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031 - 챕터 2040

3013 챕터

제2031화

“아마 왕생방이 이 일을 추진하여 진씨 가문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누가 기씨 가문과 이렇게 큰 원한이 있을까요?”다들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다.그러나 기옥의 두 눈은 이미 벌겋게 달아올랐고 살기가 가득했으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만일 이 일을 추진하는 배후가 있다면, 저의 원수는 아직 갚지 못했다는 걸 설명합니다.”낙요도 생각하더니 말했다. “상안의 말로는 왕생방의 세력은 무척 강대하고, 여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다고 하더구나.”“그럼, 운주에도 아마 왕생방의 세력이 있을 거야.”“그런데 왜 도주의 왕생방이 이 임무를 받았을까?”“그렇다면, 죽일 사람이 도주에 있거나, 아니면 임무를 하달한 사람이 도주에 있거나… “이 말이 나오자, 기옥은 몹시 놀라 하더니, 그 순간 거의 숨이 멎을 뻔했다.“맞습니다! 임무를 하달한 사람이 도주에 있기 때문에 류축이 이 임무를 받은 겁니다!”“류축이 임무를 받은 후에, 운주의 왕생방에 다시 연락을 취했습니다.”“그러니, 우리 가족을 몰살한 배후 세력은 바로 도주에 있습니다!”이 말을 하는 기옥의 등골은 오싹했고,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정신을 가다듬고, 기옥은 분노와 증오에 휩싸여 말했다. “부모님의 원수를 꼭 갚을 겁니다!”강여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기옥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제가 복수를 돕겠습니다!”그 후, 그들은 류축의 방안을 더 뒤져보았지만, 다른 단서는 찾지 못했다.그리하여 그곳에서 나왔다.그곳을 떠난 후, 그들은 도주영은 들리지 않고, 곧바로 도주성으로 돌아갔다.낙요가 고개를 돌려 기옥에게 물었다. “혹시 성주부로 가고 싶으냐?”기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고모가 그녀의 어두운 표정을 보면, 틀림없이 걱정할 거다.“도주에서 부모님과 원수가 있는 사람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고모가 알면 걱정할 거니까, 고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 그럼, 우리 일단 객잔으로 가서, 도주성의 세력을 알아보자꾸나.”이럴 때, 왕생방의 그 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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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2화

그들은 도주의 각 세력에 대해 모두 상세하게 적었지만, 유독 성주부만 적지 않았다.낙요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혹시 성주부에 대해선 모르시오?”상대방이 대답했다. “잘 모르오.”“왕생방에 가입하고부터 성주부에 관한 임무는 단 한 번도 없었소.”“예전에 대장이 우리에게 말한 적이 있소. 아주 오래전에 성주 어르신이 성주부를 관리할 때, 왕생방에서 임무를 좀 수행한 적은 있었다고 하더군.”“허서화가 한 남자를 잡으려고 했지만, 후에 성주 어르신이 나서서 극구 제지했다고 하더군. 그리고 우리 왕생방에게 다시는 그 남자를 붙잡지 말라고 하였다더군.”“그 후로 다시는 성주부와 접촉하지 않았소.”이 말을 듣고, 낙요는 의아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기옥을 쳐다보았다.“한데 넌 예전에 나에게 성주 어르신이 허서화를 도와 한 남자를 붙잡은 적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어찌하여 성주 어르신이 제지한 게 되었느냐?”기옥도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일은 저도 성주부의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기 때문에 어디가 어긋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낙요도 더 이상 이 일을 캐묻지 않았다. 이런 일은 서로 말이 어긋나는 게 정상이다.보아하니 이번 사건과 별로 상관이 없는 듯했다.낙요는 종이를 모두에게 나눠주면서 말했다. “그럼, 다음은 이 사람들을 자세하게 조사하자꾸나.”“기옥, 네가 일단 보거라. 아는 사람이 있는지, 혹은 부모님과 왕래가 있었거나, 원한이 있었던 사람이 있는지. 일단 그런 사람부터 조사하자꾸나.”기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이어 필을 들고 이름 몇 개에 동그라미를 쳤다.이 이름들은 인상이 있었다.“저는 집안일에 관해 물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부모님과 원한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들에 대해 인상은 있고, 그들은 저의 부모님을 알고 있으며, 왕래가 있었습니다.”“좋아, 그럼, 우리 이 사람들부터 조사하자꾸나.”원래 이 일은 왕생방에게 맡기면 딱 좋았지만, 지금 류축은 이미 죽었고, 그를 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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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3화

