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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3화

그는 허서화를 바라봤다.

“얘기 나눌 필요 없소. 난 이자를 죽일 것이오!”

허서화는 눈살을 찌푸린 채로 부진환을 바라보며 물었다.

“조금 전 어디에갔었던 것이오? 뭘 했소? 그걸 증명해 줄 사람이 있소?”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 혼자 지붕 위에 있었습니다. 증명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그 말에 설진재는 득의양양해졌다.

“그러면 범인이 맞네! 지금 당장 죽여주지!”

말을 마친 뒤 그는 장검을 들어 부진환의 목을 찌르려 했다.

부진환은 냉담한 눈빛으로 손을 들어 칼날을 집었다. 설진재는 꼼짝할 수가 없는 탓에 화가 나서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낙요는 설진재를 바라봤다.

“당신 사람은 검에 찔려 죽은 것이겠지?”

“그렇소! 저기 시체가 있지 않소?”

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유유히 말했다.

“그런데 저자가 메고 있는 것은 검이 아니오.”

“그러니 사람을 죽인 건 그가 아니오.”

그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설진재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부진환이 메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길이와 손잡이가 있는데 검이 아니라니!

“헛소리하지 마시오! 저게 검이 아니면 무엇이오!”

낙요는 덤덤히 말했다.

“우산이오.”

낙요는 말하면서 부진환을 바라봤다.

그녀가 눈빛을 보내자, 부진환이 손끝으로 설진재가 들고 있던 검을 부러뜨렸다. 부러진 검날이 살기등등하게 바닥에 꽂혔다.

설진재는 하마터면 쓰러질 뻔하여 연신 뒷걸음질 쳤다.

부진환은 한 손으로 강풍산을 잡고 깔끔한 움직임으로 겉을 감싸고 있던 천을 풀어내고 안에 들어있던 강풍산을 보여줬다.

심지어 강풍산을 펼치기까지 했다.

그 순간 허서화의 동공이 흔들렸고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었다.

설진재는 깜짝 놀랐다. 정말 검이 아니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상승이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

“강풍산이라... 이런 보물을 볼 수 있을 줄이야.”

그 말에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들 감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강풍산? 이 세상에 정말 강풍산이 있을 줄이야!”

“강풍산이 저렇게 생겼군.”

원래 낙요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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