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71 - 챕터 1980

3013 챕터

제1971화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 같으냐? 너희들이 무슨 풍파라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으냐?”침서는 이 말을 하며 강여를 힘껏 목 졸라 죽이려고 했다.이를 본 낙요의 표정은 확 변하더니, 즉시 제지했다. “강여를 놓아주세요! 침서!”그러나 낙요는 도무지 침서의 손가락을 뗄 수 없었다.숨을 쉬지 못하는 강여를 보고 조급해진 낙요는 손을 들어 따귀를 한 대 세게 갈겼다.“침서! 강여를 놓아주세요!”따귀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낙요의 손바닥은 얼얼했고 몹시 아팠다.침서는 굳어버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낙요를 쳐다보더니, 의아한 눈빛으로 눈썹을 치켜세웠다.“저 여인 때문에 나를 때렸느냐?”“누구나 다 나보다 중요한 거야?”낙요는 힘껏 침서의 손가락을 떼 강여를 구해냈다.침서는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낙요를 쳐다보며, 마음은 아프기 그지없었고, 두 눈은 붉어졌다.그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아요, 나도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아. 나도 내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이 길을 걷는 이상, 나에겐 다른 방법이 없어.”낙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침서를 째려보며 말했다. “나가십시오!”침서는 하는 수 없이 방 안에서 나왔다.낙요는 강여를 부축하여 앉으며, 그녀의 턱을 치켜들고 목을 살펴보았다. 목 졸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괜찮으냐? 놀랐지?”강여는 눈시울을 붉히며 머리를 흔들었다. “괜찮습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강여는 방금 확실히 놀랐다.낙요는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더니, 앞으로 걸어가 방문을 잠그고, 바닥에 떨어진 과일을 주워 담으며 당부했다. “조금 전 정말 담이 크더구나. 설마 미친 염라대왕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느냐?“다음에 그 사람의 그런 모습을 보면, 절대 달려들지 말고 피하거라.”하지만 강여가 말했다. “아니요. 다음에 또 그렇게 언니를 대하면 전 또 막아설 겁니다.”“이런 사람이 언니 곁에 있으니, 얼마나 위험합니까?” 강여는 마음속으로 더욱 걱정됐다.사부님이 지금 대제사장이 되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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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2화

어떻게 관계를 완화해야 할까?부진환과 주락은 마을에서 소식도 알아보고, 먹을 것도 준비한 후, 마차에서 출발하기를 기다렸다.낙요와 강여도 배를 좀 채운 후, 객잔에서 나와 출발 준비를 했다.마을을 떠나자, 주위는 다시금 고요해졌고, 그들은 나뭇잎이 얼룩덜룩한 빛과 그림자를 누비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한낮이 되자, 뜨거운 햇빛이 내리비쳤다.일행은 나무 그늘을 찾아 잠깐 멈춰 휴식을 취했다.이때, 침서가 걸어왔다. 강여는 순간 긴장하여 낙요의 팔을 꽉 잡았다.낙요는 강여의 손을 톡톡 치며 괜찮다고 안심시켰다.침서도 눈치를 알아차리고, 매우 상냥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아요, 이틀 후면 도주에 도착하니, 도주의 상황을 너에게 미리 얘기해주마.”침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낙요와 대화할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하지만 생각밖에 부진환이 일어나 걸어오더니 말했다. “그렇습니다. 도주의 상황은 확실히 매우 복잡합니다. 저와 주락은 이미 잘 알아보았습니다.”“대제사장께서 지금 듣고 싶다면, 지금 보고하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침서의 눈가는 삽시에 억누를 수 없는 살의가 번졌다.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은 어젯밤과 똑같았다.강여는 낙요의 팔을 잡아당기며, 부진환과 그들이 앉아 있는 바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언니, 우리 저쪽으로 가 앉아서 들읍시다.”이 말을 끝내고 바로 낙요를 끌고 건너갔다.“아요!” 침서가 손을 내밀어 낙요의 팔을 덥석 잡았다.낙요는 침서의 손을 떨쳐내며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곧 도주에 도착할 테니. 동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저의 신분을 들키고 싶지 않습니다.”침서는 손바닥을 꽉 움켜쥐며, 슬픈 표정으로 낙요를 쳐다보았다.하지만 낙요는 덤덤히 고개를 돌려 강여와 함께 나무 아래의 큰 바위로 걸어가 앉았다.부진환과 주락은 바로 옆에 앉았다.부진환은 가무 가지로 땅바닥에 그리면서 말했다. “도주는 도주영과 성주부 두 세력으로 나뉩니다. 각자 모두 병력을 갖고 있으며, 도주영의 병력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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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3화

