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61 - 챕터 1970

3013 챕터

제1961화

“제 스승님이 아직 살아계시는데 왜 제게 얘기하지 않은 것입니까?”“절 계속 속이면서 복수할 계획도 알려주지 않으셨지요. 그 이유가 우리 스승님이 살아계셨기 때문이군요!”강여는 말하면서 울먹이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순간 당황했다.주락이 해명했다.“너에게 얘기하지 않은 이유는 네가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서였다.”“아직 그 사람이 네 스승님이라고 할 수는 없다.”강여는 화를 내며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기억을 잃었다면서요! 절 기억하지 못하는 거겠죠!”“하지만 저도 도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스승님의 기억을 되살릴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조금 전 도주로 간다고 하셨지요? 저도 가겠습니다!”주락이 설득했다.“충동적으로 굴지 말거라. 우리는 도주에 놀러 가는 것이 아니다.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네 스승님이 기억을 되찾은 뒤 우리가 어떻게 설명한단 말이냐?”구십칠도 죽었는데 강여마저 위험하게 만들 수 없었다.만약 강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쩐단 말인가?강여는 단호히 말했다.“전 반드시 가야 합니다! 제게 가지 말라고 해도 몰래 따라갈 겁니다. 절 막지 못할 겁니다!”“너!”주락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부진환이 생각한 뒤 말했다.“가려거든 가거라. 하지만 멋대로 굴어서는 안 된다. 네 동향과 계획을 항상 우리가 알게 해야 한다.”강여가 혼자 따라가서 단독적으로 행동하게 놔두기보다는 함께 움직이는 것이 훨씬 나았다.“좋습니다!”강여가 흔쾌히 대답했다.-이제 이틀 뒤 출발하게 된다. 낙요는 봉시가 준 지도를 똑똑히 기억해 두었다.그런데 그날 오후, 장군 저택에서 사람을 보내 낙요를 초대했다.침서의 저택에 도착한 낙요는 저택의 사람들이 붉은 비단을 높이 걸어놓은 걸 봤다. 붉은 비단이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난희는 무거운 마음으로 하인들이 일하는 걸 지켜보았다. 그녀는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눈앞의 모든 건 그녀가 꿈에서도 바랐던 것이다. 침서가 근사하게 그녀와 혼인하는 것 말이다.침서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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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2화

침서는 낙요가 흥미를 갖는 것 같아 내친김에 물었다.“낙요야, 한 번 해보겠느냐?”낙요는 고개를 돌린 뒤 웃었다.“좋습니다.”“하지만 시간이 늦었고 조금 배가 고프니 우선 밥부터 먹을까요?”침서는 그 말을 듣자 화색을 띠며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좋다.”곧이어 그는 난희에게 분부했다.“얼른 저녁 준비를 하라고 이르거라.”“네.”난희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몸을 돌려 나갔다.그녀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이내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고 낙요는 침서를 따라 전청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낙요는 일부러 아주 느린 속도로 밥을 먹었다. 그러면서 침서에게 도주에서의 계획을 물었다.그렇게 어느샌가 밤이 되었다.침서는 아주 기뻤는지 낙요를 데리고 방 안에서 예복과 장신구를 착용하게 했다.낙요는 방 안에서 예복을 갈아입었고 침서는 밖에서 기대에 가득 차서 그녀를 기다렸다.“다 입었습니다.”낙요가 그를 불렀고 침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선명한 빨간색이 시야에 들어왔다. 빨간색 덕분에 원래도 아름답던 용모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침서는 심장이 두근댔다.그는 자신의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낙요야, 그 옷을 입으니 아름답구나.”낙요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렇습니까?”그녀의 미소에 침서는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낙요는 구리거울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꽤 괜찮군요. 다른 것도 입어보겠습니다.”침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는 부랴부랴 방에서 나갔다.낙요는 방문이 닫히고 밖에 있던 그가 계단 위에 쭈그려 앉는 걸 보았다. 그녀는 천천히 옷을 벗으면서 방 안에서 밀실 기관을 찾기 시작했다.곧 그녀는 기관을 찾았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보았다. 침서는 여전히 밖에 있었기에 낙요는 기관을 건드리지 않았다.그녀는 다른 예복을 입어봤다.이번에는 시간이 조금 더 많이 걸렸다.침서는 밖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낙요야, 무슨 어려움이 있느냐? 난희를 들여보내 널 도와주라고 할까?”낙요는 거절했다.“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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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3화

