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환은 그 서신을 낙요에게 건넸다.서신을 받아 보니, 오른쪽 하단에 붉은색 부문이 있었고, 그것은 부문 몇 개를 이어 놓은 주술이었다.“이건 왕생이라는 뜻이오. 아마도 왕생방 내부에서 주고받은 서신인 거 같소.”“이 서신의 내용은 이번 일과 관련이 없소. 아마도 실수로 잘못 넣었거나 떨어뜨린 것 같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런 거였구먼.”“그럼, 이제 도성으로 돌아가도 되는 겁니까?”낙요는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돌아가도 되지만, 어렵게 나온 건데, 며칠 더 머물다 가자고.”“게다가 아직 성주부도 가보지 못했고, 기옥도 모처럼 왔는데 허서화와 지낼 시간을 좀 주자고!”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희색을 띠며 말했다. “그럼,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낙요는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 “당신이 왜 이렇게 기뻐하는 거요?”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기옥 대신 기뻐하는 겁니다.”그는 당연히 도주에 더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다. 어쨌든 낙요는 도성으로 돌아가면, 침서와 혼인해야 하기 때문이다.하루라도 더 있으면, 낙요와 침서의 혼인을 막을 방법을 하루라도 더 생각할 수 있었다.침서를 암살하는 건 너무 비현실적이다. 필경 침서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몇 없을 것이다.적어도 지금까지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내가 이 서신을 류축에게 갖다주고 오겠소. 혹시 아직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니까!”낙요는 이번 류축의 협조와 큰 도움에 감사했다.그리고 이토록 신비롭고 강대한 왕생방이라는 조직을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었다.마침 류축을 찾아가 생방에 대해 할 얘기도 있었다.“저도 함께 가겠습니다.”낙요가 일어서더니, 말했다. “괜찮소. 곧 돌아올 테니까.”“알겠습니다.”낙요가 떠난 후, 부진환은 급히 강여를 찾아갔다.하지만 막사에 도착했을 때, 막사 안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이어서 강여가 위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구십칠의 원수를 갚아 줄 그날이 언젠가 찾아올 겁니다.”“꼭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셔야 합
“기억을 회복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거요. 나는 그녀가 괴로워하는 걸 원하지 않소.”“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부진환은 그날 밤 정서가 무너져 고통에 허덕이던 낙요의 모습을 떠올리기만 하면,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그 기억들은 낙요를 괴롭히고 있었다.그는 이미 낙요에게 수많은 상처를 주었는데, 더 이상 고통을 안겨줄 수 없었다.하지만 강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부님께서 어찌 침서가 얼마나 악랄하고, 잔인한 사람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또한 어찌 침서와 혼인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부진환은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대제사장이 별로 침서를 좋아하는 거 같지 않소.”“그때, 침서와 혼인을 약조한 건, 계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였소.”“지금 본인이 낙청연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건, 이미 우리 말을 믿는다는 뜻 아니겠소?”“하지만 여전히 침서에게 시집을 가려고 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단지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을 뿐입니다.”“만일 그 이유를 알아낸다면, 어쩌면 침서에게 시집가는 걸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그 외,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기옥은 잠깐 생각하더니, 추측했다. “혹시 우리와 똑같은 생각이 아닐까요? 구십칠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말입니다.”“하지만 침서가 혼인을 원하는 이상, 만약 언니가 후회하면 침서는 바로 미쳐버리지 않을까요? 그럼, 살계를 벌일 수도 있습니다.”“언니는 아마도…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침서를 진정시키려는 거 같습니다.”여기까지 듣던 강여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 “맞습니다, 맞습니다! 그날 밤 저는 광기 부리는 침서를 보았습니다. 그는 하마터면 저를 목 졸라 죽일 뻔했습니다.”“사부님은…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아마 사부님도 침서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거 같습니다… “강여의 목소리는 갑자기 울먹이더니, 기분이 씁쓸해졌다.