마차 안에서, 강여는 문발을 젖히고 뒤를 바라보았으며 기분은 매우 좋았다.“마침내 그를 따돌렸습니다! 우리 넷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습니다.”마차 밖에서 부진환이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 만약 대제사장의 신분으로 도주성에 가고 싶지 않다면, 지금 신분을 바꾸는 게 어떻습니까?”낙요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소.”“지금부터 대제사장이라고 부르지 마시오.”“나를… 낙청연이라고 부르시오.”이 말이 나오자, 마차 위의 세 사람은 깜짝 놀랐다.부진환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획 돌려 낙요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기억이 돌아온 거요?”“아니.” 낙요는 덤덤하게 대답했다.“만약 당신들이 싫다면, 바꾸겠소… “강여는 다급히 그녀의 팔을 잡고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좋습니다! 너무 좋습니다!”강여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제가 사부님이라고 불러도 됩니까?”“낙청연이 바로 제 사부입니다.”낙요는 가슴이 뜨끔했다. 곧이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강여가 낙청연의 제자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어찌 강여가 그들과 함께 가는 걸 허락했겠는가?“너무 기쁩니다. 사부님!” 강여는 그녀의 팔을 잡고 놓으려고 하지 않았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부진환과 주락도 서로 마주 보더니, 모두 기쁜 나머지 눈시울을 붉혔다.마치 지금, 이 시각 낙청연이 정말 돌아온 것 같았고, 네 사람은 마차를 타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것만 같았다.다만 아쉽게도 구십칠은 없었다.“전방에 마을이 하나 있으니, 가서 좀 쉬는 게 어떠합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소.”곧이어 마차는 마을에 들어섰다.이미 저녁이었지만, 마을은 여전히 시끌벅적했고, 재주꾼들과 불꽃놀이 공연이 있었다.“와, 여기는 어찌하여 이렇게 시끌벅적합니까?”강여는 낙요를 끌고 마차에서 내려, 신나서 앞으로 걸어갔다.노점 상인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마을은 평소는 이렇게 시끌벅적하지 않습니다. 도주성 성주의 아씨가 며칠 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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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4화

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상 위에 놓여있는 나무로 만든 장난감을 쳐다보며 물었다.“나무를 가지고 놀기 좋아하느냐?”강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사실 예전에 먹고 살기 위해 목공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다만 내가 만든 물건은 이상해서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고, 팔리지 않았습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시간 날 때 한 번 만들어보거라. 어쩌면 내가 좋아할 수도 있다.”“알겠습니다!” 강여는 몹시 기뻐했다.잠깐 후, 주락이 방문을 두드렸다.두 사람은 곧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니 짙은 향기가 코를 찔렀다.음식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부진환은 차 한 주전자를 들고 주방에서 나오며 말했다. “내일 또 길을 재촉해야 하니, 오늘 밤은 술대신 차를 마시자고요.”“이건 안신차이니, 마시고 푹 자면 됩니다.”부진환은 차를 따랐다.낙요가 상 위의 요리를 보니, 모두 그녀가 즐겨 먹는 것들이었다. 그녀는 저도 몰래 물었다.“이 요리들을 전부 당신이 직접 한 거요?”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앉으며 말했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해서, 솜씨가 서툴지만, 드셔보십시오.”낙요는 음식을 집어 먹어 보더니, 눈동자를 반짝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 “정말 맛있군요!”“누구에게서 배운 솜씨요?”칭찬을 받은 부진환은 매우 만족스러웠다.대제사장 저택에 있을 때, 부진환은 원 주방장을 구슬려 그의 비전 솜씨를 모두 배웠다.“정말 맛있습니다. 드디어 맛있는 요리를 먹어봅니다.” 강여도 연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객잔 안에 그들 네 사람만 앉아 있었고, 분위기는 매우 아늑했다.바로 이때,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주락이 일어나 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만, 장사는 이미 끝났습니다.”하지만 말을 마치고 문밖의 사람을 보고 놀라서 굳어버렸다.“당신이 어떻게?”낙요는 소리를 듣고 문밖을 내다보았다. “무슨 일이냐?”주락은 상대방을 객잔으로 들였다.부진환도 보고 깜짝 놀랐다.“당신들이 어떻게 여기에 있습니까?” 기옥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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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5화

