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011 - 챕터 2020

3013 챕터

제2011화

낙요는 침서의 사람들을 물러나게 한 뒤 상안의 몸을 묶은 사슬을 풀었다.낙요는 곧장 본론을 꺼냈다.“그 주둔지는 당신이 책임진 것입니까? 왜 가만히 내버려 둔 겁니까? 아래에 있던 시체들에 대해서는 아예 모르고 있었습니까?”“그 주둔지는 다른 주둔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물항아리를 옮기거나 시체를 옮기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요?”상안은 눈살을 찌푸린 채로 난색을 보였다.낙요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상녕 또한 그 점을 알아차리고 화를 내며 따져 물었다.“설마 정말 오라버니께서 한 짓은 아니겠죠?”상안이 불쑥 말했다.“당연히 아니다!”“그러면 얼른 말씀하세요. 빨리 해명하란 말입니다. 대체 뭘 숨기고 있는 겁니까?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쩌면 가문 전체가 몰살당할지도 모릅니다! 어서 아는 것들을 전부 얘기하세요!”상녕은 애가 탔다.이제 날이 밝기까지 한 시진도 남지 않았다.제대로 조사해 내지 못한다면 집안이 풍비박산 날 것이다.상안 또한 사태가 심각함을 인식하고 결국 입을 열었다.“얼마 전 내가 삼촌하고 술을 마시지 않았느냐? 그때 삼촌이 취해서 내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했었다.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이다.”“그는 어영부영 살고 싶지 않다고, 매일 사람들의 이상한 눈길을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그래서 내게서 주둔지를 빌려 자신만의 사람을 길러내 큰일을 해내고 싶다고 했다.”“그때 난 취한 상태였고 삼촌의 처지가 불쌍해 승낙했었다...”그 말에 상녕은 충격받은 얼굴로 그를 보았다.“미쳤습니까? 주둔지를 빌려주다뇨?”상안은 고개를 푹 숙이며 미안해했다.“내가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그래서 그 뒤로 삼촌을 마주치면 피하기 급급했다. 혹시 삼촌이 또 내게 도움을 바랄까 봐서 말이다.”낙요는 상금루에 갔을 때를 떠올렸다. 상안은 확실히 허계지를 피했었다.“그래요, 알겠습니다.”낙요는 말을 마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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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2화

낙요는 예리한 눈빛으로 허계지를 바라보며 질문했다.“상안과 술을 마실 때 그에게 주둔지를 빌려달라고 하셨지요?”“큰 성과를 내고 싶다면서 말입니다.”그 말에 허계지는 자세를 바로 하고 냉정을 되찾은 뒤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확실히 상안과 술을 마신 적이 있소.”“그런데 상안이 날 설득한 것이오. 큰 성과를 내서 내 능력을 증명하라고 말이오.”“상안은 내게 약재와... 시체를 구해달라고 했소.”“상안이 뭘 하려던 건지는 알지 못하오. 하지만 난 그와 자주 술을 마셨소. 상안은 유일하게 날 얕잡아보지 않는 사람이었으니 말이오. 그래서 그러겠다고 했지.”“난 그를 도와 많은 약재를 구했소.”그 말을 들은 상승과 상녕은 화들짝 놀랐다.상승은 분노하며 허계지의 멱살을 잡았다.“헛소리하지 마십시오! 상안이 평소에 노는 걸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절대 선 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당신이 주둔지를 빌려달라고 해서, 그래도 당신이 삼촌이니까 상안이 주둔지를 빌려준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상안에게 덤터기를 씌우려는 겁니까?”상승과 상녕은 그제야 허계지가 왜 도망치지 않은 건지 깨달았다.허계지는 이미 대책을 세웠다. 그는 모든 걸 상안의 탓으로 돌릴 생각이었다.심지어 상안뿐만 아니라 상씨 집안을 전부 몰락시키려 하고 있었다.허계지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는 상승에게 멱살을 잡혔으면서도 저항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대답했다.“사실이 그런 걸 어떻게 하겠느냐? 너희가 뭘 묻든 내 대답은 변하지 않는다.”“틀림없이 상안이 뭔가 나쁜 짓을 하고 들켜서 내게 누명을 씌우려는 거겠지.”“다행히 내가 그때 불안해서 증거를 남겨뒀다.”“상안이 내게 돈을 주면서 구해달라고 했던 약재들이 있는데 그걸 모두 기록해 뒀다.”“그리고 그 약재들은 상안의 부하가 가져갔다. 조사하려거든 마음대로 하거라. 어차피 일은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 말이다.”허계지는 여전히 취한 척했다. 마치 이 세상에 두려울 건 없다는 듯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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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3화

