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91 - 챕터 2000

3013 챕터

제1991화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설진재였다.그의 뒤에 서 있던 호위들이 시체 두 구를 끌고 왔다.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무대 위 연극은 끝나지 않았지만,손님들의 시선은 전부 설진재를 향했다.낙요는 미간을 구겼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어떻게 된 일이지? 누군가 죽은 건가?”누군가 의아한 듯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나야 모르지. 오늘 같은 날에 누군가 죽다니, 참 불길하군.”설진재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더니 이내 낙요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낙요에게 다가가 화를 내며 손가락질했다.“당신이 죽였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군!”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상녕이 곧바로 낙요의 앞에 나서며 싸늘한 시선으로 설진재를 바라보았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 낙 낭자는 줄곧 우리와 함께 같이 있었소. 그런데 어떻게 당신의 사람을 죽였단 것이오?”“당신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어디 한둘이오?”설진재는 화를 내며 검을 뽑아 들더니 탁자 위에 힘껏 꽂으며 버럭 호통을 쳤다.“오늘 누가 내 사람을 죽인 건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아무도 이 성주부 대문을 나서지 못할 것이오!”그의 기세에,연회에 참석한 손님들은 깜짝 놀랐다.대다수 사람에게 설진재는 건드릴 수 없는 세력이었다.성주부도 설진재를 대할 때 조심스러운데 다른 이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성주부에서 누군가 죽었다고 하자 허서화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부랴부랴 다가온 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보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쩌다가 사람이 죽은 겁니까? 보셨겠지요?”설진재는 화를 내며 밖을 가리키더니 큰 목청으로 말했다.“저 화원의 정자였소. 난 약을 바르고 있었고 이 호위들은 날 보호하고 있었다.“그런데 누군가 급습했고 누군가 물에 빠지는 소리를 들었소. 고개를 돌리니 이 두 사람이 물에 빠졌더군.”“그자는 복면을 쓰고 있었고 날 죽이려고 했소. 내가 물에 빠지지 않고 내 호위들이 목숨을 걸고 날 보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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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2화

어젯밤 일이 있은 뒤로 그들은 중요한 물건들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그리고 그 무기들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보통 무기가 아니었으니 말이다.낙요의 분심검, 주락의 만방검, 그리고 부진환의 강풍산까지 모두 보기 드문 보물이었다.상녕이 곧바로 말했다.“말도 안 되는군! 처음부터 끝까지 낙 낭자는 나와 함께 있었소. 내가 증명할 수 있소!”기옥도 다급히 허서화에게 말했다.“고모, 저도 함께 있었습니다. 언니가 사람을 죽였을 리가 없습니다!”기옥은 황급히 허서화에게 말했다.상녕이 적의 가득한 눈빛으로 설진재를 바라봤다.“색마 같으니라고. 낙 낭자를 농락하려다가 실패해서 복수하려는 것이 아니오? 일부러 낙 낭자를 모함하려는 것이지!”그녀는 그들 가족이 성주부를 떠나면 설진재가 낙요에게 시비를 걸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오늘 연회가 끝나기도 전에 그들이 찾아왔다.“모함이라고? 내가 이 호위들을 데려 오는데 얼마나 돈을 얼마나 쓴 줄 아시오? 한 명만 죽여도 천만 냥의 손해를 입는 셈이오!”“내 옆에 여인이 널리고 널렸는데 내가 왜 내 사람을 죽이겠소? 우습군!”“조금 전에는 내가 술에 취해 잠깐 실수를 한 것이오. 그래서 내게 앙심을 품어 내 사람을 죽였겠지!”“당신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증인이 있지만 당신 곁에 다른 사내가 있지 않소? 그자는 어디 있소?”그 말에 낙요는 심장이 철렁했다.설진재의 목표는 명확했다.그는 부진환을 모함할 생각이었다.낙요는 부진환이 그렇게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설령 그가 설진재에게 앙심을 품었다고 해도 앞으로 그를 처리할 방법이 수두룩했다. 그런데 굳이 오늘 손을 쓰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말이다.“참으로 건방지군. 당신 같은 사람은 우리가 앙심을 품게 할 자격이 없소.”“그리고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당신에게 손을 쓸 이유는 더더욱 없지.”“당신을 죽이는 건 우리에게 식은 죽 먹기이니 말이오.”낙요의 매서운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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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3화