낙요는 즉시 류축을 대들보에서 내려놓았다.류축의 늑흔을 검사해 보니, 목을 졸라 죽인 게 아니라, 목을 매달아 죽은 게 확실했다.그런데 류축이 왜 자결했을까?“대장.”갑자기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바로 도주영에 함께 잡혀갔다가 풀려난 그 세 사람이었다.그들은 들어와서, 이 광경을 보고 즉시 달려왔다.류축이 죽은 걸 보고 급히 칼을 뽑더니, 그녀를 쳐다보았다.낙요가 냉랭하게 말했다. “내가 아니오. 나도 지금 막 도착했소. 류축은 이미 죽어 있었소.”“목을 매달아 죽은 거니까 당신들 직접 보시오.”세 사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곧바로 몸을 웅크리고 검사해 보니, 목을 매달아 죽은 게 확실했다.“이럴 수가!” 그 사람은 몹시 놀라 했다.낙요가 물었다. “류축이 자결할 가능성은 없소?”“아니면, 당신들이 한 일이 이미 폭로되었고, 왕생방의 위 사람에게 들켜서, 그들이 류축에게 자결을 강요한 건 아니오?”하지만 세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그중 한 사람이 말했다. “대장은 절대 자결하지 않소. 위 사람 몰래 이 장사를 받은 것도 돈을 많이 벌어 자기 영역을 넓히고, 더 높은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였단 말이오.”“그는 지금 왕생방에서의 지위를 지키고 목숨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다 자백했소.”“게다가 이 장사는 우리 몇 사람만 알고 있고, 절대 이 비밀을 왕생방에 발설할 사람은 없단 말이오.”“일단 발설하면, 우리 세 사람도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오.”여기까지 듣던 낙요는 살짝 놀랐다.그렇다. 류축과 이 세 사람은 모두 도주영에 잡혀갔었다.만약 위 사람이 멸구 하려 했다면, 이 세 사람도 함께 죽여야 마땅한데, 왜 하필 류축만 죽였겠는가?류축을 죽인 건, 반드시 그를 죽여야 하는 더 긴박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만약 이번 사건이라면, 이 세 사람도 연루되었으니, 급히 류축만 죽이고 이 세 사람은 살려 놨을 리가 없다.그러니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그러나 류축이 사망한 시간을 추측해 보니
유용한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낙요는 즉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정리했다.그러나 서신은 이미 훼손되었고, 내용도 완전하지 않았다.하지만 글자가 보이는 건, 모두 수거했다.곧, 부진환은 강여와 기옥을 데리고 달려왔다.이 광경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류축을 죽이다니, 틀림없이 아직 숨기는 게 있군요.”부진환은 생각에 잠겨 추측했다.낙요도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무슨 단서라도 나오겠는지 한번 찾아보자고.”그들은 즉시 낙요를 도와 타다 남은 서신들을 수거해서, 한 장씩 땅바닥에 펼쳐 놓았다.하지만 거의 다 쓸모없는 내용들이었다.이 밀실에 놓여 있던 서신은 류축의 임무와, 받은 장사였기 때문에 내용도 많고 또한 매우 어지러웠다. 그러니 낙요에겐 별로 쓸모가 없었다.잔존한 서신들의 내용을 다 훑어보았지만, 쓸모 있는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그들은 땅바닥에 앉아, 진지하게 생각했다.부진환이 방안을 한 바퀴 훑어보더니 궁금해하며 물었다. “이 방안에 서신만 있었습니까?”“류축은 이 장사로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돈은 어디에 숨겼을까요?”이 말이 나오자, 그들은 바로 일어나, 이 가택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그러나 다 뒤져보아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이제 전서구를 기르는 방만 남았다.그들은 새장을 옮기고, 샅샅이 뒤졌다.과연, 벽에서 서랍을 발견했다.“여기 있습니다!”서랍을 열고, 안에서 자물쇠가 달린 나무상자를 꺼냈다.자물쇠를 부쉈더니, 역시 은표가 가득 들어있었다.그리고 수많은 열쇠와 집문서가 있었는데, 일부는 상가의 땅문서였다.이것이 아마도 류축의 전 재산인 거 같았다.한 묶음의 은표 밑에는 책자가 하나 있었다.열어보니, 장부였고, 류축이 받은 장사와 위에서 내린 임무들이 적혀 있었다.평범하고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았지만, 낙요는 한 장씩 훑어보았다.원래는 이번 사건의 단서를 찾으려는 목적이었으나, 더욱 놀라운 걸 발견했다.다들 낙요의 놀란 표정을 보더니, 일제히 모여들었
