있어야 했다.온사는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예단으로 올라갔다.온모는 예단으로 올라가니 보조개가 들어가 꽃이 핀 듯 예쁜 얼굴로 그녀에게 팔짱을 끼며 친한 척을 했다.“언니, 옷 꿰매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아버지께서 얼마나 오래 기다리셨는데.”“옷을 꿰매?”온권승은 온사를 흘끗 보았다.온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온모는 못 참겠다는 듯 온사가 관복을 잘라버린 일에 대해 얘기하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휴, 역시 제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둘째 오라버니를 잘 타일렀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언니도 화가 나서 관복을 잘라버리지 않았을 거예요.”짜증 나 죽겠다. 굳이 이 일로 그녀를 난감하게 해야 했는가?온사는 이때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몇 초간 온권승이 그녀를 쳐다보도록 내버려뒀지만 짜증이 났다.“도대체 성년식은 시작하긴 하는 건가요? 아버지랑 막내가 제가 온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제가 알아서 꺼져 드릴게요. 그럴까요?”온사는 생각지도 못한 폭력적인 말과 함께 짜증 가득한 얼굴로 예쁜 눈썹을 잔뜩 찡그렸다.이 말을 들은 온모도 순간 멍해졌다.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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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온장온은 예단으로 올라가 두 여동생에게 시선을 돌렸다.아직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온모의 기대에 찬 눈을 마주치니 순간적으로 미간이 펴졌다.그리고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됐다. 탓하려면 다섯째가 스스로 사랑받지 못한 걸 탓해야지.그러게 누가 버릇처럼 질투를 하랬나, 막내는 하나도 보듬어주지 않고.온장온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온사의 앞을 지나쳐, 온모에게 꽃을 건넸다.그 뒤로 온자신, 온자월, 온옥지……온씨 가문 사람들을 포함한 장 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꽃을 온모에게 주었다.전생과 똑같았다.쓸쓸한 온사와 싱그러운 꽃과 축복에 둘러싸인 온모.온사는 아무렇지도 않았다.어차피 진작부터 이런 결과를 알고 있었고, 그녀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다음 차례는 최소택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꽃에 비해 그가 들고 있던 꽃은 크고 풍성해서 예뻤는데, 온사는 쳐다도 안 보고, 고민도 없이 온모의 품에 안겨주었다.“온모야, 꽃도 예쁘고 노래도 좋다. 성년이 된 거 축하해. 네 아름다운 그 미소 영원히 변치 않길 바라.”“고맙습니다. 오라버니들. 그리고 소택 오라버니. 오라버니들이 준 꽃 다 너무 예뻐요. 꽃이 너무 많아서 다 보지도 못하겠어요.”온모는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최소택과 사람들은 그녀를 둘러싸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오랜 시간 고민해서 준비한 선물을 건넸다.꽃을 주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온자신이 사람들에게 밀려나다가 실수로 온사와 부딪혔다.온자신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는데, 그녀가 꽃을 한 송이도 받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가볍게 비웃었다.“너무 질투하지 말거라. 막내가 꽃을 이렇게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건, 얘가 순수하고 착해서 그런 것이니. 만약 네가 막내의 10분의 1 정도만 했어도 한 송이도 못 받진 않았을 게다.”“그러니, 앞으로 더 반성해.”“관심 가져줘서 고마워요. 둘째 오라버니, 반성은 필요 없어요. 전 지금 이대로 아주 괜찮은 것 같아요.”온사는 부드럽게 웃었지만 따뜻함은 없었다.오늘 이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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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안 돼!”“그럴 수 없다!”맹세하는 것뿐이라서 최소택도 알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크게 반응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더 이상한 것은, 그와 똑같이 크게 반응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막내?”온장온과 일행은 이상하다는 듯 온모를 바라보았다.온모는 표정이 굳어졌다.방금 자신이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급히 감정을 추스르며 억지로 입가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아니…… 그게, 저는…… 저는 그저 언니가 한 말이 조금 옳지 않은 것 같아서, 만약…… 만약 나중에 소택 오라버니가 마음을 돌리면, 그러니까 언니도 여지를 좀 남겨두는 게 어떨까?”첫째 온장온은 서서히 미간을 찌푸렸다. 온모의 말이 뭔가 이상했다.셋째 온자월은 별 반응이 없었다.넷째 온옥지는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온모를 보더니 다시 최소택을 보았다.그들에 비해 순진한 둘째 온자신은 온모를 완전히 믿고 있었다. 그는 애초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됐다, 막내야. 나도 네가 온사를 걱정하는 것은 알지만,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시큰둥하게 최소택을 흘끗 보았다.“너도 그렇게 우리 온씨 집안 딸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아예 깔끔하게 오늘 우리 아버지 앞, 오신 이렇게 많은 손님들 앞에서 깔끔하게 맹세하면, 앞으로 온사가 네게 매달린다 하여도 우리 온씨 가문에서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둘째 오라버니……”온모가 다급해졌다. 하지만 최소택은 그녀보다 더 다급했다.“안 됩니다. 이 맹세는 할 수 없습니다!”최소택은 매섭게 온사를 노려보았다.그는 온사가 분명 온모에 대한 그의 마음을 깨닫고 고의로 이런 못된 조건을 내걸어 그와 온모를 방해한다고 생각했다.허.기왕 이렇게 된 거, 그도 이 못된 여자가 절대 우쭐거리게 두지 않을 것이다.최소택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속에서 굳건한 용기가 솟았다.그는 다시 손을 모으고 고민도 없이 온권승에게 말했다.“외삼촌, 파혼 외에 또 한가지 말씀 드릴 일이 있습니다. 외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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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그대들의 말이 옳습니다. 전 제 동생이 아니고, 그리 착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절 괴롭히고 제게 모욕을 주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복수할 것입니다.”온사의 말투는 차가웠다. 그녀는 최소택을 보며 전생에 사람들 앞에서 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던 말을 꺼냈다.“최소택, 파혼하고 싶다 하였지? 그래, 나도 좋아. 아무 조건도 필요 없어. 그저 오늘 이후로 나 온사는 너희 충용후 저택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야!”그녀가 뱉은 말로 장 내는 고요해졌다.최소택 본인마저 멍하니 있었다.그…… 그냥 이렇게 알겠다고?그는 오늘 파혼 얘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온사가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온사가 매달리고 울며 소란을 피울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곳에 오기 전, 최소택은 많은 가능성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건, 정말 온사가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는 것이었다.아니, 이건 쉽게 받아들인 게 아니다.심지어 그의 뺨을 때렸으니.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고, 체면이 구겨졌다고 생각한 최소택은 순식간에 낯빛이 어두워졌다.그는 뜨거운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차가운 눈으로 온사를 흘끗 보고 말했다.“네가 눈치가 있는 것을 보아서, 방금 맞은 것은 내 넓은 아량으로 따지지 않겠네. 다만 너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야. 앞으로 네가 감히 또 나를 귀찮게 하거나 온모에게 무슨 수작을 부린다면, 나는 결코 널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쾅!갑자기 위에서 거세게 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온권승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무표정으로 두 사람을 훑어보았다.“할 말은 다 했는가?”온사는 눈을 내리깔고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다 했습니다. 아버지 선택만 남았습니다.”그녀는 온권승이 아무리 조카 최소택을 소중히 여긴다고 해도, 자신이 오늘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아버지가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역시, 곧이어 온권승의 말이 들렸다.“네가 그렇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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