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41 - 챕터 1950

3013 챕터

제1941화

“예! 알겠습니다.”계진이 물러간 후, 낙요는 밀실로 들어갔다.다시 그 등잔 속의 여인을 보니, 그녀의 혼백은 이미 매우 선명했다.다만 낙요를 보더니, 삽시에 분노가 폭발했다. “내 몸을 돌려줘! 이 도둑년!”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분노로 인해 흉악해진 여인의 얼굴을 보더니, 이미 의식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왜 이 몸을 네 것이라고 하느냐? 네 얼굴과 내 얼굴은 완전히 다르게 생겼는데 말이다.”여인은 더없이 분노했다. “변명하지 말거라! 넌 침서의 새로운 연인이겠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가 어찌 이 몸을 너에게 주었겠느냐?”“너의 기쁨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 그가 싫증 나면, 너도 나와 똑같은 꼴을 면치 못할 거니까!”“그는 이 몸을 또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다!”마침내, 그녀는 마침내 예전처럼 광기를 부리지 않았다.이미 정신을 차렸고 이성을 찾았다.낙요는 속으로 기뻤지만, 동시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렇다면, 이 여인은 확실히 이 몸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이 몸의 원래 주인은 아닌 것 같았다.오히려 이 몸을 물건처럼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것처럼 말했다.“말뿐이지 증거가 없으니, 나는 너의 말을 믿지 않는다.”“나와 침서의 관계를 이간질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낙요는 일부로 말로 자극했다.그 여인은 과연 급해하더니, 노하여 말했다. “그때 침서가 나를 구해줄 수 있다고 속였어. 그래서 나는 집에서 도망쳐 나와 그와 함께 떠난 거야.”“나는 단지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에게 6년 동안 감금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내가 갇혀 있는 동안, 그는 매일 달콤한 말로 나를 달랬어.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일을 끝내고 나면, 나와 혼인하여 영원히 함께한다고 약속했어.”“나는 그의 아내가 될 것이고, 또한 유일한 아내가 될 거라고 했으며, 그때가 되면, 우리는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릴 것이며, 나에게 정당한 명분도 준다고 했어.”“하지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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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2화

낙요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즉시 몸을 돌려 밀실에서 나왔다.원래는 계진과 동행하려고 했으나, 계진이 대제사장 저택을 떠나면, 침서의 주의를 끌 것 같았다.하필 이때, 부진환이 왔다.“대제사장, 침서가 다녀갔습니까? 혹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낙요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건 왜 묻는 거요?”낙요는 말하며 밖으로 걸어갔다.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 캐물었다. “혹시 침서가 계진에 관해 물었습니까?”낙요는 부진환이 왜 계진을 물어보는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요?”“그럼, 대제사장께서 일단 제 말을 좀 들어보십시오.” 부진환은 약간 조급해졌다.이건 계진의 생사와 관련된 문제다.그가 소홀했다. 낙정과 말을 섞었다. 그리고 낙정은 침서의 손에 죽었으니, 침서는 아마도 그가 벙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낙요는 말을 타고 떠나려고 했다.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자고.”말을 채찍질하여 떠나려고 하는데 부진환이 말고삐를 잡고 말했다. “대제사장, 언제 돌아오실 겁니까?”낙요는 부진환의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더니 말했다. “그럼, 나와 함께 가면서 길에서 얘기하자고.”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습니다.”곧이어 말을 타고 낙요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함께 말을 타고 성을 빠져나갔다.그들은 오랫동안 달렸고, 가는 길 내내 부진환은 얘기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하지만 낙요는 부진환의 몸을 생각하여, 차를 파는 노점을 지날 때 잠깐 멈췄다.그들은 차 한 주전자를 시켰고,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부진환은 궁금해서 물었다. “대제사장, 지금 어디 가시는 겁니까? 왜 한 사람도 데리고 가지 않는 겁니까?”낙요는 막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려고 하더니,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사람이 아니요?”부진환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곧이어 그는 또 말했다. “대제사장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저는 지금 대제사장을 보호할 능력이 없습니다. 만약 위험에 처하면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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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3화