“아마 왕생방이 이 일을 추진하여 진씨 가문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누가 기씨 가문과 이렇게 큰 원한이 있을까요?”다들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다.그러나 기옥의 두 눈은 이미 벌겋게 달아올랐고 살기가 가득했으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만일 이 일을 추진하는 배후가 있다면, 저의 원수는 아직 갚지 못했다는 걸 설명합니다.”낙요도 생각하더니 말했다. “상안의 말로는 왕생방의 세력은 무척 강대하고, 여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다고 하더구나.”“그럼, 운주에도 아마 왕생방의 세력이 있을 거야.”“그런데 왜 도주의 왕생방이 이 임무를 받았을까?”“그렇다면, 죽일 사람이 도주에 있거나, 아니면 임무를 하달한 사람이 도주에 있거나… “이 말이 나오자, 기옥은 몹시 놀라 하더니, 그 순간 거의 숨이 멎을 뻔했다.“맞습니다! 임무를 하달한 사람이 도주에 있기 때문에 류축이 이 임무를 받은 겁니다!”“류축이 임무를 받은 후에, 운주의 왕생방에 다시 연락을 취했습니다.”“그러니, 우리 가족을 몰살한 배후 세력은 바로 도주에 있습니다!”이 말을 하는 기옥의 등골은 오싹했고,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정신을 가다듬고, 기옥은 분노와 증오에 휩싸여 말했다. “부모님의 원수를 꼭 갚을 겁니다!”강여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기옥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제가 복수를 돕겠습니다!”그 후, 그들은 류축의 방안을 더 뒤져보았지만, 다른 단서는 찾지 못했다.그리하여 그곳에서 나왔다.그곳을 떠난 후, 그들은 도주영은 들리지 않고, 곧바로 도주성으로 돌아갔다.낙요가 고개를 돌려 기옥에게 물었다. “혹시 성주부로 가고 싶으냐?”기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고모가 그녀의 어두운 표정을 보면, 틀림없이 걱정할 거다.“도주에서 부모님과 원수가 있는 사람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고모가 알면 걱정할 거니까, 고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 그럼, 우리 일단 객잔으로 가서, 도주성의 세력을 알아보자꾸나.”이럴 때, 왕생방의 그 살수
그들은 도주의 각 세력에 대해 모두 상세하게 적었지만, 유독 성주부만 적지 않았다.낙요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혹시 성주부에 대해선 모르시오?”상대방이 대답했다. “잘 모르오.”“왕생방에 가입하고부터 성주부에 관한 임무는 단 한 번도 없었소.”“예전에 대장이 우리에게 말한 적이 있소. 아주 오래전에 성주 어르신이 성주부를 관리할 때, 왕생방에서 임무를 좀 수행한 적은 있었다고 하더군.”“허서화가 한 남자를 잡으려고 했지만, 후에 성주 어르신이 나서서 극구 제지했다고 하더군. 그리고 우리 왕생방에게 다시는 그 남자를 붙잡지 말라고 하였다더군.”“그 후로 다시는 성주부와 접촉하지 않았소.”이 말을 듣고, 낙요는 의아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기옥을 쳐다보았다.“한데 넌 예전에 나에게 성주 어르신이 허서화를 도와 한 남자를 붙잡은 적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어찌하여 성주 어르신이 제지한 게 되었느냐?”기옥도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일은 저도 성주부의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기 때문에 어디가 어긋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낙요도 더 이상 이 일을 캐묻지 않았다. 이런 일은 서로 말이 어긋나는 게 정상이다.보아하니 이번 사건과 별로 상관이 없는 듯했다.낙요는 종이를 모두에게 나눠주면서 말했다. “그럼, 다음은 이 사람들을 자세하게 조사하자꾸나.”“기옥, 네가 일단 보거라. 아는 사람이 있는지, 혹은 부모님과 왕래가 있었거나, 원한이 있었던 사람이 있는지. 일단 그런 사람부터 조사하자꾸나.”기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이어 필을 들고 이름 몇 개에 동그라미를 쳤다.이 이름들은 인상이 있었다.“저는 집안일에 관해 물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부모님과 원한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들에 대해 인상은 있고, 그들은 저의 부모님을 알고 있으며, 왕래가 있었습니다.”“좋아, 그럼, 우리 이 사람들부터 조사하자꾸나.”원래 이 일은 왕생방에게 맡기면 딱 좋았지만, 지금 류축은 이미 죽었고, 그를 죽인
