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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9화

하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낙요는 멈칫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럴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잘 못 본 것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바로 그때, 주락과 부진환이 물건을 들고 걸어왔다.

그중 대부분이 허서화에게 주는 예물이었다.

그러나 허서화의 시선은 부진환이 등에 메고 있는 물건에 꽂혔다.

그것은 천을 감싼 강풍산이지만, 손잡이가 슬쩍 보였다.

“고모, 이건 저희가 특별히 준비한 겁니다. 마음에 드실진 모르겠지만…”

기옥은 허서화에게 하나하나 소개해 주었다.

허서화는 시선을 거두고 한바닥 놓인 예물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네 성의는 고모가 충분히 느꼈다.”

“참으로 효녀구나.”

기옥이 답했다.

“저 혼자 산 게 아닙니다. 다들 첫 방문이라 고모께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니, 부디 이해해 주세요.”

허서화는 총애 가득하게 기옥의 손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고모가 어찌 그런 걸 따지겠냐.”

말을 마친 허서화는 고개를 돌려 낙요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옥이를 보살펴 줘서 고맙소. 이번에는 옥이와 함께 부에 며칠 머무는 게 어떻소?”

“도주성이 처음이니 구경하다 가시오.”

“어떻소?”

낙요는 거절하지 않고 예를 차리며 동의했다.

“그렇다면 며칠 폐를 끼치겠소.”

허서화는 기뻐하며 말했다.

“좋소. 그렇다면 어서 씻고 옷을 갈아입으시오. 잠시 쉬다가 저녁 식사를 하시게나.”

허서화는 다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객방은 남녀가 구분되어 있어 다른 정원에 있었다.

부진환은 물건을 전달한 후, 곧바로 주락과 함께 옆 정원으로 향했다.

계집종이 뜨거운 물을 받아와 목욕을 시중하려고 했으나, 낙요는 멈칫하며 말했다.

“차가운 물을 받아와 줄 수 있냐? 뜨거운 물은 잘 쓰지 않는다.”

계집종은 흠칫하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계집종은 밖으로 나가 물을 바꾸려고 했다.

마침 문밖에 있던 강여는 이 말을 듣고 급히 계집종을 막아섰다.

“아니, 그대로 뜨거운 물을 쓰거라.”

낙요는 깜짝 놀랐다.

“강여!”

강여는 급히 달려와 낙요를 끌어당겼다.

“사부님, 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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