밤이 되자, 숲속에서 불을 피워 놓고 밤을 지낼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곧 봄이었기에, 이 시기의 밤은 혹독한 겨울처럼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바람을 피해, 불을 피워 놓고, 불더미 앞에 앉았다.낙요는 무릎에 턱을 괴고, 넋을 잃고 불더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부진환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이번에 바람 쐬러 나오신 게 아니시지요?”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고개를 들고 부진환을 쳐다보았다.부진환은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줄곧 호젓한 길로만 달렸습니다. 분명 더 좋은 큰길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만 달렸습니다.”“분명 밤에는 객잔에 머무를 수 있지만, 하필 지금 숲속에서 떨고 있습니다.”낙요는 시선을 옮겨 계속해서 불더미를 바라보면서 서서히 입을 열었다.“사실 이번에 몇 가지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몇 가지… 아주 중요한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부진환은 불빛에 비친 낙요의 근심 어린 눈동자를 보더니, 그녀 곁으로 바짝 다가가 앉았다.“대제사장, 제가 지킬 테니 좀 주무십시오.”낙요는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무릎 안으로 파묻더니, 잠깐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밤바람은 여전히 약간 한기를 지녔고, 특히 잠이 들자, 더욱 추웠다.부진환은 곁에서 지키고 있었으며, 불더미를 더욱 세게 지펴놓고, 낙요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온몸을 힘껏 웅크리고 있었으며, 몹시 추워 보였다.그는 바람의 방향을 확인해 보더니, 곧이어 방향을 바꾸어 앉아, 낙요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었다.초저녁에 낙요는 약간 추워서 잠을 잘 이룰 수 없었지만, 한밤중이 되었을 때, 그녀는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했으며, 아주 편안하게 푹 잤다.낙요는 날이 밝아서야 눈을 떴다. 깨어났을 때, 자신이 부진환의 품속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어쩐지 한밤중에 전혀 춥지 않았다.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부진환의 입술은 얼어서 하얗게 질렸고 불더미를 보니, 막 꺼지려고 했다.낙요는 다급히 일어나 앉더니, 꽁꽁 얼어붙은 부진환의 손을 따뜻하게 녹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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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4화

부진환이 물었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분은 혹시 할머니입니까?”“할머니는 지금… “할아버지는 슬픈 어투로 말했다. “그녀는 2년 전에 돌아갔소.”“허허허, 내가 괜한 말을 했구먼. 어서 출발하시오.”“그렇지 않으면, 날이 어둡기 전에 도착할 수 없소.”이 말을 하며 할아버지는 주머니를 꺼내 그들에게 건량을 좀 넣어주고, 또 물 두 주전자를 가져다주었다.그리고 또 궁전(弓箭) 두 개를 부진환의 등에 메어주며 당부했다.“그 산길은 몹시 험난한데 당신들은 어찌 무기 하나 몸에 지니지 않았소? 이 궁전은 내가 젊었을 쓰던 건데, 날카롭기 그지없소. 가져가서 호신용으로 쓰시오.”부진환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할아버지의 호의를 저버릴 수 없어, 그냥 받았다.“할아버지 감사합니다.”“그럼, 우린 출발하겠습니다.”두 사람은 방에서 나왔다. 할아버지는 두 사람을 문밖까지 바래다주며 손을 흔들었다.바로 이때, 낙요가 몸을 돌렸는데, 이 집 상공에 한 줄기의 핏빛 기운이 떠도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낙요는 순간 흠칫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다시 할아버지를 보니, 머리 위에 핏빛 날카로운 칼이 떠 있었다.어찌 된 일일까?왔을 때만 해도 할아버지에게 혈재가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방금 나타난 것이다.보아하니 하늘이 도와주라는 뜻인 것 같다.“왜 그러십니까?” 낙요가 걸음을 멈추자, 부진환이 궁금해하며 물었다.낙요는 급히 몸을 돌려 되돌아갔다.할아버지도 몹시 의아했다. “왜 돌아온 것이오? 혹시 잊은 물건이 있소?”낙요는 몸에 은표 백 냥 밖에 없었다. 그건 원래 임장음의 가족에게 주려던 거였다.그 외 그녀에겐 은량이 없었다.낙요는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물었다. “혹시 돈을 가져왔소?”부진환은 품속에서 쇄은 몇 냥을 꺼냈다. “급히 떠나는 바람에 많지 않습니다.”낙요는 받아 쥐더니, 할아버지 손에 쥐여주었다.“이럴 필요 없소. 그저 밥 한 끼 먹었을 뿐이요.” 할아버지는 연신 거절했다.낙요는 또 손목의 옥팔찌와 머리에 꽂은 구슬 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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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5화

