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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1화

왜 자신이 잡혀 온 건지, 그들이 대체 무슨 증거를 장악한 건지, 허계지는 알지 못했다.

-

막사에 들어서자, 그 사내는 바닥에 털썩 앉았다. 두려워하는 기색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오늘 당신들이 어떤 고문을 하든 난 절대...”

사내는 그때까지도 당당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낙요는 낡은 천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낙요는 곧바로 나침반을 꺼낸 뒤 사내의 이마를 향해 손을 뻗었다.

눈을 감자 어떠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놀랍게도 그 사내는 정말로 우두머리였고 지위도 낮지 않았다.

그들 조직은 왕생방(往生坊)이라고 불렸고 줄곧 허계지와 연락하던 사람도 그였다.

낙요는 다른 걸 더 보고 싶었지만 볼 수 없었다.

그녀는 가장 깊은 기억 중 일부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낙요는 손을 거두어들인 뒤 그의 입을 막았던 낡은 천을 뺐다. 사내는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게 무슨 짓을 한 것이오?”

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류축(劉蓄), 당신은 왕생방의 루주(樓主)가 되고 싶은 모양이오?”

그녀는 영혼 속 기억을 들여다볼 때 상대방의 집념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집념은 더욱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순간, 사내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낙요의 미소를 바라보자 그는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눈동자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어떻게...”

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

낙요가 막사 안으로 들어가자 밖에서 누군가 보고했다.

“성주부 허 부인께서 오셨습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곧이어 허서화가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차가운 표정에서 언짢음이 보였다.

그들에게로 걸어가던 허서화는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이들을 보게 되었을 때,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그것을 숨겼다.

허계지는 허서화가 오자 다급히 입을 열었다.

“누이.”

허서화는 미간을 찡그리고 옆에 있던 상 장군을 바라보았다.

“이건 무슨 뜻입니까?”

“왜 허계지를 잡은 겁니까?”

허서화는 불쾌함을 내비쳤다.

상 장군은 친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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