그는 허서화를 바라봤다.“얘기 나눌 필요 없소. 난 이자를 죽일 것이오!”허서화는 눈살을 찌푸린 채로 부진환을 바라보며 물었다.“조금 전 어디에갔었던 것이오? 뭘 했소? 그걸 증명해 줄 사람이 있소?”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혼자 지붕 위에 있었습니다. 증명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그 말에 설진재는 득의양양해졌다.“그러면 범인이 맞네! 지금 당장 죽여주지!”말을 마친 뒤 그는 장검을 들어 부진환의 목을 찌르려 했다.부진환은 냉담한 눈빛으로 손을 들어 칼날을 집었다. 설진재는 꼼짝할 수가 없는 탓에 화가 나서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낙요는 설진재를 바라봤다.“당신 사람은 검에 찔려 죽은 것이겠지?”“그렇소! 저기 시체가 있지 않소?”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유유히 말했다.“그런데 저자가 메고 있는 것은 검이 아니오.”“그러니 사람을 죽인 건 그가 아니오.”그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설진재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부진환이 메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길이와 손잡이가 있는데 검이 아니라니!“헛소리하지 마시오! 저게 검이 아니면 무엇이오!”낙요는 덤덤히 말했다.“우산이오.”낙요는 말하면서 부진환을 바라봤다.그녀가 눈빛을 보내자, 부진환이 손끝으로 설진재가 들고 있던 검을 부러뜨렸다. 부러진 검날이 살기등등하게 바닥에 꽂혔다.설진재는 하마터면 쓰러질 뻔하여 연신 뒷걸음질 쳤다.부진환은 한 손으로 강풍산을 잡고 깔끔한 움직임으로 겉을 감싸고 있던 천을 풀어내고 안에 들어있던 강풍산을 보여줬다.심지어 강풍산을 펼치기까지 했다.그 순간 허서화의 동공이 흔들렸고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었다.설진재는 깜짝 놀랐다. 정말 검이 아니었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상승이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강풍산이라... 이런 보물을 볼 수 있을 줄이야.”그 말에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다들 감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강풍산? 이 세상에 정말 강풍산이 있을 줄이야!”“강풍산이 저렇게 생겼군.”원래 낙요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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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4화

호위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그들을 에워쌌다.기옥이 허서화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고모!”허서화는 난색을 보이더니 호통을 쳤다.“설진재, 대체 뭘 하려는 것이오!”“언제까지 난동을 부릴 생각이오?”설진재는 두 손을 허리에 올리며 낙요를 가리켰다.“난 저 여인을 원하오. 당신은 상관하지 마시오. 난 당신의 일을 망칠 생각이 없으니 말이오.”그 말에 주락의 만방검이 다시 한번 검집에서 나왔다.“거만하기 짝이 없군. 당신 따위가 감히 암시장의 미래 성주를 모욕하다니!”말을 마친 뒤 주락은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주변에 있던 호위들이 일제히 그를 막았다.설진재는 잠깐 겁을 먹었지만 이내 코웃음 쳤다.“뭔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 암시장의 미래 성주라니? 내가 세상 물정 모르는 놈으로 보이시오?”낙요는 설진재의 호위들을 쭉 둘러본 뒤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설진재가 얼마나 줬소? 내가 그 열 배를 주겠소.”그녀는 태연하게 말했지만,주위에서는 연신 헛숨을 들이켰다.곧이어 주락과 싸우던 호위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낙요를 바라봤다.“한 달에 삼백 냥인데 열 배를 주겠다는 말이오?”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내가 열 배라고 했으면 열 배인 것이오.”“당신들이 돈 벌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지.”낙요의 관찰에 따르면 그 호위들은 다들 실력이 뛰어났다. 열 배의 값을 치르는 건 비싸긴 했지만 분명 쓸모가 있을 것이었다.인재라는 건 원래 가치를 매길 수 없으니 말이다.호위들은 마음이 흔들린 건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설진재는 당황스러움에 역정을 냈다.“날 배신하려는 것이냐?”“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저 여인은 번지르르한 말로 너희를 속이는 것이다! 저 여인이 어떻게 한 달에 삼천 냥을 줄 수 있겠느냐?”주락은 코웃음 쳤다.“우리 낙 낭자는 반귀성 성주의 여동생이자 반귀성의 미래 성주요.”“그까짓 돈은 아무것도 아니지!”주락은 경멸에 찬 어조로 말했다.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반귀성의 성주라고? 맙소사, 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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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5화