눈을 감으니, 낙요의 눈앞에 두 눈이 시뻘건 할아버지가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낙요는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분명 야수가 사람을 공격할 때의 모습이었다.할아버지도 저렇게 변한다고?갑자기 그 두 눈이 시뻘건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낙요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짐을 다 정리했소, 바로 떠나겠소.”할아버지가 대문을 나섰다.뒤이어 낙요와 부진환은 할아버지를 배웅했고, 할아버지가 관도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할아버지는 가장 가까운 마을로 가셨고, 반 시진이 걸리지 않았다.이윽고 낙요와 부진환도 계속해서 가던 길을 가며 부진환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 할아버지에게 어째서 갑자기 재앙이 생긴 겁니까? 우리 때문입니까?”낙요는 무거운 표정으로 머리를 흔들었다. “모르겠소.”“혹시 연등회가 있었던 그날 밤, 우리가 숲까지 쫓아가서 십여 명을 죽였던 걸 기억하오?”“그 사람들은 그때 비록 인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이미 사람의 혼백을 가지고 있지 않았소. 체내에는 이미 짐승의 혼이었소.”“할아버지의 모습은 그들과 똑같았소.”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몹시 놀라 했다. “사람의 몸에 짐승의 혼이라는 말씀입니까? 어쩐지 그날 밤 그들은 고통을 참는 능력이 아주 강하고 유난히 사납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이미 처음 아닙니다.”“누군가 분명 몰래 사람으로 실험하는 겁니다.”“이 사람들을 훈련하면 유난히 사나운 부대가 될 것 같지 않습니까?”“내가 처음 만났던 것부터 지금까지 만나 본 것들을 보면,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부진환은 듣더니 표정이 무거워졌다.“지난번 연등회에서 그들은 당신을 성 밖으로 유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걸 보면 진씨 집안과 그 짐승의 혼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진씨 집안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황후가 아니겠습니까?”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말했다. “그리고 낙정도 가능성이 있소.”“비록 제사 일족에는 그런 사문 외도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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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6화

그 한마디에 부진환은 말문이 탁 막혔다.그는 죄책감에 가득 차 무거운 어투로 답했다.“그때는 확실히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입니다.”“하지만 그 속에는 아주 많은 오해가 있었습니다.”“부득이한 이ㅡ유도 아주 많았습니다.”“대제사장이 본 것처럼 낙정은 저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저도 모르게 낙청연에게 상처를 줄 때도 많았습니다.”“그래서 낙청연이 떠난 후, 저는 쭉 죄책감 속에서 살아왔습니다.”“저를 용서하는 것도, 저와 화해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여국에 온 것은, 그저 낙청연을 도와주고 지켜주고 싶었던 것입니다.”“목숨을 바치라고 해도 기꺼이 바칠 것입니다.”부진환은 무거운 어투로 유독 간절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꽉 막힌 것 같아 대답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길을 재촉하여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산 정상에 도착했다.숲을 지나자 시야가 넓어졌고, 석양의 빛이 그들을 비추었다.산 정상에 서니 앞의 모든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낙요는 임장음이 말한 위치를 첫눈에 알아보았다.그 마을의 서쪽 산 밑에는 저택이 하나밖에 없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심지어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가자.”낙요가 발길을 옮기려는 순간, 부진환은 낙요의 팔을 덥석 잡고 끌어당겼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부진환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과 하늘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리 아름다운 경치는 보기 드뭅니다.”“오래 걸었는데 잠시만 쉽시다.”말을 마친 부진환은 자리에 앉았다.낙요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석양이 저무는 풍경을 선명하게 보는 기회는 흔치 않았기에 낙요도 여유롭게 자리에 누웠다.석양이 땅을 비췄고, 멀지 않은 곳의 가옥들에도 은은한 광택이 어른거렸다.먼 곳의 태양이 서서히 저무는 광경을 보니, 낙요의 마음도 어쩌다 평온해졌고 번뇌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태양이 모습을 완전히 감췄고, 마지막 한 줄기의 빛도 풀밭에서 사그라들었다.“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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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7화

