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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6화

강여와 기옥이 깨우기도 전에 낙요는 정신을 차렸다.

푹 자고 나니 정신이 말짱했다.

막사에서 나와 보니 이미 밤이었다.

“스승님!”

강여가 쪼르르 달려갔다.

“이제 주둔지를 떠나실 거지요?”

“도주성으로 가실 겁니까? 말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낙요는 덤덤히 말했다.

“어디든 가지 않아도 된다. 너희 둘은 돌아가거라. 날 지키지 말고.”

“상안은 무사할 것이다.”

말을 마친 뒤 낙요는 걸음을 옮겨 옥으로 향했다.

기옥은 그녀를 따라갈 생각이었으나 강여가 기옥을 붙잡고 위로했다.

“스승님이 말씀한 대로 하시지요. 스승님은 절대 상안이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스승님은 대제사장이지 않습니까? 저희가 가면 괜히 방해만 될 것입니다.”

기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여가 제의했다.

“저희는 상녕을 찾아갈까요? 상녕은 저희보다 더 걱정될 것입니다.”

“좋소.”

낙요는 홀로 어둠을 뚫고 더 깜깜한 옥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안이 아니라 허계지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낙요는 감옥 문밖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벽에 기대어 안을 힐끗 봤을 뿐이다. 허계지는 벽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누군가 가까이 왔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낙요는 촛불을 밝혔다.

연기가 감옥 안으로 들어갔고 얼마 뒤 허계지는 깊은 잠에 빠져 벽에 기댄 몸이 힘없이 스르륵 쓰러졌다.

낙요는 문을 열고 들어간 뒤 천명 나침반을 꺼냈다.

밖에 나가 증거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바로 허계지에게서 증거를 찾는 것이었다.

허계지가 깨어있을 때는 사람을 속일 수 있겠지만 그의 기억은 사람을 속일 수 없었다. 물론 낙요도 속일 수 없었다.

낙요는 눈을 감았고, 눈앞에 장면들이 떠올랐다.

상금루의 별각 안에서, 허계지는 상안을 붙잡고 술을 마시며 하소연했고 상안에게 큰일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상안에게 방치당한 주둔지를 빌려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술에 취한 상안은 흥분한 상태로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허계지의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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