“아니면 아무거나 사십시오. 마음이니 어머니는 기뻐하실 겁니다.”낙요는 이 말을 듣고 또 성주 어르신의 병이 생각났다.일전에 기옥에게 기회가 되면 성주 어르신을 뵈러 데려가달라고 부탁했다.어쩌면 그녀에게 치료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알겠습니다.”끝난 후, 상씨 남매는 여전히 도주영으로 돌아갔고, 낙요와 그들은 객작으로 돌아갔다.낙요가 기옥에게 물었다. “요즘 성주부에 성주 어르신을 뵈러 간 적이 있느냐?’“성주 어르신의 몸은 어떠하냐?”기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대로입니다. 차도가 없습니다.”“설마 성주 어르신의 병을 치료하고 싶은 겁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성주 어르신께서 이렇게 오랫동안 앓고 계셨지만, 아직 살아있다는 건, 그의 병증이 호전될 기회가 있다는 걸 의미하거든.”“그중에 무슨 착오가 있는 듯하니, 가보고 싶구나.”“만일 성주 어르신의 건강이 회복되면, 허군한도 걱정거리를 덜어낸 셈이잖느냐?”기옥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럼, 내일 성주 어르신을 뵈러 가요.”“언니의 의술은, 분명 성주 어르신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기옥은 더없이 낙요를 신임했다.--다음날, 낙요는 기옥을 따라 성주부로 왔다.부진환도 동행했다.성주부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강여는 가지 않았다. 필경 허서화는 기옥 한 사람만 좋아하기 때문이다.낙요 일행이 두 번째로 성주부를 방문하니, 허서화의 태도는 유달리 열정적이었다.“옥이에게 당신들을 모셔 오라고 여러 번 예기했건만, 당신들이 바쁘다고 계속 미루더라고. 오늘 드디어 오셨군요.”“마침 오늘 내 시간이 많으니, 직접 여러분에게 요리를 해드리겠소.”허서화는 친절하게 웃었지만, 이 갑작스러운 친절에 낙요는 오히려 불편했다.기옥도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고모가 한 말은 그저 예의뿐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친절할 줄은 몰랐다.직접 요리까지 하겠다니!“고모, 괜찮습니다.”허서화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괜찮다. 네가 친구들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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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4화

한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침상에 누워 앓고 계셨을까? 왜 차도가 없었을까?한참 생각 중인데, 그녀는 방 안에서 연한 약 냄새를 맡았다.바로 이때, 침상 위의 성주 어르신이 깨어났다.낙요를 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누구시오?”기옥이 다급히 다가갔다. “할아버지 저입니다. 기옥.”“저분들은 제 친구입니다. 할아버지를 뵈러 왔습니다.”이 말을 하며, 기옥은 성주 어르신을 부축하여 앉았다.성주 어르신은 매우 친절하게 기옥의 손을 두드리며 말했다. “아가야, 얼굴이 반쪽이 되었구나!’“다 내가 늙어서 무능한 탓이야. 그렇지 않으면 벌써 나를 따르게 하여 더 이상 널 고생시키지 않았을 텐데… ““혼자 떠도는 생활이 아주 고달프지?”성주 어르신은 몹시 자책하며 탄식했다.기옥은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스스로 저 자신을 돌볼 수 있습니다.”“오히려 할아버지의 병이 차도가 없어서 몹시 걱정됩니다.”“이 친구는 의술이 뛰어나니, 분명 할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 있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성주 어르신은 탄식했다. “나는 죽을 때가 된 사람이니, 내 몸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거라.”“젊은 사람들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기옥은 성주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주 어르신은 오늘 정신이 매우 맑았고, 기옥을 잡고 그녀의 근황을 물었다.그리고 낙요는 방 안을 관찰했다. 여전히 약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성주 어르신이 약을 마신지 한참 지났으니, 이 약 냄새도 사라질 때가 됐다.하지만 여전했다.낙요는 방 안을 관찰하더니, 갑자기 창턱에 있는 식물에 시선이 끌렸다.그녀는 천천히 걸어갔다.이 약 냄새의 근원이 여기였다는 걸 발견했다.이 식물의 잎은 모두 노랗게 되었고, 흑은 젖어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낙요는 깜짝 놀랐다. 보아하니 성주 어르신은 약을 전혀 마시지 않았고 전부 여기에 부은 것 같았다.설마 약에 문제가 있어 성주 어르신이 마시지 않은 걸까?곧이어 기옥의 설득하에, 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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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5화