낙요가 대꾸하지 않자 설진재는 고개를 조아리기 시작했다.“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낙요가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내 눈앞에서 사라지시오.”“감히 또 한 번 성주부에서 난동을 부린다면 앞으로 장사할 생각은 접는 것이 좋겠소.”설진재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알겠습니다!”주락이 검을 거두어들이자 설진재는 황급히 바닥에서 일어나 헐레벌떡 도망쳤다.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설진재를 혼쭐낼 사람이 있을 줄이야.”“저렇게 비참한 꼴의 설진재를 언제 또 볼 수 있겠소? 내일 아주 온 도성에 소문이 나겠구먼.”“이걸로 설진재는 몇 달 동안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오.”사람들은 속 시원함을 느꼈다.설진재는 평소 건방을 떨면서 사람들을 괴롭혔다. 그러나 성주부도 그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설진재가 워낙 부유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설진재는 오늘 그를 지키던 호위들을 전부 빼앗기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처럼 헐레벌떡 성주부에서 도망쳤다.곧이어 주락은 그 호위들을 전부 성주부에 불러 모았다.그는 그들에게 몇 가지 일러둔 뒤 흩어지게 했다.성주부는 그제야 평온을 되찾았다.낙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허서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낙요에게 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낙 낭자, 오늘 일은 정말 고맙소.”낙요가 웃으며 대답했다.“별거 아닙니다.”낙요는 왠지 모르게 자신을 대하는 허서화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느꼈다.“낙 낭자, 낙 낭자와 단둘이 나누고픈 얘기가 있소.”낙요는 고개를 끄덕인 뒤 허서화와 함께 사람이 없는 마당으로 향했다.허서화가 차를 두 잔 따랐고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앉았다. 허서화는 솔직히 말했다.“어젯밤 일은 내가 꾸민 짓이오.”낙요는 살짝 놀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허서화를 바라봤다.비록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허서화가 먼저 인정할 줄은 몰랐다.허서화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예전에 옥이는 내게 암시장에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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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6화

낙요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찻잔을 들고, 그 차를 마셨다.이로써 허서화의 이번 무례한 시험을 용서한 셈이다.허서화는 드디어 한시름 놓았다.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낙 낭자, 이렇게 어린 나이에 반귀성의 다음 성주가 됐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소.”“또한 곁에 이렇게 능력 있는 자들까지 두다니!”낙요는 겸손하게 웃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허서화는 또 말했다. “낙 낭자, 꼭 며칠 더 머물러 주시오. 그래야 나의 이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겠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번에 도주성에서 좀 오랫동안 놀려고 온 것인데, 부인께 누가 되지 않는다면, 며칠 더 머물도록 하겠습니다.”“정말 잘 됐소.”허서화는 매우 기뻐하며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암시장에서는 그 어떠한 보물도 찾을 수 있다고 하던데, 복맹의 검이 암시장에 나타나서 사람들이 혈안이 되었다고 들었소.”“오늘 과연 식견을 넓혔소. 만방검뿐만 아니라 절세의 보물 강풍산도 찾을 수 있다니!”낙요는 부인하지 않았으며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허서화는 또 말했다. “사실 젊었을 때 나도 보물을 많이 수집했소. 만약 시간 나면, 낙 낭자와 연구 토론해 보고 싶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좋습니다.”--낙요가 다시 정원으로 나갔을 때, 손님들은 이미 거의 돌아갔다.오늘 설진재가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손님들은 당연히 남아있을 기분이 없었다.상씨 집안이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상우산과 허군한은 의자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허서화를 찾는 것 같았고, 허서화에게 할 얘기가 있는 듯했다.하지만 허서화는 나타나지 않았다.손님들은 다 돌아가고 정원에는 오로지 그들 일행만 남았다.허군한의 표정은 어두웠고, 상우산은 힘없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상안, 상녕, 외할아버지를 뵙고 우리도 이만 돌아가자꾸나.”이 말을 들은 상녕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이렇게 빨리요?”“시간이 늦었구나.”상녕은 낙청연 일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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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7화

