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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4화

낙요는 잠깐 생각한 뒤 고개를 돌려 침서를 바라봤다.

“저와 단둘이 얘기를 나누시지요.”

침서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곧이어 두 사람은 옆에 있던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낙요가 사색하며 말했다.

“이 일은 그렇게 간단치 않습니다. 저 증거들이 이렇게 쉽게 저희 앞에 나타나는 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상안이든 허계지든, 두 사람 다 배후가 아닐 겁니다.”

침서는 잠깐 고민한 뒤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뭘 어떻게 할 생각이냐? 계획이 있느냐?”

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침서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러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거라.”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 난 네가 상씨 집안사람들의 목숨을 지키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다.”

낙요는 살짝 놀랐다.

침서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유유히 입을 열었다.

“낙요야, 예전보다 더 감정을 중요시하는구나.”

“예전의 네 세계에는 오직 스승님과 사매뿐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쉽게 사람을 믿는 것이냐? 넌 상씨 집안 사람들과 알게 된 지 며칠 되지 않았다. 넌 그들을 잘 알지도 못할 텐데, 그들의 목숨을 지키려고 하는구나.”

“그들이 설령 주모자가 아니어도 책임은 져야 한다. 자기 주둔지마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으니 죽어야 마땅하지.”

낙요는 생각에 잠겼다.

“전 그들을 쉽게 믿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이라는 걸 느껴서입니다.”

“그리고 제가 잡고 싶은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저자들이 아닙니다.”

침서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래. 네가 뭘 하든 상관없다. 난 단지 널 지키려 온 것이니 말이다.”

낙요는 직언했다.

“그러면 일단 두 사람을 가둬놓고, 이 증거들을 일일이 확인한 뒤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하겠습니다.”

침서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래.”

곧이어 막사에서 나온 침서의 얼굴에서 미소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고 대신 차가운 표정이 자리했다.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어 이어질 침서의 말을 들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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