어쩔 수 없이 세 사람은 방 안에서 나왔다.기옥은 걱정하며 물었다. “언니, 할아버지는 여태껏 약을 드시지 않아서 완쾌되지 않은 겁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내 생각에는 그런 것 같구나.”“다만 성주 어르신께서 약을 거부하는 이유를 모르겠어.”“그중에 무슨 속사정이라도 있는 걸까?’낙요는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이 일을 일단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거라. 우선 방법을 생각해서 성주 어르신의 병부터 치료하자꾸나.”기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물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약을 마시지 않는다고 억지로 부어 넣을 수도 없는 일이에요. 혹시 또 다른 치료 방법이 있습니까?”낙요는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있어. 침을 놓을 수 있거든.”“성주 어르신이 깊이 잠든 상황에서 침을 놓으면, 모르실 거야.”기옥의 눈동자가 반짝이었다. “좋은 방법입니다!”점심때, 허서화는 직접 요리하여 한 상 푸짐하게 차렸으며, 몹시 열정적으로 그들 세 사람을 접대했다. 밥상 위에서 술도 따라주고 반찬도 집어주었다.“옥아, 모처럼 왔는데, 몹시 바쁜 것 같구나. 지금 일이 끝나면 바로 떠나야 하지 않느냐?”“그래서 내가 수중의 일을 잠깐 뒤로 미루고, 며칠 동안이라도 옥이와 함께 지내려고 한다. 성밖에 나에게 별원 화원이 하나 있는데, 산 전체가 과수원이야. 혹시 관심 있으면, 우리 함께 그곳으로 가서 며칠 쉬다 오자꾸나.”이 말을 들은 기옥의 두 눈은 반짝이었다. “산 전체가 과수원이라고요?”“그럼, 지금쯤 아마… “허서화는 웃으며 말했다. “산에 과일이 주렁주렁 달렸으니, 너희들은 가서 마음껏 딸 수 있다.”“그리고 이 춘풍주도 우리 집 열매로 담근 거야.”“당신들 혹시 술을 빚을 줄 알면, 술도 빚어 볼 수 있소.”“3년 전 나와 옥이 어머니는 술 한 단지를 묻어두면서, 3년 후 함께 파내기로 약속했소.”“하지만 술을 파내기도 전에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소… “이 말을 하는 허서화의 눈빛은 침울해졌으며, 유감스럽다는 듯 탄식했다.기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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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6화

“하지만 어르신 딸은요? 그들은 모두 어르신의 건강을 몹시 걱정하고 있습니다!”“상씨네 온 가족은 매달 절에 가서 향을 피우고 부처님께 절하며, 성주 어르신의 건강이 좋아지길 기도합니다.”“성주 어르신께서 만약 이렇게 가버리시면, 그들은 얼마나 슬퍼하겠습니까?”“게다가 성주 어르신께선 불치의 병에 걸리신 것도 아니시잖아요. 분명 치료할 수 있는 병인데, 어찌하여 이렇게 거부한단 말입니까?”“만약 협박받고 계신다면, 말씀 좀 해주십시오. 성주 어르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낙요는 허계지와 허서화의 생각은 모른다.하지만 적어도 상씨 가족은 진심으로 성주 어르신이 건강하길 바란다.이 한 무리의 아들딸들은 효성이 지극하다.허나 하필 이 영감은 병이 나을 기회가 있지만, 약을 마시려 하지 않고 치료도 거부하며, 괜히 사람들을 걱정시킨다.낙요의 이 말에 성주 어르신은 온몸이 굳어버렸고,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그리고 차분해지더니, 정서도 많이 안정되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었다.한참 후,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큰일을 해낼 수 있는 젊은이들이오.”“이 도주성은 너무 작으니, 일찌감치 떠나시오.”낙요는 이 말을 듣고, 몹시 곤혹스러웠다.성주 어르신의 이 말은 무슨 뜻인가? 왜 이런 말을 하실까?어쩐지 이 말속에 다른 뜻이 있는 것 같았다.기옥은 앞으로 다가가 웅크리고 앉아 말했다. “할아버지, 우리가 치료하게 해주십시오.”“약을 열심히 마시고 일찍이 건강을 회복하시면 안 됩니까?”성주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그럼, 너희들은 좀 빨리 떠날 수 있느냐?”무엇 때문에 성주 어르신은 이렇게 다급하게 그들이 도중성을 떠나길 바랄까?기옥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할아버지께서 약을 제때 드시고, 건강을 회복하시면, 우리는 바로 떠나겠습니다.”성주 어르신은 승낙했다. “그래, 알겠다.”그리하여 낙요는 그에게 침을 놓았다.그런데 바로 이때, 부진환이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청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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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7화