“장음이는 지금 어디에 있소? 어찌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오?”낙요는 침착하게 설명했다.“임장음은 지금 아주 안전한 곳에 있습니다. 돌아와서 안부를 물을 수가 없으니 저더러 몰래 와보라고 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임장음의 아버지는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장음이의 병 때문이오?”“아직도 병을 고치지 못한 것이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대답했다.“이번에는 임장음에 관한 정황을 조금 더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임장음의 아버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아이는 시체에서 꺼낸 아이요.”“장음이의 어머니는 높은 집안의 첩이었는데, 본처에게 밉보여 아이를 품은 채 맞아 죽었소.”“그때 난 시체를 거두는 사람이었는데, 시체가 묘지에 도착할 때까지도 장음이의 어머니는 숨이 붙어 있었소. 그러면서 내 손을 붙잡고 아이라도 살려달라고 했소.”“자기는 죽어도 되지만, 아이는 죄가 없다면서 말이오.”“이 말을 하고 곧장 숨이 끊겼소. 그때 배 속의 아이는 이미 달이 찼던 터라 나는 겁도 없이 배를 째고 아이를 꺼냈소. 참 운이 좋기도 하지, 아이는 정말 살아있었소.”“나는 이 아이를 구했고, 그 아이가 바로 장음이오.”“하지만 장음이는 명이 좋지 않았소. 시체에서 꺼낸 아이고, 묘지에서 태어나 몸에 음기가 심했소.”“어릴 때부터 멍을 자주 때렸는데, 처음에는 외로운 데다 타고난 성질 때문에 그런 줄 알았소.”“그러다 훗날, 멍을 때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니 두 시간, 네 시간째 멍한 눈빛으로 가만히 있었소.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었고.”“그것뿐만 아니라, 자꾸 이상한 사람들이 우리 집 정원에서 술을 마신다고 했소.”“밤에는 마을이 아주 시끌벅적하다고 말이오.”“그게 오래되니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잖소.”“그래서 대사를 청해 왔더니, 대사께서 장음이는 죽어야 할 명이었으나 내가 온전하게 살려내지 못한 탓에 혼백에 음기가 강하고, 몸에 양기가 차마 그 음기를 진압하지 못해 혼이 저승과 이승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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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8화

낙요는 두 사람을 위로하며 말했다.“장음이는 아주 안전합니다. 허나 병을 아직 다 고치지 못해 두 분을 뵈러 돌아올 수가 없어 저에게 부탁한 것입니다.”낙요는 은표 한 장을 꺼내 그들에게 쥐여주었다.“그러니 앞으로 장음이를 찾지 마십시오.”장음이의 부모님은 이 돈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감히 받지 못했다.낙요는 여전히 은표를 두 사람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임장음의 마음이니 부디 받아주십시오. 두 분께서 받아주셔야 장음이도 마음이 놓일 겁니다.”장음이의 부모님은 그제야 그 은표를 받았다.이 돈이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었다.저녁을 다 먹자 어둠의 장막이 드리웠다. 밤하늘을 수놓은 뭇별은 반짝이며 어두운 밤을 비추었다.방 안에서, 장음이의 부모님은 속심 얘기를 털어놓으며 때때로 흐느꼈다.부진환은 낙요를 바라보았다.“대제사장, 잠시 나가서 걸어 다니는 게 어떻습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저택 밖으로 나와 사방을 돌아다녔다.도성을 떠나 인적이 드문 마을에 오니 시야가 탁 트인 것이, 산과 강물 그리고 숲밖에 없어 공기에도 싱그러운 풀내음이 가득했다.부진환이 물었다.“임장음은 대체 누구입니까?”낙요는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대답했다.“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어떤 일은 낙요도 어찌 된 영문인지 몰랐다.하지만 확실한 건, 이 몸은 임장음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맞다면 임장음의 부모님은 임장음을 알아봤을 것이다.그렇다면 침서는 왜 임장음에게 이 몸을 6년 동안이나 준 것일까.정말 임장음의 말대로, 침서가 기분이 안 좋아져서 임장음의 몸을 빼앗은 것일까?침서는 임장음을 어둠속에서 꺼내준 사람이지만, 결국에는 임장음의 삶을 망친 사람이었다.생각할수록 낙요는 마음이 안 좋았다.반드시 이 일을 명확하게 밝혀낼 것이다!“돌아가는 게 어떻소, 날이 차오.”낙요는 걸음을 멈추었다.“예.”부진환은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낙요가 한길 동안 걱정이 가득한 모습은 보아낼 수 있었다.-다음 날 아침, 낙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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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9화