낙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침서가 마당을 떠나는 걸 바라보았다.방문을 닫은 뒤 낙요는 이내 방문을 잠갔다.그녀는 방 안에서 잠깐 기다리다가 침서가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확인하고 나서는 기관 쪽으로 향했다.기관을 누르자 밀실 문도 열렸다.낙요는 곧바로 밀실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이 임장음이 말한 것과 똑같음을 발견했다. 그녀는 줄곧 그곳에 갇혀있었던 것이다.낙요는 방을 관찰한 뒤 그림 앞으로 걸어가서 그것을 살짝 들추었고 또 밀실 문을 발견했다.그 위에 기관이 있었다.이런 기관은 낙요에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조금 걸렸다.낙요는 심장이 아주 빨리 뛰었다. 침서에게 들킬까 두려운 것이 아니라 밀실 안의 경치에 놀랄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밀실 문을 열면 어떠한 광경을 마주하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자꾸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낙요가 기관을 열었을 때, 마침 난희가 방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대제사장님, 장군께서 제게 다과를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녁에 대제사장님께서 배고파할까 걱정된다면서 말입니다.”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난희는 문을 열고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문이 안에서 잠긴 걸 발견했다.난희는 문에 바짝 붙어 엿들었는데 방 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어 황급히 돌아서서 달려 나갔다.그녀는 침서를 찾아갔다.“장군!”...철컥 소리와 함께 기관이 열렸다.천천히 문을 열자 약 냄새가 확 풍겼다.벽 가득 놓인 불전연을 본 순간, 낙요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마치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말이다.바닥에 놓인 상자들 안에도 불전연이 한가득하였다.불전연은 밀실 전체에 쌓여있었고 일부는 바닥에 그냥 가득 차 있었다.밖에 수많은 사람이 살기 위해 사방으로 찾아다니는 약재가, 침서의 밀실에서 썩고 있었다.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고 이내 침서가 밀실 입구에 나타났다.낙요가 밀실 안에 서 있는 걸 본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낙요야.”그는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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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4화

그 말에 침서는 화들짝 놀랐다.“노예곡? 노예곡에 있었을 때 이미 임장음이 도망쳤던 걸까?”구십칠이 임장음을 풀어준 게 아니라?사람을 잘못 죽였군!침서는 이내 냉정을 되찾았다.“나가서 얘기하자꾸나. 여기는 너무 답답하다.”낙요는 침서를 따라 밀실에서 나갔다.침서는 난희에게 방에서 나간 뒤 방문을 잠그라고 했다. 그리고 침서와 낙요는 자리에 앉았다.차 두 잔을 따른 뒤 침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뭘 알고 싶은 것이냐?”“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침서는 낙요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떠볼 생각이었다.낙요는 당연히 침서의 뜻을 이해했다.그녀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전 대체 누굽니까? 이 몸은 대제 누구 겁니까? 낙요입니까, 아니면 낙청연입니까?”“이 몸은 왜 당신에게 있었습니까?”“침서, 제게 이렇게나 많은 걸 숨기고 있었다니, 전 더 이상 속고 싶지 않습니다.”낙요는 진지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녀는 약간 간청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침서는 내심 놀라워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네가 누구인지조차 의심하다니, 그동안 날 계속 의심해서 조사했던 것이구나.”숨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야 했다.그러나 침서는 요행을 바랐다. 낙요가 기억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과거를 완전히 모를 거고, 그러면 그와 평생 함께할 거라고 말이다.“낙요야, 넌 낙요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내가 이 몸을 임장음에게 준 건... 혼백이 있는 몸이어야만 몸이 썩지 않기 때문이다.”“난 예전에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었다. 얼리거나 약재를 쓰거나, 그러나 몸이 상하는 건 막을 수 없었다.“네가 돌아올 때면 이 몸을 쓸 수 없게 되겠지.”“그래서 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혼백이 아주 가벼운 사람을 알아냈다. 비록 그녀의 양기로는 혼백을 억누를 수 없지만 몸과 완벽히 융합할 수 있었다. 배척하지도 않고 몸을 상하게 하지도 않지.”“난 그녀의 혼백을 이용해 네 몸을 6년간 지켰다. 모두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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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5화