기옥이 대답했다. “곧 도주성 성주 천금의 생신이어서, 축하하러 가는 길입니다.”“왕년에는 저의 부모님께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비록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예의상 가봐야 합니다. 게다가 고모는 늘 저에게 친절하셨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깜짝 놀라며 급히 앞으로 달려가 물었다. “허서화가 너에게 고모가 되는 것이냐?”기옥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전에 우리 두 집안은 왕래가 잦았고, 또한 친절해서 제가 허 고모라고 불렀습니다.”“그녀는 그동안 줄곧 혼인하지 않아서, 유언비어들이 많이 떠돌았고, 그녀에겐 아이도 없습니다. 이 모든 걸 그녀는 혼자서 묵묵히 견디고 있습니다. 그녀는 저를 자기 친딸처럼 생각합니다.”“부모님께서 돌아간 후, 고모는 저에게 서신을 보내와서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서 같이 살자고 했지만, 제가 가지 않았습니다.”낙요가 다급히 물었다. “우리도 이번에 도주성으로 가는 길이니, 우리를 데려갈 수 있겠느냐?”이 말을 들은 기옥은 잠시 멍해 있더니, 주락과 부진환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기옥은 그들이 분명 무슨 일을 처리하러 간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더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승낙했다.“그럼, 선물을 좀 더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낙요가 다급히 말했다. “괜찮다. 그건 우리가 준비하겠다.”“어서 밥을 먹자꾸나.”그들은 계속해서 밥을 먹었다.밥을 먹고 난 후. 낙요는 기옥에게 방을 안배해 주고, 막 나가려는데 기옥이 그녀를 불렀다.“당신이… 혹시 대제사장인가요?”낙요는 멈칫하더니, 인정했다. “그래. 내가 대제사장이다.”기옥은 웃으며 말했다. “제가 맞췄습니다.”“비록 제는 반귀성에 살고 있지만, 늘 당신들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구십칠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이미 너무 오랫동안 그를 보지 못했습니다.”“설마 많이 다친 겁니까? 아니면… “기옥은 방금 주락의 반응에서 이미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챘다.몹시 두려웠지만, 그래도 정확한 답안을 듣고 싶었다.낙요는 숨기지 않고 무거운 어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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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화

순간, 기옥은 그 자리에 굳어 깜짝 놀란 듯 낙요를 바라보았다.“낙청연?”기옥은 믿을 수가 없었지만, 잠깐의 생각 끝에 납득할 수 있었다.낙청연이 사라지고, 곧바로 낙요가 나타났다. 도성의 소식은 기옥도 이미 다 알아보았다.부진환 일행은 또 낙요 밑에서 그녀를 도와주니, 낙요가 바로 낙청연이었다.기옥은 멈칫하더니 통곡하며 낙요의 품에 와락 안겼다.“언니…”그 울음 섞인 언니라는 소리에 낙요는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품속에 안긴 기옥의 통곡에, 낙요는 그저 기옥의 등을 토닥여 주며 묵묵히 곁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기옥이 얼마나 절망적인 고통에 빠졌는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언니, 알려주세요. 구십칠은 어떻게 죽은 겁니까?”낙요는 목이 잠겨왔다.“내가 알려주면, 무모하게 찾아가 복수할 것이냐?”“아니요, 언니가 시키는 대로 할 겁니다.”기옥은 낙요의 어깨에 기대 눈물을 뚝뚝 떨구며 낙요의 어깨를 적셨다.“나 때문에 불전련을 찾다가 침서의 손에 죽었다.”낙요는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기옥은 깜짝 놀랐고,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기옥은 자신이 복수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침서는 지위와 권력을 쥐고 있고, 여국에서 제일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감히 그를 죽일 수 있을까?기옥은 깊은 절망에 빠졌다.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기옥도 따라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구십칠이 깊은 어둠 속에서 기옥을 꺼내주었다.그러나 지금, 기옥을 어둠 속에서 꺼내준 사람조차 목숨을 잃고 말았다.기옥은 흐느끼며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낙요는 조용히 기옥을 안고 위로했다.“내가 반드시 복수해 주마.”“그러니 부디 무모하게 일을 벌이지 말아라.”“구십칠도 네가 위험에 빠지는 건 원하지 않을 것이다.”기옥은 통곡하며 몸을 떨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절대 그러지 않을 겁니다.”얼마나 울었을까, 기옥은 울다가 힘이 빠져 잠에 들고 말았다.낙요는 기옥을 침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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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7화