“아니면 아무거나 사십시오. 마음이니 어머니는 기뻐하실 겁니다.”낙요는 이 말을 듣고 또 성주 어르신의 병이 생각났다.일전에 기옥에게 기회가 되면 성주 어르신을 뵈러 데려가달라고 부탁했다.어쩌면 그녀에게 치료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알겠습니다.”끝난 후, 상씨 남매는 여전히 도주영으로 돌아갔고, 낙요와 그들은 객작으로 돌아갔다.낙요가 기옥에게 물었다. “요즘 성주부에 성주 어르신을 뵈러 간 적이 있느냐?’“성주 어르신의 몸은 어떠하냐?”기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대로입니다. 차도가 없습니다.”“설마 성주 어르신의 병을 치료하고 싶은 겁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성주 어르신께서 이렇게 오랫동안 앓고 계셨지만, 아직 살아있다는 건, 그의 병증이 호전될 기회가 있다는 걸 의미하거든.”“그중에 무슨 착오가 있는 듯하니, 가보고 싶구나.”“만일 성주 어르신의 건강이 회복되면, 허군한도 걱정거리를 덜어낸 셈이잖느냐?”기옥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럼, 내일 성주 어르신을 뵈러 가요.”“언니의 의술은, 분명 성주 어르신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기옥은 더없이 낙요를 신임했다.--다음날, 낙요는 기옥을 따라 성주부로 왔다.부진환도 동행했다.성주부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강여는 가지 않았다. 필경 허서화는 기옥 한 사람만 좋아하기 때문이다.낙요 일행이 두 번째로 성주부를 방문하니, 허서화의 태도는 유달리 열정적이었다.“옥이에게 당신들을 모셔 오라고 여러 번 예기했건만, 당신들이 바쁘다고 계속 미루더라고. 오늘 드디어 오셨군요.”“마침 오늘 내 시간이 많으니, 직접 여러분에게 요리를 해드리겠소.”허서화는 친절하게 웃었지만, 이 갑작스러운 친절에 낙요는 오히려 불편했다.기옥도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고모가 한 말은 그저 예의뿐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친절할 줄은 몰랐다.직접 요리까지 하겠다니!“고모, 괜찮습니다.”허서화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괜찮다. 네가 친구들을 데리고
한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침상에 누워 앓고 계셨을까? 왜 차도가 없었을까?한참 생각 중인데, 그녀는 방 안에서 연한 약 냄새를 맡았다.바로 이때, 침상 위의 성주 어르신이 깨어났다.낙요를 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누구시오?”기옥이 다급히 다가갔다. “할아버지 저입니다. 기옥.”“저분들은 제 친구입니다. 할아버지를 뵈러 왔습니다.”이 말을 하며, 기옥은 성주 어르신을 부축하여 앉았다.성주 어르신은 매우 친절하게 기옥의 손을 두드리며 말했다. “아가야, 얼굴이 반쪽이 되었구나!’“다 내가 늙어서 무능한 탓이야. 그렇지 않으면 벌써 나를 따르게 하여 더 이상 널 고생시키지 않았을 텐데… ““혼자 떠도는 생활이 아주 고달프지?”성주 어르신은 몹시 자책하며 탄식했다.기옥은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스스로 저 자신을 돌볼 수 있습니다.”“오히려 할아버지의 병이 차도가 없어서 몹시 걱정됩니다.”“이 친구는 의술이 뛰어나니, 분명 할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 있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성주 어르신은 탄식했다. “나는 죽을 때가 된 사람이니, 내 몸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거라.”“젊은 사람들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기옥은 성주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주 어르신은 오늘 정신이 매우 맑았고, 기옥을 잡고 그녀의 근황을 물었다.그리고 낙요는 방 안을 관찰했다. 여전히 약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성주 어르신이 약을 마신지 한참 지났으니, 이 약 냄새도 사라질 때가 됐다.하지만 여전했다.낙요는 방 안을 관찰하더니, 갑자기 창턱에 있는 식물에 시선이 끌렸다.그녀는 천천히 걸어갔다.이 약 냄새의 근원이 여기였다는 걸 발견했다.이 식물의 잎은 모두 노랗게 되었고, 흑은 젖어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낙요는 깜짝 놀랐다. 보아하니 성주 어르신은 약을 전혀 마시지 않았고 전부 여기에 부은 것 같았다.설마 약에 문제가 있어 성주 어르신이 마시지 않은 걸까?곧이어 기옥의 설득하에, 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