빨리 돌아가야 했다. 상안이 죽임을 당한다면 모든 게 무의미했다.부진환은 허계지를 잡았다. 그들은 말을 타고 곧바로 도주영으로 돌아왔다.예상대로 그들이 돌아왔을 때 상안은 이미 밖으로 끌려 나와 처형당하기 직전이었다.침서는 여유롭게 의자에 앉아 눈을 가늘게 뜨고 태양이 떠오를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낙요는 말에서 내려와 빠른 걸음으로 주둔지로 향했다.그녀는 상자를 들고 말했다.“이것이 허계지의 증거입니다.”“일단 보고 얘기하시지요.”허계지는 잡혀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 침서를 본 순간, 허계지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리더니 무릎을 꿇고 찍소리하지 못했다.그는 침서가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낙요는 장부를 꺼냈다. 그 위에 기록된 것은 상안이 허계지에게 준 돈과,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가 적혀 있었다. 돈은 전부 약재를 사는 데 쓰였다.그중에는 허계지가 자기 돈을 보태서 약재를 산 기록도 있었다.낙요는 상안에게 장부를 보여줬다.“허계지가 말하길 당신이 약재를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군요.”상안은 장부를 보더니 경악했다.“말도 안 됩니다! 전 그에게 약재를 사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큰형님도 알고 있습니다. 제게는 돈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전 평소에도 돈이 충분하지 않은데 허계지에게 부탁해서 약재를 사달라고 할 리가 있겠습니까?”상승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그렇습니다. 제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 상안은 돈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그 말을 들은 허계지가 곧바로 반박했다.“그가 제게 돈을 주지 않았더라면 저도 약재를 이렇게 많이 살 돈이 없었을 겁니다! 다들 제가 성주부에서 어떤 처지인지는 알고 계시지요? 제게 무슨 돈이 있겠습니까?”“그리고 없었던 일이라면 제가 어떻게 그 장부를 하나하나 적었겠습니까?”“매번 약재가 도착하면 상안의 부하가 가져갔습니다!”’상안이 버럭 화를 내며 반박했다.“헛소리하지 마십시오!”낙요는 미간을 구기며 차갑게 물었다.“어느 부하인지 기억하십니까?”“매번 몇 명이 함께 약재를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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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4화

낙요는 잠깐 생각한 뒤 고개를 돌려 침서를 바라봤다.“저와 단둘이 얘기를 나누시지요.”침서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곧이어 두 사람은 옆에 있던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낙요가 사색하며 말했다.“이 일은 그렇게 간단치 않습니다. 저 증거들이 이렇게 쉽게 저희 앞에 나타나는 건 불가능합니다.”“게다가 상안이든 허계지든, 두 사람 다 배후가 아닐 겁니다.”침서는 잠깐 고민한 뒤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면 뭘 어떻게 할 생각이냐? 계획이 있느냐?”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침서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그러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거라.”“어떻게 하든 상관없다. 난 네가 상씨 집안사람들의 목숨을 지키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다.”낙요는 살짝 놀랐다.침서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유유히 입을 열었다.“낙요야, 예전보다 더 감정을 중요시하는구나.”“예전의 네 세계에는 오직 스승님과 사매뿐이었지.”“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쉽게 사람을 믿는 것이냐? 넌 상씨 집안 사람들과 알게 된 지 며칠 되지 않았다. 넌 그들을 잘 알지도 못할 텐데, 그들의 목숨을 지키려고 하는구나.”“그들이 설령 주모자가 아니어도 책임은 져야 한다. 자기 주둔지마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으니 죽어야 마땅하지.”낙요는 생각에 잠겼다.“전 그들을 쉽게 믿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이라는 걸 느껴서입니다.”“그리고 제가 잡고 싶은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저자들이 아닙니다.”침서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그래. 네가 뭘 하든 상관없다. 난 단지 널 지키려 온 것이니 말이다.”낙요는 직언했다.“그러면 일단 두 사람을 가둬놓고, 이 증거들을 일일이 확인한 뒤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하겠습니다.”침서는 흔쾌히 수락했다.“그래.”곧이어 막사에서 나온 침서의 얼굴에서 미소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고 대신 차가운 표정이 자리했다.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어 이어질 침서의 말을 들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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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5화