그들은 곧 상녕을 데리고 성주부를 떠났다.“상 장군과 그의 부인은 허서화를 만나고 싶어 하는구나!” 낙요는 그들의 실망하는 표정을 보았다.기옥은 탄식하더니 말했다. “고모의 마음속에 맺힌 그 응어리가 풀리지 한, 절대 그들을 만나지 않을 겁니다.”“몇 년이 지났지만, 그들은 한 번도 말을 섞은 적이 없습니다.”기옥은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이때, 주락이 앞으로 다가오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호위들은 어떻게 안배할까요? 잠시 후 저를 찾아오라고 했습니다.”낙요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일단 암시장에 갔다 오시고, 밤에 그들을 데려가시오.”주락은 잠깐 망설이더니 말했다. “그럼, 이쪽은… ““괜찮소, 어차피 다녀오는데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가는 김에 성주에게 나의 상황도 알려주고 오시오.”주락은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습니다. 우 성주께서는 지금쯤 당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마 몹시 슬퍼할 겁니다. 제가 가서 설명하겠습니다.”비록 이 소식을 이때까지 암시장 쪽은 숨겨왔지만, 암시장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뒤섞여 있고, 소식도 빨리 유통되니, 성주는 아마 낙청연이 죽었다는 소식을 진작에 접하셨을 것이다.단지 그들에게 묻지 않았을 뿐이다.마침 이번에 이 좋은 소식을 우 성주에게 전해줄 수 있게 되었다.주락은 서둘러 출발했다.성주부 모든 사람은 분주히 청소하고 있었고, 허서화도 보이지 않았다.낙요 일행은 성주부에서 나와, 거리를 구경 나왔다.길에서, 낙요는 허서화가 그녀와 했던 얘기를 그들에게 말해주었다.낙요의 말을 듣고 난 후 기옥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뭐라고요? 그 사람들은 고모가 안배한 사람들이었습니까?”“네가 남에게 속을 까봐 두려웠고, 또한 우리의 내력을 알아보기 위해 떠본 거야.”기옥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대도 이건 아니지요. 언니, 미안해요. 제가 폐를 끼쳤어요.”낙요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괜찮다.”“네 고모가 이미 나에게 해명했다.”강여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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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8화

강여는 갈등에 휩싸였다.낙요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두 곳 다 가면 안 될까?”“이렇게 하자꾸나. 내가 가서 춘풍주를 사고, 너희들은 상금루로 가서 줄을 서거라, 어떠하냐?”강여는 흥분해서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좋습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합시다!”부진환이 느긋한 어투로 말했다. “그럼, 제가 당신과 함께 춘풍주를 사러 가겠습니다.”강여는 기옥의 팔을 잡고 말했다. “그럼, 기옥 사숙은 저와 함께 자리를 차지하러 상금루로 가요.”기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낙요가 창밖을 내다보니, 벌써 누군가 줄을 서로 품향거로 간다며 달려가고 있었다.낙요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도 서둘러 품향거로 가자고!”그런데 도착했을 때, 그 긴 줄을 보고 그들은 깜짝 놀랐다.거의 거리 전체가 줄이었다.그들 차례까지 오길 바랄 뿐이었다.그들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줄을 서서, 품향거 앞에 이르렀고, 품향거의 간판을 보았다.문 앞에는 온통 술향기가 가득했고, 그 향긋한 냄새는 그저 맡고만 있어도 사람을 취하게 했다.하지만 그들 차례가 되었을 때, 갑자기 안에서 점원이 걸어 나오더니, 뒤에 늘어선 대오를 향해 소리쳤다. “춘풍주는 이미 매진되었습니다. 여러분, 돌아가십시오.”주위는 한바탕 소란스러워졌다.낙요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이제 없습니까?”점원은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지막 남은 한 단지를 방금 팔았으니, 내년에 다시 오십시오.”이 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서 가버렸다.텅 빈 단지 안은 확실히 아무것도 없었다. 낙요와 부진환은 서로 마주 보더니, 순간 기분이 우울해졌다.몇 시진이나 줄을 섰는데 공교롭게도 그들 앞에서 판매 종료되었다.부진환은 우울해진 낙요를 보더니 말했다. “그 사람들 분명 좀 남겨 놨을 겁니다. 제가 가서 찾아보겠습니다!”이 말을 끝내더니, 바로 품향거로 뛰어 들어가려고 했다.낙요는 다급히 그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뭐 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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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9화