낙요가 재촉했다.그러자 주락이 말했다.“어서 들어가 쉬십시오. 저는 기옥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혹시나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낙요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진환과 함께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방으로 돌아가 보니, 강여는 아직도 낙요를 기다리고 있었다.“사부님, 그 기옥이라는 자는 누구입니까?”강여는 궁금한 듯 물었으며, 어투에는 시샘의 뜻도 담겨 있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기억을 잘 나지 않는구나.”“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까?”강여는 곧장 일어서 낙요에게 차를 따라주며 물었다.“사부님을… 언니라고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사부님의 동생이라면, 저는 사숙이라고 불러도 됩니까?”강여는 두 눈을 반짝이 기대에 찬 얼굴로 물어보았다.사부님의 다른 제자만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래. 난 기옥을 동생처럼 생각하고, 기옥은 구십칠이 연모하는 사람이기도 하니…”낙요는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강여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래서 오자마자 구십칠에 대해 물어봤던 거군요. 구십칠과 그런 사이였다니…”강여는 암담한 눈빛을 한 채 두 손으로 탁자를 짚었다.“구십칠은 너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그래서 방에서 그렇게 슬피 통곡한 거군요.”강여는 한숨을 내쉬며, 순간 그 사숙이라는 자가 불쌍해지기 시작했다.낙요는 나침반을 꺼내 강여의 시선을 집중시켰다.“참, 사부님이라고 부르는데 아직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못했구나.”“마침 기옥의 미래를 살펴볼 테니, 잘 따라 배우거라.”평소 같으면 낙요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계산할 테지만, 강여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오늘은 특별히 조금 느리고, 강여가 쉽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강여는 정신을 집중해 배우기 시작했다.계산해 낸 후, 낙요는 점괘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강여는 한쪽에서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기옥의 명은 올해 큰 변화가 있으며, 앞으로 쭉 피바람 속에서 살게 되어 점괘를 푸는 낙요도 무서울 정도였다.험난한 길이지만,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었다.주락의 근심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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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8화

곧바로 부진환과 주락도 돌아왔다.“물건을 많이 샀습니다. 모두 마차에 두었고, 오늘은 마차를 한 대 더 준비했으니 밥을 먹고 바로 출발합시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다들 식사부터 하시오.”햇살이 따뜻한 오전에, 그들은 채비를 마치고 출발했다.주락과 기옥이 한 마차에 타고, 부진환, 낙요와 강여가 한 마차에 탔다.사흘 후, 일행은 도주성에 도착했다.일행은 허서화의 생신 전날에 도주성에 도착해 객잔을 찾아 묶으려고 했다.그러나 기옥이 만류했다.“도주성에 왔으니, 저와 함께 성주부에 갑시다. 마침 고모를 소개해 주겠습니다.”낙요는 생각하다 결국 승낙했다.“그래, 가자.”그렇게 마차는 즉시 성주부로 향했다.기옥은 문 앞의 시위와 신분을 표명했다. 곧바로 화려한 차림의 여인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옥아, 드디어 왔구나.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아냐?”허서화는 기쁜 얼굴로 다정하게 기옥의 손을 잡았다.정말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이었다.기옥은 웃으며 말했다.“고모, 이번에는 제 벗들도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부가 시끌벅적하니 좋지 않습니까.”“제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곧바로 기옥은 한 명 한 명 소개하기 시작했다.허서화는 일행을 천천히 훑어보았다.자애로운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허서화는 일행을 꿰뚫어 보려는 듯한 예리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이 고모라는 자는 간단하지 않아 보였다.“옥이의 친구이니, 여기에 서 있지 말고 어서 들어오시오.”허서화는 웃으며 손짓하고 일행을 부에 들여보냈다.성주부는 아주 웅장했으며, 마침 내일 연회의 장식을 배치하고 있었다.허서화는 그들을 내원으로 데려와 관사에게 분부했다.“관사, 손님들이니 객방을 마련하거라.”“예.”그렇게 허서화는 일행을 데리고 정원에 앉아 차를 마시며 함께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관사가 찾아왔다.“객방이 준비되었습니다. 손님들의 물건은 제가 사람을 시켜 방에 들여보내는 게 어떻습니까?”주락이 일어서며 말했다.“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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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9화