“제가 간다면 당장은 들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상 장군은 머뭇거렸다. 하지만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다.바로 그때 낙요가 천천히 걸어왔다.비록 그들의 대화를 듣지는 못했지만, 상승의 모습을 보니 나가고 싶어 하는 게 틀림없었다. 이곳에서 나가서 단서를 찾아야만 진실을 알아낼 수 있으니 말이다.“여러분은 침서의 성격을 알 것입니다. 누구라도 이 주둔지를 떠난다면 온 집안이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그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그 말에 상승의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상녕이 다가와 간절한 눈빛으로 낙요를 바라봤다.“대제사장님, 제가 이렇게 빌겠습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낙요가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아니 됩니다.”상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낙요는 진지한 눈빛으로 상녕을 바라보며 물었다.“절 믿습니까?”“전 진실을 알아낼 것입니다.”그 말에 세 사람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상녕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게 정말입니까, 대제사장님? 정말 진실을 알아낼 생각입니까? 시간이 충분할까요?”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절 믿는다면 괜히 나돌지 말고 주둔지에 얌전히 있으세요.”“제가 한 얘기는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마십시오.”“여러분은 그저 얌전히 소식을 기다리면 됩니다.”상녕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믿습니다, 믿어요! 대제사장님, 이번엔 부탁드리겠습니다!”이번 일은 상안 혼자만 연루된 것이 아니다.상안이 유죄라고 결정된다면 그는 곧바로 처형당할 것이다.그리고 상씨 일가 또한 전부 죽임당할 것이다.이것은 상씨 일가의 목숨이 걸린 큰일이었다.온 가족의 희망을 낙청연 한 사람에게 거는 것은 좋지 않았으나 지금 이 순간, 상녕은 낙청연을 굳게 믿었다.만약 낙청연이 그들 일가를 구렁텅이에 빠뜨릴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재차 그들을 돕지 않았을 것이다.“좋습니다. 일단 돌아가시지요.”“아무것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그냥 안심하고 기다리면 됩니다. 절 믿으세요. 상안은 죽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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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6화

강여와 기옥이 깨우기도 전에 낙요는 정신을 차렸다.푹 자고 나니 정신이 말짱했다.막사에서 나와 보니 이미 밤이었다.“스승님!”강여가 쪼르르 달려갔다.“이제 주둔지를 떠나실 거지요?”“도주성으로 가실 겁니까? 말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낙요는 덤덤히 말했다.“어디든 가지 않아도 된다. 너희 둘은 돌아가거라. 날 지키지 말고.”“상안은 무사할 것이다.”말을 마친 뒤 낙요는 걸음을 옮겨 옥으로 향했다.기옥은 그녀를 따라갈 생각이었으나 강여가 기옥을 붙잡고 위로했다.“스승님이 말씀한 대로 하시지요. 스승님은 절대 상안이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스승님은 대제사장이지 않습니까? 저희가 가면 괜히 방해만 될 것입니다.”기옥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여가 제의했다.“저희는 상녕을 찾아갈까요? 상녕은 저희보다 더 걱정될 것입니다.”“좋소.”낙요는 홀로 어둠을 뚫고 더 깜깜한 옥으로 들어갔다.하지만 이번에는 상안이 아니라 허계지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낙요는 감옥 문밖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벽에 기대어 안을 힐끗 봤을 뿐이다. 허계지는 벽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누군가 가까이 왔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낙요는 촛불을 밝혔다.연기가 감옥 안으로 들어갔고 얼마 뒤 허계지는 깊은 잠에 빠져 벽에 기댄 몸이 힘없이 스르륵 쓰러졌다.낙요는 문을 열고 들어간 뒤 천명 나침반을 꺼냈다.밖에 나가 증거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바로 허계지에게서 증거를 찾는 것이었다.허계지가 깨어있을 때는 사람을 속일 수 있겠지만 그의 기억은 사람을 속일 수 없었다. 물론 낙요도 속일 수 없었다.낙요는 눈을 감았고, 눈앞에 장면들이 떠올랐다.상금루의 별각 안에서, 허계지는 상안을 붙잡고 술을 마시며 하소연했고 상안에게 큰일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그리고 그는 상안에게 방치당한 주둔지를 빌려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술에 취한 상안은 흥분한 상태로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허계지의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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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7화