허서화는 고개를 들고 기옥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죽지도 않아.”“단지 병이 낫지 않고, 몸이 허약할 뿐이야,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아버지는 책임을 회피하려고 나아지려고 하지 않는 거야.”이 말을 들은 낙요는 몹시 곤혹스러웠다. “책임을 회피한다고요? 왜요?”허서화는 탄식하더니 말했다. “사실 이건 우리 성주부의 비밀이오. 아는 사람은 별로 없소.”“우리 아버지는 데릴사위로 허씨 집안에 들어오신 거요.”“우리 어머니의 무예와 수단이 모두 뛰어나서, 그때 아버지께서 성주가 되신 후, 사실 어머니가 줄곧 뒤에서 아버지를 돕고 있었소.”“아버지가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는데, 모두 어머니가 나서서 아버지 몰래 처리해 주셨소.”“나는 집안의 장녀였기 때문에 어머니는 나에게 무예를 가르쳤소. 그래서 나는 동생들보다 아는 것도 좀 더 많소.”“이 일들은, 나와 부모님 세 사람만 알고 있었소.”“어머니가 돌봐야 할 일이 너무 많았기에, 나 한 사람만 가르칠 수 있었고, 나를 미래의 성주로 키웠소.”“그래서 허계지는 성품이 조용하고 나약한 사람으로 키워졌고, 거의 아버지와 판박이요.”“허군한 또한 무예를 닦을 기회가 없었고, 다행히 어렸을 때부터 말을 잘 들었기에, 대갓집 규수로 컸소.”“훗날, 어머니는 과로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소.”“그래서 성주인 아버지가 모든 일을 짊어지게 되었소.”“하지만 어머니의 도움이 없는 아버지는 무능한 사람이 되고 말았소.”“아버지는 많은 일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고, 정확한 판단도 내리지 못했소. 그리하여 한동안 성안은 많은 소동이 일어났고, 백성들의 원성이 도처에 자자했소.”“그리고 그때 나에게 일이 좀 있었지만, 아버지는 나를 보호할 능력이 없었소.”“그래서 아버지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말았소.”“결국 쓰러졌소.”“나는 어쩔 수 없이 성주부의 사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소.”“그 후, 아버지는 병으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소.”“나는 알고 있었소. 아버지는 그 어떤 말 못 할 고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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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8화

방으로 돌아와 낙요가 물었다. “네 고모의 말이 사실이냐?”기옥은 살짝 멍해졌다. 낙요가 의구심을 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저도 잘 모릅니다. 필경 저도 허씨 집안 사람이 아니니까요.”“하지만 고모가 우릴 속일 이유도 없을 것 같습니다.”“또한 할아버지의 태도를 보니, 확실히 스스로 약을 거부하고, 그 누구의 협박도 받은 것 같지 않더군요.”낙요는 미간을 찌푸리고, 성주 어르신이 일찌감치 떠나라던 말을 떠올렸고, 어쩐지 이 말속에 다른 뜻이 있는 것 같았다.만약 단지 약을 먹기 싫은 거라면, 굳이 그들에게 이 말을 할 필요는 없다.그리고 허서화는 성주 어르신이 약을 먹기 싫은 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는데, 그녀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성주 어르신은 그렇게 나약한 사람 같진 않았다.“아니면 다음 날 우리 상씨 식구들에게 물어보는 건 어때요?”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어느덧 허군한의 생신날이 되었다.낙요 일행은 도주성에서 선물을 골라 가져갔다.그날 오후에 도주영에 도착하였는데, 진영 안은 평소와 다름없이 썰렁했다.하지만 그들이 도착하자, 좀 떠들썩해졌다.“오늘 저녁, 식사는 어디서 할 겁니까?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낙요가 물었다.상녕은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뒤쪽 진영에서 먹을 겁니다. 우리 집 식구들뿐입니다. 재료는 이미 다 준비하였으니, 날이 어두워지면 요리를 시작할 겁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습니다.”갑자기 상녕이 뭔가 떠오른 듯, 난처한 기색을 드러내며 낙요의 팔을 잡아당겼다. “낙 낭자, 침서 장군도 저희 진영에서 머물고 있는데, 오늘 밤 불러야 하는 거 아닙니까?”상녕의 이 말은, 당연히 침서를 부르기 싫다는 뜻이었다.필경 그들과 침서는 상하 관계이고, 그 외 다른 친분은 없다. 만약 침서가 있으면 그들은 시름 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다.낙요는 상녕의 뜻을 알아채고, 생각하더니 말했다. “제가 침서를 찾아가 보겠습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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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9화