하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낙요는 멈칫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럴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잘 못 본 것일지도 모르니 말이다.바로 그때, 주락과 부진환이 물건을 들고 걸어왔다.그중 대부분이 허서화에게 주는 예물이었다.그러나 허서화의 시선은 부진환이 등에 메고 있는 물건에 꽂혔다.그것은 천을 감싼 강풍산이지만, 손잡이가 슬쩍 보였다.“고모, 이건 저희가 특별히 준비한 겁니다. 마음에 드실진 모르겠지만…”기옥은 허서화에게 하나하나 소개해 주었다.허서화는 시선을 거두고 한바닥 놓인 예물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네 성의는 고모가 충분히 느꼈다.”“참으로 효녀구나.”기옥이 답했다.“저 혼자 산 게 아닙니다. 다들 첫 방문이라 고모께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니, 부디 이해해 주세요.”허서화는 총애 가득하게 기옥의 손등을 토닥이며 말했다.“고모가 어찌 그런 걸 따지겠냐.”말을 마친 허서화는 고개를 돌려 낙요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옥이를 보살펴 줘서 고맙소. 이번에는 옥이와 함께 부에 며칠 머무는 게 어떻소?”“도주성이 처음이니 구경하다 가시오.”“어떻소?”낙요는 거절하지 않고 예를 차리며 동의했다.“그렇다면 며칠 폐를 끼치겠소.”허서화는 기뻐하며 말했다.“좋소. 그렇다면 어서 씻고 옷을 갈아입으시오. 잠시 쉬다가 저녁 식사를 하시게나.”허서화는 다시 분주하게 움직였다.객방은 남녀가 구분되어 있어 다른 정원에 있었다.부진환은 물건을 전달한 후, 곧바로 주락과 함께 옆 정원으로 향했다.계집종이 뜨거운 물을 받아와 목욕을 시중하려고 했으나, 낙요는 멈칫하며 말했다.“차가운 물을 받아와 줄 수 있냐? 뜨거운 물은 잘 쓰지 않는다.”계집종은 흠칫하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예.”계집종은 밖으로 나가 물을 바꾸려고 했다.마침 문밖에 있던 강여는 이 말을 듣고 급히 계집종을 막아섰다.“아니, 그대로 뜨거운 물을 쓰거라.”낙요는 깜짝 놀랐다.“강여!”강여는 급히 달려와 낙요를 끌어당겼다.“사부님, 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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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0화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일행은 전원에 초대받았다. 탁자에는 어느덧 진수성찬이 놓여 있었다.모두 하나둘씩 자리에 앉았다.기옥은 허서화에 끌려 그의 옆에 앉았다.“다들 서먹해하지 말고, 자기 집이라 생각하고 있으시오.”“우리 도주성은 밤이 아주 시끌벅적하니,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나가서 구경해 보시오. 아주 마음에 들 거요.”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밥상 위에서, 낙요와 부진환, 주락은 말이 없었고 강여와 기옥은 쉼 없이 담소를 나눴다.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저녁 식사를 마치니 어느덧 밤이 되었다.밖으로 나가 구경하려고 했으나, 마침 하늘에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일행은 정원에서 흐린 하늘을 바라보았다.낙요가 먼저 입을 열었다.“보아하니 비가 내릴 것 같소. 오늘은 가지 않는 게 어떻소?”“오늘 저녁은 다들 푹 쉬시오. 며칠 길을 쫓느라 고생이 많았소.”부진환도 고개를 끄덕였다.“날이 좋아지면 다시 갑시다.”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는 차가운 밤의 한기가 방에 들어와, 낙요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낙요는 앞으로 다가가 창문을 닫았다.우르릉!갑자기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벼락이 내리치며 밤하늘을 밝혔고, 그 순간 낙요는 창밖으로 맞은편 복도에 서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나뭇잎이 그의 몸 절반을 가려 얼굴을 반 밖에 보지 못했다.하지만 그 예리한 눈빛에 낙요는 등골이 오싹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시 번개가 쳐서 살펴보니,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지만, 성주부의 사람인 건 확실했다.낙요는 조심스럽게 창문을 닫았다. 이미 누군가의 눈에 든 게 확실했다.낙요는 침상에 돌아와 누웠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천둥소리와 함께 비바람이 불었고, 빗물이 사정없이 바닥에 내리치니 다른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낙요는 자시까지 눈을 뜨고 누워있었다.순간, 지붕에서 기와를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낙요는 미간이 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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