침서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이 일은 상안이 한 짓이라는 게 밝혀져 그를 처형했다. 감옥에 있는 나머지 사람들은 놓아주거라.”“네!”곧이어 허계지 등 사람들이 끌려 나왔다.소식을 접한 허군한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상안이 확실히 처형당했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어머니!”낙요가 다가오자, 상녕은 분노에 가득 차서 낙요의 멱살을 덥석 쥐었다.“절 속인 것입니까? 상안이 무사할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진실을 밝히겠노라 하지 않았습니까?”“왜! 왜 절 속인 것입니까?”상녕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두 눈이 벌게져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멀지 않은 곳, 허계지는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이따금 그들을 힐끗댔다.가족들 모두 큰 충격을 받은 건지 상안이 처형당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허계지는 내심 우쭐했다.그는 자신의 준비가 완벽해서 아무도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할 거라고 자신했다.그러니 상씨 일가가 누명을 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허계지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사람들을 따라 주둔지를 나섰다.낙요는 멀찍이 서서 허계지가 주둔지를 벗어나는 걸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어두운 곳에 서 있는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눈빛을 주고받았고 부진환은 이내 소리 없이 주둔지를 벗어나 허계지를 따라갔다.허계지는 말을 타고 도주성으로 돌아갔고 부진환도 그를 따라 도주성으로 향했다.별원에 도착한 허계지는 곧장 서신을 써서 비둘기에게 묶어 날려 보냈다.부진환은 고개를 들어 날아가는 비둘기를 바라보다가 활을 손에 쥐고 말을 타서 비둘기를 쫓아갔다.도주성을 벗어나서야 부진환은 활을 들어 비둘기를 쏘았다.하지만 화살은 비둘기의 몸을 관통하지 못했다. 비둘기는 깃털이 몇 개 떨어졌고 부진환은 다급히 비둘기를 잡은 뒤 서신을 떼어냈다.그는 빠른 속도로 도주영으로 돌아갔다.낙요는 상녕의 질타와 분노를 마주했지만, 침묵을 고수했다.상씨 일가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들은 밖으로 나가 상안의 시체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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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8화

“다들 비키십시오! 전 당신들을 죽일 생각이 없습니다!”“계속 절 막을 생각이라면 가만두지 않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노기등등하게 낙요가 있는 막사로 걸어갔다.“낙청연! 잘 해명해야 할 것입니다!”“만약 당신이 진심으로 저희 둘째 오라버니를 위해 진실을 밝히려고 했지만 시간이 없어 미처 밝히지 못한 거라면, 또는 침서를 설득하지 못해 침서가 저희 둘째 오라버니를 죽이라고 명령을 내린 거라면 봐주겠습니다!”“그러나 당신이 일부러 저를 속이고, 저희 가족이 진실을 밝히는 걸 막았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저희 오빠가 처형당하기를 기다린 거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상녕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손등에 핏줄이 불거질 정도로 장검을 세게 쥐고 있었고 두 눈은 벌게서 살기등등했다.그녀의 눈동자에서는 원망과 분노가 흘러넘쳤다.낙요는 막사 밖으로 나가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상안은 죽지 않았습니다.”그녀의 덤덤한 말에 상녕은 곧바로 냉정을 되찾았다. 몸 전체를 휘감았던 노기가 순식간에 눈 녹듯 사라졌다.“뭐라고요?”상녕이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절 따라오세요.”낙요는 그녀를 데리고 주둔지를 나섰다.다른 사람들도 뒤따랐다.그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숲속으로 향했다. 그곳은 바로 상안이 처형당했다던 그곳이었다.그곳에 도착했을 때 상안은 여전히 나무에 묶여 수건으로 입을 틀어막힌 상태였다.그들이 다가오는 걸 본 상안은 무척 흥분했다.상녕은 대경실색하더니 이내 화색을 드러내며 곧바로 그를 묶은 밧줄을 풀면서 상안의 목을 만져보았다.“정말 죽지 않으셨군요.”상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날 데리고 와서 묶었을 뿐 날 죽이지는 않았다.”“그럼 검에 묻은 피는 어떻게 된 겁니까?”상안이 손바닥을 펴 보였다.“살짝 벴을 뿐이다.”“별거 아니다.”상녕은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상안을 와락 끌어안았다.“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전 오라버니가 죽은 줄로 알았습니다.”상안 역시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의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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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9화