낙요는 고민에 잠겨 물었다.“그러면 불전연은요? 전 기억이 거의 없지만 제가 불전연을 찾기 위해 애썼던 건 기억납니다. 제가 불전연을 필요로 할 때 왜 그걸 감춘 겁니까?”침서가 얼마나 많은 돈을 써서 그렇게 많은 불전연을 가져온 건지 알 수 없었다.시장, 그리고 심지어 암시장에도 매물이 없었다.침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낙요야, 정말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 것이냐?”“넌 천궐국에 있을 때 아주 심하게 다쳤었다. 내가 널 데려왔을 때 넌 몸이 아주 허약했다.”“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정도였지.”“난 널 일부러 속일 생각은 없었다. 일부러 불전연을 감춰서 널 죽일 생각은 아니었다.”“난 네 혼백이 다시 네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길 바란 것뿐이다. 낙청연의 몸이 철저히 사라져야 네 혼백을 꺼낼 수 있었기 때문이지.”“그래서 네가 막 여국에 왔을 때 난 심지어 다른 사람이 널 죽이려고 해도 가만뒀었다. 나도 사실 아주 괴로웠다.”“그런데 네가 그렇게 지지 않으려고 할 줄은 몰랐다. 난 온 천하의 불전연을 다 사들였는데 그중 몇 개 빠뜨린 것들이 전부 네 손에 들어갔다.”“그래서 널 네 몸으로 데려오려던 계획이 줄곧 미루어졌다.”“취혼산에 갔을 때, 네가 사고를 당하게 되자 난 곧바로 널 데리고 돌아왔다.”“내가 네 과거를 숨겼던 이유는 네가 예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괴로워하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넌 낙요지, 낙청연이 아니다!”“낙청연은 너에게 그저 하나의 액운일 뿐이다. 넌 여국 대제사장 낙요란 말이다!”그 말을 들은 낙요는 그제야 이유를 깨달았다.비록 침서는 그녀를 위한 일이라고 했지만...“그러면 구십칠은 당신이 죽였습니까?”낙요가 매서운 눈길로 그를 쏘아봤다.침서는 시선을 내려뜨리고 한참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미안하다.”“구십칠은 제 명령에 따라 불전연을 찾은 것뿐입니다. 그러다가 당신의 저택에 잠입하게 된 것이지요. 밀실에 불전연이 그렇게 많았으면서 그를 한 번 살려줄 수는 없었습니까?”“구십칠이 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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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6화

침서는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낙요의 단호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가슴은 거대한 바위에 눌린 것 같았다.깊은 밤, 장군부에서 걸어 나오자, 서늘한 밤바람이 불어와 낙요의 정신을 더욱 맑게 했다.낙요의 눈빛은 날카로웠으며,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장군부를 떠났다.오늘 밤, 진익과 부진환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침서는 이때까지 그녀를 속이고 있었다.만일 오늘 밀실에 들어갈 기회가 없었더라면, 침서는 계속 그녀를 속이고, 기만했을 것이다.가는 길 내내 낙요는 이 일을 생각했다. 마음은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머리는 놀랍도록 맑았다.낙요는 자신이 잊은 과거를 더 알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른 새벽, 낙요는 일찍이 입궁하여 제사 일족으로 왔다.우유는 낙요 대신 제사 일족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모든 일을 아주 조리 있게 잘 처리했다.“대제사장!” 우유는 얼굴에 희색이 감돌았다.“시간이 있느냐? 나와 함께 좀 걷자 꾸나!”우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낙요를 따라 청봉산으로 올라갔다.“대제사장, 침서 장군과 정혼하셨다던데 정말입니까?”우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상황이 좀 복잡했어.”그 당시 침서의 청혼을 승낙한 건, 계진을 구하기 위해서였고, 또 침서의 밀실에 들어가서, 임장음의 일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대제사장께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우유의 마음은 감개무량했다.그녀는 또 무심코 웃으며 말했다. “권세가 큰 대제사장이지만, 여전히 침서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니!”“모두 침서가 중병을 손에 쥔 탓입니다.”낙요의 마음은 괴로웠다.그렇다! 대제사장의 지위는 황제마저 공손하게 대할 정도로 높다.하지만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건, 이렇게 어렵다.낙요는 말머리를 돌렸다. “예전에 낙청연이랑 사이가 좋았느냐?”우유는 대제사장의 뜻을 알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대답했다. “대제사장께서 궁금한 건 제가 다 알려줄 수 있습니다.”“낙청연이 여국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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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7화

