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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4화

난희의 반응을 보니 흔들린 듯했다.

낙정은 차갑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천천히 앞으로걸어 나오며 말을 이어갔다.

“내키지 않지? 분명 당신이야말로 침서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한 사람이니 당연히 당신이 침서의 곁에 서 있어야지.”

“하지만 난 알고 있소. 당신은 침서의 명령을 어길 수 없고 감히 낙요를 죽일 수도 없었겠지.”

“그러나 성공한다면, 당신은 장군 저택의 미래 안주인이 될 것이오.”

난희는 주먹을 꽉 움켜쥐더니 몸을 돌려 호통을 쳤다.

“그만 얘기하시오!”

그녀는 낙정이 말을 이어가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몸을 돌리는 순간, 낙정이 손수건으로 그녀의 입을 꽉 틀어막았다.

낙정은 난희의 뒤통수를 힘주어 눌렀다.

난희는 잠깐 버둥거렸지만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낙정은 아픈 건지 손에 힘을 풀었다. 그녀는 온몸의 통증을 참으며 곧바로 몸을 숙여 난희의 옷을 벗겼다.

그녀는 난희의 옷으로 갈아입은 뒤 곧바로 그 방을 떠나 사람이 없는 후원으로 향했다.

깜깜한 어둠 속, 가끔 순찰하는 호위들이 지나가기는 했지만,낙정은 태연자약하게 행동하여 의심받지 않았다.

그녀는 빠르게 후문으로 도망쳤다.

그곳을 떠난 뒤 낙정은 신속히 궁으로 향했다.

황후의 침궁에 도착했을 때, 낙정은 무기력하게 바닥에 쓰러졌다.

황후는 싫은 내색을 내비치며 미간을 찌푸린 채로 그녀를 흘깃대더니 손을 들어 궁인들에게 물러나라고 눈치를 줬다.

사람들을 물린 뒤 황후는 작게 기침했다.

“네가 돌아올 줄은 몰랐다.”

“왜 이렇게 심하게 다친 것이냐?”

낙정은 무기력하게 몸을 지탱했다.

“그들이 도주로 향했습니다.”

그 말에 차를 따르던 황후가 멈칫했다.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낙정을 바라봤다.

낙정이 다급히 말했다.

“황후마마께서는 침서의 수단을 알고 계시지요.”

“전 계획대로 도주영을 일러바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낙요도 따라서 도주로 향한 것 같았습니다. 낙요가 진실을 알아낼지 걱정됩니다.”

황후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사색에 잠겼다.

잠시 뒤 그녀는 덤덤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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