말을 마친 뒤 상녕은 일부러 장난스레 말했다.“만약 제게서 뭔가 이득을 보실 생각이라면 마음껏 그러세요.”“전 상관없습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이렇게나 진솔하고 솔직하게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다.낙요는 코끝이 찡해나 눈물을 떨구었다.그녀는 다가가 상안을 안았다.“고맙습니다.”옆에 있던 상안이 그들을 일깨웠다.“그만하고 이만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제 부모님은 아직 제가 살아있다는 걸 모르니 말입니다.”“그렇네요. 얼른 돌아가자고요.”그렇게 그들은 주둔지로 돌아갔다.상안이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있는 걸 본 그의 가족들은 전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허군한은 하룻밤 사이에 크게 슬퍼했다가 또 기뻐하다 보니 결국 피곤해서 깊은 잠에 빠졌다.그러나 상승 세 남매는 낙요의 막사로 향했다.상승이 말했다.“대제사장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희에게 명령을 내려주세요!”상녕도 고개를 끄덕였다.“저희는 허계지를 친삼촌처럼 대했습니다. 둘째 오라버니는 심지어 큰 위험을 무릅쓰고 그에게 주둔지를 빌려줬는데 그는 도리어 우리 가족을 전부 죽이려 했습니다! 이번에는 저희가 직접 저희 두 손으로 그를 잡아 오겠습니다!”낙요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제게 계획이 있습니다. 세 사람 모두 무공이 뛰어나니 상승은 사람을 데리고 십리정에 매복하고 있으세요. 누군가 십리정으로 향한다면 다 잡아들이세요.”“상안과 상녕은 허계지를 감시하세요. 어쩌면 누군가 그를 죽이려 할지도 모르니 꼭 허계지를 잘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를 죽이려던 사람까지 전부 잡아 와야 합니다. 산 채로 말입니다.”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이내 막사를 떠났다.막사 밖, 상 장군은 안절부절못하다가 낙요가 나오자 물었다.“대제사장, 난 뭘 하면 되오?”낙요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장군께서는 부인의 곁을 지키시지요.”“내일 부인께서 몸 상태가 좋으시다면 성주부에 잠깐 들리시지요.”낙요의 말에 상 장군은 눈을 빛내며 곧바로 그녀의 말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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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0화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모든 이들이 거의 포기하려고 할 때쯤에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마차 한 대가 지나갔다. 마차를 탄 사람은 립모를 쓰고 있었는데 정자를 힐끗 쳐다봤다.낙요는 단번에 그가 배후임을 확신했다.“손 쓰시오!”이내 상승이 사람들을 데리고 달려들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를 에워쌌다.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마차를 탄 사람은 곧바로 차를 버리고 도망치려 했으나 몇 걸음 가지 못하고 잡혔다.그러나 그는 잡혔을 때까지도 저항하면서 호통을 쳤다.“왜 날 잡는 것이오? 난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소. 무슨 근거로 날 잡는 것이오?”낙요는 곧바로 다가가 마차의 발을 걷었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낙요는 버둥거리는 사내를 향해 다가가더니 그의 립모를 벗기고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매서운 눈매와 살기를 보니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약속을 지키러 온 것이오?”낙요가 물었고 그는 화를 냈다.“무슨 약속 말이오? 난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소! 날 왜 잡는 것이오?”“이렇게 늦은 밤에 이곳을 지나가던 길이라고? 아마도 길을 에둘러 왔겠지? 데려가서 천천히 심문해 봐야겠소!”같은 시각, 도주성 안, 허계지의 뒤를 밟고 있던 상안, 상녕 남매도 수확이 있었다.그들은 허계지를 죽이려던 암살자 세 명을 잡았다.그들은 암살자 세 명과 허계지를 묶어서 도주영으로 데려왔다.도주영으로 끌려갈 때 허계지는 버럭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감히 날 해치려 하다니!”상안이 죽지 않은 걸 본 허계지는 이것이 함정임을 곧바로 눈치챘다.하지만 그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 했다.그는 그들이 절대 자신의 약점을 잡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고 뻔뻔하게 화를 냈다.“무슨 근거로 날 잡는 것이냐?”허계지는 쉬지 않고 욕지거리했다.낙요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힐끗 바라봤다.“당신에게 죄가 없다면 당연히 잡지 않았을 것입니다.”허계지가 당황하며 입을 열려던 그때, 십리정에서 잡혀 온 암살자가 묶였다.그리고 허계지를 암살하려던 세 명까지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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