“예, 알겠습니다.”낙요와 부진환은 곧장 관부의 사람을 따라 일이 터진 곳으로 향했다.한길 동안 조사했지만, 늑대 무리가 활동했던 흔적은 없었다.그 두 사냥꾼이 실종된 수풀은 싸웠던 흔적도 없었다. 그저 풀이 조금 눌렸을 뿐, 보아하니 앉아서 쉬었던 것 같았고 사냥으로 얻은 사냥감의 사체만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범위를 넓혀 산 전체를 수색했으나, 아무런 발견도 없었다.이럴수록 맹수의 짓은 아닐 것이다.“대제사장, 어쩌면 그 전의 일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 게 아닙니까?”부진환의 생각은 낙요와 똑같았다.낙요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낙정이 죽었는데도 배후에서 이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낙정도 전에는 누군가를 대신해 일을 해왔다는 것이오.”“배후에 다른 사람이 있소.”“도성으로 돌아가서 명확하게 조사해야겠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곧장 하산하여 도성으로 돌아가 사람을 보내 조사할 준비를 했다.지금 마을 관아의 인원으로는 산에서 단서를 찾기 어려워 도성에서 사람을 지원해야 했다.두 사람은 빠르게 길을 재촉하며 도성으로 향했다.사건이 특수한지라 낙요는 침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런 일은 침서가 사람을 보내 조사하는 게 적합한 것 같았다.임장음에 관한 일도 이 기회에 제대로 물어보고 싶었다.부진환과 대제사장부에 돌아간 후, 낙요는 씻고 치장한 다음 옷을 갈아입은 후 침서를 찾아가려 했으나 계진이 보이지 않았다.낙요는 월규에게 물었다.“계진은 어디에 갔냐?”월규가 답했다.“장군부에서 사람을 보내 찾아와 장군부에 갔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와 부진환은 미간이 흔들렸다.부진환이 급히 입을 열었다.“대제사장, 아마도…”낙요는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말을 끊었다.“내가 가볼 테니 부에서 밖으로 나가지 마시오.”부진환도 걱정이 되어 따라가려고 했지만, 침서의 장군부는 그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낙요는 대제사장부를 떠나 곧장 침서부로 향했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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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0화

계진은 그 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끈을 놓자, 개가 미친 듯이 계진에게 달려들었다.계진은 순간 엎어지고 말았다.“으악!”낙요는 비명을 듣고 소리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멈춰라!”낙요는 정원으로 달려왔다.침서는 낙요를 보더니 놀라며 말했다.“아요?”“어서 멈추시오!”낙요는 개가 미친 듯이 계진을 물어뜯는 모습을 보고 급한 나머지 달려들어 끈을 잡아당기며 개를 떼어냈다.그러나 떼어놓은 개는 낙요를 보더니 미친 듯이 짖으며 낙요를 향해 달려들었다.침서는 안색이 변하더니 곧장 달려가 개의 머리를 발로 찼다.그렇게 개는 발에 차여 바닥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도 못했다.침서는 긴장한 얼굴로 앞으로 다가와 낙요를 잡고 말했다.“물리진 않았느냐?”낙요는 고개를 저으며 침서를 밀치고 바닥에 쓰러진 계진을 바라보며 책문했다.“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침서는 계진을 바라보더니 차가운 얼굴로 두 손을 뒷짐 지고 서늘한 어투로 말했다.“나를 배신했으니, 이게 그 결과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풀어주십시오!”침서는 머뭇거리더니 말했다.“아요, 다른 일은 다 네 말을 들을 수 있어도, 이 일은 안 된다.”“어찌 안 된다는 겁니까?”낙요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전에는 당신 사람이었으나, 이제 제 옆에 두었으니 제 사람인 것입니다.”“누구도 계진을 죽일 수 없습니다. 절대 건드리지 마십시오!”낙요의 태도는 단호했다.그렇게 계진을 구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침서의 태도도 유독 확고했다.“아요, 절대 안 된다.”“충성스럽지 않은 자는 네 옆에 둘 수 없다.”계진은 이미 부진환에게 매수당했으니, 살려두면 부진환의 세력만 키워주는 셈이다.심지어 다 대제사장부에 있으니, 대제사장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 수 없게 될 것이다.계진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낙요는 화가 나서 침서를 바라보았다.“멋대로 사람을 죽이지 않기로 저와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어찌 약속을 어기는 겁니까?”낙요의 실망스러운 눈빛에 침서는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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