다음 날 아침, 날이 밝기 전에 낙요는 서둘러 출발 준비를 했다.강풍산을 갖고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찾을 수가 없었다.집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고, 마침 낙요가 사람을 찾아 물어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부진환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대제사장.”낙요는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재빨리 전원으로 걸어갔다. 뜻밖에 부진환이 강풍산을 들고 대문 밖에 서 있었다.“대제사장, 어서 출발하자고!”낙요는 몹시 곤혹스러워하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대문 밖에 마차는 이미 준비되었고, 주락이 마차에 앉아 있었다.“물건을 이미 준비했습니다. 대제사장, 어서 타십시오!”부진환은 웃으며 손짓했다.낙요는 약간 놀라 하더니, 또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당신이 어떻게 알았소?”그러나 부진환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제사장, 어서 서두르십시오.”“다른 사람이 모르게 조용히 떠나려면 지금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강풍산을 주시오.”그러나 부진환은 강풍산을 등 뒤에 숨기더니 말했다. “이 물건은 너무 무거우니, 제가 대신 보관하겠습니다.”“이 물건들을 준비하느라 신경을 많이 썼으니, 대제사장께서 거절하지 마십시오.”부진환은 간절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 눈빛에 낙요는 저도 몰래 마음이 약해졌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마차에 올라탔다.“당신도 참, 이번에 침서도 함께 가는 걸 모르오? 침서가 당신을 죽일수도 있는데 두렵지 않소?”비록 침서와 동행하지 않을 거라고 침서에게 말했지만, 낙요는 침서가 분명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처음부터 낙요는 부진환을 데려갈 생각이 없었다.부진환과 함께 가는 건 너무 위험하다. 침서가 동행하면, 마치 칼 한 자루가 부진환의 목에 달린 것처럼 언제든지 부진환의 목숨을 앗아갈 것만 같았다.하지만 하필 부진환은 그 위험 속에 발을 담그려고 한다.부진환은 그녀를 부축하여 마차에 올라타며, 담담하게 말했다. “대제사장만 옆에 있으면, 하나도 두렵지 않소.”낙요는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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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8화

낙요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부진환은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뿐더러 침서에게 도발까지 했다.침서의 눈동자는 삽시에 어두워졌으며, 다소 살의가 띈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았다.낙요가 즉시 입을 열었다. “마차에 물건이 너무 많아서 올라오시면 불편할 겁니다.”“그리 급하지 않으시다면, 돌아가서 다른 말을 타고 오십시오.”침서는 매서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째려보았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바꿔 타더니, 부하더러 그 말을 끌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대오는 계속해서 출발했다.침서는 말을 타고 마차 옆에서 따라가며, 마차 안의 낙요와 이야기를 나누었다.“아요, 가는 길이 험난하니, 내가 노선을 미리 정했다, 밤에 부운진(浮雲鎮)으로 가서 쉬자꾸나.”“그곳에 아주 유명한 극단이 있다던데 그 극단에서 상연하는 연극을 한번 보려면 몇 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들었다.”“매우 귀한 기회인 것 같구나.”부진환은 마차 밖에 앉아,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부운진으로 가려면 십여 리를 에돌아 가야 하오. 이번에 대제사장께서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도주로 가는 것이니, 지체할 시간이 없소.”이 말을 들은 침서의 두 눈은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닥치시오! 당신이 무슨 상관이오!”낙요는 부진환이 이번 행차의 노선을 자세히 알아본 것에 약간 놀랐다.“부진환의 말이 맞습니다. 십여 리를 에돌아서 갈 필요 없습니다. 이번에 놀러 나온 게 아닙니다.”하지만 침서는 포기하지 않고 또 말했다. “무방하다. 그럼, 도주에 도착하기 전에, 도주의 백 리 과수원에 가보자꾸나. 그곳에 듣기론... “낙요는 냉랭한 어투로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저에겐 이미 저만의 노선과 계획이 있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피곤하니, 좀 조용히 있게 해주세요.”침서는 입가에 걸렸던 말을 도로 넘기며, 심정은 약간 무거웠다.원래의 계획은 이번에 도주에 가서 낙요와 애정을 쌓을 생각이었다.침서는 믿고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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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9화

