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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화

순간, 기옥은 그 자리에 굳어 깜짝 놀란 듯 낙요를 바라보았다.

“낙청연?”

기옥은 믿을 수가 없었지만, 잠깐의 생각 끝에 납득할 수 있었다.

낙청연이 사라지고, 곧바로 낙요가 나타났다. 도성의 소식은 기옥도 이미 다 알아보았다.

부진환 일행은 또 낙요 밑에서 그녀를 도와주니, 낙요가 바로 낙청연이었다.

기옥은 멈칫하더니 통곡하며 낙요의 품에 와락 안겼다.

“언니…”

그 울음 섞인 언니라는 소리에 낙요는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품속에 안긴 기옥의 통곡에, 낙요는 그저 기옥의 등을 토닥여 주며 묵묵히 곁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기옥이 얼마나 절망적인 고통에 빠졌는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언니, 알려주세요. 구십칠은 어떻게 죽은 겁니까?”

낙요는 목이 잠겨왔다.

“내가 알려주면, 무모하게 찾아가 복수할 것이냐?”

“아니요, 언니가 시키는 대로 할 겁니다.”

기옥은 낙요의 어깨에 기대 눈물을 뚝뚝 떨구며 낙요의 어깨를 적셨다.

“나 때문에 불전련을 찾다가 침서의 손에 죽었다.”

낙요는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기옥은 깜짝 놀랐고,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기옥은 자신이 복수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침서는 지위와 권력을 쥐고 있고, 여국에서 제일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감히 그를 죽일 수 있을까?

기옥은 깊은 절망에 빠졌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기옥도 따라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구십칠이 깊은 어둠 속에서 기옥을 꺼내주었다.

그러나 지금, 기옥을 어둠 속에서 꺼내준 사람조차 목숨을 잃고 말았다.

기옥은 흐느끼며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낙요는 조용히 기옥을 안고 위로했다.

“내가 반드시 복수해 주마.”

“그러니 부디 무모하게 일을 벌이지 말아라.”

“구십칠도 네가 위험에 빠지는 건 원하지 않을 것이다.”

기옥은 통곡하며 몸을 떨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절대 그러지 않을 겁니다.”

얼마나 울었을까, 기옥은 울다가 힘이 빠져 잠에 들고 말았다.

낙요는 기옥을 침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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