상녕은 그 술 단지를 낙요에게 건넸다.낙요는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상 낭자. 우리도 남의 좋아하는 물건을 뺏는 걸 원치 않습니다. 이 술은 받을 수 없습니다.”상녕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우리 함께 마시는 건 괜찮죠? 오늘 여기서 만났으니, 이것도 인연입니다.”낙요는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도 괜찮은 거 같습니다. 기옥이 이미 상금루에 자리를 마련해 놨을 테니, 상 도련님과 상 낭자, 우리랑 함께 가시겠습니까?”조금 전까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던 상안은 이 말을 듣더니,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상금루에서 자리를 얻었단 말입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상안은 삽시에 흥분해 마지않았다. “그럼, 일찍 얘기하지, 조금 전 품향거에서 술을 살 때, 상금루에서 오늘 밤 화괴가 춤을 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련련(漣漣) 낭자는 평소에 기껏해야 병풍을 사이에 두고 거문고를 연주하는 게 다입니다. 종래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춤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술을 사고 상금루에 가면 자리가 없을 거라고 걱정했는데, 당신들이 자리를 차지했다니 참 다행입니다.”“자, 자, 자, 빨리 가자고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춘풍주를 뺏겨서 우울해하던 상안은 삽시에 기분이 좋아졌다.상녕은 앞으로 다가가 낙요의 팔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둘째 오라버니는 이렇게 술과 여색을 좋아합니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그리고 정말로 화를 내지도 않습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 두 남매를 보니, 당신이 오히려 누이 같습니다.”상녕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쌍둥이입니다. 그가 저보다 먼저 태어났을 뿐입니다. 우리가 지내는 방법이 이러합니다.”“다만 우리는 둘 다 큰 오라버니 앞에서는 감히 함부로 굴지 못합니다. 그는 훨씬 엄격합니다.”“큰 오라버니는 전장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그에게 상승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때는 크고 작은 전쟁이 많았습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보다 많은 걸 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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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0화

다행히 상금루의 등은 꺼져 있었기 때문에 매우 어두웠고, 아무도 낙요가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부진환은 벌떡 일어나 쫓아 나갔다.상금루에서 나온 낙요는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떠났지만, 뒤에 쫓아오는 부진환을 발견했다.낙요는 더 빨리 뛰었고, 사람이 없는 작은 골목 안으로 달려갔다.주위는 칠흑같이 어두웠다.낙요는 가슴이 너무 아파서 담벼락을 짚었다.부진환이 뒤쫓아와서 물었다. “청연아, 왜 그러느냐?”낙요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돌려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청연이라고 부르지 마시오!”“왜 쫓아오신 거요?”“누가 쫓아오라고 하였소?”낙요는 분노의 어투로 말했다.부진환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갑자기 이토록 정서가 격해진 낙요를 보며 무슨 이유인지 몰라서 너무 걱정됐다.“대제사장, 어디 불편합니까? 제가 성주부에 모셔다드릴까요?”낙요는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 “상관하지 마시오.”“대제사장…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녀를 바라보는 부진환의 눈빛을 보니, 낙요의 마음은 더없이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힘없이 주저앉았다.“무엇 때문에 또 나를 괴롭히러 온 것이오?”“매번 과거의 기억이 떠오를 때면, 내가 얼마나 괴로운지 알고 있소?”낙요의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부진환의 가슴도 덩달아 쥐여 짜는 것 같았다. 그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 그녀 앞에 웅크려 앉더니 말했다. “미안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면 그녀는 정말로 고통스러워했다. 그래서 기억을 찾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낙요는 고개를 들고,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울먹이며 물었다. “어찌하여 우리의 과거는 전부 다 고통스러운 것들입니까?”“어째서 깔끔하게 끝내지 못하고 각자 고통에서 벗어나지 않았단 말입니까?”“당신은 지금 왜 또 찾아와 나를 괴롭히는 겁니까?”매번 그 기억을 떠올리면, 그녀의 마음속에는 마치 끝없는 억울함과 고통, 그리고 분노가 있는 것 같았다.그런 무력감에 휩싸여 그녀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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