부진환과 주락은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주락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갑자기 눈동자를 번쩍이며 소리쳤다. “대제사장! 저쪽에 사람이 있습니다!”주락은 즉시 마차에서 뛰어내리더니, 옆 숲으로 뛰어갔다.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그쪽으로 쳐다보았다.낙요도 마차에서 걸어 나왔다. “무슨 일이오?”부진환이 대답했다. “저쪽에 누군가 쓰러져 도움을 청하는 것 같습니다.”잠깐 후, 주락이 한 낭자를 안고 걸어오더니, 땅에 내려놓았다.“대제사장, 이 낭자가 뱀에게 물린 것 같습니다.”주락은 강여의 파랗게 변한 발목 상처를 보고 흠칫 놀랐다.강여의 계획은 아픈 척하며 중도에서 그들의 마차에 올라타 함께 도주로 가는 것이었다.대제사장이 분명 그녀를 구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강여는 정말 독사를 찾아 스스로 독사에게 물렸다.부진환과 주락은 즉시 마차에서 내렸다.부진환도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땅바닥 여인의 안색은 이미 파랗게 질렸고, 숨이 거의 넘어가려고 했다. 그녀는 낙요의 손을 잡고 말했다. “살… 살려주십시오… “낙요는 강여의 맥을 짚어보더니 다급히 은침을 꺼내 침을 놓아, 독소가 퍼지는 걸 막았다.그리고 또 강여에게 해독환을 먹였다.그런 다음 그녀의 발목 상처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이를 악물더니, 허리를 굽히고 입으로 상처의 독을 빨아냈다.몇 사람은 모두 깜짝 놀랐다.“대제사장!”침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말했다. “아요, 너 지금 제정신이냐?”침서는 낙요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낙요는 독혈을 조금씩 빨아냈다.곁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가슴이 조여왔다.독혈을 전부 뽑아낸 후, 부진환이 다급히 물 주전자와 손수건을 건넸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입을 헹구고 깨끗이 닦았다.부진환은 낙요의 입술 색이 변하지 않는 걸 보고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강여도 의식을 되찾았고, 안색도 조금 전처럼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 다만 입술 색은 여전히 파랬다.“감사합니다. 언니, 감사합니다.”낙요는 강여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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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0화

그러나 마차 위에서, 네 사람의 기분은 매우 좋았다.부진환과 주락은 밖에서 마차를 몰면서, 마차 안의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만 들어도 따라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강여의 이 방법은 비록 위험했지만, 효과는 있었다.그들은 이렇게 도주로 향했다. 부진환이 계획한 노선에 따라 움직이니, 매우 순조로웠고, 또한 빨랐다.4일 후, 그들이 준비해 온 음식은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마침 마을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묵고, 건량을 좀 보충할 생각이었다.일행은 객잔으로 들어와, 저녁을 먹은 후, 침서는 마침내 낙요와 단둘이 지낼 기회를 찾았다.그는 술을 들고 낙요의 방으로 찾아왔다. “아요, 아직도 화났느냐?”“사실 방법이 하나 있어. 어쩌면 이 방법으로 구십칠을 구할 수도 있어.”낙요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무슨 방법입니까?”침서는 자연스럽게 앉더니, 술을 두 잔 따랐다. “만약… 구십칠의 혼백을 찾을 수 있다면… ““몸만 바꿔주면 된다.”“내가 예전에 연구해 봤는데, 일 년 내내 열성 약재로 몸을 따뜻하게 하면, 그 몸과 혼이 잘 융합할 수 있다.”“내가 그렇게 많은 불전련을 사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임장음을 부활시키기 위해서였다. 그 불전련으로 마침 그녀의 병을 고칠 수 있었다.”“네가 구십칠의 혼백을 찾아오고, 또 몸 한 구만 찾아온다면 그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이 말을 들은 낙요의 눈가에 실망스러운 표정이 스쳤다.“이러한 사술은 천도를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단 한 번만 사용해도 다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구십칠을 위해 몸을 찾으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야 적합한 몸을 찾을 수 있습니까?”“당신이 나의 몸에 맞는 혼백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여 임장음을 찾아낸 것처럼 말입니까?”이 말을 하는, 낙요의 심정은 다소 무거웠다.침서는 침묵했다.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네 말이 맞다. 나는 원래부터 두 손에 피가 가득 묻은 사람이다.”“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너를 위해 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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