이 말을 들은 침서는 몹시 기뻐하며 두 눈에 뜨거운 빛이 타올랐다.“그래, 네 이 말을 들으니, 나도 안심이 된다.”낙요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침서는 진영을 떠났다.상녕은 매우 의아해하며, 낙요을 잡고 캐물었다. “낭자와 침서 장군은 대체 무슨 사이입니까? 어찌 이리 쉽게 그를 진영을 떠나게 할 수 있습니까?”그러나 낙요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도성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좀 더 조금만 늦춰지길 바랐다.낙요는 상녕의 손을 잡고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 말은 그만하고, 곧 날이 저물 테니 우리 요리를 시작해요.”상녕은 그녀가 이 일을 언급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고,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좋습니다. 오늘 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보여드리겠습니다.”“한번 먹어보면 더 먹어보고 싶어질 거고, 어쩌면 우리 집에서 묵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그들은 진영에서 불을 피우고 선반을 설치했다. 모든 요리를 질서정연하게 차려 놓았으며, 이제 선반 위에 올려놓고 굽기를 기다렸다.매 사람 옆에는 작은 탁자 하나씩 놓여 있었다. 의자에 앉자, 닭고기버섯탕 한 그릇씩 올려왔고, 그 향긋한 냄새에 군침이 싹 돌았다.기다릴 새도 없이 한 모금 마셔보고, 그 맛에 매료됐다.“한 그릇 더 주세요.” 상안은 곧바로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버리고 빈 그릇을 내밀었다.허군한은 또 한 그릇을 떠주며 말했다. “너무 많이 먹지 말거라. 좀 이따 다른 건 못 먹겠다.”상녕이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 오라버니의 식욕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여기서 식욕이 가장 좋은 사람이 아마 오라버니일 겁니다.”이 말을 들은 상 장군은 미간을 찌푸리며 상안을 쳐다보았다. “잘 먹는다고? 헌데 왜 내가 요리했을 때는 밥 두 그릇도 못 먹느냐?”상안은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아버지의 그 요리 솜씨를 어찌 어머니와 비교합니까?”“너!” 상 장군은 살짝 화를 내더니, 이내 그 말도 틀리지 않다는 걸 의식했다.“그건 그래, 네 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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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0화

낙요는 몸을 돌려 부진환을 쳐다보았다.술에 취한 취기 때문인가 눈앞의 사람은 화려한 금문현의를 입고 있었고, 얼굴은 세상에 둘도 없는 관옥처럼 준수했고, 일거수일투족 자긍심이 서려 있었지만, 그의 연못처럼 깊은 눈동자 속에는 그녀의 미소로 꽉 차 있었다.그의 입가에 서린 미소는 총애로 가득했다.낙요는 순간 몸을 확 돌렸다.“괜찮소?” 부진환이 또 물었다.낙요는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가로저었다.다시 부진환을 쳐다보고, 조금 전 그 사람이 바로 그녀가 잊었던 기억 속의 부진환이라는 걸 깨달았다.그가 섭정왕으로 있을 때의 모습인 것 같았다.그 존귀하고 티끌에 물들지 않은 모습은 지금 눈앞의 이 사람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지금의 부진환은 많이 수척해졌고, 비록 그 얼굴은 여전히 준수하지만, 세월의 풍파를 다 겪은 모습이었다.두 눈엔 피로와 허약감을 감출 수 없었고, 그의 몸은 이미 거듭 손상되어,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마치 누구도 감히 모독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던 신령이 갑자기 속세에 떨어져 깊숙한 수렁에 빠진 것 같았다.낙요는 갑자기 숨이 막혔다.그는 원래 이렇게 되면 안 된다.그녀는 코끝이 찡해 놨고, 시선이 갑자기 흐려졌다.그녀는 억지로 참았다. 이때 울음을 터뜨려 모두의 흥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마침, 모두 다 배불리 먹었다.허군한은 막사 안에서 뭔가 들고나왔다.“낙 낭자, 이번에 우리 식구들을 도와, 상안의 목숨을 구해줘서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내가 특별히 갑옷 몇 개를 만들었소. 이건 당신 거요.”허군한은 갑옷을 건넸다.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눈앞의 그 갑옷을 보더니, 받기 미안했다.“너무 죄송합니다. 오늘은 어머님 생신날인데 저희가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어머님께서 저희에게 선물을… “허군한은 친절하게 웃으며, 그녀의 손에 갖다 쥐여주었다. “받으시오.”“나를 위해 특별히 우리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려고 아버지까지 뵈러 가셨다고 상녕에게서 들었소.”“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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